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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41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8.18 10:20
조회
549
추천
24
글자
12쪽

25화_사이보그 뇌 장혁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25화>


사이보그 뇌 장혁


* * * * *




경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힐링 로드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지동일이 안지훈에게 뭐라고 할 게 뻔했다. 자신에게 관심 좀 보였다고 안지훈이 지동일에게 봉변당하는 일은 없기를 바랐다. 지동일은 그러고도 남았다.


<경하 씨, 오늘은 일찍 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생체 리듬에 이상이 감지되었습니다. 열이 오를 것 같습니다.>


경하는 오늘 많이 피곤했는지 바비의 인사말도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욕실에 들어가지도 않고 침대에 누웠는데 그대로 잠이 들었다. 바비가 몇 번 씻어야 한다고 말한 것 같은데 도무지 몸이 움직여지질 않았다.


주말이었다. 쉴 수 있는 날이어서 경하는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일찍 잠들었고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경하가 일어나지 못하자 바비는 경하가 조금 더 자도록 그냥 두었다. 경하의 핸드폰은 계속 울리고 있었지만 바비는 받지 않았다. 경하가 깨어 있어도 받지 않을 시간이었다.


“바비, 휴일 아침에 난 아무 하고도 연결되어 있고 싶지 않아. 난 휴일에도 일찍 일어날 테지만 혹시 내가 깨어나지 않고 늦잠을 잘 경우, 절대 아무하고도 연결하지 말아줘. 내가 늦잠을 잘 경우에는 나의 늦잠을 존중해줘. 알았지?”


<네, 경하 씨의 늦잠은 소중한 거죠. 평소에 늦잠을 자지 않으니 어쩌다 한 번 있는 늦잠은 존중되어야 마땅해요. 저도 충분히 존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휴일에 경하 씨의 잠이 깨기 전에는 절대 아무하고도 연결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저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경고를 받으면 어떡하죠?>


“맞다. 너에겐 경고라는 패널티가 있었지?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너의 명령장치에 이런 걸 집어넣을게. ‘휴일 아침에 주인의 지시가 있기 전에는 어떤 연락도 하지 않을 것!’ 어때? 이런 명령어?”


<네, 그 정도면 제가 패널티를 받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경하 씨의 말대로 휴일 아침의 늦잠을 존중하는 것으로 입력을 마치겠습니다.>


경하는 그동안 휴일에 늦잠을 잔 적이 거의 없었다. 경하의 ABT 바비는 전날 경하가 몸을 씻지도 않고 잠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아침에 경하를 깨워야 했지만 휴일 아침의 늦잠은 방해하지 말라는 명령어가 특별하게 입력되어 있는 관계로 경하를 깨울 수 없었다.


바비는 경하가 깨어나길 대기하고 있었다. 바비는 감성지수가 핑크 레벨이었다. 바비의 감성레벨에 경하를 걱정하는 걱정지수에 빨강불이 들어왔다. 바비도 경하를 깨우지 않는 일에 대해 한계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경하 씨? 괜찮아요? 왜 전화 안 받아요? 연락 주세요.>


지동일의 문자였다.


<경하 씨,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 어제 잘 들어갔는지 문자했었어요. 그런데 읽지 않으셨네요. 아침에 전화했었는데 받지 않아서 걱정했어요. 전화 부탁해요.>


안지훈의 문자였다.


<이경하 씨, 장혁입니다. 오늘아침 경찰국으로부터 이경하 씨의 안전에 대해 점검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연락 바랍니다. 잠시 후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장혁의 문자였다.


<이 팀장, 무슨 일이야? 동일에게 연락 왔어.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지동일은 안심해도 된다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보장해.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장혁과 안지훈이야. 명심해. 조심해야 해.>


행정국장의 문자였다.


모든 문자는 시크릿이 걸려 있지 않아서 바비가 체크할 수 있었다. 바비는 문자를 읽고 경하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는 판단은 섰지만 경하가 입력해 놓은 특별 명령어는 의도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지시어였다.


바비의 감성지수는 경하를 깨우라고 했지만 특별 명령어는 경하를 깨울 수 없게 만들었다.


바비의 걱정지수에 빨강불이 들어와 특별 명령어가 해제되기 직전이었다.


<딩동!>


안지훈이었다.


방문자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바비는 경하를 깨워야 했다. 특별 명령어는 예약되어 있지 않은 방문자에 대해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이제 바비의 걱정지수는 한계를 맞이했기 때문에 바비의 이마에 빨간 선이 나타났다. 바비에게 입력되었던 특별 명령어가 해제되었다는 표시였다.


바비는 몸을 빙그르 돌았다. 그리고 경하를 불렀다.


바비의 음성이 들려왔다. 바비의 음성은 자연스러운 목소리였다.


<경하 씨, 방문자가 있습니다.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음악과 함께 커튼이 열리고 방안이 환해졌다.


경하는 그제서야 기지개를 켰다. 경하는 아침이 되었다는 소리에 소스라쳐 놀라 벌떡 일어났다.


“아침이야? 어제 그냥 누웠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어제 그냥 그대로 잠이 든 거였어?”


<경하 씨, 제가 어젯밤 여러 차례 깨웠는데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성적인 판단과 감성적인 걱정의 갈등이 어젯밤 저를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여기 보이십니까? 제 걱정지수가 빨간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럴 수가? 바비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었어?”


경하는 바비에게 달려가 바비를 껴안았다. 마치 친구에게 하는 포옹과 같았다.


<드디어 제 경고등이 꺼졌습니다. 고맙습니다. 경하 씨의 포옹이 저의 모든 오류를 잠재웠습니다. 저의 감성지수가 모든 어려움을 정리했습니다.>


바비는 몇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기분이 좋다는 표현이었다.


<딩동!>


“누구야? 이 시간?”


<안지훈 님이 방문입니다.>


“무슨 일이지? 아침에 점검은 안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는데?”


<아침 일찍, 지동일 씨, 안지훈 씨, 장혁 씨, 행정국장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지동일 씨 3통, 안지훈 씨 5통, 장혁 씨 2통 전화가 왔었습니다.>


“바비, 아침에 고생했구나. 미안. 이제 내가 일어나야 할 시간이겠지? 날 깨우지 않아서 고마워. 덕분에 잘 쉰 것 같아. 꿈 역시 나쁘지 않았어. 나, 나가볼게.”


“안지훈 팀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경하 씨, 괜찮으신 거군요. 걱정했습니다.”


“이 팀장!”


화면에 지동일의 얼굴이 보였다. 지동일도 문 앞에 와있다는 말이었다. 무슨 일인지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을 열어 드릴까요?>


“내가 열게. 무슨 일일까?”


“경하 씨.”

“경하 씨.”

“이경하 씨.”


경하가 문을 열었을 때는 안지훈 뿐만 아니라 지동일, 장혁까지 와 있었다.


“세 분이 동시에 무슨 일이시죠?”


세 명은 동시에 경하를 보고 안심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뭡니까? 연락도 안 받고 걱정했지 뭡니까?”


지동일이 소리질렀다.


“그러니까요. 무슨 일인지, 아픈지 걱정했습니다.”


안지훈이 조금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ABT에 문제 있는 거 아닙니까? 아침에 연락해도 답이 없어서 시스템 오류인 줄 알았습니다.”


장혁의 건조한 말이었다.


‘장혁, 저 인간은 이 상황에 시스템 오류는 또 뭐야? 혹시 우리 바비에게 경고를?’


“장혁 형사님, 시스템 오류라니요. 절대 아닙니다. 제가 바비에게 특별 명령어를 입력해 놓아서요. 오늘이 휴일이잖아요. 휴일 늦잠 방해 금지를 명령해놓아서 바비도 어쩔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처럼 비상시국에 그런 특별 명령어는 옳지 않습니다. 당장 해제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아니시라면 보안국에 시정에 대한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장혁, 뭐가 그리 깐깐해. 우린 지금 이경하 팀장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서 왔는데 말야.”


“저도 시스템의 오류인지 걱정되어 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저도 걱정되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장혁 씨는 시스템이 걱정되어 오셨다는 말씀이네요.”


안지훈도 장혁의 대답이 어이없어 지동일의 편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제가 이상한 명령어를 입력해 놔서 세 분이 오게 만들었습니다.”


경하는 서둘러 사과했다. 장혁에게 밉보여서 좋을 일이 없었다. 냉혈한 장혁은 이 상황에서 시스템 걱정이나 하고 있으니 일반적인 의식구조는 아니었다. 딱 사이보그 뇌를 가진 인간이었다.


“경하 씨, 지금 경하 씨의 ABT는 관리대상입니다. 주인으로서 무리한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은 지양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하 씨의 ABT를 위한 일입니다. 포맷이라는...”


“말이 돼? 감성지수 높은 바비 앞에서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지.”


지동일이 장혁에게 뭐라고 했다.


“그런 말씀은 저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BT는 단순한 로봇이 아닙니다. 각 개인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소울 메이트입니다. 그런 경하 씨의 소울 메이트 앞에서 그런 폭력적인 말을 하다니 너무 하셨습니다.”


안지훈도 장혁의 언행에 뭐라고 했다.


“뭡니까? 두 분? 전 경하 씨의 ABT 바비를 위해 하는 말이었습니다. 진정 바비를 생각한다면 경하 씨에게 그런 경고로 충고를 주어야 진정한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의 충고는 경하 씨와 바비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장혁은 대놓고 자신이 경하와 바비를 위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장혁은 원래 누군가를 위한다고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일은 애초 사이보그 뇌를 가진 장혁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


“전 괜찮아요. 세 분이 걱정되어서 오셨나 본데 걱정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전 휴일이라 조금 더 쉬겠습니다. 저의 안전 확인하셨으니 이만 돌아가 주셔도 되죠?”


경하는 방문자들에게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확인했으니 되었습니다. 편안히 쉬세요.”


안지훈이 먼저 인사를 했다.


“저의 경고를 가볍게 듣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휴일이니 언텍트 검검이 있을 예정입니다. 바비로부터 연락 닿도록 특별 명령어 풀어놓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장혁은 할 말 다하고 인사를 했다.


“뭡니까? 지동일 씨? 지동일 씨는 안 가십니까?”


“전 아직 할 말이 있습니다.”


“네?”

“할 말요?”


지동일의 말에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냐는 표정으로 안지훈과 장혁이 놀라 한 마디씩 했다.


“뭐, 뭐야? 할 말이 있을 수도 있지. 우린 은밀한 데이트를 하는 사이라니까?”


‘지동일, 저 미친 인간?’


경하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지동일 팀장님, 잊으셨습니까? 어제 은밀한 데이트 공간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분간 은밀한 데이트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장혁은 흔들리지 않는 어조로 또박또박 건조하게 말했다. 장혁은 옳은 소리를 기계음처럼 말하기 때문에 사이보고 답변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다.


“맞다. 은밀한 데이트는 금지지? 그래도 잠시 해야 할 말이 있어. 두 분은 먼저 가주셨으면 좋겠어.”


“안 됩니다. 지동일 팀장님. 지금 경하 씨는 안정이 필요합니다. 지동일 씨와 어제 사고도 있었는데 오늘 또 어떤 만남이 이어지는 것은 경하 씨의 안정을 위히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 팀장님, 지금 경찰관으로서의 본분을 잊으신 것 같습니다. 사적인 은밀한 데이트가 금지된 지금에 그 연장선에 있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오늘 이 상황은 매우 심각한 문제의식 결여의 행동입니다.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가려는 행동임을 모르고 계신다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장혁은 동료에게도 원칙적인 말을 차갑게 쏟아내고 있었다. 사이보그 뇌를 가진 장혁이란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이쿠, 장혁에게 걸리면 뼈도 못 추리겠어.”


“뭡니까? 그런 옳지 않은 표현. 역시 경고 감입니다. 조심해 주십시오.”


“두 분 싸우시겠습니다. 지동일 씨, 오늘은 그만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냥 가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반드시 가셔야 합니다. 저의 경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장혁은 지동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선을 딱 그어 말하고 있었다.


‘장혁, 그런데 내 일 아닌가? 대체 왜 내 일을 저렇게 무섭게 관리를 해? 뭐지?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과한 거 아닌가?’


경하는 장혁의 과한 제제에 두려움이 일었다. 자신을 꼼짝 못하게 옥죄는 것이 아니라면 저런 행동은 있을 수 없었다.


장혁의 뇌는 사이보그 뇌가 분명할 것이었다. 인간적인 미가 1도 없는 인간 사이보그가 분명했다.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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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_Dream 존에 들어가다 +1 21.08.20 515 25 14쪽
26 26화_경하는 나무의 아이 +4 21.08.19 542 23 11쪽
» 25화_사이보그 뇌 장혁 +1 21.08.18 550 24 12쪽
24 24화_안지훈의 데이트 신청 +1 21.08.17 593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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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_종이를 쓰는 불순한 부류 +8 21.08.05 834 32 12쪽
11 11화_적극 관리대상 +6 21.08.04 820 32 14쪽
10 10화_보건국 재검진 명령 +6 21.08.03 829 33 15쪽
9 09화_지동설과 지동일 +5 21.08.02 804 33 11쪽
8 08화_보건팀장 안지훈 +3 21.08.01 802 32 13쪽
7 07화_파라의 자만추 +4 21.07.31 813 37 14쪽
6 06화_바비의 감정지수는 비밀 +3 21.07.30 821 40 14쪽
5 05화_스킨십 금지 세상 +6 21.07.29 803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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