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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쉼터

신 불가사리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전탁
작품등록일 :
2013.08.19 14:44
최근연재일 :
2015.07.05 16:33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324
추천수 :
70
글자수 :
70,413

작성
15.07.05 16:15
조회
185
추천
3
글자
5쪽

신 불가사리전 - 7(2)

DUMMY

터벅터벅.

현 표본실 제 1사서 너울탄식 그 실력도 유명했지만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에게 휴가는 잠깐의 휴식과 독서가 다였고 항상 가장 힘든 일에 자원했다. 그런 그가 부자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하늘나루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였고 그래서인지 아니면 사서복을 입고 있어서인지 그가 걸어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서로 피해 다니기 바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오늘 겪인 일에 대해 생각하기 바빴다.


“내가 모르는 사서라..”

사서 중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만큼 그는 모든 사서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관장이 부리는 직속 사서들과 연구실의 사서들의 신상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회색 옷을 입은 남자의 흔적을 쫓다 보게 된 사서는 분명 사서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가 모르는 존재였다. 너울탄식는 다시 기억을 떠올렸다.


“다..당신은..!”


너울탄식은 자신이 들어온 여관 문을 가리고 섰다. 그의 앞에는 피로 얼룩지고 심한 부상을 당한 듯 비틀거리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 외에도 사방에는 십 여구 가까이의 시체가 있었는데 그의 시선은 들어오는 순간 한 구의 시체로 향해있었다.


“날 알아본 것은 그렇다 치고 왜 이곳에 사서의 시체가 있는지 알아야겠군. 사서를 죽인 죄는 최소 종신형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죽을 뻔 했다가 겨우 살아났더니 또 오는군, 빌어먹을.”

“저 사서가 널 죽이려고 했나?”

“보면 모르시오? 내 친우들을 당신네 사서가 다 죽였단 말이오!”


남자는 말하면서도 체념한 모습이었다. 사서의 말은 하늘도시에선 절대적이었고 그것은 사서가 하는 행동은 모두 허용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아무리 무고함을 주장하더라도 사서가 죄를 선언하면 그 사람은 죄가 있는 것이 되었다. 하물며 그 정점에 선 제 1사서의 말이라면 즉결사형도 가능하리라. 그러나 여관 안을 살펴보던 너울탄식는 그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을 꺼내들었다.


“그렇군, 하지만 나는 저 얼굴을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지금부터 사서를 사칭한 1급 범죄자로 인식하며 살인죄 또한 적용한다. 원래라면 사형감이지만 이미 죽었으니 그럴 순 없겠군.”

“당신.. 정말 너울탄식이요? 내가 다 죽인 후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거잖소?”

“쓸 때 없는 말 하지 말고 지금 이 마을을 떠나라. 저 자에게 동료가 있다면 무사하지 못할 테니.”


너울탄식은 무심한 목소리로 남자에게 말한 뒤 몸을 돌렸다. 이곳에는 분명 사건이 있었지만 그가 찾던 것은 없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사서는 지금 쯤 열심히 정보를 수집중일 자신의 부관에게 맡기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그의 발이 떨어지려던 순간, 남자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 검은머리 놈이나 그쪽이나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

“지금 뭐라고 했나.”

“큭...?”


남자의 말을 듣고 있던 너울탄식의 기세가 일변했다. 좀 전까지는 그저 심문자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먹이를 찾은 맹수의 모습이었다. 남자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다가 결국 넘어졌고 그런 남자에게 너울탄식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지금 뭐라고 했냐고 물었다.”

“오늘은 정말 우라질 같은 날이군.”


남자는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도 자신이 본 회색 옷의 남자, 불가사리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는 고통으로 기절하기 전에 들었던 두건을 쓴 이가 한 말도 포함되어 있었고 이야기를 듣는 너울탄식의 눈빛은 점점 이채를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그는 여전히 먹이를 눈앞에 둔 맹수의 모습이었기에 남자는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 남자는 홀연히 사라져버렸어. 마치 유령 같았지.”

“재미있군. 이야기도, 그 몸도.”

“.... 과연 표본실의 제 1사서라는 건가?”


남자는 어느새 비틀거리던 몸을 바로잡고 있었다. 핏자국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던 상처들은 어느새 아물어 마치 막 태어난 아기피부와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닌 것 같군.”

“그럼 어서 사라져 버려.”


남자는 소리치면서도 언제든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지만 너울탄식은 그저 그를 흘겨본 뒤 여관 밖으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남자의 다리가 후들거리며 긴 한숨이 새어나왔다.


“빌어먹을, 오늘은 정말 운이 없어.”


아무리 인간을 초월한 육체라고 하지만 순식간에 상처를 회복하는 것은 많은 힘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한동안은 귀찮을 정도로 ‘부작용’에 시달리리라.


‘그보다 어서 이 일을 알려야 한다.’


동료들에게 짧은 묵념을 한 남자는 여관을 박차고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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