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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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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5
최근연재일 :
2023.07.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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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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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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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6화. 결실을 거두다

DUMMY

“콜록 콜록!”

“으···.”

“아파···.”


여덟명의 소년들이 차가운 창고 바닥에 누워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처음은 조프리가 바닥에 누웠고, 그 다음은 토비아스, 그 다음은 제시, 다음은··· 뭐 이름따윈 아무래도 좋다. 아무튼 전부 바닥에 때려 눕힌 다음 나는 그들에게 잠깐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비어 있는 조프리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형들··· 언제까지 누워있을 거야?”


내가 입을 열자 그들은 비척비척 몸을 일으켰다. 아까까지만해도 독기가 잔뜩 서렸던 눈동자들이 지금은 땅바닥만 쳐다본다. 역시 인간사 대부분의 문제는 주먹으로 해결된 다는 말은 진리가 아닐까 싶다.


“이번은 처음이라 이정도로 봐주는 거야. 한 번만 더 덤볐다간 그 땐 어디 한군데는 부러질 각오는 해야할 걸?”


나는 일부러 더 목소리를 깔고 위협적인 태도로 경고를 날렸다. 진짜로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지만 적어도 그들이 나에게 또 덤비는 일만큼은 막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우리 아까 하던 얘기 계속 해도 될까?”


조프리와 패거리들은 이제야 압도적인 실력차를 깨달은듯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눈을 감히 쳐다 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조건은 아까 말한대로야. 매일 아침 일찍 우리집으로 와. 그리고 내가 시키는 일을 성실하게 하면 돼. 그러면 점심 식사로 이 맛있는 걸 매일 하나씩 줄거고 보름 뒤 일이 끝나면 이 돈주머니를 한꺼번에 줄게. 여기까지 이해했지?”


소년들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돈주머니와 보자기를 챙겨서 일어났다.


“그럼 약속한 거다? 만약에 늦거나 빠지거나 일을 제대로 안한다면 형들은 다시 한 번 이 창고의 천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할 기회를 갖게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면 고개 끄덕여.”


나는 고개 숙인 소년들을 뒤로하고 창고를 나섰다. 콜먼 패거리 총 여덟 명에 나와 동생 토미까지 합하면 모두 10명이 된다. 한 명이 1타르씩 맡는다면 10타르의 땅을 쓸모 있는 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도움 없이 10타르의 땅을 경작할 것. 아버지가 내건 조건인 노동력 문제는 이것으로 어느정도 해소 되었다.



***



다음날 아침.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집 앞으로 갑작스레 모여든 동네 불량아들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어머니는 조프리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아침부터 왠일이니? 우리 윌리엄이 혹시 너희들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니?”


내가 어머니의 등 뒤에 서서 그들을 노려보자 콜먼 패거리들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 아니요?! 그냥 저희는 윌리엄이랑 저··· 정당하게 거래를 한 게 있어서 온거 뿐이에요.”


나는 재빨리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와~ 형들~ 정말 와줬구나! 나 진짜 감동했어. 엄마 있잖아? 내가 밭을 만드는데 일손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조프리 형과 친구들이 글쎄 막 도와준다고 그랬다? 진짜 착한 형들이지?”


어머니는 걱정스러워 하던 얼굴을 활짝 펴고 형들을 따뜻하게 맞아줬다.


“어머! 왠일이니? 너희들 너무 친절한 거 아니니? 그나저나 조프리~ 못본새 많이 컸구나? 콜먼씨는 잘 계시니? 운영하시는 제분소는 여전히 잘 되고?”


조프리는 고개를 대충 끄덕이며 불량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아마도 어제의 앙금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내 어머니에게 그런 태도는 용납할 수 없었기에 나는 조프리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조프리 형~ 우리 엄마가 물어보시잖아~ 그럼 제대로 대답해야지 뭐하고 있어~?”

조프리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입을 열었다.


“네··· 엘자 아주머니. 아버지는 잘 계십니다. 제분소도 뭐··· 그럭저럭 잘 되는 거 같구요.”


어머니는 두 손을 모으며 화사한 미소로 대답했다.


“어쩜~ 그것 참 다행이네~ 요즘 우리 마을사람들 모두 어려운 시긴데 그래도 너희들이 이렇게 어엿하게 잘 자라줘서 다들 얼마나 든든하실까? 아참 너희들 아침들은 먹었니? 일하려면 밥부터 든든하게 먹고 시작해야 하는데···”


소년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봤다.

“엄마 형들은 이미 먹고왔대요. 곧바로 일할 수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호호 그랬니? 그럼 어른들은 이만 빠져줄게.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어머니는 헤맑게 웃으셨고, 아버지는 뭔가를 눈치채신듯 내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작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나의 첫 번째 대규모 경작이 시작되고 있었다.



***



첫 날엔 브라운씨의 말농장에서 묵은 말똥을 수차례 날라 비어 있는 밭에 뿌렸다.


“우욱! 이런 냄새나는 똥을 밭에 뿌리는 놈이 어딨냐?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거지?”


“조프리 형~ 모르면 그냥 시키는대로 해~”


“윽··· 알았어.”


가끔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소년들도 있었다. 하긴 살면서 단 한번도 성실하게 살아본적 없는 아이들이 하루 아침에 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 나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럴 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줄 뿐이었다.


내가 해주는 동기부여를 받고 나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형들의 모난 태도가 어느새 예쁘게 깎여 나가는 경험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도 점점 쓸만한 노동력으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한편, 브라운씨네 말똥은 이미 오래 묵어 잘 삭아 있었기에 별도로 부숙(腐熟)시킬 필요없이 바로 땅에 뿌릴 수 있는 좋은 비료가 되어 있었다.


나는 그들을 이용해 땅에 골고루 말똥을 뿌리고 흙을 뒤집어 섞어 땅에 좋은 미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작물이 잘 자라는 땅은 질소와 인 그리고 칼륨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식물에 좋은 미생물이 풍부한 땅이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콜먼 패거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집에 출석했다. 날이 갈수록 밝아지는 그들의 얼굴 표정을 볼 때 그들이 매일 우리집에 오는 게 비단 내 보복이 두려워서만은 아닐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말똥이 충분히 흙과 섞여서 땅이 비옥해진거 같으니 이제부터는 북주기를 실시할 거야.”


내가 콜먼 패거리와 동생들 앞에서 설명하자 그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북주기?”


“응. 북주기란 밭의 흙을 이렇게 평평하고 높게 쌓아올리는 걸 말해. 내가 시범을 보일테니 형들은 잘 보고 따라해야해.” 그렇게 말한 나는 삽으로 흙을 잘게 깨부순 다음 흙을 뒤집어 흙을 쌓는 것을 시범보였다.


감자와 같이 땅속 깊이까지 뿌리를 내려야하는 식물들은 특히 이 북을 높게 형성해줘야 많은 덩이줄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는 것이다.


“끄응. 이거 보기보다 어려운데?”


“괜찮아. 차근차근 하다보면 몸에 익을 거야. 여길 잡고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 그럼 더 쉽게 되지?”


“오오! 정말이네?”


“거봐! 내 말이 맞았지?”


처음엔 마지못해 일을 도우러 오던 소년들도 날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농사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먼저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뭔가 후련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가치 있는 일에 땀을 흘리는 것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은 없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콜먼 패거리들도 뭔가 느끼는 게 있는 눈치였다.


보름 뒤.


“오늘은 드디어 밭에 감자를 심을 거야.”


내 말에 소년들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감자? 그거 독있는 식물이잖아?”

“아니 대체 감자를 왜 심어? 누굴 독살할 작정이야?”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밭에 심을 씨감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것은 내가 텃밭에서 수확한 감자들이었다.


“이게 바로 감자야. 형들이 지금까지 매일 먹은 음식이 바로 감자 식물의 덩이줄기 부분이였어.”


“뭐어어?!”


소스라치게 놀라는 일동.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한마디씩 했다.


“그 맛있는 음식이 감자였다고?”

“설마···거짓말이지?”


“아니 사실이야. 감자는 먹을 수 있어. 나는 앞으로 이걸 대량으로 재배할 거야. 마을 사람 전부가 먹고도 남을 정도로 아주 많이.”


소년들의 눈에 불꽃이 타올랐다. “정말이냐? 정말··· 이걸 심으면 배고픈 사람들이 한 명도 없어지는 거야?”


“응.”


조프리와 콜먼 패거리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좋아. 그럼 빨리 심자. 최대한 많이 심어서 배고픈 사람이 없게 하자.”

“좋아!”

“그래 어서 일하자!”


감자를 심는 요령은 간단하다. 감자를 두 세 조각 정도로 자른 다음 단면에 재를 묻혀 땅에 심으면 끝이다. 그러면 감자 하나로 두 세 번 심을 수 있어 효율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이세계의 감자는 전생의 감자보다 훨씬 커서 두 세 조각이 아닌 네 다섯 조각으로 잘라도 충분할 정도였다. 사기가 충전된 소년들의 도움으로 10타르의 밭에 감자 심기 미션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할 일을 모두 마친 우린 삶은 감자를 하나씩 손에 들고 밭 가장자리에 걸터 앉아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


내가 입을 열자 조프리는 조금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 그렇지. 오늘까지 일하면 약속대로 우린 돈을 받기로 했으니까.”


다른 소년들은 별로 말이 없었다. 그들은 조용히 감자를 먹으며 손수 일군 밭을 바라보고 있었다. 밭을 바라보는 그 눈빛을 보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그 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돈주머니를 꺼내 조프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 동안 성실하게 일해줘서 고마웠어. 형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이 넓은 땅을 쓸모 있는 밭으로 만들어 내진 못했을 거야.”


“흥! 딱히 널 위해 열심히 일한 건 아니었어. 이건 남자끼리 한 정당한 거래일 뿐이니까.”


여전히 틱틱 거리긴 했지만 그는 더이상 나를 샌님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10 타르의 땅에 감자를 심는 일은 무사히 끝났다.


감자는 한 번 잘 심어 놓으면 그 다음부턴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작물이었기 때문에 이제부턴 나와 동생들 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린 매일 감자 밭에 나가 벌레도 잡아주고 흙이 마른 것 같으면 물도 주고 하며 정성껏 감자를 재배했다.


그리고 2개월이 더 흘렀다.


나는 동생들과 함께 잎이 무성하게 자란 감자밭을 바라보고 있었다. 10타르나 되는 밭에 초록색 감자 잎이 뒤덮은 모습은 꽤나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꽃이 피고 진 지금이 바로 감자를 수확할 때였다.


“흠··· 이걸 언제 다 수확하지?”


내가 걱정스럽게 밭을 바라보고 있던 차에 등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야! 우리 왔어!”


돌아보니 놀랍게도 그곳엔 콜먼 패거리들이 와 있었다.


“어? 형들이 여길 어떻게?”


그러자 제시가 으스대며 말했다.

“네가 말했잖아. 감자는 2개월 뒤에 수확할 수 있다고. 그래서 이 형들이 와준 거라고.”


“하지만 난 이제 형들에게 줄 돈이 없는데?”

내가 망설이자 조프리가 큰소리치며 말했다.


“흥! 우린 여기 돈따위를 바라고 온 게 아니라고.”


“그럼 왜 온거야?”


“우리가 심은 감자가 정말로 많이 열렸는지 궁금해서 온거야.”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심은 감자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서 제발로 찾아왔던 것이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공짜로 일을 시킬 순 없었다.


“좋아. 와줘서 고마운데 난 공짜 노동력을 좋아하진 않는 성격이라서. 감자 캐는 거 도와주면 한 사람당 감자 열개씩 주는 걸로 할게. 어때?”


“우와! 그렇게 많이?”


“좋아! 맡겨만 주라고!”


오랜만에 감자밭에 다시와본 소년들은 자신들의 허리보다 높이 자란 감자 잎을 신기해하며 앞다투어 감자를 캐기 시작했다.


“이것봐! 진짜 크다~”

“아냐! 이게 더 크거든?”


콜먼 패거리 여덟명에 나와 토미 그리고 제니까지 가세하니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그 많던 감자를 모두 수확할 수 있었다.


나는 수확한 감자를 100개씩 한무더기로 모아 쌓게 했다. 그랬더니 감자는 모두 34 무더기가 조금 안되게 나왔다.


“헉! 3400개? 목표 수확량 초과 달성이다!”

“만세!”

“해냈다!”

“감자가 풍년이다!”


나와 동생들은 물론이고 콜먼 패거리들도 서로 부둥켜 안고 뛸뜻이 기뻐했다. 마침 밀밭에서 돌아온 아버지와 어머니는 산더미 같이 쌓인 감자 더미를 보고 입이 떡벌어진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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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입성 +5 23.05.28 6,579 173 17쪽
19 18화. 떡갈나무 정령의 보은 +4 23.05.27 6,764 182 16쪽
18 17화. 가시나무왕 +6 23.05.26 6,731 173 12쪽
17 16화. 기분 좋게 돈쓰기 +5 23.05.25 6,832 185 15쪽
16 15화. 독점 판매 계약 +3 23.05.24 6,914 191 16쪽
15 14화. 발란에서 온 상인 +2 23.05.23 7,041 190 12쪽
14 13화. 감자튀김은 맥주안주 +4 23.05.22 7,040 194 11쪽
13 12화. 늑대성의 주인 +7 23.05.21 7,200 196 15쪽
12 11화. 전리품 분배 +10 23.05.20 7,527 202 17쪽
11 10화. 능력 각성 +7 23.05.19 7,490 206 11쪽
10 9화. 늑대 사냥 +4 23.05.18 7,541 190 13쪽
9 8화. 겨울이 온다 +2 23.05.17 7,587 209 11쪽
8 7화. 계약 +4 23.05.16 7,745 211 14쪽
» 6화. 결실을 거두다 +8 23.05.15 7,776 208 13쪽
6 5화. 대규모 경작에 도전하다 +11 23.05.14 7,978 191 14쪽
5 4화. 감자를 수확하다 +14 23.05.13 8,119 214 13쪽
4 3화. 감자 농사를 시작하다 +9 23.05.12 8,411 207 12쪽
3 2화. 감자가 맛있다니 +4 23.05.11 8,630 226 14쪽
2 1화. 내가 가난하다니 +4 23.05.10 9,448 227 10쪽
1 0. 내가 환생이라니 +15 23.05.10 11,082 22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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