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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햄보칼수없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5
최근연재일 :
2023.07.20 22:45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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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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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7,252

작성
23.05.19 22:40
조회
7,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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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글자
11쪽

10화. 능력 각성

DUMMY

“쏴!”


스벤의 신호에 따라 일제히 쏘아진 화살이 늑대의 급소를 동시에 꿰뚫었다.


깨앵!


성난 짐승은 날카롭게 울부짖으며 뛰어 올라 이리저리 날뛰더니 가까이에 있는 조지 아저씨를 덮쳤다. 다행히 조지 아저씨는 가까스로 몸을 날려 놈의 이빨을 피했지만 타고 있던 말은 그만 등을 물리고 말았다.


히이이잉!


허공으로 들어올려진 말이 애처롭게 우는 것도 잠시. 성난 펜릴 늑대가 턱에 힘을 주자 척추가 두동강 나고 말았다.


우둑!


녀석은 온몸에 박힌 화살이 거슬렸는지 그제서야 콧잔등을 찌그러뜨리며 피에 물든 이빨을 드러냈다.


크르르르르!


‘맙소사!’


상대는 말의 척추를 단숨에 두동강내는 괴물. 내가 헌터일을 할 때는 적어도 이능과 현대식 무기 그리고 각종 첨단 장비로 무장한 채 몬스터들을 상대했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원시적인 무기와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이와 같은 괴물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터프함의 차원이 다르다!’


“창병 공격!”


잠시 흩어졌던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몰려들어 펜릴 늑대의 옆구리를 찔렀다.


깨애앵! 깽!


스벤은 능수능란하게 말을 움직이며 사람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너무 깊게 찌르지마! 치고 빠져라!”


사람들은 스벤의 지휘에 따라 능숙한 솜씨로 괴물의 등 뒤를 노리거나 비어 있는 옆구리를 찌르고 재빨리 빠지는 히트앤런 전술을 구사하며 놈의 혼을 쏙 빼놓고 있었다. 그 사이 정비를 마친 궁병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사격 준비!”


스벤의 호령에 맞춰 궁병들이 활시위를 당기자 창병이 빠지며 공간을 열어주었다.


“쏴!”


퓽!


퍼버벅!


깨애앵!


일제히 날아간 화살들이 온몸에 박히자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했다.


“올가미를 준비해!”


스벤의 말에 아버지를 비롯한 대여섯명의 남자들은 커다란 올가미 밧줄을 꺼내들고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예전에 아버지에게서 들은적 있었다.


늑대와 같이 흉폭한 야수를 잡을 때는 먼저 입을 묶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정도 크기의 괴물 늑대를 잡을 때도 똑같은 방법을 쓸 줄은 몰랐다.


“촌장님!”


스벤이 촌장을 부르며 손가락으로 수신호를 보내왔다. 그걸 본 촌장이 함께 말에 탄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윌, 저 수신호 봤지? 스벤이 나보고 투창을 하라는구나. 잘봐라. 창은 이렇게 던지는 거다.”


나의 안전을 위해 일부러 멀리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던 촌장은 드디어 말의 옆구리에 박차를 가해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달그닥 달그닥


달리는 말에 가속도가 붙으니 차가운 겨울바람이 날카롭게 뺨을 할퀴며 지나갔지만 나는 눈 한 번 제대로 깜빡일 수 없었다. 이 전투 장면은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말의 궤도는 마치 소용돌이가 치는 것처럼 가운데 둔 괴물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전 반경을 좁혀 나가고 있었다. 나는 촌장의 의도를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말의 가속력과 선회 주행시 발생하는 원심력을 이용해 투창의 위력을 더하려는 거구나.’


촌장과 내가 함께 탄 말이 호선을 그리는 궤적으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순간 촌장의 손에 들려있던 창이 괴물의 아가리를 향해 날아갔다. 거리, 각도, 스피드, 타이밍.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투창이었다.


덥썩!


하지만 늑대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날아오는 창을 입으로 잡아채더니 단단한 창자루를 수수깡처럼 씹어 두동강 내버렸다.


우직.


‘우와!’


달리는 말 위에서 정확히 입을 노려 던지는 촌장이나 그걸 또 피하면서 잡아챈 늑대나.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대단하여 나는 입이 떡벌어지고 말았다.


“지금이다!”


그 때 아버지가 큰 소리로 외치며 올가미 밧줄을 던져 괴물의 주둥이에 씌웠다. 차례 차례 날아간 올가미 밧줄은 모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괴물의 입에 걸렸다.


“됐다. 당겨!”


밧줄이 당겨지자 올가미가 조여져서 놈의 주둥이가 단단히 묶이고 말았다.


“창병 공격!”


궁병이 빠지고 다시 창병이 달려들어 괴물의 몸에 깊은 자상을 내기 시작했다.


푸욱!

푹!


날카로운 헌팅 스피어의 날이 괴물의 몸에 박히는 순간 놈은 앞발을 들어 가까이에 있는 제임스 아저씨를 쳤다.


쾅!


“제임스!”


앞발에 맞아 말 밑으로 굴러떨어진 제임스 아저씨 앞을 아버지가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괜찮아?”

“어~ 방패로 막았어.”

“에헤이! 이사람아 그러니까 정면으론 너무 붙지 말어!”


제임스 아저씨는 깊은 발톱 자국이 패인 카이트 실드를 들어보이며 헤맑게 웃고 있었다. 사람들의 그 무덤덤함에 나는 다시 한 번 소름이 돋았다.


‘다들 미쳤어···.’


재빨리 달려가서 낙마한 제임스 아저씨를 커버하는 아버지와 괴물의 등을 노리며 시선을 끄는 다른 아저씨들··· 그들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거대한 마수를 농락하고 있었다.


사냥은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듯 했다. 밧줄을 잡은 대여섯 명의 남자들은 마치 노련한 낚시꾼처럼 밧줄을 잡아 당기며 괴물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봉쇄하고 있었다.


팽팽하던 공방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힘이 빠진 펜릴 늑대의 뒷다리에 올가미 밧줄을 걸어 당긴 스벤 아저씨 덕분이었다. 그는 밧줄을 걸자마자 반대방향으로 말을 달려 기어코 놈을 쓰러뜨리고 말았다.


쿵!


“놈이 쓰러졌다!”

“묶어!”


그가 외치자 밧줄을 쥐고 있던 아저씨들이 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몸을 옭아맸다.


캬오오!


심하게 몸부림치며 날카롭게 울부짖는 괴물이었지만 그럴수록 밧줄은 녀석의 살을 파고들며 더 단단히 옭아맬 뿐이었다.


크르르르르!


그 괴물은 낮은 울음소리를 내며 몸부림을 멈추고 그를 둘러싼 우리들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승부가 이미 난거나 다름 없다는 것을 깨달은듯한 태도였다.


나는 괴물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그 괴물도 내 눈을 응시했다. 그러더니 내 머릿속을 울리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너는 이곳 사람이 아니군]


“으윽.”


“왜그러냐? 윌.” 촌장은 내 쪽을 쳐다보며 물었지만 나는 숨이 턱 막히는듯한 압박감에 입을 뗄 수조차 없었다.


[맡아본적 있는 냄새다. 가증스러운 인간들의 냄새. 쇠와 폭발하는 천둥의 냄새. 오래 묵은 피냄새. 네 영혼에선 역겨운 냄새가 난다]


그 놈의 강렬한 살의가 내 뇌를 헤집기 시작하자 나는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었다. 그것을 본 촌장이 재빨리 내 앞을 가로막으며 외쳤다.


“젠장! 피가 옅어졌어도 마수는 마수! 펜릴이 윌리엄에게 정신 공격을 가하고 있다!”


“모두 공격해!”

“윌을 구해라!”

“이야앗!”


푹!

푸욱!

푹!


일제히 달려든 어른들이 내지른 창끝에 몸이 찔리면서도 녀석은 꿈쩍도 하지 않고 나를 노려보았다.


[살려두지 않겠다. 너만은 내가 길동무로 삼겠다]


촌장은 내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윌. 내가 신호하면 뒤로 도망쳐라. 알았지? 내 말을 타고 마을로 달리는 거다.”


그 때였다. 괴물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듯 용을 쓰자 온몸을 옭아매던 밧줄이 투두둑! 하고 끊어지고 말았다.


내 앞을 가로막은 촌장이 허리춤에서 도끼를 꺼내들었다.

“윌! 도망쳐!”


촌장은 양손으로 도끼를 꼬나쥐고는 괴물을 향해 달려나갔다.


“이야얍!”


괴물의 미간을 향해 있는 힘껏 도끼를 내리치는 촌장. 하지만 도끼날이 닿기도 전에 촌장의 팔이 늑대의 입에 물렸다.


우적!


“끄아악!” 팔을 물어뜯기는 고통에 촌장은 괴성을 질렀다. 그는 팔을 물린채 허공에 들어올려지면서도 나를 보며 소리쳤다.


“도망쳐! 윌 도망쳐!”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온 몸이 단단한 사슬에 묶인 것처럼 녀석의 정신 공격이 내 몸을 옴짝달싹 못하게 사로잡았다.


퍼억!


아차 하는 순간 녀석의 앞발이 내 몸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몸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발톱의 통증은 한 발 늦게 찾아왔다. 그리고 온몸을 관통하는 기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마치 막힌 혈이 뚫린듯 넘쳐 흐르는 기력의 순환이 시작되며 내 귀를 울리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윌리엄 애커만님이 각성하였습니다]

‘시스템?’

[각성 능력은 ‘식물 지배’입니다]


나는 정신 공격의 사슬을 끊어내고 바닥에 쳐박히기전 간신히 착지했다.

“후우··· 하아··· 후우··· 흐으읍!”


단 몇 번의 호흡만으로도 나는 상처에 흐르는 피를 멎게 할 수 있었다. 그건 전생에 밥먹듯이 했던 기술이었다. 그 순간 나는 떠올릴 수 있었다. 내가 원래 뭐하던 사람이었는지를···.


내 몸에서 이변이 있음을 눈치챈 괴물이 온몸의 털을 면도날처럼 세우며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혀 떨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각성자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천천히 발아래 떨어진 부러진 창자루를 들어올렸다. 나의 기력이 나무 자루를 감싸자 마치 창자루와 내가 한 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써보는 각성 능력이라 낯설면서도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이건 물푸레나무로 만든 창자루군.”

다음 순간 무시무시한 아가리를 벌리며 달려든 괴물을 보며 나는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나무 거대화.”


손에 쥔 나무 창자루가 마치 여의봉처럼 늘어나 달려드는 괴물의 목구멍을 꿰뚫었다.


“계속 커져라.”


창자루는 점점 굵어지더니 괴물의 입을 꽉 채우고도 멈추지 않았다. 놈은 입안을 가득 채운 굵은 나무 기둥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이 가증스런 인···]


퍼억!


급격하게 비대해지는 나무의 압박을 못이긴 괴물은 그만 머리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산산히 흩뿌려진 괴물의 피와 뇌수를 뒤집어쓴 채 멍하니 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법이다···.”


아버지가 뛰어오며 입고 있던 망토를 벗어 나를 감쌌다. 마치 두려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는듯이··· 그리고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닥쳐! 조지! 우린 아무것도 못본 거야.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아무것도 못본 거다! 알았지?!”


나는 그제야 떠올리고 말았다. 이 나라에선 마법이 금기라는 사실을.


작가의말

김설명 독자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좋은 이야기로 보답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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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23.05.19 22:55
    No. 1

    이번 화, 정말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햄보칼수없
    작성일
    23.05.20 15:49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노을너울
    작성일
    23.05.29 10:04
    No. 3

    헐 마법이 금기?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7 묘한인연
    작성일
    23.06.13 11:17
    No. 4

    헤맑게
    산산히//산산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nu******..
    작성일
    23.07.09 12:49
    No. 5

    ?? 뭐지 ?? 환생해서 전생기억으로 잘 살아놓고 마수한테 한대 얻어맞고 갑자기 무슨 능력이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이게 뭔소리인지... 전생을 다 기억했다면서 또 갑자기 각성하면서 깨닫는다니.. 제발 정리 좀 하면서 쓰기를!!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햄보칼수없
    작성일
    23.07.09 14:23
    No. 6

    독자님 우선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공은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갖고 환생했지만 능력 없이 평범한 몸으로 10년간 살아왔다는 점울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로 태어난 세계는 각성자가 전혀 없고 심지어 지구도 아닌 환타지 세계입니다. 주인공 본인도 새로 태어난 세계에서 각성을 할수 있을지, 한다면 언제쯤 할지 전혀 알수 없었을 것이고 항상 자신의 각성 능력을 염두에 두고 살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각성이란 보통 게이트 발생이나 그런 클리셰적인 세계의 이변에 의해 그 세계에 속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기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주인공이 전생의 능력에 각성을 하게 되며 자신의 능력과 헌터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떠올린 장면이라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9 기아시
    작성일
    23.07.14 20:43
    No. 7

    근데 그렇다기엔 초반에 애들 때릴때 자기가 s급이네 뭐네 하지않았나요 ????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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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0화. 뭐니뭐니해도 머니엔 술장사죠 +4 23.05.29 6,226 166 14쪽
20 19화. 입성 +5 23.05.28 6,579 173 17쪽
19 18화. 떡갈나무 정령의 보은 +4 23.05.27 6,764 182 16쪽
18 17화. 가시나무왕 +6 23.05.26 6,731 173 12쪽
17 16화. 기분 좋게 돈쓰기 +5 23.05.25 6,832 185 15쪽
16 15화. 독점 판매 계약 +3 23.05.24 6,914 191 16쪽
15 14화. 발란에서 온 상인 +2 23.05.23 7,041 190 12쪽
14 13화. 감자튀김은 맥주안주 +4 23.05.22 7,040 194 11쪽
13 12화. 늑대성의 주인 +7 23.05.21 7,200 196 15쪽
12 11화. 전리품 분배 +10 23.05.20 7,527 202 17쪽
» 10화. 능력 각성 +7 23.05.19 7,490 206 11쪽
10 9화. 늑대 사냥 +4 23.05.18 7,541 190 13쪽
9 8화. 겨울이 온다 +2 23.05.17 7,587 209 11쪽
8 7화. 계약 +4 23.05.16 7,745 211 14쪽
7 6화. 결실을 거두다 +8 23.05.15 7,775 208 13쪽
6 5화. 대규모 경작에 도전하다 +11 23.05.14 7,978 191 14쪽
5 4화. 감자를 수확하다 +14 23.05.13 8,119 214 13쪽
4 3화. 감자 농사를 시작하다 +9 23.05.12 8,411 207 12쪽
3 2화. 감자가 맛있다니 +4 23.05.11 8,630 226 14쪽
2 1화. 내가 가난하다니 +4 23.05.10 9,448 227 10쪽
1 0. 내가 환생이라니 +15 23.05.10 11,082 22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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