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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시의 집필공방

천재 용병 서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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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시
작품등록일 :
2021.12.16 04:27
최근연재일 :
2022.01.01 22:43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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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글자수 :
9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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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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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15화. 모하무드

DUMMY

제15화. 모하무드



1.


어둑어둑한 밤.


그 흔한 산새 우는 소리도,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에 사람들 뛰어다니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파킨스.”


파킨스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눈물 문신이 그려진 남자, 모하무드가 말했다.


키는 파킨스보다 조금 작았으나 다른 이와 비교한다면 확실히 큰 키임은 틀림없었다.


짧디짧은 머리에 피부는 까맸고, 처진 눈매가 콤플렉스인 듯 항상 인상을 쓰고 있었다.


“그래, 모하무드. 아무래도 눈치채고 먼저 도망친 모양이군.”


파킨스 용병단의 과거 1지구.


과거의 흔적들은 이미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거기도 없냐? 쳇, 죄다 빈 껍데기뿐이야. 오마르나 유세프, 적어도 아민 정도는 추가로 포섭하길 원했는데.”

“걔네는 왜?”


모하무드가 킬킬 웃었다.


“오마르랑 유세프는 뭐, 이미 알 거고. 아민은······ 킥킥, 예쁘잖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엉클 펍에서 사진 좀 수집했지.”

“모하무드 님께서 예전부터 갖고 싶어 하시는 분이십니다.”


모하무드의 수행원이 옆에서 말했다.

파킨스가 혀를 쯧 찼다.


“유능한 놈들이다. 잡으려면 돈하고 시간깨나 써야 할 텐데, 지금 우리에게 그럴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동맹관계를 맺은 이유를 생각하도록.”

“그래, 그래. 아민은 나중에 데리고 와도 충분하지. 아직 어리잖아?”

“모하무드!”


파킨스가 소리쳤다. 그러자 수행원이 파킨스의 앞을 가로막으며 눈을 부라렸다.


“지금 누구 앞에서 언성을 올리는 것이냐!”


파킨스는 수행원의 얼굴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야.”


파킨스가 뭐라 말하기 전에 먼저 나선 건 모하무드였다.


“네, 모하무드 님.”


수행원이 고개를 숙이고, 모하무드는 무릎으로 수행원의 안면을 걷어찼다.


“크헉!”


수행원이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모하무드 해적단과 파킨스 도적단은 동맹관계야. 나랑 파킨스는 지금 여기서 동급이라고. 권한이 같다니까?”


우뚝.


1지구를 살피던 주변의 모하무드 해적단 일원과 파킨스 도적단원들이 자리에 멈춰선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이다.


수행원이 바닥에 넙죽 엎드리며 두 손을 모았다.


“죄, 죄송합니다! 제발 하, 한 번만 자비를······!”

“자비?”


모하무드가 허리를 숙이며 얼굴을 수행원에게 바짝 가져다 댔다.


“그러니까, 고작 수행원 주제에 내 앞을 막아서고, 반말에다 언성까지 올린 놈한테. 나보고 자비를 베풀라는 거지?”

“푸흡, 푸하하하!”

“으하하하하!”

“킥킥킥!”


누군가를 시작으로 주변에 있던 모든 모하무드 해적단 일원이 폭소를 터뜨렸다.


파킨스 휘하의 단원들은 긴장한 낯빛으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흐음.”


모하무드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힐긋 둘러보곤 바닥에 단도 하나를 툭 던졌다.


수행원은 몸을 덜덜 떤 채로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단도를 바라봤다.


“자살해라. 정확히 10초 주지.”


모하무드가 빙그레 웃었다.


“으흐흐, 크흑······. 흐윽, 흐아아!”


수행원이 떨리는 손으로 겨우 단도를 주워들었다.


“자살하면 너로 깔끔히 끝내줄게. 하지만 시간 내에 못 한다면······.”


모하무드의 눈이 갈매기처럼 휘었다.


“너한테 예쁜 여동생 하나가 있었지, 아마?”


단도가 천천히 목을 향해 이동한다.

칼날이 조심스레 연약한 살갗을 파고들고, 새빨간 핏줄기가 목젖을 타라 옷깃을 적신다.


자신의 목에 칼을 집어넣던 수행원은 다시금 모하무드를 향해 덜덜 떨며 고개를 들었다.


“제발······ 한 번만······.”


모하무드는 수행원의 손을 걷어찼다.


“끄윽!”


칼이 바깥으로 튕겨 나오며 짤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목의 살점이 비산했으나, 생명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의사!”


모하무드가 외치자 수행원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하지만 다음 말을 듣고는 몸의 떨림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네, 모하무드 님.”


의사가 불린 자가 다가오자 모하무드가 말했다.


“저자의 팔다리를 자르고 한쪽 눈과 귀를 파내라. 그리고 피부를 벗긴 다음 평생 수액만 맞고 살게 만들고, 눈앞에서 여동생이 어떤 꼴을 당하는지 계속 지켜볼 수 있게 해.”


그러면서 덧붙인다.


“눈꺼풀하고 이빨 없애는 거 잊지 말고. 혀까지 없으면 좋겠지만, 그럼 죽을 수도 있으니까. 아니다, 아예 턱뼈를 빼 버리면 되겠네. 알았지?”


의사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모하무드 님.”

“으아아악! 죽겠습니다! 죽겠습니다! 제발 한 번만 더······!”


수행원이 악을 지르자 모하무드가 킬킬 웃으며 소리쳤다.


“자기 가족보다 제 목숨을 중시하는 자! 그런 쓰레기가 이곳에 있구나아아!”

“우우우!”

“우우우우!”


주변에서 야유가 울려 퍼진다. 바닥을 향하는 무수한 엄지가 수행원의 시야에 들어왔다.


분위기에 휩쓸려 몇몇 파킨스 도적단원들도 야유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수행원이 혀를 깨물어 자살하려 하고.


“제가 하겠습니다.”


의사가 수행원의 목을 강하게 내려쳤다.


“끄륵······.”


털썩.


의사는 모하무드에게 작게 목례한 뒤 기절한 수행원을 들쳐 매고는 자리를 떠났다.


파킨스는 모하무드를 쳐다봤다.


“이건 좀 과하지 않나?”

“어차피 내가 안 나섰으면 네가 손 썼을 거잖아?”

“그래도 죽이진 않았겠지.”


모하무드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


“넌 관리하는 사람이 적었으니까. 몇천 명씩 아래에 둬봐. 이런 쇼라도 안 하면 날 죽이겠다고 덤벼드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이른바 공포 정치란 것이다.


모하무드가 키득거리며 뒤를 돌았다.


“그리고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정도는 약한 편이지. 나보다 더한 놈들도 꽤 있다고. 너도 알잖아?”


파킨스가 조용히 한 단어를 내뱉었다.


“······아바스.”

“그래! 나야 기껏 일만 언저리지만 걔네는 백만이라고!”


모하무드가 턱을 쓰다듬었다.


“크으, 아바스! 하는 짓이 좀 거지 같긴 해도 꽤 본받을 점이 많다니까? 내가 하는 건 잔인한 축에도 못 낀다고!”


파킨스는 그동안 다른 일에 집중하느라 여타 정보는 모두 유세프에게 맡겼었다.


“아바스가 통치를 어떻게 하는데?”


파킨스의 물음에 모하무드가 미묘한 표정을 띠더니 씩 웃었다.


“원래 내가 이런 고급 정보 아무렇게나 흘리고 다니는 사람은 아닌데, 이번만 특별히 알려주지.”


모하무드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


털털털털.


“악! 맞다!”


유세프가 머리를 짚으며 소리치자 아바스가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유세프 씨?”

“오마르 님에 대한 정보 구매를 까먹었네요. 젠장할, 이미 거의 다 왔는데. 일단 차부터 돌릴게요.”


아바스가 유세프의 손을 저지했다.


“괜찮습니다! 제가 왜 엉클과 독대를 했겠습니까? 이미 유세프 씨가 원하시는 오마르 님에 관한 정보는 모두 입수했습니다.”

“그거······ 말해도 되는 거 맞아요?”

“하하, 원래 사람마다 계약 조건은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유세프 씨도 예외로 파킨스 씨와 오마르 님께는 독대에서 얻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잖습니까.”


유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상당히 믿을 만한 인간이니 자유로운 정보 언급이 가능합니다! 애초에 제가 아무에게나 정보를 말하고 다닐 사람도 아니고요.”

“그럼 저는 아무에게나 말하고 다닐 사람이란 겁니까······.”

“하하, 단지 엉클의 입장에서란 거죠. 유세프 씨는 그들의 입장에서 완벽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유세프 씨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면······ 오마르 님께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바스가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하시면 됩니다!”

“네?”

“오마르 님은 회복 탄력성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게 무척 뛰어납니다! 아마 오마르 님이 가장 위험했을 시기는 파킨스 씨와 대면했을 때일 터. 솔직히 뒤늦게 듣긴 했지만, 저는 아직도 오마르 님이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바스가 유세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극복했고, 그 고비를 넘긴 이상 빠르게 회복할 겁니다. 어쩌면 이미 완전히 괜찮아지셨을 수도 있고요!”


유세프는 룸미러로 301번을 지그시 쳐다봤다.


소년은 눈을 감고는 차분히 무언가를 웅얼거리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저것이 서번트일 터.


‘고맙다.’


평범한 예비단원이었다면 오마르가 일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년에게는 그저 존재하기만 해도 무언가 느껴지는 힘이 있었다.


포스? 아우라? 아니면 카리스마? 어떤 단어가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마르 님.’


유세프가 액셀을 밟는 발에 더욱 힘을 줬다.


“흐음.”


아바스가 유세프와 소년을 번갈아 보더니 빙긋 웃었다.


“고지가 머지않았습니다! 길도 넓은데 더 세게 밟으시죠!”

“하하. 그거 좋죠, 아바스 님!”



3.


아바스가 새로 마련한 기지에 들어오니 황량했던 전과는 다르게 여러 물품이 제자리에 알맞게 배치되어 있었다.


“오마르 님!”

“유세프! 이제 왔냐!”


활기찬 오마르의 목소리.


호재였다.


유세프는 오마르에게 절뚝거리며 다가갔다.


“워후, 오마르 님? 오랜만에 보는 기세등등한 모습이시네.”

“크크크!”


유세프가 어떤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 오마르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처음엔 좀 심란하긴 했지만.’


짐을 하나하나 나르다 보니 잡생각은 싹 사라지고 본질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오마르가 단상에서 뭐라고 외쳤던가.


재밌게,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그렇게 큰 소리 뻥뻥 외쳐대지 않았던가.


‘내겐 능력이 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사람 또한 많다.


오마르 용병단이 어디 감히 오마르만의 용병단인가.


‘모두의 용병단이지.’


혼자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걱정하는 것 따위는 사치란 뜻이다.


오마르가 유세프에게 다가가 팔꿈치로 툭 건들며 물었다.


“걱정했냐?”

“그랬을 것 같아요?”


유세프의 너스레에 오마르가 픽 웃었다.


“그건 그렇고, 아바스. 이거 준비 완전 철저히 해놨던데? 특히 공간지각능력 테스트하는 방은 직접 설계한 건가?”

“하하, 아무리 저라도 그 안까지 들어가 볼 용기는 없어서 말이죠! 말로 설명 들어도 그 친구가 말재주가 없어서 그냥 여러 사람 부른 다음 알맞게 제작했습니다!”


아바스가 소년의 걸음에 맞추어 뒤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말을 멈춘 오마르는 소년을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유세프에게 물었다.


“애 손에 왜 피가 묻어 있지?”

“네, 네? 아하하, 그게 말이죠······.”


잠시 당황한 유세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엉클의 펍에 앉아 있는데 떨거지 놈들이 꼬마가 서번트인 걸 알아봐서요.”


유세프는 오마르를 쳐다봤다.


“어. 알아봐서. 그래서?”

“뭐야, 왜 안 놀라요? 꼬마가 서번트 신드롬인 거 알고 있었어요?”


‘아차.’


게도 주로 이동할 때 차에서 몰래 들었던 걸 간과했다.

순간 당황할 뻔했지만, 오마르의 장기 중 하나가 바로 포커페이스였다.


“그럼 내가 모를 줄 알았냐? 이어서 말해봐.”


유세프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설명을 이었다.


“4명이었는데 그놈들이 꼬마 옷을 버리게 한 다음 바꿔준다는 명목으로 데려가려고 하길래······.”

“네? 저는 그런 정보는 못 들었는데.”


아바스가 도중에 끼어들어 물었다.


“아, 정황상 그런 거잖아요!”


잠시 눈동자를 치켜뜬 채로 생각을 이어가던 아바스가 주먹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탁 쳤다.


“그렇군요!”

“하아, 어쨌든 그래서 제가 그 4명을 다 때려눕혔거든요? 그런데······.”

“엉클 펍에 입장할 정도면 나름 한따까리하는 녀석들일 텐데. 용케 이겼군.”


이번에는 오마르가 끼어들었다.


“저도 나름 현역이거든요? 솔직히 지금 오마르 용병단에 정식 단원들로 따져도 저 이길 수 있는 애 없을걸요?”

“알토르 있잖아. 아민은 좀 무리겠고.”

“알토르 걔는 그냥 몸뚱어리가 워낙 단단하고, 급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막아서 그렇죠. 걔는 저 한 대도 못 때립니다.”

“대신 네가 먼저 지치겠지. 때리기만 하다가.”


알토르의 체력은 발군이다.


물론 노력도 했겠지만, 애초에 몸 자체가 그쪽으로 타고났다.


“으익, 일단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때려눕힌 4명 중 하나가 마침 꼬마 옆에 쓰러졌는데 제가 멀리 있을 때 그 남자가 갑자기 정신을 차려서······.”

“제가 지켜봤는데 정신을 잃은 적은 없었어요. 계속 기회만 노리고 있더라고요.”


유세프는 자신의 말을 끊은 소년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쭉 둘러보며 물었다.


“······지금 다들 일부러 그러는 거죠?”

“크크크! 그럴 리가 있겠어? 어서 얘기나 마저 해봐. 점점 기대되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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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 연중합니다. 22.01.02 33 0 -
» 제15화. 모하무드 22.01.01 27 3 13쪽
15 제14화. 유세프 21.12.31 39 5 12쪽
14 제13화. 엉클(4) 21.12.30 53 7 13쪽
13 제12화. 엉클(3) 21.12.29 62 9 12쪽
12 제11화. 엉클(2) 21.12.28 66 9 13쪽
11 제10화. 엉클(1) 21.12.27 89 7 12쪽
10 제9화. 정보 습득의 중요성 21.12.26 114 10 15쪽
9 제8화. 301번(2) +1 21.12.25 129 10 14쪽
8 제7화. 301번(1) +1 21.12.24 136 12 13쪽
7 제6화. 거점 이동(2) +1 21.12.23 140 9 15쪽
6 제5화. 거점 이동(1) +1 21.12.22 182 12 13쪽
5 제4화. 오마르 용병단(2) +2 21.12.21 218 19 12쪽
4 제3화. 오마르 용병단(1) +2 21.12.20 262 21 13쪽
3 제2화. 파킨스 용병단(2) +1 21.12.20 324 26 15쪽
2 제1화. 파킨스 용병단(1) 21.12.20 459 25 13쪽
1 제0화. Prologue 21.12.20 576 3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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