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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 and one

E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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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나던
작품등록일 :
2021.12.15 20:29
최근연재일 :
2022.01.24 08: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8,639
추천수 :
595
글자수 :
230,550

작성
22.01.03 20:00
조회
436
추천
9
글자
12쪽

21.보이지 않는 살인마(8)

DUMMY

"피해!"


콰앙!

한대수의 목소리를 듣고 제이드는 서둘러 바닥을 굴렀다.

보스가 밟은 덫이 폭발하며 순간적으로 비를 걷어냈다. 곧 이어서 떨어지는 빗방울.

폭발의 여파가 떨어지는 빗방울을 증발시킨 것이다.


깡!

보스는 한 쪽 다리를 잃었으나, 그 기세가 꺾이진 않았다.

제이드는 가까스로 날아온 손을 막아냈다.

검 위로 삐져나온 손톱에 볼이 찔리며 피가 흘렀다.


"크으... 제... 그로와루..."


알 수 없는 소리를 뱉으면서도 누르는 힘이 장난 아니었다.

깔려있던 제이드는 서서히 팔이 굽혀지며, 볼을 찌르던 손톱이 더욱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때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퍼석!

아이스 스피어가 날아와 보스의 머리를 강타했다.

덕분에 균형을 잃은 보스를 밀어내고 자세를 잡은 제이드.

휘청거리는 보스에게 검을 찔렀다.


심장을 정확하게 관통한 그의 검, 하지만 보스는 엄청난 생명력으로 똑바로 서 있었다.

그때 사방에서 날아드는 공격.

한대수의 화살을 시작으로 나정석의 창과 임현수의 쌍검, 심채림의 검이 보스에게 박혔다.

그제야 입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보스.


"제... 제이드..."

순간 모두의 숨이 턱하고 막혔다.

보스의 입에서 '제이드'라는 말이 나왔다.


[던전의 주인을 해치웠습니다.]

[던전을 탈출합니다.]


모두의 의문을 뒤로하고 어둠은 그들을 집어 삼켰다.


*


레드홀을 기다리고 있던 헌터들의 눈에 변화가 포착됐다.


"모두! 준비해!"


던전의 입구는 처음보다 5배를 커진 상태였다. 어둠의 울렁거림이 심상찮아 본래의 위치에서 더욱 떨어져서 관찰하고 있었다.

울렁거리던 던전의 입구는 안으로 소용돌이 쳤다.

모두 긴장한 상태로 자세를 잡고 있는 사이, 검붉은 색의 던전 입구가 서서히 하얀색으로 변하면서 크기도 본래의 크기로 돌아오고 있었다.


"뭐야?"


거기서 나타난 사람들.


"사람?"


모두가 돌아온 것이다.


"와아아아! 형님들! 보여요?! 이제야 터지네! 형님들 저 살아 돌아왔습니다!"


중간에 빨려 들어갔던 BJ와 경비원, 경찰까지 돌아왔다.

던전이 클리어된 것이다.


"사태는 종결된 것 같군. 우리는 돌아간다."


심오한은 돌아온 헌터들의 얼굴을 살폈다.

B급 던전은 그에게 하급으로 취급되지만, 레드홀이 발생한 던전은 이야기가 달랐다.

등급이 점점 무의미 해지는 것이다.

그곳에서 살아 돌아온 헌터들. 그들은 강자의 반열에 올라 설 것이다.

그들을 살펴본 심오한, 그가 아는 얼굴은 심채림 하나였다.


'음?'


생각보다 시시한 헌터들이라고 생각하며 돌아서는 그의 눈에 제이드가 보였다.

멍해 보이는 표정의 남자, 그는 얼마 전 S급 던전에서 발견한 남자로 E급 헌터로 판명 받았었다.

눈여겨봤던 얼굴이라 알아본 것이다.


그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든 제이드.

심오한은 그를 잠깐 쳐다보다가 길드원들과 함께 사라졌다.


던전에서 살아 돌아온 일행들은 주변에 모여든 인파에 놀랐다.

그들에게는 던전을 공략한 것뿐이지만, 밖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레드홀 직전의 던전에서 살아 돌아온 헌터.

그들이 현재 눈앞에 나타난 제이드 일행이었다.


블랙파인더는 약간의 설명을 요구했다.

안에서 발생한 일과 살인에 대한 것들.

블랙파인더의 경호실장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결국 던전 안에서 죽은 외국헌터들이 '보이지 않는 살인'의 범인이었다.


*


레드홀이 터진다는 소식은 일파만파로 전국을 강타했다.

블랙파인더와 경찰이 통제를 했지만, 한손으로 열손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현재에도 여러 방송국에서 나와 촬영을 하고 있었다. 생방송으로 방송이 나가는 상태였다.


"실패인가."


어둠 속에서 붉은 불빛이 타올랐다.

TV에 반사되어 번들거리는 두 눈과 붉은 담뱃불.


"아무래도 저들에 의해서 실패한 모양입니다."

"그래."

"신상 파악하는 데로 보고 하겠습니다."


TV에서는 던전을 빠져나온 제이드 일행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


한대수는 원래 파티였던 오관수와 나정석을 데리고 떠났다.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심채림과 함께 돌아온 피스&데스 길드원은 밖에서 대기 중이던 길드원의 환호를 받고 있었다.


제이드는 주변을 둘러봤다.

여전히 시끌벅적한 인파들 사이에 홀로 서 있었다.

그에게는 자신을 반겨줄 친구도, 가족도 없었다.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 살았다는 행복은 느껴지지 않았다.

몸 곳곳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보스가 죽기 직전에 남긴 자신의 이름.

그것이 제이드가 지금 느끼는 모든 것이었다.


"형님!"


그때 신명훈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채림이한테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매번 신세만 지내요."


제이드는 손을 바라보다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오히려 내가 신세지고 있는 걸. 다리가 잘렸었어. 병원에 데려가는 게 나을 거야."

"네. 들었어요. 감사해요. 저희도 대기하느라 지쳐서 길드에 쉬러 가는데, 같이 가시죠."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것 보다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피스&데스 길드와 함께 이동했다.


*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제이드는 피스&데스 길드원이 모은 미확인 아이템을 모조리 감정했다.

그들은 제이드의 감정 스킬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던전의 변화는 아이템의 분배에도 영향이 있었다.

무엇을 기준으로 아이템이 분배되는지는 확실히 몰랐지만, 랜덤에 가까워 보였다.

비명의 계곡 보스를 잡고 나온 아이템은 그들을 다시 모이게 만들었다.


짤랑.


시내에 위치한 카페에 들어선 심채림과 제이드.

그들의 눈에 손을 신나게 흔들고 있는 오관수가 보였다.


"몸은 괜찮아요?"


심채림의 걱정스러운 말에 감동한 오관수가 감격에 겨운 얼굴이 되었다.

그때 뒤에서 한대수가 나타났다.


"말도 마, 죽다 살아나더니 더 시끄러워졌다니깐."


모두가 한 자리에 다시 모였다.

제이드, 심채림, 한대수, 오관수, 나정석.

피스&데스 길드의 두 명에게는 아이템이 분배되지 않아서 그들은 오지 않았다.

그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모두 각자에게 분배된 아이템 때문이었다.


제이드에게 분배된 <타락한 씨앗>

심채림에게는 <어둠의 씨앗>

한대수에게는 <절망의 씨앗>

오관수에게는 <환영의 씨앗>

나정석에게는 <소환의 씨앗>


각자에게 분배된 알 수 없는 씨앗들, 그것들은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그저 이름만 적힌 채, 인벤토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 사람에게 주려고 했지만, 각인되어 불가능했다.


테이블 위에 꺼내진 씨앗들은 주먹 크기만 했다.

색도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것은 검은 색, 어떤 것은 하얀 색.

용도도 알 수 없는 아이템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이 모임의 이유였다.


"도대체 이것들이 뭘까요?"


나정석이 말하는 동시에, 옆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찌릿!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던 씨앗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헌터들의 시선을 느낀 점원은 식은땀이 흘렀다.

얼마 전, 피스&데스 마스터와 테칼코마니 마스터의 싸움에 휘말릴 뻔 했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그때 이후로 나오는 모든 음료를 서빙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그것이 화근인 듯 보였다.


"죄...죄송합니다! 맛있게 드...드십시오!"


후다닥 사라지는 점원을 무시한 채 그들은 다시 씨앗에 대한 생각을 했다.


"길드원 중에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심채림이 말했다. 그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황광명에게도 물어봤지만 그도 알지 못했다.


"도대체 이걸 어디다 쓰는 건지. 블랙파인더 한태규 회장님도 아마 모르실 것 같네요."


오관수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아무도 한태규에게 물어본 적은 없었다.

그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오관수는 양손을 번쩍 들었다.


"그...그게 저는 한태규 회장님이랑 같이 숨도 못 셔봤습니다."

시선을 심채림에게 돌리더니 다급하게 이어서 말했다.

"심채림 헌터님은 4대 길드에 속해있으시니 더 대화가 빠르지 않...않을까요?"


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심채림에게 향했다.


"...제길."


심채림은 한숨 쉬며 씨앗을 꺼내어 손바닥 위에 올렸다.

일을 덜어내기 위해서 만났는데, 일이 귀찮아졌다.


"그런데 마지막에 보스가 '제이드'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씨앗에 대한 생각을 끝내자 다른 의문이 떠오른 오관수가 말했다.


"저도 들었는데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제이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로서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없었다.

몬스터가 말을 하는 것부터 이상한데,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잖아요. 그냥 아무 말이나 했는데, 우리가 아는 단어가 머릿속에 팟! 하고 떠오른 것일 수 있죠."


나정석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들에게 몬스터가 말을 한다는 사실부터가 믿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씨앗에 대한 것을 알게 되면 알려드릴게요."


그들은 소소한 대화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들이 나가고 뒤따라 나가는 한 남자.


후드를 뒤집어 쓴 남자는 그들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혼자서 따로 움직이는 사람을 뒤따라갔다.


*


제이드는 걸으며 생각에 잠겼다.

비명의 계곡, 보스,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놈, 놈과 싸우면서 느낀 위화감.

그는 비명의 계곡 던전을 나온 이후로 몸에 변화가 생긴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냥 피곤해서 예민해졌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그 기분은 사라지기는커녕 선명해졌다.

특히 주변에 느껴지는 에너지의 파동.

그는 주변의 모든 에너지를 느꼈다.


헌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일반인에게서도 느껴지기 시작한 에너지.

'짐승 추적 스킬'에 의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지금도 뒤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사람의 기척이 선명했다.

제이드는 일부러 천천히 걷다가, 갑자기 골목으로 들어갔다.


"누구냐?"


골목을 들어서던 후드 남자는 주춤거렸다.

'무슨 말씀이세요'하면서 지나치려는 녀석에게 단검을 던졌다.

제이드가 던진 단검은 남자를 관통하더니 골목의 벽에 박혔다.

돌 부스러기 떨어지는 소리만 골목에 가득 채웠다.


"뭐 때문에 날 쫓는 거지?"

"..."

"카페에서부터 쫓아오던데, 리오의 동료인가?"

"...!"


리오라는 말에 녀석의 몸이 반응했다.

후드를 뒤집어써서 표정이 확실히 보이진 않았지만 제이드는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리오를 죽인 녀석이 너로군?"

"원한다면 너도 여기서 죽여줄 수 있어."

"크큭. 리오를 죽였다고 기고만장하기는. 그 녀석은 우리 조직에 있어서 말단에 불과해."

"오. 그렇게 말하는 네 녀석도 말단인 것 같은데?"

"...죽음을 재촉하는군. 운 좋은 줄 알아. 그분께서 아직 널 살려두라고 하셨다."


바람이 분다 싶더니 녀석은 이미 사라졌다.


'조직이라...'


보이지 않는 살인마는 죽었다. 비명의 계곡에서 모조리 죽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알 수 없는 조직이 한국에 활동 중이고, 이미 자신은 그들과 엮인 상태이다.

제이드는 카페에 모였던 일행들이 걱정됐다.


*


나정석은 오관수와 함께 자신의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야! 근데 심채림 헌터님 진짜 예쁘지 않냐?"

"그만 좀 해라. 너야말로 그 말만 30번째인 거 아냐?"

"하... 심채림 같은 사람은 누구랑 만날까?"

"제기랄. 저런 걸 왜 우리 집에 들여서는."


나정석은 망상에 빠져있는 녀석을 뒤로하고 냉장고로 향했다.

따끔.

머리가 따끔 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냉장고를 열었다.


우우웅.

머릿속에서 이상한 울림이 들려왔다.

동시에 보이는 어둠.

냉장고 안은 이상한 어둠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던전의 입구가 작아진 형태 같다고 할까?


"이게...뭐지?"


그때 다시 따끔 거리는 머리.

나정석은 심상찮은 기분에 아이템을 장착했다.


아니, 장착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자신의 인벤토리에 있어야할 아이템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그때 '소환의 씨앗'이 <오우거 장갑>을 집어 삼켰다.

그리고 옆에 있던 <결여된 부츠>까지 집어 삼키고, 더 많은 칸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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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레드홀의 잔재(3) 22.01.06 353 10 12쪽
23 23.레드홀의 잔재(2) 22.01.05 385 10 14쪽
22 22.레드홀의 잔재 22.01.04 424 12 11쪽
» 21.보이지 않는 살인마(8) 22.01.03 437 9 12쪽
20 20.보이지 않는 살인마(7) 22.01.03 450 12 13쪽
19 19.보이지 않는 살인마(6) 22.01.02 459 14 12쪽
18 18.보이지 않는 살인마(5) 22.01.01 488 20 12쪽
17 17.보이지 않는 살인마(4) 21.12.31 488 19 12쪽
16 16.보이지 않는 살인마(3) 21.12.30 507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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