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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 and one

E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워나던
작품등록일 :
2021.12.15 20:29
최근연재일 :
2022.01.24 08: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8,638
추천수 :
595
글자수 :
230,550

작성
22.01.18 08:00
조회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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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36.타락한 S급 던전 - 공략(6)

DUMMY

샤를은 '구역 통솔' 스킬을 사용해서 특정 공간을 장악했다.

쏟아져 내리는 돌과 흙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녀는 장악한 공간을 최대한 살피면서, 쉴드로 최미애와 자신의 몸을 보호했다.


이대로 묻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최대한 버텨보는 수밖에 없었다.

최미애 또한 아직 버티고 있었다.


어느 순간 꽉 막힌 지점에 도달했다.

더 이상 쏟아지는 잔해가 이동할 공간은 없어 보였다.

그렇다는 것은 잔해 속에 묻힌다는 의미였다.


'여기까지인가?'


샤를은 악착같이 버텨왔지만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시전한 스킬을 거두려고 했다.

스킬을 거두고 쉴드를 해제 한다면 금방이라도 몸이 터져 즉사할 것이다.

그만큼 땅은 단단하고 거셌다.


"크으!"


최미애의 침음이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악착같이 버텨내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 포기하지 말자!'


마지막까지 힘을 쓰자, 죽더라도 힘을 쓰다가 죽자는 마음으로 스킬을 유지했다.

최미애의 악착같은 버팀이 신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꽉 막혔던 잔해가 작은 구멍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둑이 터지듯 어딘가로 쏟아져 내렸다.

쏟아지는 와중에 산소가 들어와 막혔던 숨통이 트였다.


"흐으으억!"

"쿨럭! 쿨럭!"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산소가 통하는 공간으로 나왔지만, 아직 잔해 속이다.

묻히기 전에 나와야만 했다.


쿠르릉!

모든 힘을 소진하고 쉴드가 해제됐다.

구역 통솔도 끝이 나면서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어졌다.


드디어 휩쓸리던 잔해는 멈췄지만, 그 속에서 갇힌 샤를과 최미애.

그녀들은 모든 힘을 소진한 상태였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그녀들은 그대로 기절했다.


*


엄청난 굉음이 산을 울렸다.

새들이 날아올랐다.


'저쪽인가?'


최상급 헌터는 날아가는 새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 정도의 소란이라면 몬스터와 헌터가 싸우는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버렸던 헌터들을 찾고 있던 와중에 발견한 소란은 반갑기만 했다.


"그래. 일단 가보자!"


소란이 몬스터끼리의 소행이라면 자신은 그저 헛걸음을 한 것일 테지만, 괜찮았다.

저 소란으로 누군가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최상급이 도착한 곳은 조용했다.

소란의 근원지에 퍼지던 먼지가 걷혔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산 벽면에서 쏟아져 내린 흙뿐이었다.

아무래도 산사태가 발생했던 모양이었다.


'쳇. 아무것도 아니었나?'


최상급 헌터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헌터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일단은 이곳의 위치를 파악하고 자리를 뜨기로 했다.

몬스터라도 몰려오는 날에는 죽은 목숨이다.


돌아서는 그의 눈에 빛이 비췄다.

고개를 돌려 잔해를 쳐다봤다. 잔해 속에서 무언가 빛나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빛은 사라지고 없었다.

잘 못 본건가 싶어서 다시 돌아서려는 그에게 빛은 다시 보였다.


잔해가 쏟아지면서 나무가 뽑힌 상태였다.

그 사이로 하늘에 떠있는 해가 잔해를 비추면서 반사된 빛이었다.


"뭐지...?"


최상급 헌터는 잔해를 파헤쳤다.

무언가 있었다.


잔해를 어느 정도 걷어내자, 익숙한 방패가 나왔다.

최미애가 사용하던 방패였다.


'이게 왜 여기에...?'


최상급 헌터는 다급하게 흙을 파냈다.

곧 사람의 팔이 보였다. 그는 미친 듯이 파헤쳤다.


"샤를?"

"크...크윽..."


샤를은 잔해 속에서 사람의 기척을 느꼈지만, 손가락 까딱 할 힘조차 없었다.

솔직히 자신들을 찾는 데칼코마니 길드원일까봐 무섭기도 했다.


점차 파헤쳐지는 잔해.

숨통이 점점 트임과 동시에 밀려드는 불안감.


이윽고 보이는 것은 최상급 헌터였다.

안도의 한숨이 몰려오는 것도 잠시, 자신의 근처에 깔려있을 최미애를 구해야 된다는 생각에 소리쳤다.



"여기...최미애가..."

"알겠어요!"


최상급 헌터는 샤를이 속삭이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단번에 알았다.

잔해를 더 파헤쳐 최미애 헌터를 찾았다.

그 사이에 샤를은 기절해버렸다.


최상급 헌터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예감이 좋지 않았다.

둘을 어깨에 둘러메고 자리를 옮겼다.


*


샤를과 최미애가 정신을 차린 것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정신이 드세요?"


최상급 헌터는 인벤토리에서 음식을 꺼냈다.

던전 공략 길어질 때를 대비해서 들고 다니는 비상식량이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도시락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이템으로 분류되어야 인벤토리에 넣을 수 있다. 그렇다보니 현실에서 만든 음식은 인벤토리에 넣을 수 없었다.

현실에서 만든 음식을 먹으려면 직접 들고 다니는 수밖에 없는데, 생각보다 불편한 일이었다.

짐꾼을 꾸리고 다니는 헌터는 드물었다.


현실의 특정 물건은 그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최상급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챙겨왔었다.

역시나 라이터는 먹통이었다.

한숨을 쉬던 중에 샤를과 최미애가 깨어났다.


"여기는...?"


최미애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그녀는 온 몸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안도했다.


"최상급 헌터님이 구해줬어요. 감사해요."


샤를도 마찬가지로 온 몸이 쑤셔왔지만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죠?"

"지금이..."


최상급은 먹통이 된 시계를 툭툭 치다가 이내 포기하고 하늘을 봤다.

물론 해가 잘 보이는 위치는 아니었다.


"늦은 오후 정도일까요?"


그에게 들을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


샤를은 고민에 빠졌다.

데칼코마니 놈들은 죽었을까?

물론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놈들은 우리가 죽었다고 생각할까?

그것도 아닐 것이다.

분명 시체를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시간이 촉박했다.


"흠흠...상황이 이상한 것 같지만 일단 할 말은 해야겠어요."


그때 최상급 헌터가 일어서서 목을 가다듬었다.

중요한 사안을 이야기하려는지, 그의 모습은 더없이 진지했다. 샤를과 최미애는 서로를 쳐다봤다.


"저를 다시 받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90도로 꺾인 허리, 장난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진중함.


"도대체...그게 무슨 개소리에요?"


당황한 최미애가 인상을 썼다.

안 그래도 상황이 개판이 된 마당에 못 할 말이 없었다.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려고 하는 그녀를 샤를이 겨우 말렸다.


"잠깐! 그러고 보니 어떻게 살아있는 거죠?"


샤를은 동굴에서 이기성에게 보고하는 길드원의 말을 들었다.

남은 인원은 모두 처리했다고 했었다.


"제가...죽기를 바라신 거였나요?"


울상이 된 최상급은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절벽 아래로 돌아갔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샤를은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했다.


"데칼코마니 길드가 뒤통수를 쳤어요."

"네?!"


샤를도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저희한테 위험한 존재에요. 무엇을 위해서 이곳에 온 건지는 모르지만 헌터들을 죽였다는 것은 확실해요."


최상급은 바위에 털썩 쓰러지듯 앉았다.

그녀의 말은 상당히 충격적인 말이었다.

도대체 왜 그들이 그랬는지 궁금했다.


"운 좋게 저와 최미애 헌터님은 살아남았어요. 시간이 촉박해요. 흩어졌던 일행들을 노릴 거예요. 다른 헌터들은 데칼코마니의 정체를 모르니까 순식간에 당할 거고...어서 알려야 해요."

"어떻게 하죠? 다른 헌터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는데..."


잠깐의 침묵이 감돌았다.


"불을 지피죠."


생각을 마친 최미애의 말이었다.

샤를은 그녀의 생각이 위험했지만 가장 빠른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발견한 헌터들은 모일 것이다.

물론 데칼코마니의 헌터도 연기를 보고 올 것이다.

오히려 자신들이 찾으러 갔다가 엇갈리는 것보다 백배는 나았다.


"괜찮은 것 같아요. 불을 지피고 숨어서 지켜보죠."


*


쿠르릉!

동굴이 무너지면서 먼지가 일었다.

샤를과 최미애의 짓이 분명했다.


"젠장!"


그녀들을 놓친 것도 화가 나는데, 동굴이 무너지면서 길드원 하나를 잃었다.


"그년들은 죽었을까요?"


이기성읜 부하의 물음에 짜증이 밀려왔다.


"시체를 찾기 전까지는 죽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S급 헌터가 그렇게 물로 보였나?"

"아...아닙니다."


근처의 잔해를 살폈지만 그녀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동굴이 생각보다 넓었고, 무너지면서 다른 곳으로 휩쓸린 것이 분명했다.


"주변을 샅샅이 뒤져서 흔적을 찾아!"


그들은 흩어져서 잔해를 찾아다녔다.


시간이 흐르고, 한 지점에서 어둠의 힘이 느껴졌다.

이기성은 힘을 끌어올리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파헤쳐진 잔해의 흔적이 있었다.

분명하다.


"셋?"


흔적은 세 명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 조력자가 나타나 그녀들을 구해간 것이다.

이미 숨었다면 찾기는 힘들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다른 헌터들을 만나기 전에 우리가 그들은 먼저 만난다."

"네."

"떨어진 일행을 찾아라."


그들은 어둠의 힘이 있다.

밤이 찾아오면 몬스터들 모르게 던전을 누빌 힘이 있는 것이다.


"엇! 마스터, 저기!"


방향을 잡기 위해서 나무를 올랐던 길드원이 소리 지르며 내려왔다.

그가 알려준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


저 연기는 샤를과 최미애가 피어올린 연기가 분명했다.

이기성은 연기를 보며 길드원 하나를 불렀다.


"너는 저 곳을 중심으로 3군데에 연기를 더 피워라."

"알겠습니다."


이기성의 명령을 듣고, 길드원은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곧장 자리를 떠났다.


"쳇. 너는 나와 저쪽으로 이동한다."


이기성은 연기를 더 피워서 혼란을 야기하려고 했다.

연기를 발견하고 떨어졌던 다른 일행이 먼저 간다면 곤란했다.

그녀들에게 다른 일행들이 당도하기 전, 다른 연기를 피워서 시간을 벌어야 했다.


*


황광명 일행은 절벽을 오른 뒤, 연기가 나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산세가 험하기도 했고 나무가 우거져서 방향을 수시로 확인 할 필요가 있었다.


그나마 시야가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연기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황광명, 그의 눈에 또 다른 연기가 보였다.


"어라?"


처음에 발견했던 연기보다 가까운 위치였다.

방향을 약간 틀어야 하지만, 가까우니 저곳으로 가는 게 맞아 보였다.

나무에서 내려온 황광명은 일행들에게 말했다.


"연기가 다른 곳에서도 올라오고 있어. 아무래도 많이 흩어졌나본데?"

"제이드, 이곳에서 지내면서 연기를 피우는 몬스터 본 적 있어?"

"당연하죠."

"음...그러면 어쩔까나?"


황광명의 고민에 대답한 것은 나지혜였다.


"어차피 확인하기 전까지는 모르니까 가보는 수밖에 없죠."

"역시 그렇지?"


황광명은 '허허'하면서 웃더니 가까운 연기로 방향을 잡았다.


"정말..."


나지혜가 그런 그의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여전하시네요. 광명이 형님은."


제이드의 말에 그녀가 돌아봤다.

문득 궁금했던 것이 떠올랐다. 처음 그를 봤을 때, 황광명 헌터와 친해보였다.


"황광명 헌터님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시작은 피스&데스 길드의 다른 헌터였어요. 신명훈 헌터."


신명훈 헌터를 만난 적이 없던 그녀는 그저 듣기만 했다.


"기억 잃은 E급 헌터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동생이죠. 그러다가 알게 된 거죠."

"그렇군...그러면 너도 피스&데스 길드 소속인가?"

"아뇨.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음..."


나지혜는 그의 강함을 직접 봤다.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길드에 들어오라고 제안하고 싶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친분이 있는 피스&데스 길드도 마다하는 마당에 자신의 길드에 무슨 수로 넣는단 말인가,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때 황광명의 서둘러 오라는 말이 들렸다. 걸음을 재촉했다.


*


부스럭. 부스럭.

옷깃이 수풀을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샤를, 최미애, 최상급 헌터는 연기를 피우고 몇 시간째 나무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연기를 피운 장소와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연기를 피운 장소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곳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근처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발견하고는 자리를 옮겼다.


그들이 피우고 난 뒤 올라오는 연기.

아무리 생각해도 데칼코마니가 피운 것이 분명했다.


부스럭. 부스럭.

근처에서 들려왔던 소리가 더욱 가까워 졌다. 한 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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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타락한 S급 던전 - 공략(7) 22.01.19 193 5 13쪽
» 36.타락한 S급 던전 - 공략(6) 22.01.18 199 5 12쪽
35 35.타락한 S급 던전 - 공략(5) 22.01.17 20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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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타락한 S급 던전 - 공략 22.01.13 27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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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타락한 S급 던전(2) 22.01.08 327 11 12쪽
25 25.타락한 S급 던전 22.01.07 346 10 13쪽
24 24.레드홀의 잔재(3) 22.01.06 353 10 12쪽
23 23.레드홀의 잔재(2) 22.01.05 385 10 14쪽
22 22.레드홀의 잔재 22.01.04 424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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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보이지 않는 살인마(7) 22.01.03 450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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