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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29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8.10 09:30
조회
737
추천
32
글자
17쪽

17화_ I love 19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17화>


I love 19



* * * * *



“안녕하세요. 이렇게 반가울 수가.”


지동일은 마치 우연히 만난 것처럼 인사를 하고 있었다.


‘저, 능글맞은 연기라니. 지동일은 진실이 있기는 할까? 그런데 지동일은 왜 경계구역으로 출근하라고 한 거지?’


“선배님, 지동일 형사님도 너무 멋지지 않아요? 훈남 스타일이에요.”

“그렇지? 지동일 형사님도 너무 훈남이셔.”


기용후와 안효린이 지동일을 바라보며 빠져 있는 듯 표정을 지었다.


“지동일 형사는 내 스타일이야. 안 된다.”


안진주가 속삭였다. 안진주의 의외의 말에 일행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우리 팀장님, 훈남들에게 넘 인기가 많으신 거 아닌가요?”


“우리 팀장님이 사실 알고 보면 엄청 미인이라는 말이 있어. 페이스 캡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저거 봐. 우리 팀장님 몸매도 예술이잖아.”


“사실 요즘은 누구나 몸매가 좋은 편이죠.”

“하지만 팀장님을 잘 봐. 얼마나 균형이 예술인지. 여자인 나도 부러워.”

“그런 거군요. 우월한 유전자가 실현된 완벽한 외모인 거죠? 부럽습니다.”


직원들은 지동일와 경하가 이야기를 할 때 자기들끼리 숙덕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여기서 보자고 한 거예요?”


경하는 지동일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일을 끝내. 그리고 잠시 어디 가볼 데가 있어.”


“저, 지금 근무시간이에요.”

“국장님한테 일 관련해서 갈 곳이 있다고 말했어.”

“지 형사님이 행정국 직원이에요? 남의 직장 상사한테 그러시면 안 되죠.”

“그런 건 나중에 따지고 어서 일을 봐. 직원들이 지금 우리 둘만 보고 있잖아. 이렇게 계속 둘이 속삭이고 있으면 좋지 않은 소문이 날 것 같은데? 괜찮아?”


‘정말 못 말린다. 저 인간.’


“안진주 씨, 금지식물 관련해서는 아직 특별히 보고할 일이 없는 거죠?”


경하는 안진주에게 시선을 돌려 말했다.


“네, 아직 변동사항이 없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금지식물이 발견된 사례도 없습니다. 외부로부터의 유입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 그건 아직 알 수 없어서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환기구 등 모든 곳에 대해 점검을 마친 상태입니다.”


“그래요, 유입에 대한 경로를 먼저 알아내야겠죠? 그것이 우리의 일일 테니까요.”


팀원들은 경계구역을 한 번 더 살폈다. 꽃마리는 흔적도 없었다. 대신 미니장미가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장미는 파라다이스에서 인기가 있는 꽃이었다.


‘그때 지동일은 꽃마리에 대해 매우 예민했는데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경하는 지동일에게 꽃마리에 대해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동일의 ABT 마라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다. 책읽기가 취미인 ABT라니. 더욱이 인위적 업그레이드는 한 번도 안했다는데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럼, 팀장님, 저희들은 사무실로 복귀할까요?”


“그렇게 하세요. 전 여기서 일을 조금 더 보도록 할게요.”


“그럼요. 지 형사님이랑 조금 더 일을 보셔야죠.”


기용후가 말했다.


“이그, 눈치 없기는.”


안진주가 기용후를 나무랐다. 경하는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하려다 그만 두었다. 무슨 말인가를 한다면 괜한 오해만 더 살 뿐이었다.


“그럼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하세요. 전 국장님께는 말씀드렸어요. 오늘 일찍 수고했어요.”


“지 형사님, 저는 지 형사님 편이에요.”


기용후가 차를 타려다 지동일에게 윙크하며 다시 눈치 없이 말했다.


“아휴, 못 말려. 어서 차나 타.”


안진주가 나무라며 기용후를 차로 밀어 넣었다.


“팀원들이 매우 재밌어. 팀원들이 팀장을 닮은 것도 같고.”


“농담이라면 사절입니다. 본론을 말씀하시죠.”


“잠시 걸으면 어떨까? 서서 말하는 것은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커. 이번에 새롭게 심은 장미를 한 번 둘러볼까? 한겨울인데 장미가 예쁘다. 바깥은 지금 그야말로 진짜 한겨울인데.”


경하는 하얀 눈도 궁금했고 자작나무도 궁금했다. 그리고 사진이 무엇보다 궁금했다. 경하가 자작나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누가 알고 사진을 보낸 것인지 궁금했다.


‘엄마가 살아 계실까?’


엄마가 살아계실 일은 절대 가능하지 않았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하와 자작나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엄마뿐이었다. 엄마가 아니고선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둘은 장미가 심어진 곳을 따라서 걸었다.


“마리는 잘 있어요?”


“마리가 아니고 마라.”


“아, 마라. 마라 잘 있어요?”


“마라는 독립적으로 잘 있어.”


“ABT가 어떻게 독서를 할 수 있어요?”


“마라는 학자이고 철학자야. 인간은 책을 보다가 피곤하면 쉬어야 하잖아? ABT는 쉬지 않고 계속 뭔가를 읽으니까 엄청 나지. 굳이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혼자 깨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 신기할 따름이야.”


“우린 둘 다 특이한 ABT와 함께 살고 있네요.


“함께 살고 있다는 표현, 정말 맘에 들어. 맞아. 함께 살고 있는 거지. 바비도 정말 멋져. 어떻게 감성지수가 4단계지? 핑크는 5단계라니 놀라워.”


“마라의 이름이 궁금해요.”


“지난번 마리라고 말해서 묻는 거지? 다음에 이야기해줄게. 바비는 아마도 바비인형을 좋아해서 소녀적 감성으로 지은 것이겠지?”


“아무리 맞는 말이어도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죠? 지동일 씨는 뭔지 거슬리게 말하는 묘한 능력이 있어요.”


“하하, 이거 너무 솔직한 대답인데. 좋아.”


“우리 얼마나 더 걸어요?”


“조금만 더. 저기, 저 키 큰 야자수 있지? 저기를 한 번 가볼까?”


키 큰 야자수가 있는 곳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경하는 처음 보는 풍경에 신기해서 서둘러 그곳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그곳으로 걸어 들어선 순간 지동일이 경하의 손을 잡고 확 이끄는 것이었다. 순간 깜깜한 공간을 지나 다시 진짜 겨울의 풍경이 있는 바깥세상으로 나와 있었다.


“헉, 지동일 씨, 이거 뭐예요? 미쳤어요? 여긴 바깥세상이에요. 한 번은 했지만 두 번은 안 돼요. 나 돌아갈 거예요.”


“하하, 돌아가는 길을 알아? 어떻게? 내가 없이는 못 돌아가.”


“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경하는 지동일에게 짜증을 내면서도 하얀 눈의 풍경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지난 번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기온이 내려가자 지동일과 경하의 옷은 자동으로 방한용으로 바뀌었다.


경하는 더 이상 지동일에게 짜증을 낼 수 없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어쩌면 너무도 그리운 풍경이었다.


경하의 생각은 갑자기 2022년 12월 19일 월요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해의 첫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불행이 하얀 눈과 함께 내리던 날이었다.


사람들은 눈을 볼 때마다 악마의 날이 떠올라서 눈이 오는 풍경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파라다이스에서는 겨울이 없었다. 눈이 없었다. 가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지만 겨울의 눈은 없었다.


코로나는 인류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코로나가 창궐한 원년인 2019년에 사람들은 우왕좌왕했다. 코로나의 전염력이 사스보다 100배 이상이 되었어도, 사람들은 1단계, 2단계를 지나 4단계의 강력한 제약을 받았어도 인류의 일상이 무너지리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대참사는 그 후에 일어났다. 사스를 지나 메르스, 코로나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던 바이러스는 코로나 백신이 막 나오던 때에 새로운 돌연변이로 변신하였던 것이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는 태생이 불완전한 존재였다. 자기 스스로 복제할 수도 없고 자가생식이 불가능한 아주 단순한 불완전한 존재 그 자체였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체였다. 그러한 불완전함이 코로나를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되게 했다.


코로나는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물론 요즘은 일반적으로 광학현미경을 쓰지만, 바이러스의 돌기 모양이 바깥쪽으로 둥글게 왕관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어진 이름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 돌기의 모양에 돌연변이의 비밀이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 못하고 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를 필요로 했다. 코로나는 아주 다양한 숙주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처음의 코로나는 자신들의 숙주로 동물들을 썼다. 그들은 점차 숙주의 범주를 넓혀갔다. 이들은 숙주에 기생하며 공존하는 단순한 존재일 뿐이었다. 동물을 숙주로 쓸 때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을 숙주로 쓰기 시작하면서 양상은 갑자기 달라졌다. 인간들에게 갑자기 재앙신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고대부터 '재앙'은 인간이 통제할 수도 일으킬 수도 없는 것이라 여겼다. 초자연적인 자연재해는 주로 신들의 행위에 의한 결과물로 생각했으며 주로 재앙만을 일으키는 신을 재앙신으로 여겼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재앙신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의 신장, 대장, 소장의 세포막에 침투했다. 바이러스의 침투경로가 되는 수용체가 모든 장기에 동시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들 바이러스는 인간의 모든 신체기관을 망가뜨렸다. 이것에 코로나의 위험성이 있었다.


2022년 겨울, 드디어 완벽한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었다. 사람들의 불안은 종식이 됐다. 2022년 12월이었다. 첫눈이 내린 날이었다.


사람들은 첫눈이 오는 날 모두 거리로 쏟아졌다. 코로나 5단계가 해제되었기 때문이었다.


전쟁도 아닌데 사람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은둔생활을 해야만 했다. 사람들이 역병을 피해 굴속에 숨어들었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사람들의 생활은 캄캄한 굴에서의 지내는 것과 같았다. 암흑이었다. 이 시대를 역사가들은 블랙에이지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모두 바깥 출입이 통제되었다. 군인들이 몰고 다니는 지프와 경찰차량만이 도로를 휩쓸고 다녔다.


2022년 겨울, 사람들은 블랙에이지가 끝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희망을 놓지 못하고 암울의 시기를 견디고 있었다.


빈민 국에서는 이미 코로나 감염률이 50%가 넘어가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멈추지 않았다.


치사율이 별로 높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파괴된 신체기능은 사람들을 괴롭혔다. 어서 빨리 고통이 끝나길 기다렸다. 사람들은 가볍게 감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장기들이 서서히 파괴되고 있었다.


코로나 회복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로 인한 2차 입원이 사람들에게 더 큰 공포감을 심어줬다.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가 옆에 지나가기만 해도 자신들을 파괴할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드디어 한국에서 완벽한 백신이 개발된 것이었다. 완벽한 백신의 개발에 대해 사람들은 드디어 코로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에 환호했다.


“코로나 해방이다.”

“백신이다.”

“살았다.”


“코로나 백신 개발자에게 당장 노벨의학상을!”

“코로나 백신 의학상을 따로 제정해서 세계보건기구에서 줘야 해.”


“우리 만나자.”

“드디어 외출이야?”


“데이트하자. 만나고 싶었어.”

“키스는? 너랑 키스하고 싶어 죽는 줄.”

“키스만 돼? 널 만지고 싶어. 정말 이제 더 이상은 안 돼.”


코로나 시대는 전쟁보다 더한 상황이었다. 인류는 여러 번 균과의 전쟁에서 쓰러진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위대한 인류는 언제나 매번 균들과의 전쟁에서 결국은 승리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맨 윗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2019년에 발발한 코코나 바이러스는 인류가 더 이상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인간은 코로나를 극복하지 못하고 멸종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이때 완벽한 백신이 개발된 것이었다.


돌연변이에 돌연변이를 하는 코로나에 맞서는 인류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12월 19일에 찾아온 첫눈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옛 시대 이야기를 꺼냈다.


“첫눈 오는 날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해.”


“첫눈 오는 날 만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야.”


“코로나로 못 만난 우리, 오늘은 만나자.”


12월 19일은 월요일이었다. 코로나가 사람들을 옥죈 기간이 길었음에도 모두 축제 분위기였다. 12월 19일 월요일은 이제 어둠의 세상이 빛을 되찾은 날로 기억할 것이었다.


사람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19란 숫자를 가장 증오했었는데 이제 19란 숫자가 가장 사랑스럽다고 했다.


“신의 숫자가 있다면 19일 거야.”

“난 19란 숫자가 제일 좋아.”

“I love 19!”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19를 사랑한다고 외치며 모두 눈 오는 거리로 튀어 나왔다.


세상에 쏟아지는 하얀 눈은 세상을 온통 하얗게 뒤덮고 있었다. 그동안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온갖 불순한 것들을 덮어주는 것 같았다.


한국이 개발한 백신에 사람들이 안도했던 것은 국제보건기구의 승인을 얻은 안정성이 아주 높은 최고등급 백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개발되었던 백신과 다르게 한국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은 기적과 같은 효력을 발휘했다.


코로나에 걸리기 전의 사람이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는 감기보다도 더 가볍게 지나갈 뿐이었다. 걸린 사람은 몸살이 지나가듯 조용히 숙주에서 물러날 뿐이었다. 숙주에 어떤 저항도 남기지 않고 물러나는 순한 바이러스로 꼬리를 내리게 하였으니 인류의 의학발전에서 가장 완벽한 백신이 개발된 것이었다.


치료제 역시 코로나로 파괴되었던 신체기관들이 서서히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완전히 괴사하였거나 파괴된 신체기관은 어쩔 수 없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대체 장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인류에게는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는 백신이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축제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파티를 했다. 술집과 카페, 식당은 일제히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12월의 남은 날들은 모두 24시간 운영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들 프리타임, 에니타임을 외쳤다.


그동안 문을 너무 닫아서 문을 결코 닫고 싶은 상인들이었다. 그동안 외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잠들지 않고 밤새도록 외출이 하고 싶었다. 이런 사람들의 욕구가 맞아서 상점은 너나 할 것 없이 거의 24시 오픈을 발표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축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서면서 한 가지 일을 했어야 했다. 누구 할 것 없이 백신을 맞는 것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선 병원이 부족할 것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의료기술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사람들의 필요성이 만든 쾌거였다.


한국에서는 방역으로 코리아란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뒤를 이어 한국은 초간단 검사 키트를 개발했다. 그 뒤를 이어 초간단 주사를 개발했다.


주사를 환부에 찌르지 않고 스티커를 붙이면 약이 피부에 흡수되는 방식이었다.


대부분의 백신은 열이 있을 경우, 투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백신은 특이하게도 열이 있든 없든 관계가 없는 약이었다.


의사의 처방은 필요하지 않았다. 백신 주사 스티커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서 백신 어플을 다운받고 그곳에 손가락을 대면 자동으로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입력되고 해당 약국으로 주사 스티커가 발급되었다. 인쇄물이 나오듯이 간단했다.


사람들은 놀라운 의료기술의 발달을 보면서 자신들이 잠시 겨울잠을 자는 동안 세상이 바뀐 것과 같다며 기적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동시에 백신 스티커를 팔에 붙이고 모두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렸으나 사람들에게 눈이 많이 내려 불편한 것은 이미 문제도 아니었다.


사람들을 가두었던 빗장이 풀린 밤이었다.


사람들이 시내로 쏟아진 것은 오후부터였다. 사람들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스티커를 붙이고 환호하며 즐겁게 축배를 들고 있었다.


눈이 여전히 펑펑 내려서 쌓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환호하는 소리도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기적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아악...”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도와줘요.”

“살려줘.”


처음엔 비명이 들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비명도 없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쓰러진 사람들은 곧 숨을 거두었다. 심장이 멎었던 것이다.


“아악, 살려줘.”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사람들은 서둘러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뭔가 잘못되었다. 위험했다. 사람들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쓰러졌다.


쉴 새 없이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다.


삐.. 삐.. 삐.. 삐......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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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9화_지동설과 지동일 +5 21.08.02 804 33 11쪽
8 08화_보건팀장 안지훈 +3 21.08.01 802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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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5화_스킨십 금지 세상 +6 21.07.29 803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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