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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39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8.07 09:30
조회
788
추천
31
글자
11쪽

14화_원하지 않는 사람의 방문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14화>


원하지 않는 사람의 방문



* * * * *




경하가 집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이었다.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보고 말았다.


“경하 씨!”


지동일이었다. 마치 경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반가운 표정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이름 말고 직책을 불러 주세요. 지 형사님.”


“아이쿠, 팀장님을 몰라 뵈었네요. 암만 그래도 이 팀장은 너무 삭막해. 그냥 이름 부르게 해줘. 경하 씨. 너무 예쁜 이름인데.”


‘지동일, 저 인간은 왜 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거야? 무슨 일?’


“지금 궁금하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너무 궁금해 하는 얼굴인데?”


‘지 형사, 독심술이 있는 거야, 뭐야.’


“전혀요.”


경하는 말하고 싶지 않아 그렇지 않다고 말했지만 잠깐 뜸을 들인 경하의 표정은 궁금증을 숨길 수 없었다.


‘가만, 나 오늘 퇴근할 때 장혁이 집에 같이 온다고 했는데? 미리 조퇴한 거를 말했어야 하나? 아, 모르겠다.’


경하는 고개를 흔들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그렇게 굳이 부정하지 않아도 돼. 물론 충분히 궁금할 테니까.”


“여긴 무슨 일이세요? 물어보길 원하니까 물어보는 거예요. 뭐 볼 일 있으셔서 오셨겠죠?”


‘설마 나를 보러 왔다는 말은 안하겠지?’


“물론 그런 바람이 있었겠지? 경하 씨를 보고 싶다는. 맞아. 경하 씨 보러 왔지.”


‘이런 뻔뻔한. 아잇, 싫어.’


경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안 엮이는 것이 좋았다. 경하는 무시하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버리려 하다니. 너무 하는 거 아냐?”


경하가 대답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지동일이 막아섰다.


“다 괜찮으니까 저 이만 지나가도 될까요?”


경하는 마지못해 이야기를 했다.


“왜? 아파?”


“무슨 말씀이세요, 저를 환자로 만들고. 참, 왜 행정국장님한테 제 이야기를 했어요? 별로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었는데.”


“행정국 직원의 일이니까 국장님도 알아야지. 국장님이 뭐라고 했어? 걱정한다는 말만 했는데? 환경정책팀 일이 힘든 것은 아니냐고 내가 살짝 귀띔까지 해줬는데?”


“아, 정말 괜찮다고요. 제 일에 상관하지 마세요. 더 이상 국장님한테 제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 제가 원하지 않아요.”


“원하지 않아? 알았어. 다음에는 말하지 않을게. 나도 국장님이랑 엄청 친하진 않아. 이번에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렀다 말을 꺼낸 거였어. 미안해.”


“우리 지금 이야기한 거 경고음 울릴 시간이에요. 너무 오랫동안 이야기했어요. 저 이만 올라가도 되죠?”


“앗,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어? 내가 경하 씨를 좋아하나 봐.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버리다니.”


‘미치겠다. 저 능구렁이. 이런 상황에서 저런 농담을. 저질이고도 귀찮은 인간.’


“저 이만 올라갈게요.”


“좋아. 올라가. 반가웠어. 그럼 내가 영통으로 연락할게.”


지동일은 인사를 하며 어떻게 했는지 경하의 손에 뭔가를 지워줬다. 경하는 본능적으로 긴장됐다.


<뭐?>


경하는 소리내지 않고 놀라는 표정으로 눈이 동그래져서 지동일에게 물었다.


“경하 씨, 영양제 잘 챙겨 드세요. 저, 이만 갑니다.”


지동일은 윙크를 하고 올라가라며 서둘러 사라졌다. 그리고 가다가 잠시 멈춰 서서 워치폰에 뭘 쓰는 것 같았다.


<딩동>


지동일에게서 문자가 왔다. 경하에게 뭔가를 적은 것이었다. 경하는 놀라서 문자를 볼 수도 없었다. 지동일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경하는 귀신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딩동>


<경하 씨, 무슨 일 있어요? 왜 안 올라와요?>


바비로부터 연락이었다. 경하는 자기가 한참 동안 서 있었음을 깨달았다.


경하가 집으로 들어가자 바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경하 씨. 오늘은 일찍 왔네요. 아파요?>


“괜찮아.”


<아닙니다. 제가 잠시 몸의 컨디션을 체크하겠습니다.>


“아니야. 침대에서 좀 쉴게.”


<잠시면 됩니다. 잠깐만 서 계세요.>


바비는 경하의 손을 잡고 잠시 몸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경하의 건강을 체크하는 일은 바비의 일 중 하나였다.


바비의 몸에서 빛이 나오더니 경하의 몸을 한 번 지나갔다. 여러 가지 체크항목이 화면에 비쳤다. 그 중 하나의 항목이 빨갛게 깜박이고 있었다. 빨강 점멸은 뭔가 이상이 있을 때였다.


<경하 씨, 현재 체온에 이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혈액의 백혈구 지수가 올라갔습니다. 보건국으로부터 호출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가고 싶지 않아. 바비, 내 체온관리 부탁해. 그리고 백혈구는 무엇 때문인지 네가 먼저 체크해봐. 나 침대에 누울게. 피곤해.”


<걱정입니다. 체온이 내려가도록 잠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불편하더라도 잠시만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나로그적 방법을 써야 보건국이 출동하지 않습니다.>


바비는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경하의 몸을 닦았다. 천천히. 몸을 닦는 바비의 손놀림은 흡사 사랑하는 아이를 돌보는 이의 것과 같았다. 경하는 몸이 편안해지고 있었다.


<체온은 정상이 되었습니다. 10분 후 체온이 올라갈 경우, 다시 체온조절을 시도하겠습니다. 이대로 괜찮아지면 좋겠습니다.>


경하는 바비가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자 스스르 잠이 드는 것 같았다.


‘지동일이 준 뭔가를 확인해햐 하는데. 뭐였지?’


경하는 확인하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경하 씨, 오늘 엑스트라 구역에 한 번 가볼까?”


“미쳤어요? 거길 왜 가요? 나 신고할 거예요.”


“하하, 신고? 신고하면 나도 신고할 텐데. 경하 씨가 눈을 만졌고 나와 스킨십이 있었다고. 나만 걸릴까? 경하 씨도 당장 추방이야. 왜 이러셔?”


“악당. 날 왜 이렇게 몰아가지? 내 인생에 당신은 정말 최악이야. 다시는 당신을 안 봤으면 좋겠어. 눈도 그렇고 스킨십도. 내 인생의 최악이야. 나한테 왜 그래? 내가 당신에게 뭘 어쨌기에 날 끌어들여? 제발 날 그냥 내버려둬.”


경하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의 말을 뱉고 말았다. 이젠 혼잣말이 제대로 통제가 안 되는 거였다.


“뭐야? 이런 것이 본심이었어? 설마? 반말에 내가 최악이라고?”


“아, 이건.. 그게...”


“이보세요, 경하 씨 엄청 억울하다고 말하는데 억울한 건 나야. 나를 끌어들인 것은 경하 씨잖아. 내가 먼저 그랬나? 난 위험한 경하 씨를 구해준 죄밖에 없는데?”


“이왕 말이 나왔으니 말은 바른대로 하자고요. 내가 지 형사님을 끌어들였다고요? 지 형사님이 위험한 나를 구해줬다고요? 언제요? 반대의 상황을 엄청 착각하면서 말씀하시네요. 이런 경우를 적반하장이라고 하는 거겠죠. 저 정말 오랜만에 한자숙어 써보네요. 적. 반. 하. 장. 아실까 몰라요. 아는 것이 없으셔서. 적반하장.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 즉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 한 사람을 나무란다는 뜻이죠. 딱 지동일 씨를 말하는 것이죠?”


경하는 진상인 지동일에게 자신이 이렇게 퍼부을 수 있다는 사실에 쾌감이 다 느껴질 정도였다.


“적. 반. 하. 장? 적반하장이라고? 허 참. 할 말을 잃어버리게 하는 재주가 있었어. 경하 씨,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은혜를 잊어버리는?”


“은혜는 무슨 은혜?”


끝까지 적반하장의 태도인 지동일이다.


“내가 엑스트라 구역에서 쓰러진 거 구해준 거 생각 안 나는 거지?”


지동일이 작게 말했다. 그리고 예의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 갈게.”


경하는 지동일이 간다고 하자 너무 화가 났다. 지금 자신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야, 지동일. 거기 서.”


하지만 지동일은 뒤로 손을 흔들며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가고 있었다.


“지동일, 지동일. 이리 와. 이리 오라고.”


경하는 화가 나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삐이, 소리와 함께 지동일이 경하의 앞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아, 뭐야? 또 침실에서 나를 불러?”


경하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꿈이었다. 그러나 앞의 지동일은 현실이었다.


‘내가 또 잠결에 지동일을 부른 거야? 왜? 어쩌다? 이 정도면 내 꿈도 처방을 받아야 하는 거야. 남녀상열지사의 꿈이라면 파라도 권장하고 있으니 딱히 처방받을 일은 아니었지만 침대로 이렇게 남자를 부르는 일은 처방 받을 일일 거야.’


경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뭐야? 불러놓고 이불을 뒤집어쓰다니. 그냥 보고 싶다고 말을 해.”


“뭐예요? 왜 또 왔어요?”


“이보세요. 저기 표시 안 보여? 그대가 날 호출한 거라고.”


영통의 표시에 경하가 연결한 것임이 표시되어 있었다.


‘아, 나 진짜 몸이 너무 허약해졌어.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면 차라리 좋겠어. 그런데 이렇게 앞에 지동일이 있다니.’


“보이긴 한가 보지? 말이 없는 걸 보니? 근데 내가 준 거 봤어?”


‘아, 맞다. 지동일이 준 것? 무엇이었지?’


“아니, 아직요. 그거 뭐예요?”


쉬잇, 지동일이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면서 말하지 말란 표시를 했다.


“나 가고 나면 확인해줘. 잠시 후 장혁이 올 거야.”


“장혁 씨가 왜요? 밤중에?”


“밤중이라고? 지금 저녁 7시야. 아직 초저녁이라고.”


“아, 제가 잠들었었나 봐요.”


“몸이 안 좋아? 건강 잘 챙겨. 경하 씨가 건강해야 여기 파라다이스가 안전하니까.”


“뭐예요? 그런 오버는? 하여튼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병 주고 약 주는 듯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런데 장혁이 여기에 왜요?”


“아, 오늘 퇴근길에 함께 하기로 했는데 경하 씨가 집에 먼저 왔잖아. 아마 체크하러 오는 걸 거야.”


“날 왜 체크하죠? 아, 재검?”


“재검도 그렇고 현재 경하 씨는 파라다이스가 주목하고 있어. 조심해.”


경하는 지동일의 말에 다시 화가 났다.


“물론 조심하죠. 누구 때문에 일이 꼬이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죠? 날 자꾸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누구인데?”


“경하 씨는 아직 뭘 몰라요. 몰라. 모르니까 내가 당분간 봐줄게. 하여튼. 그거 확인하시고. 잘 쉬어. 오늘 밤에는 내가 보고 싶을 테니까 밤에 다시 올게.”


지동일은 손가락으로 매트리스를 가리키며 뭔가를 확인하라는 표시를 했다. 그리고 알아들었냐며 묻는 표정을 지었다.


“어서 들어가세요.”


지동일은 매트리스를 가리키며 다시 알아들었냐는 물음의 표정을 지으며 들어갔다.


“안녕. 보고 싶으니까 밤에 다시 올게.”


지동일이 매트리스를 가리켰었다. 매트리스 아래에 종이와 펜 말고 뭐 다른 것이 있다는 표시였다.


경하는 매트리스 아래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봐야했다. 떨리는 손으로 매트리스 가까이 손을 댔다.


<딩동>


바비의 안내였다.


<경하 씨, 장혁 씨가 왔습니다. 일이 있어 왔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공적인 일이라서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어. 옷 좀 입을게. 거실에서 기다리라고 해줘.”


장혁이 왔다. 지금 경하는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방문을 연거푸 맞이하고 있었다.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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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_Dream 존에 들어가다 +1 21.08.20 515 25 14쪽
26 26화_경하는 나무의 아이 +4 21.08.19 542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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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_우효린은 은데공의 여신 +3 21.08.14 672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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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_은밀한 관계는 변화무쌍한 법 +3 21.08.12 718 30 13쪽
18 18화_의심스러운 보건국 음모 +3 21.08.11 720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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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_자작나무와의 약속 +3 21.08.08 758 30 13쪽
» 14화_원하지 않는 사람의 방문 +4 21.08.07 789 31 11쪽
13 13화_엑스트라 족 리아 +3 21.08.06 817 32 12쪽
12 12화_종이를 쓰는 불순한 부류 +8 21.08.05 834 32 12쪽
11 11화_적극 관리대상 +6 21.08.04 820 32 14쪽
10 10화_보건국 재검진 명령 +6 21.08.03 829 33 15쪽
9 09화_지동설과 지동일 +5 21.08.02 804 33 11쪽
8 08화_보건팀장 안지훈 +3 21.08.01 802 32 13쪽
7 07화_파라의 자만추 +4 21.07.31 813 37 14쪽
6 06화_바비의 감정지수는 비밀 +3 21.07.30 821 40 14쪽
5 05화_스킨십 금지 세상 +6 21.07.29 803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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