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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님의 서재입니다.

Hand Man (모험의 시작)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5.07.20 21:31
최근연재일 :
2015.09.06 09:2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8,368
추천수 :
207
글자수 :
233,603

작성
15.07.24 21:56
조회
97
추천
6
글자
11쪽

3. 특별한 사람들을 만난 아이. [Hand man]

DUMMY

3. 특별한 사람들을 만난 아이.


[Hand man]


핸더가 낙인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숙명의 약속을 외친 다음날, 핸더의 집 창고는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을 만큼 떠들 석했다.


"핸더! 너 지금 뭐하는 짓이니?!"

"어머니. 전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합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어제까지만 해도 핸더는 그의 어머니에게 '어머니'라고 불러 본 적이 없었다.


"핸더! 꼭 이렇게 떠나야 하겠어?"

"아버지. 전 알고 있어요. 제가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무튼 핸더는 그의 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 어제까지만 해도 철없고, 말 안 듣는. 물론, 어떻게 보면 지금도 말을 듣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 철없는 아들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하고 있었다.


"아이고, 핸더! 네가 지금 엄마 죽는 걸 봐야 직성이 풀리겠니?"


그녀는 풀려버린 다리를 지탱하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본 그의 남편 즉, 핸더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며 외쳤다.


"핸더! 봐라! 네 엄마 죽어간다."


하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짐을 꾸리는 핸더였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 역시 자신의 손을 목으로 가져다 대고 괴로운 척 연기를 하며 말했다.


"핸더! 아빠도 죽는다. 죽는다고! 봐라, 핸더!"


역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핸더의 모습을 보자. 결국, 스스로 목을 조르는 것을 포기하고는 창고 입구에 서있는 클락과 힐러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클락! 저 놈 좀 어떻게 해봐! 응? 네가 누구보다 잘 알잖아. 저 녀석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 그런 녀석이 마을 밖으로 나간다니! 자살행위 인거 너도 알잖아!"


클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핸더가 낙인의 숙명을 받아들인 계기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결국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자신이 없던 클락은 고개를 떨궜다. 그러자 이번에는 힐러리에게 다가가 울먹이며 말했다.


"힐러리! 너도 알잖아. 핸더가 얼마나 장난만 치고 살아 왔는지. 응? 힐러리! 저 녀석에게 뭐라고 좀 말해달라고! 마을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클락과 마찬가지로 힐러리 또 한 그런 생각에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녀마저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자. 결국, 그 역시 고개 떨구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젠장! 낙인! 낙인이 도대체 뭐라고! 어째서... 하고 많은 아이들 중에 왜! 하필이면 내 아이가..."


그와 그녀는 알고 있을 것이다. 다른 마을에서 들려왔던 얘기들로 핸드맨의 숙명에 대해서 그들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우리 핸더만은 낙인의 숙명이 오지 않을 거야.' 확신했다. 어찌 보면 원했다는 것이 더 솔직할 것이다.

핸더가 태어났던 그 날부터 그들은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다.

핸드맨이 태어났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가 주어졌다 해도 그들은 절대 행복하지 않았다. 그들은 두려워했다. 바로 이런 날이 올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부와 명예를 거절 했지만,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거절한다고 해서 핸더의 낙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들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뿐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기분을 알고 있는 것일까?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나가던 고양이마저 그들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의 우렁찬 목소리가 그 정적을 깼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그곳에 모인 모두가 그 우렁찬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씩 몸을 피해 그들을 향해 길을 만들어 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핸더의 아버지가 고개를 들어 사람들이 열어준 길을 향해 바라보고는 말했다.


"초... 촌장님..."


머리와 턱에 난 짧은 백색의 수염 사이에 주름은 그의 나이가 중년을 훌쩍 넘었음을 알려주고 있었고, 그가 입고 있는 옷은 마을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옷이라고 표현할 정도가 아닌, 그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지금 이게 무슨 소란인지 묻고 있는 거다."


근엄한 촌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묻자 그는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그가 촌장이 묻는 말에 대답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한 클락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핸더가... 낙인의..."

"그만!!"


클락의 말에 울면서도 소리를 지르는 핸더의 아버지에게 촌장은 소리쳤다.


"어디서 소리를 지르는 게냐! 네놈이 부와 명예에 찌들어 제정신이 아니구나!"


촌장이 그를 죽일 듯 노려보자 다급해진 클락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핸더가... 낙인의 숙명을 받아 들였습니다."


클락의 말에 촌장은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그런 촌장에게 무릎을 꿇은 채 핸더의 아버지는 다가가 그의 절실한 마음을 꺼내 말했다.


"촌장님! 아닙니다! 핸더는 아직 낙인의 숙명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핸더는 이 마을을 떠나면 안 됩니다. 촌장님!"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던 촌장은 한쪽 무릎을 꿇고, 그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이봐 '즈란', 너도 알잖아. 낙인이 새겨진 아이. 그 아이가 낙인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숙명의 약속을 외친 그 순간, 이미 그는 너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촌장님... 아니에요. 제 아이는..."

"잘 들어. 즈란 너도 이런 날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잖나. 그래서 아이가 태어났던 날 다급하게 나에게 찾아와 그때도 지금처럼 눈물을 흘리며 말 했잖나. '어찌 하느냐고, 이 불쌍한 아이를 어찌 하면 좋겠냐고.' 그때 내가 말했지. '그건 너와 너의 아내 그리고 나조차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건 그 아이의 운명이다. 그 아이는 그렇게 태어나게 되어 있는 운명이었을 뿐이다.' 라고 말이야. 사실, 너와 너의 아내는 그때부터 이날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그랬기 때문에 그날 날 찾아와 그렇게 물었던 것 아니었나?"

"촌장님...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저 아이는 아직 너무 철이 없습니다."

"자, 봐라. 즈란이여. 저 모습을 보고도 아직 네 아들이 철없이 보이는가?"


촌장의 말에 즈란은 핸더가 있던 창고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는 모자를 볼 수 있었다.

핸더의 표정은 한없이 편안한 표정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이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눈물을 흘리며 핸더의 몸을 안고는 말했다.


"우리 핸더가... 내 두팔 안에 다 들어오던 그 작은 핸더가 언제 이렇게 컸지?"


그러자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핸더가 말했다.


"어머니가 저를 보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죠."


언제나 아이처럼 보이던 그 아들이 언제 저렇게 컸는지. 또 언제 저렇게 커 오히려 그와 그녀를 위로하고 있는지.

또 언제 저렇게 커 그의 아버지 보다 더 듬직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즈란은 그런 모자의 모습을 보고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즈란의 그런 웃음을 듣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그가 드디어 실성을 한 건가 의심했지만, 촌장과 클락의 생각은 그들과 달랐다. 즈란은 핸더를 보내줄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직 미련이 남은 듯 두 팔을 쉽게 접지 못하는 핸더의 어머니의 품을 벗어난 핸더는 그에게 다가갔다.


"핸더, 언제 이렇게 나보다 키가 커졌지?"

"아버지. 눈물, 콧물 흘리면서 그런 얘기 하니까 너무 안 어울리는 거 아시죠?"


즈란은 말없이 핸더를 안았다. 그리고 핸더 역시 그런 아버지의 품을 잊지 않기 위해 그를 꼭 안아주었다.


"핸더!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

"네, 그럼요!"


그렇게 서로의 품을 기억한 채 핸더는 곧 촌장의 앞에 섰다.


"촌장님."


미켈 마을의 말썽쟁이. 촌장은 그런 그를 볼 때마다 '아, 저 녀석 소드맨이 언제 나타나서 데려가지?'라고 생각했던 그가 그래도 이런 날이 오니 섭섭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 마을의 촌장. 그가 그런 섭섭함을 내보여선 안 된다.


"그래, 핸더! 미켈 마을은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언제라도 쉴 곳이 필요하면 돌아와라. 미켈 마을의 모두가 너의 가족이자 친구가 될 것이다."

"네, 고맙습니다."


그리고 핸더는 멋쩍은 웃음을 짓고, 클락에게 다가가자 클락이 먼저 호탕하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녀석! 꼭 살아서 돌아와라! 그럼 네가 만든 방어구며 무기들을 몽땅 팔아 줄 테니."

"고마워, 클락 아저씨. 그리고 미안해."

"응?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아저씨 가게 뒷마당에 있는 철 조각 있잖아. 그거 없어졌던 원인이 나였어."

"뭐야? 이 녀석이!"


그렇게 두 사람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 아... 닭살 돋고 따분한 인사는 생략하도록 하자.

그가 마을 사람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마을 입구로 걸음을 옮기자 촌장이 핸더에게 말했다.


"마을 입구에 너를 찾는 손님이 온 것 같더구나."

"아, 정말요? 고마워 촌장님!"


그렇게 핸더는 설렘을 안고 마을 입구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핸더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래도 미련이 남았는지 계속해서 그를 걱정하는 말을 해대며 그를 따라가려 하자 마을 사람들이 그 두 사람을 막아섰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 도착한 핸더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한걸음에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러자 소드맨으로 보이는 남자가 퉁명스럽게 핸더에게 말했다.


"너냐?"


그의 말투에 당황한 핸더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아, 네..."

"아주, 무슨 배웅이 꼭 죽으러 가는 사람 대하듯 하는구만, 진짜 웃긴 마을이야."


핸더는 그의 말에 조금은 기분이 나빴다.


"네? 뭐라고요?"


핸더가 그와 눈을 마주치고 언성을 높여 묻자 그와 마찬가지로 핸드맨으로 보이는 여자가 입을 열었다.


"아, 둘 다 그만하고 빨리 출발이나 하자고!"


그녀의 말에 소드맨은 그녀의 얼굴을 한번 힐긋 보고는 조금은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너, 오늘은 조용히 넘어간다. 알겠냐? 까불면 죽는다."

"아, 뭐. 그러시던가요."

"아! 이자식이!"


그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가 한숨을 쉬고는 뒤로 돌아 걷기 시작했다.

한참 뒤 그녀가 그들의 시야에서 멀어진 것을 느낀 소드맨이 허겁지겁 그녀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핸더 역시 소드맨을 뒤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그 둘은 서로 어깨를 밀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한심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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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5.5 그들이 습격을? [variety] 15.07.28 104 5 10쪽
15 5. 방향을 알게 된 아이.(1)[Sword man] 15.07.28 76 5 10쪽
14 *번외 편 (시는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 15.07.28 270 6 9쪽
13 5. 방향을 알게 된 아이.(1)[Hand man] 15.07.28 130 5 11쪽
12 4.5 그녀와의 이별. [variety] 15.07.26 112 7 10쪽
11 4. 가르침을 받는 아이.[Sword man] 15.07.26 98 7 13쪽
10 4. 가르침을 받는 아이.[Hand man] 15.07.26 120 6 9쪽
9 3.5 비밀? [variety] 15.07.24 137 8 15쪽
8 3. 특별한 사람들을 만난 아이. [Sword man] 15.07.24 150 7 12쪽
» 3. 특별한 사람들을 만난 아이. [Hand man] 15.07.24 98 6 11쪽
6 2.5 아직도 선물을 생각하고 있는 거야? [variety] 15.07.22 173 6 15쪽
5 2. 숙명을 받아들이게 된 아이.[Sword man] 15.07.22 137 6 12쪽
4 2. 숙명을 받아들이게 된 아이.[Hand man] 15.07.22 281 6 14쪽
3 1.5 선물은 마음에서 부터. [variety] 15.07.20 187 6 22쪽
2 1. 낙인이 찍힌 아이. [Sword man] 15.07.20 243 9 11쪽
1 1. 낙인이 찍힌 아이. [Hand man] +2 15.07.20 818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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