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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30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8.25 10:20
조회
384
추천
16
글자
8쪽

32화_진료실 뒤편에 무언가 있다면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32화>


진료실 뒤편에 무언가 있다면


* * * * *





“드르르르”


전화 진동이 울렸다. 영통은 아니었다.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일 것이다.


‘안지훈 씨인가?’


아침에 데리러 오기로 한 안지훈이 전화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경하는 안지훈을 만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무언가 비밀이 있을 것 같았다.


<경하 씨, 안지훈 씨의 전화입니다. 받고 싶지 않으십니까? 아직 잠들어 있다고 제가 메시지를 남길까요?>


“그럼, 그래 줄래?”


경하는 잠시 생각을 좀 해보고 싶었다. 어제 안지훈의 전화를 받고 바로 잠들었는데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 안지훈을 만나는 일 말고 다른 중요한 어떤 것을 떠올려야 되는 것 같았다.


<안지훈 님, 지금 경하 씨는 아직 수면 중입니다. 깨어나면 전화가 왔었다고 메시지를 남기겠습니다.>


“바비, 경하 씨가 아픈 건가요?”


<오늘은 휴일입니다. 경하 씨는 휴일 아침에 깨우는 것을 매우 싫어하십니다. 지난주엔 휴일 수면방해 금지 특별조항을 넣었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만, 혹시 급한 일이십니까?>


“아니야. 오늘 아침에 내가 데리러 가기로 했는데 방문해도 되냐고 전화하려고 했어. 경하 씨가 깨어나면 11시쯤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해줘.”


안지훈은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지 두려움이 일었다. 자신의 혈청은 어딘가에 이용되고 있었다. 그들이 정기적으로 자신의 피를 채혈했고 그것을 활용하고 있었으니 담당의사인 안지훈은 이것을 어떤 방식이든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안지훈을 조심해.”


행정국장의 말이 떠올랐다. 과연 이 파라다이스에서 누구를 믿을 수 있단 말인지 두려움이 일었다.


자신은 나약했으며 무엇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자작나무 왕자는 경하에게 큰 힘이 있다고 했다. 큰 힘이란 어떤 일을 해결할 용기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경하는 아직까지 무엇도 주체적으로 해본 일이 없었다.


환경팀장이란 직책으로 특별히 하는 일도 없었고 현재의 시국에 대한 특별한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드르르르”


바비가 바깥에 있으면서 침실 벽 화면에 메시지를 띄웠다.


<지동일 씨의 영통입니다.>


“제정신임? 이 아침에 영통을? 아 피곤해.”


<음성통화로 전환해서 연결할까요?>


지동일의 전화를 안 받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급박하게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찍 무슨 일이세요?”


“영통으로 보려고 했는데.”


“뭘요?”


“보고 싶어서.”


“그 이유로 영통을요? 우리가 그런 사이는 아닐 텐데요?”


“궁금하고 걱정된 건 사실이야. 목소리 들으니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야. 오늘 잠깐 볼 수 있어? 할 말이 좀...”


“쉬고 싶어요. 다음에 봐요.”


“5시쯤 다시 연락할게. 잘 쉬어.”


지동일이 전화를 끊었다. 지동일은 무언지 경하에게 할 말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남겼다.


이젠 무슨 일이 일어나도 더 놀랄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작은 불안은 이것이 시작일 거라는 예감이었다. 제발 자신의 예감이 틀리길 바라며 경하는 큰숨을 쉬었다.


외출준비를 했다. 보건국에 가는 일은 요즘의 사건이 없기 전에도 좋지 않았다.


보건국에 갈 때마다 자신이 무언가에 적나라하게 까발려져 가는 느낌이었다.


인간이 자존감을 지킬 수 있으려면 자신의 몸을 자신이 온전하게 보호할 수 있고 컨트롤할 수 있을 때에야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자유를 구속당하고 어딘가에 억압되어 있다면 인간은 자존감을 지킬 수 없었다. 무엇도 자유의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몸이 건강을 잃어서 아프거나 하다면 몸의 치료를 위해 의료기계나 의료진에에 몸을 맡겨야 했다. 이때 역시 자존감을 지킬 수 없다. 내 몸이 기계든 인간이든 어떤 존재에 의해 타의적으로 다뤄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보건국에 가는 일은 몸에 대한 완전한 자유의지를 따로 빼놓은 느낌이 들었다. 자유의지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은 의식 자체가 상당 시간 지워져 있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수궁가라는 옛 이야기를 보면 토끼는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거짓을 말한다. 자신의 간은 따로 꺼내서 따로 두고 왔다는 말이었다.


경하는 자신이 보건국에 갈 때는 자신의 의식을 누군가 잠시 빌려가고 몸만 그곳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자신의 몸에 의식이 돌아오는 형상인 것만 같았다.


경하는 보건국에서 언제나 완전하게 수동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사고조차 잠시 정지의 버튼이 눌러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안지훈은 그동안 경하에 대한 검진을 오랫동안 했으면서 경하에게 어떤 말도 해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나에게 해야 할 말이 있다고?’


지금은 그 어떤 사실을 직면할 순간이 온 것이었다. 그 사실은 절대 작지 않을 것 같았다.


경하는 보건국에 가기로 했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다면 이젠 그것을 알아야 할 시기인 것이었다.


“안지훈 팀장님..”


경하는 안지훈에게 전화를 했다. 어차피 알게 될 일이라면 알아야 했다.


“경하 씨,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오늘 만나기 어려울까요? 제가 11시에 뵙기로 했는데요.”


“지금은 9시 30분인데 혹시 조금 더 빨리 볼 수 있어요?”


“네? 네, 당연히 됩니다. 지금도 괜찮습니다. 사실 지금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못본다는 말씀인 줄 알고 순간 놀랐습니다.”


안지훈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기분이 안 좋은 일일 수 있었다. 그러나 경하는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진실을 아는 것이 더 중요했다.


“괜찮아요. 그럼 10분 후에 볼까요?”


“좋습니다. 바로 모시러 가겠습니다.”


안지훈은 집앞에 있었는지 바로 오겠다고 했다. 경하는 서둘러 챙겼다. 잠시 후 안지훈이 데리러 왔다. 긴장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경하 씨...”


“우리가 휴일에 만난 거네요. 반가워요.”


“너무 고맙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뭘까? 안지훈은 지금 나랑 데이트를 하게 되어 기쁘다는 것이었을까?’


안지훈이 너무 반가운 표정을 짓자 경하는 살짝 긴장이 풀어졌다. 단순히 연애감정으로 이러는 것이라면 조금은 다행스런 일이었다.


경하는 안지훈을 따라 보건국으로 갔다. 보건국은 휴일이라 사람들이 없었다. 모든 시스템은 인간이 없어도 자동적으로 작동되었다. 수술마저 기계가 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의 노동은 많이 줄어들었다.


“경하 씨, 이쪽으로.”


안지훈은 자신의 진료실로 경하를 안내했다. 안지훈의 진료실은 경하가 보건국에 올 때마다 들르는 곳이었다.


‘안지훈 씨는 지금 개인적인 일로 나를 보자고 한 것이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경하는 긴장된 마음을 풀었다. 이 정도의 일로 마음이 잠깐이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었다.


“경하 씨, 이쪽으로 들어오실래요?”


안지훈은 자신의 진료실의 책장을 움직였다. 책장은 자동으로 열리는 문이 되었다. 책장 뒤편에 문이 있었다. 안지훈이 어떤 버튼을 누르자 다시 그곳의 문이 열렸다. 보이지 않았던 문이 움직였던 것이다.


“들어오세요. 괜찮아요.”


안지훈의 진료실 책장 너머에 이러한 장치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한 경하였다.


“뭐예요? 이런 장치? 감시장치인가요?”


“일단 들어가요. 보시면 놀라겠지만.”


지금도 놀라운데 대체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어서 놀랄 것이라 말하는지 그 말에 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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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_사육당하다 +2 21.08.27 362 14 9쪽
33 33화_안지훈이 알고 있는 비밀 +1 21.08.26 363 13 7쪽
» 32화_진료실 뒤편에 무언가 있다면 21.08.25 385 16 8쪽
31 31화_혈청의 비밀 +8 21.08.24 417 20 13쪽
30 30화_파라의 추격 +2 21.08.23 434 22 12쪽
29 29화_자작나무 왕자 +2 21.08.22 458 22 13쪽
28 28화_나무의 아이를 기다리는 자작나무 +1 21.08.21 487 23 13쪽
27 27화_Dream 존에 들어가다 +1 21.08.20 515 25 14쪽
26 26화_경하는 나무의 아이 +4 21.08.19 542 23 11쪽
25 25화_사이보그 뇌 장혁 +1 21.08.18 549 24 12쪽
24 24화_안지훈의 데이트 신청 +1 21.08.17 593 25 12쪽
23 23화_스킨십, 신성하고 경이로운 의식 +3 21.08.16 640 26 13쪽
22 22화_금기가 없는 은밀한 데이트 +3 21.08.15 667 25 12쪽
21 21화_우효린은 은데공의 여신 +3 21.08.14 672 27 12쪽
20 20화_성적 욕망 분출 프로그램 +2 21.08.13 719 28 14쪽
19 19화_은밀한 관계는 변화무쌍한 법 +3 21.08.12 718 30 13쪽
18 18화_의심스러운 보건국 음모 +3 21.08.11 720 34 12쪽
17 17화_ I love 19 +3 21.08.10 738 32 17쪽
16 16화_경계구역으로의 출근 +4 21.08.09 742 29 13쪽
15 15화_자작나무와의 약속 +3 21.08.08 757 30 13쪽
14 14화_원하지 않는 사람의 방문 +4 21.08.07 788 31 11쪽
13 13화_엑스트라 족 리아 +3 21.08.06 817 32 12쪽
12 12화_종이를 쓰는 불순한 부류 +8 21.08.05 833 32 12쪽
11 11화_적극 관리대상 +6 21.08.04 819 32 14쪽
10 10화_보건국 재검진 명령 +6 21.08.03 829 33 15쪽
9 09화_지동설과 지동일 +5 21.08.02 804 33 11쪽
8 08화_보건팀장 안지훈 +3 21.08.01 802 32 13쪽
7 07화_파라의 자만추 +4 21.07.31 813 37 14쪽
6 06화_바비의 감정지수는 비밀 +3 21.07.30 821 40 14쪽
5 05화_스킨십 금지 세상 +6 21.07.29 803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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