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6번째 만병(萬兵) 사멸
하북팽가 일행과 헤어진 엄치한은 빠르게 만엽선초(萬葉線草)가 자라는 다른 곳을 찾았다.
' 딱 보니 효험이 있으면 계속 사용할거 같은데 미리미리 준비해 놔야지. 안 찾으면 말고'
[야, 너구리똥개야 너는 만병(萬兵)은 안 찾고 돈 벌 궁리나 하냐?]
' 돈주고 사려고. 뭐 문제있어?'
[꼬마야 하북팽가 가주가 가지고 있는 도가 만병이다. 그건 어떻게 할래?]
' 설(雪)씨 아줌마 미쳤어? 지금 나보고 가서 훔쳐오기라도 하라고? 하북팽간데? 엄한 짓 시킬 생각 말고 '하북팽가 - 만엽선초(萬葉線草), 천설마(天雪麻)' 이거나 잘 기억해 두셔'
' 자. 그럼 천설마(天雪麻) 캐러 대별산으로 가 볼까.'
[야, 너 또 바보짓 하는구나. 천중산에 없으면 대별산에도 없는거지. 머리가 그렇게 안돌아가니]
' 없으면 할 수 없는거지. 대별산에서 만년하오수도 나왔잖아. 또 알아 만년하오수라도 캘지?'
[야, 네가 만년하오수가 아니라 십년 하오수라도 캐면 내가 오빠라 부른다]
' 화(花)씨 아줌마 은근설적 꼬실려고하네. 오빠하다가 아빠되고 그런거 아냐. 꿈도 꾸지마셔'
엄치한은 대별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세가 가파르지는 않으나 계곡이 많고 오래된 나무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 만년하오수를 캔 장소가 이쯤인거 같은데. 그럼 산바람이 이쪽으로 부니까..저쪽에서 씨가 날라 왔겠네'
[야, 밥통아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엄치한은 당당하게 나무를 헤치면 앞으로 나갔다. 바위 주변을 두리 번 거리더니 호미를 들고 조심스럽게 나뭇잎을 거둬내기 시작했다.
' 봐 있잖아. 100년 전에 만년하오수를 캤으니까. 이건 만년하오수의 어미 즉, 만백일년 하오수라고 해야겠네'
[설(雪)언니, 이게 말이된다고 생각해?]
[그러게 말이다. 사람들 기억으로는 엄청 구하기 어려운 명약이던데]
[야, 혹시 도라지 뿌리 아니야?]
' 아 그참, 말 많네. 재수없게 도라지 뿌리가 뭐야. 그런데 만년하오수보다 구하기 어려운 천설마(天雪麻)는 어디서 구하지'
[야, 그 까짓 정력제 구하지 말고 차리리 영약을 구해서 돈 버는게 빠르겠다]
' 뭘 모르시네. 영약보다 천설마(天雪麻)를 더 필요한 사람들이 있거든. 이제 태산하고 숭산만 남았네. 뭐 어째 되겠지. 그럼 숭산으로 가 볼까'
[꼬마야 너 무공은 안 배우냐? 그러다가 산적이라도 만나면?]
' 괜찮아, 하오문이잖아. 쪽팔려서 안건드릴꺼야. 그런데 만병(萬兵)은 찾고 있어? 그냥 막 지나치는거 아니야?'
[꼬마야 만병(萬兵)이 무슨 애들 장난감이냐? 이런데 막.....있네..]
' 봐봐 하여튼, 계산을 해봐 만병(萬兵)이 만개인데 당연히 하남에서면 500개 이상 나와야 하는거 아니야?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꼬마야 저기 무덤 보이지?]
' 이런..하필 왜 무덤이야. 이거 막 파면 될까? 안 될까? 안되겠지...'
한 시전(2시간) 전 하오문 개봉지부 오지랑 단주와 엄치한은 대설산 아래 화전민 마을에 들어섰다.
지금은 한 허름한 가옥의 처마 밑에서 부녀의 얘기를 듣고 어의가 없어했다.
" 단주님 저 얘기를 이해하실 수 있어요?"
" 나도 이해를 못하겠다. 아니 아무리 친선대련이라고 해도 칼 맞아 죽은 놈이 잘 못이지 왜 이긴 사람이 무공을 폐쇄 하는거지"
" 제 말이 그 말이예요. 어차피 문파에서 나올거면 무공은 왜 스스로 폐쇄하고 나와요?그리고 죽어서도 나온 문파쪽으로 무덤을 만들어 달라는게 제 정신인가요?"
" 이보시요들. 더 이상 우리 아버님을 모욕하면 참지 않겠소. 어서들 이 마을 떠나시요"
" 아 그참 아저씨, 딸애가 놀라잖아요.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얘기는 되었고 무덤 한번 팝시다. 돈은 넉넉히 드릴께요"
" 이런 처 죽일 놈들을 봤나? 무덤을 파겠다는게 말이나 되는 것이냐?"
" 딸애가 5살이라고 했죠? 곱상하게 생긴게 이런 화전에서 키우다가 딱 잘못되기 쉽상이겠네요. 제 말대로 하면 딸 인생 보장한다니까요. 죽은 사람이 뭔 소용입니까? 그리고 결과가 좋으면 무당산에 다시 묻어 드릴 수도 있다는데 뭐가 문제예요"
" 엄치한 자네 언제부터 그렇게 착해졌나? 그렇게 살다가 이 바닥에서는 오래 못 버텨.그냥 지금 가서 무덤이나 파자고"
" 오단주님, 오형~ 재수없게 귀신들 붙으면 얼마나 고생인 줄 아세요?"
[야, 공갈협박범아 우리가 귀신이냐? 우리 같은 귀신 봤냐?]
' 여름철도 아닌데 어디서 모기가 웽웽 거려'
무진과 그의 딸 무령은 무덤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 무진아저씨, 그리고 그 딸 좀 비켜라고. 무덤을 팍팍 파야 빨리 끝낼거 아니야"
무덤을 다 파자 엄치한은 뼈다귀를 이러저리 헤쳐서 검을 찾아냈다.
' 화(雪)씨 아줌마 확인해 봐. 그래도 무당판데 주사위 보다는 낫겠지'
[야, 썩을놈아. 거기서 주사위가 왜 나와? 기다려봐 16번째 만병(萬兵)이고 검 이름은 '사멸'이고 이름도 사멸. 쭉 무당파에만 있었고 제기랄 뭐 한 번도 갈아탄적이 없네. 이럴 줄 알았어 타고난 병기가 좋아야 했던거였어]
' 왜 나한테 지랄이셔. 천기,만가자 영감들한테 따지던지. 이제 부수면 되는거야?'
[야, 기다려 이 검은 안되겠다. 싫단다.]
' 그럼 그게 끝이야? 나를 선택하고 싶어서 그런건가? 야 너희들 빨리 선택 취소해 오늘 만병(萬兵)갈아 타는 날이다.'
[야, 미친놈아. 누가 너 같은 놈을 선택하겠냐. 그리고 한 번 만병(萬兵)이 선택하면 그걸로 끝이야. 이 멍충아]
' 그럼 가지고 있는 것이라도 빼서봐. 그래야 나도 뭐 좀 먹고 살지'
[야, 그것도 싫단다. 지가 뭐 무당 수호검이라나 뭐라나. 몰라 이제 나도]
' 똥 밟았네. 뭐 그래 팔면 되지'
그 때 갑자기 사멸검에서 검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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