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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 and one

E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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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나던
작품등록일 :
2021.12.15 20:29
최근연재일 :
2022.01.24 08: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8,635
추천수 :
595
글자수 :
230,550

작성
22.01.23 08:00
조회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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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41.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2)

DUMMY

김가연은 시계를 쳐다봤다. 2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그때 한 사람이 단상에 올라와서 말했다.


“회의가 길어지고 있어서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모두 자리를 지켜주시되 조금은 자유롭게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게 수군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김가연은 목이 바짝 말라왔다.

자신의 처분에 대한 회의이다 보니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회장과 이사들이 들어온 것은 2시 40분이 됐을 때였다.


“회장님 들어오십니다.”


대강당은 원형으로 이루어져있었다.

단상이 1층이라면 가장 멀리 위치한 좌석은 3층이었다.

1층부터 한 계단씩 밟고 올라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강당의 입구는 총 3개가 있었다.

3층 중앙에 있는 문, 1층 좌우에 있는 2개의 문.


1층에 위치한 문이 열리며 회장과 이사들이 들어왔다.


won & one 매니지먼트 강용만 회장.

50대의 다부진 체격의 회장은 들어오며 앉아있는 직원들을 쳐다봤다.

그의 눈빛이 모든 직원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과거의 사건을 모르는 직원이 없었기에 대강당은 침묵이 감돌았다.


회사를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의 일이었다.

한 C급 헌터가 회사에 찾아와 '갑'질을 한 적이 있는데, 마침 지나가던 강용만 회장에 의해서 일이 마무리됐다.


강용만 회장은 헌터로 각성하지도 않은 일반인이었다. 그런 그의 싸대기 한 방에 C급 헌터가 기절을 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된 것이다.

헌터의 관리를 업으로 삼는 직원들이었기에 C급 헌터의 강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회장에 대한 소문이 날개 돋친 듯 퍼져나갔다.


강용만 회장이 자리에 앉자, 드디어 시작됐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가지 안건에 대한 발표가 있겠습니다.”

“먼저 김가연 매니저에 대한 안건입니다.”


김가연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돌아보는 한동수 과장의 얼굴이 보였다.

비웃고 있었다.


“김가연 매니저는 나라의 안위와 관련된 헌터를 관리함에 있어서 그녀의 노력과 업무에 대한 결과를 매우 높이 사는 바, 공로를 치하합니다.”


대강당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김가연의 '하극상'에 대한 처벌을 예상했는데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한동수 과장은 똥 씹은 표정으로 사회자를 쳐다볼 뿐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용만 회장님의 결정에 따라서 김가연 매니저는 새로 개설되는 팀의 팀장으로 임명됨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취임식은 추후 공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안이 벙벙한 것은 김가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옆에서 지켜보던 김길수는 뛸 듯이 기뻐하고 있었다.


“꿈...인가?”


김가연의 혼잣말에 김길수가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아악!”


모두가 보는 앞에서 쌍욕을 하면서 김길수를 발로 찰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낸 그녀는 꿈이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때 사회자의 말이 이어졌다.


“두 번째 안건은 한동수 과장에 대한 징계입니다.”


인상을 쓰던 한동수 과장은 이어지는 말에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가 벌여왔던 비리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었다.


강용만 회장이 이 일에 끼어든 것은 모두 제이드 헌터 때문이었다.


전 날 밤, 블랙파인더 회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강용만은 한태규와 친한 사이였다.

한 기업의 회장으로써 친분이 있기도 했지만,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사명감이 그들을 더욱 뭉치게 만들었다.


블랙파인더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헌터를 관리하는 일이 과연 나라를 위한 일인가?

강용만 회장은 확고했다.

나라를 지켜내는 헌터, 그들이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매니저의 역할.

매니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는 한태규 회장은 강용만 회장이 하는 일을 응원했다. 나아가 뒤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런 한태규에게 걸려온 전화는 반가웠다.


S급 던전에 대한 이야기와 그곳에 들어간 헌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들은 강용만은 제이드 헌터의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고 싶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마음에 들고 싶었다.

사업가로써의 촉이 발동했다. 제이드 헌터를 무조건 자신의 편으로 만들라는 신호였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동수 과장의 비리는 이사회에서 마무리 지어도 될 일이었다.

이렇게 동네방네 소문을 내서야 회사의 이미지만 나빠질 뿐이었다. 그렇게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모두 제이드 헌터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너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고 있다'라는 것을 어필하는 퍼포먼스였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사회자의 말이 강당에 울렸다.


“나라의 안위와 직결된 사안에 있어서는 징계에 대한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는 법에 의해서, 이번 안건이 결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말을 들은 한동수 과장은 마음속으로 품고 있던 한줌의 희망을 버렸다.


징계란 원래 복잡한 절차다. 하지만 헌터는 나라의 안위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 사안과 관련된 일이므로 한동수 과장의 징계는 단 하루 만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몇 시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강용만 회장이 회사에 오기 전까지는 모든 사안은 김가연의 처분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그것은 회장의 등장으로 단번에 엎어졌다.


“마지막으로 회장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강용만 회장은 아무 말 없이 직원들을 둘러봤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번들 거렸다.

뒤이어 강용만 회장이 마이크를 톡톡 두드렸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한 연예계의 매니저와는 다릅니다.”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장내를 압도했다.

매니저에 대한 것과 그것의 사명감에 대한 말이 이어졌다.


모든 이야기를 마친 강용만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남겼다.


“썩은 뿌리는 잘라 내야 합니다. 오늘의 일을 모두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는 강당의 내부에는 알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


*


자리에 돌아온 김가연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는 직원들이 찾아왔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때 폰이 진동하며 문자가 날아왔다.


-연락 받았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김가연 팀장님


제이드에게서 날아온 문자였다.


문자를 읽는 순간 어젯밤 제이드가 한 말이 떠올랐다.

‘내일 회의한다고 했죠? 저한테 맡겨요.’


*


한태규 회장은 S급 던전에서 돌아온 헌터를 모아서 회식을 했다.

감사의 인사였다.

헌터들이 없었다면 한국이 지도상에서 사라졌을 거라는 말을 했다.


회식 자리에서 모든 헌터들이 제이드에 대한 칭찬을 했고, 경외를 표했다.

그의 활약을 전해들은 회장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런데 제이드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과 친한 친구가 차린 won & one 매니지먼트 회사에 대한 것이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제이드의 부탁대로 강용만 회장에게 전달했다.


폰은 집어넣은 제이드는 웃었다.


‘잘 해결된 모양이네.’


*


한동수 과장은 회사에서 해고됐다.

하루아침에 해고해버리는 회사를 소송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이 불리했다.


“젠장!”


독한 술은 목에 털어 넣었다.

목이 타들어가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지금의 상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아이고, 한동수 과장님께서 오늘 기분이 별로인가 보네요?”


비아냥거리듯 들어오는 남자는 A급 헌터 오광수였다.


“광수야! 나 회사에서 잘렸다.”

“네?! 그게 무슨 미친 소립니까?”


오광수 헌터는 한동수 과장이 관리하는 헌터 중에 한 명이었다.

매출을 잘 올리는 오광수 헌터에게 여러 가지 부탁을 한 적이 많았다.

특히나 다른 헌터를 자신의 밑으로 넣는데 실패하면, 오광수에게 부탁했다.

매니저와 자신을 차버린 헌터를 모조리 협박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오광수에게 거금을 챙겨주기도 했다.


그때 문이 열리며 4명의 사람이 더 들어왔다.

모두 한동수가 관리하는 헌터들이었다.

그는 자신이 부른 헌터들이 모두 모인 것을 확인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모두 김가연의 잘못이고 그가 관리하는 헌터가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야기였다.


“제이드라는 놈 강합니까?”


한동수의 말에 오광수가 말했다.


“E급 헌터가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다고! 이번에 S급 던전에서 운 좋게 구해진 놈이야. 그런 놈 죽어도 아무도 신경 안 쓴다고!”


한동수 과장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말에 대답한 것은 ‘청룡’ 길드의 이동우였다.


“저는 빠지겠습니다.”


이동우 헌터는 B급 헌터였다.

살아 돌아온 나지혜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에서 제이드 헌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를 무조건 자신들의 길드에 가입시켜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 자존심 강하던 나지혜의 입에서 나온 것이기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뭔가 찝찝하다.’


한동수 과장이 해고됐다면 어차피 매니저는 바뀐다.

회사 차원에서 누군가 대타를 보내줄 것이다.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상황에, 찝찝한 일에 가담할 수는 없었다.


한 마디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는 이동우 헌터, 그가 사라지자 한동수 과장은 그를 욕하기 시작했다.

앞에서 욕할 수는 없기에 사라지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쏟아냈다.

그곳에 있는 다른 헌터들은 한동수 과장의 언행이 익숙한 듯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때 오광수가 회를 한 번에 10점을 집어서 입에 털어 넣고는 말했다.


“이번에도 처리하면 됩니까?”


한동수 과장은 욕을 멈추고 오광수를 쳐다봤다.


“흐흐...역시 말이 통하는 사람은 광수뿐이네. 내가 크게 챙겨줄게. 두 놈 다 없애줘.”


오광수의 폰에 김가연과 제이드의 신상이 전달됐다.


*


제이드는 한태규의 부름을 받고 블랙파인더의 본사 앞에 도착했다.


“후...뭔가 바빠지는 기분인데...”


휴식다운 휴식을 못하고 있는 그였다.

집에 도착했지만 그의 목적인 '구대환'에 대한 자료를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

이미 그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조급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


블랙파인더의 건물 안으로 들어간 제이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향했다.


“회장님이 들어오시랍니다.”


비서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이동했다.


“어서 오시게.”


그곳에는 한태규 회장과 강용만 회장이 있었다.


“오! 저 친구인가? 뭔가 듬직 하구만.”


강용만이 제이드를 보자마자 감탄했다.

제이드의 기본 능력치가 증가하면서 보정을 받았는지 그의 체격에도 변화가 있었다.

옷 위로 느껴지는 단단함과 날카로운 눈매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제이드의 말에 한태규 회장이 입을 열었다.


“부탁이 있어서 이렇게 불렀네. 자네의 말에 데칼코마니 길드를 찾아갔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네. 한국에는 우리도 모르는 조직들이 들어와 있어, 그것을 찾기 위해서 사람을 보냈지만...그와 소식이 끊겼어.”


한태규 회장은 중절모를 꺼내더니 제이드에게 건넸다.


“이 모자의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맡았던 일을 자네가 마무리해주겠나?”


좋게 보면 위험한 조직을 찾아달라는 말이고, 다르게 보면.


“해결사 노릇을 하라는 말인가요?”

“허허. 이 친구 아주 마음에 들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제이드의 말에 강용만 회장이 웃었다.


“필요한 모든 것은 제공해 주겠네.”

“저는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을 맡으면 제 시간을 우선 보장해주실 수 있습니까?”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보장해 줄 수 있다고 본다네.”

“...아무래도 곤란한 것 같습니다.”


제이드의 거절에 기가 찬 것은 강용만 회장이었다.

블랙파인더의 회장의 입김이라면 한국에서 먹히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은연중에 '함께'라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도 거절하는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허허. 그러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나?”


강용만의 말에 제이드는 일단 알았다고 말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제이드가 나가자 강용만이 한태규에게 물었다.


“그렇게 강한가?”

“나도 궁금해서 물어봤네만...나지혜와 최미애가 보증할 정도라더군.”

“그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둘이? 신기하군.”


강용만은 제이드가 더욱 탐났다.

이번에 팀장으로 임명한 김가연을 통해서 좀 더 확고한 관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밖으로 나온 제이드는 뒤에서 느껴지는 기운을 주시하면서 길을 걸었다.

자신을 따라오는 기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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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3) 22.01.24 158 4 12쪽
» 41.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2) 22.01.23 171 5 13쪽
40 40.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 22.01.22 175 7 12쪽
39 39.타락한 S급 던전 - 공략(9) 22.01.21 197 6 13쪽
38 38.타락한 S급 던전 - 공략(8) 22.01.20 192 7 12쪽
37 37.타락한 S급 던전 - 공략(7) 22.01.19 193 5 13쪽
36 36.타락한 S급 던전 - 공략(6) 22.01.18 198 5 12쪽
35 35.타락한 S급 던전 - 공략(5) 22.01.17 206 5 12쪽
34 34.타락한 S급 던전 - 공략(4) 22.01.16 234 9 12쪽
33 33.타락한 S급 던전 - 공략(3) 22.01.15 246 8 12쪽
32 32.타락한 S급 던전 - 공략(2) 22.01.14 256 5 12쪽
31 31.타락한 S급 던전 - 공략 22.01.13 277 8 12쪽
30 30.각성 22.01.12 296 8 13쪽
29 29.추방자들과의 만남(3) 22.01.11 278 6 12쪽
28 28.추방자들과의 만남(2) 22.01.10 284 10 11쪽
27 27.추방자들과의 만남 22.01.09 302 9 12쪽
26 26.타락한 S급 던전(2) 22.01.08 327 11 12쪽
25 25.타락한 S급 던전 22.01.07 346 10 13쪽
24 24.레드홀의 잔재(3) 22.01.06 353 10 12쪽
23 23.레드홀의 잔재(2) 22.01.05 385 10 14쪽
22 22.레드홀의 잔재 22.01.04 424 12 11쪽
21 21.보이지 않는 살인마(8) 22.01.03 436 9 12쪽
20 20.보이지 않는 살인마(7) 22.01.03 450 12 13쪽
19 19.보이지 않는 살인마(6) 22.01.02 459 14 12쪽
18 18.보이지 않는 살인마(5) 22.01.01 488 20 12쪽
17 17.보이지 않는 살인마(4) 21.12.31 488 19 12쪽
16 16.보이지 않는 살인마(3) 21.12.30 507 17 13쪽
15 15.보이지 않는 살인마(2) 21.12.30 514 18 14쪽
14 14.보이지 않는 살인마 21.12.29 533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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