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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 and one

E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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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나던
작품등록일 :
2021.12.15 20:29
최근연재일 :
2022.01.24 08: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8,641
추천수 :
595
글자수 :
23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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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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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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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0.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

DUMMY

won & one 매니지먼트의 회사


한동수 과장은 오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매출을 확인하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매달 매출 1위에게는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는 틈만 나면 매출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아직 완벽한 집계가 이루어 진 것은 아니었지만, 1위에 자리하고 있는 자신의 이름이 보였다.


“음...”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3등에 자리하고 있는 김가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매출 20등에도 포함되지 않던 무능한 직원이었다.

그런 그녀가 며칠사이에 3등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이 떠넘겼던 헌터가 매출을 올리면서 그녀가 3등까지 올라왔다는 것이다.


‘원래 내가 받아야 할 매출이야. 다시 돌려받아야겠어.’


한동수 과장은 자신이 관리하는 헌터 중에서 가장 매출이 나오지 않는 헌터를 골랐다.

C급 헌터이면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던전을 들어가지 않는 헌터가 있었다.


‘그래 이놈이다.’


다음 날, 한동수 과장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김가연을 찾았다.

아이템 처분 업무로 자리에 없다는 말에 일단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때 자신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 날 밤 함께 술을 한잔하면서 매니저 일에 관해 떠들었던 친구였다.


“야! 어제 네가 말했던 헌터가 S급 던전에 들어갔다는 헌터 아니야?”

"무슨 E급 헌터가 S급 던전에 들어가? 자살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에야 들어가겠냐?"


큰 소리를 쳤지만, 확인해보니 친구의 말이 맞았다.

자신이 가로채려고 했던, 아니 돌려받으려고 했던 헌터가 죽을 위기인 것이다.


한국에 있는 강한 헌터들이 던전에 진입하여 그를 구해온다는 뉴스가 퍼졌다.


“부르셨어요?”

“아...아니야. 나가봐!”

“...네.”


마침 김가연이 왔지만, 한동수 과장은 그 헌터가 살아서 돌아오면 생각해 보기로 했다.


‘헌터를 돌려받자마자 죽으면 개망신도 이런 개망신이 어디 있겠어. 조금만 기다리자.’


*


김가연은 S급 던전에 자신이 관리하는 E급 헌터가 빨려들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게 됐다.


회사에 출근하자 모든 직원들이 던전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간혹 김가연에게 다가와서는 E급 헌터에 관한 것을 물어봤다.


어떤 직원은 그녀를 놀리기까지 했다.


“아이고. 이번에 새로 잡은 헌터가 죽었다면서?”

“네?”

“그, 왜 있잖아. S급 던전에 자살하러 들어갔다는 E급 헌터. 네가 관리하는 헌터라면서? 아유...자기가 관리하는 헌터가 그렇게 죽으면 엄청 창피할 것 같아. 너무 마음 쓰지는 말고.”


자기 할 말만 하고는 사라지는 선배 직원.

김가연은 사라지는 선배의 뒷모습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을 꾸준히 괴롭혔다.

그녀가 선배이기에 대충 넘어가려고 고개를 숙였는데, 그게 문제였는지 틈만 나면 자신을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뭐? 창피? 그게 할 소린가?”


김가연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S급 던전이라니, 상상하기도 싫었다. 얼마나 무지막지한 괴물들이 우글거릴지, 그런 곳에 어쩌다가 빠져가지고.


‘그래도, 공략에 나섰다니깐 살아 올 거야.’


전에 봤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E급 헌터임에도 A급 헌터와 맞먹는 기세였다. 분명 살아 올 것이다.

그녀는 제이드의 귀환을 굳게 믿고, 그와 관련된 업무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가 판매 요청한 아이템을 전부 판매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했다.

다행인 점은 그렇게 돌아다니고 판매를 못하는 경우도 허다한데, 그가 감정한 아이템은 잘 팔렸다.

시중에 풀려있는 아이템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았기에 가능했다.


어떤 아이템은 스킬이 붙어 있기도 했는데, 그렇게 되면 기존 아이템보다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도 가격이 뛰었다.

거기서 발생하는 매출이 어마어마했다.

마정석 판매금도 상당했다.


그녀는 제이드를 처음 봤을 때부터 직감적으로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고등학교 동창을 찾아가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까지 했던 것이다.


김가연의 고등학교 동창인 김길수 헌터는 운전하면서 옆자리에 앉은 김가연을 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세 번째 쳐다봤을 때, 그의 시선이 불편했던 김가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힐끗거리지 말고 말을 해!”

“아...아니...제이드 헌터님 말이야.”

“헌터님이 왜?”

“어떻게 되시지는 않겠지?”

“나야 모르지! 그거 때문에 그렇게 힐끗거렸냐?”

“아니 나는 걱정이 돼서...”

“맡은 일이나 똑바로 하자.”

“그래. 알았다.”


지금 하는 업무가 모두 제이드와 관련된 업무이기에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김길수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김가연이었다.

평소 김가연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친구였기에 더욱 걱정이 됐던 것이다.


김가연은 이제야 일이 풀리고 있었다.

항상 윗사람의 횡포에 시달렸다. 그녀가 하는 일의 절반은 묻히거나, 절반은 윗사람의 업적으로 넘어갔다.

그런 그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친구였기에 지금의 상황이 매우 속상한 것이다.


*


제이드가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은 하루 만에 들려왔다.

던전에 들어갔던 헌터들이 그를 구해왔다는 뉴스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다행이다!”

“그러게. 오늘 고기나 먹자!”


김가연과 김길수는 함께 출근을 하면서 제이드의 소식을 접했다.

회사에 도착한 김가연은 자신의 팀장에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김가연!”


그때 한동수 과장의 외침이 사무실에 울렸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인상을 썼지만, 한동수 과장은 알지 못했다. 물론 신경 쓰지도 않았다.


“네!”

“당장 튀어와!”


김가연은 정리하던 서류를 그대로 놓은 채 한동수 과장의 사무실로 뛰어갔다.


“무슨 일이세요?”


한동수 과장은 제이드가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를 가로채기 위해서 김가연을 부른 것이다.


‘S급 던전에서 살아 돌아온 헌터다. 소문은 더욱 부풀려지겠지. 써먹을 곳이 많겠어.’


그는 웃음기를 지우고 김가연을 돌아봤다.


“예전에 준 서류에 착오가 있었다.”


김가연은 서류라는 말에 최근에 받았던 서류들을 모조리 떠올렸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어떤 서류요?”

“흠흠...헌터들 관리해보라고 줬던 서류 있잖아?”

“아...네.”

“거기에 따로 빼놓으라고 지시받았던 헌터가 포함됐어. 나도 어제 연락을 받아서 이제야 알게 됐지 뭐야.”

"어떤 헌터 말씀하시는 거죠?"

"E급 헌터 중에 제이드라고 있잖아. 그 헌터를 나보고 관리하라고 했는데, 서류가 딸려갔지 뭔가?"

“...”


김가연이 아무 말 없이 서있자, 한동수 과장은 그녀의 생각을 꿰뚫고 있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미안하다는 의미로 내가 관리하는 C급 헌터로 교환 해 놨어. 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괜찮으니깐, 이제 그만 나가봐.”

“...네?”


김가연은 한동수 과장에게 당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가 교환했다는 C급 헌터는 전부 매출이 '제로'가 분명했다.


“제이드 헌터 관리는 이제 내가 할 테니 그렇게 알고, 교환된 헌터 정보는 이미 책상에 올려뒀으니 그렇게 알아.”

“아니...과장님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뭐?!”

“아니 여기 일하는 직원들 다 알아요. 과장님이! 매출 안 나오는 헌터 떠넘기고! 매출 잘 나오는 헌터는 전부 뺏어간다는 거! 다 안다구요!”


참아왔던 울분이 터졌다.


“야! 김가연! 이게 미쳤나?!”

“과장님! 진짜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당장 꺼져! 이거 괜히 미안해서 교환이라도 해주려고 했더니 안 되겠네. 이거는 위에 보고 할 테니 그렇게 알아! 당장 내 사무실에서 꺼져!”

“...”


김가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나왔다.

분해서 눈물이 흘러내리려고 했다.

저런 인간 때문에 자신이 울음이 난다는 사실에 분했다.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뛰쳐나온 것이다.


김가연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김가연과 한동수 과장의 사건이 커지더니 상부에 보고됐다.

모두 한동수 과장의 짓이었다.

그녀를 아예 해고시킬 목적으로 일을 키운 것이다.


*


한점한우


김가연과 김길수는 인천에서 가장 유명한 ‘한점한우’에 들어왔다.

소고기가 일품인 식당이었다.

예약을 취소하지 못했기에 그냥 오게 된 것이다.


제이드의 귀환으로 다시금 활력을 찾은 김가연이 예약한 곳이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한동수 과장과 있었던 일 때문에 답답했다.

마음가아서는 집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던지고 싶을 뿐이었다.


“야! 내일 제이드 헌터님한테 가보자.”


김길수의 말이었다.


“가서 뭐라고 하려고?”

“아니, 매니저는 헌터가 골라야 하는 거 아닌가? 억울하지도 않냐?”

“...”


가장 억울한 것은 자신이었다.

김가연은 아무 말 없이 소주를 들이켰다.


“아이고! 회장님! 이쪽으로 오시죠.”


그때 가게 사장님의 우렁찬 목소리에, 식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모두가 ‘회장님’이라는 말에 궁금해서 돌아본 것이다.


“그래.”


그곳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블랙파인더의 회장 한태규를 시작으로 이번 S급 던전에서 살아 돌아온 헌터들이 보였다.


“어?”


김길수는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제이드 헌터를 보고는 아는 척했다.


“제이드 헌터님!”


김길수는 마침 잘 됐다면서 제이드 헌터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물어보려는 심산이었다.


“제이드 헌터님, 여쭤볼게 있어요.”

“네.”

“매니저 바뀐 건 알고 계세요?”

“아, 오늘 들었어요.”

“만족하세요?”

“네?”


제이드는 김가연을 쳐다봤다. 표정이 묘했다.


제이드는 오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won & one 매니지먼트의 한동수 과장이었다.


자신을 관리해주던 김가연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부득의하게 매니저가 교체되었다는 말이었다.


“회사 그만두셨다면서요?”

“엥? 누가 그래요?”

“한동수 과장이라고 했던가...? 오후에 전화 와서는 얘기해 주던걸요.”


제이드는 한동수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해줬다.

그의 말을 들은 김길수가 펄쩍 뛰었다.


“아니! 이런 개 같은!”


제이드는 당사자인 김가연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김가연은 소주를 한 잔 들이키고는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 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내일 회의한다고 했죠? 저한테 맡겨요.”


제이드의 뜬금없는 말에 김가연과 김길수는 어안이 벙벙했다.

내일이 김가연 처분이 정해지는 날이었다.

무슨 결정이 나오던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다.


김가연은 소주를 들이키면서 멀어지는 제이드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


한동수 과장의 입김이 얼마나 쌨던지, 상부에 보고된 김가연 직원의 처분에 관한 결정이 하루 만에 내려졌다.

모든 직원들에게 문자로 공표가 내려온 상황이었다.

문자의 내용은 2시에 대강당에서 '김가연 직원의 경고 및 처분'에 관한 발표


“안타까워서 어떡해?”

“뭘? 과장한테 대들었는데, 경고 받아야지.”

“한동수 과장이라며? 그 과장님한테 걸렸는데 당연히 해고되겠지.”


김가연은 출근길에 들리는 직원들의 말을 무시했다.


‘하...’


김가연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당시에 정신이 나갔었던 게 분명했다.

괜히 대들어가지고 일을 이 지경까지 키웠는지, 그때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회...회장님?!”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고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인사했다.

won & one 매니지먼트의 회장이 등장한 것이다.


김가연은 회장을 처음 봤는데, 상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50대 중반의 나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질 않았다.


회장은 옆에 있던 비서와 이사들에게 말했다.


“오늘 대강당이라고 했던가?”

“네. 회장님. 2시입니다.”


김가연은 망연자실했다. 2시에 대강당이라면 자신의 처분에 관한 회의였다.

아무래도 한동수 과장이 단단히 준비한 모양이었다.


한편, 한동수 과장은 회장님의 출현에 의아했다.

아무리 자신이 윗선에 부탁했다지만, 회장님이 직접 와서 이야기를 할 사안은 아니었던 것이다.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없었다.

부하 직원이 대들었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팩트였다.


대강당으로 이동하는 그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오늘이 자신의 마지막 회사 생활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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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2) 22.01.23 171 5 13쪽
» 40.썩은 뿌리는 잘라야 한다 22.01.22 176 7 12쪽
39 39.타락한 S급 던전 - 공략(9) 22.01.21 197 6 13쪽
38 38.타락한 S급 던전 - 공략(8) 22.01.20 192 7 12쪽
37 37.타락한 S급 던전 - 공략(7) 22.01.19 193 5 13쪽
36 36.타락한 S급 던전 - 공략(6) 22.01.18 199 5 12쪽
35 35.타락한 S급 던전 - 공략(5) 22.01.17 207 5 12쪽
34 34.타락한 S급 던전 - 공략(4) 22.01.16 234 9 12쪽
33 33.타락한 S급 던전 - 공략(3) 22.01.15 246 8 12쪽
32 32.타락한 S급 던전 - 공략(2) 22.01.14 256 5 12쪽
31 31.타락한 S급 던전 - 공략 22.01.13 277 8 12쪽
30 30.각성 22.01.12 297 8 13쪽
29 29.추방자들과의 만남(3) 22.01.11 278 6 12쪽
28 28.추방자들과의 만남(2) 22.01.10 284 10 11쪽
27 27.추방자들과의 만남 22.01.09 302 9 12쪽
26 26.타락한 S급 던전(2) 22.01.08 327 11 12쪽
25 25.타락한 S급 던전 22.01.07 346 10 13쪽
24 24.레드홀의 잔재(3) 22.01.06 353 10 12쪽
23 23.레드홀의 잔재(2) 22.01.05 385 10 14쪽
22 22.레드홀의 잔재 22.01.04 424 12 11쪽
21 21.보이지 않는 살인마(8) 22.01.03 437 9 12쪽
20 20.보이지 않는 살인마(7) 22.01.03 450 12 13쪽
19 19.보이지 않는 살인마(6) 22.01.02 459 14 12쪽
18 18.보이지 않는 살인마(5) 22.01.01 488 20 12쪽
17 17.보이지 않는 살인마(4) 21.12.31 488 19 12쪽
16 16.보이지 않는 살인마(3) 21.12.30 507 17 13쪽
15 15.보이지 않는 살인마(2) 21.12.30 514 18 14쪽
14 14.보이지 않는 살인마 21.12.29 533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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