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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님의 서재입니다.

Hand Man (모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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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5.07.20 21:31
최근연재일 :
2015.09.06 09:2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8,362
추천수 :
207
글자수 :
233,603

작성
15.07.20 22:16
조회
242
추천
9
글자
11쪽

1. 낙인이 찍힌 아이. [Sword man]

DUMMY

[Sword man]


핸더가 클락의 상점을 활보하던 시기부터 3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갈 필요가 있다. 이것은 낙인이 찍혀 태어난 아이가 아닌, 낙인이 찍혀지게 될 아이의 이야기 이다.


"시드, 아버지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거냐?"


아드란 제국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아이린 마을은 농경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그곳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검술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한 아이에게 지나가던 마을 사람이 말을 걸었다.


"네, 올해는 돌아오시지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소드맨의 생활이 그렇게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겠죠."

"그래도 말이다. 시드야. 검술 보다는... 농사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게 어떻겠니?"

"무... 무슨 소리에요. 지금 제가 하는 훈련이 뭐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어느덧 시드의 손에는 검 대신 곡괭이가 쥐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마을 사람은 두 눈을 비비고는 혼잣말을 하며 발길을 옮겼다.


"아이고, 내가 벌써 노안이 오는 건가."


그의 모습이 멀어질 때까지 곡괭이를 휘두르던 시드는 곧 행동을 멈추고 넓은 들판에 몸을 눕혀,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버지. 언제까지 여행을 계속 하실 생각이에요. 어머니는 작년에 이미... 병으로 돌아가셨어요. 알고 계세요? 아니, 모르시겠죠. 어쩌면 그런 건 당신에게 상관없어진 것은 아닌가요? 하루 빨리 돌아오세요. 그리고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어린아이처럼 눈시울을 붉히는 시드였다. 그렇게 정신이 팔려있는 시드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 섞여 있었다. 그렇게 시드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자, 그녀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꾹 참고는 바닥에 있던 작은 돌을 집어 들고는 그에게 던졌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한 포물선을 그리고 날아갔으며, 곧 그녀의 의도대로 시드의 이마에 정확하게 떨어진 것이다.

비명을 지르는 그의 모습에 배꼽을 잡으며 웃는 그녀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그와 그녀이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 사이인지 가늠케 했다.


"에리나! 미친 거야?"


시드는 갑자기 날아온 돌의 원인이 누구의 짓인지 알고 있다는 듯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드, 여기서 또 멍 때리고 있었지?"

"뭔 상관!"


에리나는 해맑은 표정으로 시드에게 다가가 그의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어루만지고는 주머니에서 붕대를 꺼내 그의 상처 부위를 두르기 시작했다.


"시드, 역시 넌 내가 없으면 안 돼."

"난 제발 네가 날 모르는 척 해 줬으면 좋겠다."

"시드! 또 그런 소릴! 내가 얼마나 상처 받는지 모르는 거야?"

"네가 받는 마음의 상처보다. 내 몸에 생기는 상처가 더 크다는 것을 넌 모르는 거야? 아마도 넌 나를 친구가 아니라 실험용 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러지 말고 시드, 오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붕대를 정리하는 그녀의 질문에 시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그녀는 애잔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옆으로 다가가 두 팔을 펼쳐 그를 안으며 작게 말했다.


"괜찮으실 거야. 꼭 돌아오실 거야."

"응, 알고 있어. 단지... 아버지가 돌아오셨을 때. 안 계실 어머니를..."

"시드, 그만... 아버지는 알고 계실거야.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그녀는 시드를 그 이후로도 몇 분 동안 안아 주었다. 그 모습을 보며 걸음을 옮기는 마을 사람들의 휘파람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바람을 타고 흘러 온 봄의 냄새. 그들은 지금 그 순간 무엇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함을 느꼈다.


"시드, 넌 꿈이 뭐야?"


시드를 품에서 떼어내고는 진지한 눈빛을 보내는 에리나가 그에게 질문을 던지자. 멋쩍은 미소를 짓고는 다시 등을 들판에 기댄 시드가 말했다.


"싸우는 농부?"

"응? 그게 뭐야?"

"나도 몰라."

"뭐와 싸우는 건데?"

"글쎄, 아무래도 곡식을 탐내는 것들?"

"뭐야, 하나도 멋없어. 드래곤 정도는 상대해 줘야지."

"아버지가 있잖아."

"그렇지."


별 것 없는 그들이 대화가 이렇게 평온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을 위해 목숨을 걸며 싸우는 소드맨과 핸드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많은 소드맨 중에 시드의 아버지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소드맨과 핸드맨이 태어나게 된다면, 그 마을은 축재가 벌어지게 된다.

바로 마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낙인이 찍힌 아이를 낳은 부모들은 부와 명예를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마을 사람들에게만 좋은 것일 뿐, 그런 아이를 낳은 부모의 마음은 아마도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느낄 것이다.

그 어떤 부모가 자식을 생사가 걸린 전쟁터로 내보내고 싶을까? 어쩔 수 없는 그 운명은 아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비운이던 행운이던 그런 감정 따위 전혀 상관없이 결정 되어 진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에리나, 의사가 되겠다던 생각은 변함없는 거야?"

"응, 그러니까 오늘도 네 상처를 치료해 주기 위해 내가 왔다는 거 아니야."

"에리나..."

"응?"

"죽을래?"


그들의 우정을 지켜보고 있자니, 절대 금이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우정을 뛰어 넘는 무엇인가의 감정이 섞여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날,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난 시드는 검을 들고 들판에 나가 혼자만의 훈련에 빠져 있었다.

그런 그의 부지런함은 마을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얘기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는 그의 훈련은 분명, 그에게 체력적으로 무리를 주고 있었다.

훈련을 중단한 시드가 머리를 주무르며 들판에 누워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지금에야 제일 필요한 에리나는 왜 안 오는 거야."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시드는 결국 훈련을 포기하고 집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은 평소보다 멀게 느껴졌다. 마치 술을 마신 듯 시드는 비들거리며 힘겹게 길을 걷고 있자.

곧 그의 위로 거센 바람이 밀려 왔고, 그 바람은 그의 몸을 밀어낼 정도로 강했다.


"뭐야?"


그리고 곧 그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커다란 그림자를 보고 놀란 시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고, 그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드... 래곤?"


드래곤이다. 시드는 혼란스러웠다. 드래곤이 왜? 어째서? 드래곤이라 함은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을을 습격하는 일이 없다. 하지만 지금 시드의 위를 날아가는 저 드래곤은 확실히 마을 위를 날고 있었고, 그의 집을 향하고 있었다.

시드는 머리의 아픔조차 잊어버릴 충격을 받고는 자신의 집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달려 도착한 자신의 집 앞에서 그는 다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온 몸에 상처투성인 드래곤... 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투박한 모양의 검. 그는 바로 직감했다.

그것은 아버지의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저 드래곤이 아버지의 검을 가지고 있는 걸까? 시드는 들고 있는 훈련용 검을 꽉 쥐고 상처 사이로 흐르는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리며 곧 죽을 것 같은 드래곤에게 다가갔다.


"크로노스의 아들... 인가?"

"마... 말하는 드래곤?"

"그런가... 너에겐 내 존재가 신기 하겠군."

"뭐... 뭐가 목적이야!"

"나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상처는 아버지가 남긴... 상처 인가? 아... 아버지는 어떻게 되신 거지? 아버지는 어디 계신거야!"

"진정해... 크로노스의 아들이여.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무... 무슨 말을..."

"크로노스는 죽었다."

"뭐? 지금... 그 말을 믿으라는 거야?"

"믿어야 한다. 크로노스의 아들이여... 곧 너에게 계승 될 낙인이 그 증거일 것이다..."

"낙인? 설마..."


시드는 잊고 있었던 머리의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어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고는 고통을 호소했다.


"드래곤들은 규율을 어기고 있다. 그것은.... 곧 너희들의 파멸을 의미한다... 크로노스의 아들이여 깨어나 이 검을 들어라... 그리고 네 운명의 상대를 찾아라... 그럼 모든 것은... 예언대로... 너와 네 운명의 상대는... 다시, 말하는 드래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를 만나라..."


드래곤의 목소리는 어느덧 시드의 머릿속으로 들어 온 듯, 그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지르는 비명 속에서도 확실히 그의 말이 머릿속에 새겨졌고, 그것을 꼭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크로노스의 아들이여... 서쪽으로 가라... 그곳에 네 운명의 상대가 있다... 그리고 이어가라... 크로노스의 의지를..."


그것이 기억의 마지막 이었다. 시드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늦은 저녁이었고, 그는 그의 집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 그의 옆에서 지켜봐 주고 있었는지 침대에 얼굴을 기대고 잠이 든 에리나의 모습이 보였다.


"응? 시드... 일어난 거야?"

"에리나. 미안, 내가 깨웠구나."

"아니야. 금방 일어나려고 했어."

"그래, 고마워."

"시드, 어떻게 된 일이야? 마당에 왜 쓰러져 있었던 거야?"


에리나의 말에 시드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계승 되는 낙인이 그 증거일 것이다.' 시드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나 에리나를 밀어 내고 거실에 있는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시드? 뭐야? 갑자기 왜 그래?"


그의 귀에 그녀의 말이 닿을 리 없었다. 시드는 떨리는 손을 이마로 가져다 댔다. 심호흡을 한다. 그것은 꿈이었을 거야. 라며, 감정을 가다듬는다.

시드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감고 있던 눈을 뜨고 거울에 비친 그의 이마를 응시하자.


"으아악!!"


그는 비명을 내지르며 뒷걸음질 치다 힘이 풀려버린 다리를 주체 하지 못하고 바닥에 엉덩이를 깔자, 놀란 에리나가 한걸음에 달려와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시드! 왜 그래? 시드! 정신 차려!"


그녀의 말에 시드는 잔득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는 에리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시드의 이런 모습을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에리나 역시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에리나는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원인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던 에리나는 그의 이마에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그녀의 손은 떨리기 시작했다. 두 눈은 커다랗게 떠졌으며, 작은 입술에서 떼어져 나오는 말은 그들이 있는 공간 마져 차갑게 만들었다.


"소드맨의...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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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5.5 그들이 습격을? [variety] 15.07.28 104 5 10쪽
15 5. 방향을 알게 된 아이.(1)[Sword man] 15.07.28 76 5 10쪽
14 *번외 편 (시는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 15.07.28 270 6 9쪽
13 5. 방향을 알게 된 아이.(1)[Hand man] 15.07.28 130 5 11쪽
12 4.5 그녀와의 이별. [variety] 15.07.26 112 7 10쪽
11 4. 가르침을 받는 아이.[Sword man] 15.07.26 98 7 13쪽
10 4. 가르침을 받는 아이.[Hand man] 15.07.26 120 6 9쪽
9 3.5 비밀? [variety] 15.07.24 137 8 15쪽
8 3. 특별한 사람들을 만난 아이. [Sword man] 15.07.24 150 7 12쪽
7 3. 특별한 사람들을 만난 아이. [Hand man] 15.07.24 97 6 11쪽
6 2.5 아직도 선물을 생각하고 있는 거야? [variety] 15.07.22 173 6 15쪽
5 2. 숙명을 받아들이게 된 아이.[Sword man] 15.07.22 137 6 12쪽
4 2. 숙명을 받아들이게 된 아이.[Hand man] 15.07.22 280 6 14쪽
3 1.5 선물은 마음에서 부터. [variety] 15.07.20 187 6 22쪽
» 1. 낙인이 찍힌 아이. [Sword man] 15.07.20 243 9 11쪽
1 1. 낙인이 찍힌 아이. [Hand man] +2 15.07.20 818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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