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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경 님의 서재입니다.

알바 뛰는 천마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경
작품등록일 :
2018.07.21 21:51
최근연재일 :
2018.08.08 14:33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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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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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글자수 :
77,662

작성
18.08.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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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DUMMY

14화.


타타타!

갑작스럽게 남쪽에서 시작된 총격에 북한군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남조선 괴래놈들이 아주 미쳤구만 기래!”

천마와 오달이 있는 부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초소를 담당하던 리철주는 군화로 초소의 벽을 후려쳤다. 분개한 리철주의 모습에 초병은 바짝 얼은 얼굴로 총을 부여잡았다.

“우리도 쏩네까?!”

“총알 아끼라우! 간나새끼야!”.

코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리철주는 쌍안경으로 남쪽을 보았다. 그리고 천마와 오달을 발견했다.

“남조선 놈들 간땡이 부어서 튀어나올라 하는구나!”

리철주는 천마와 오달을 보는 순간 완벽한 오해를 해버렸다. 저것은 간첩이다. 그리고 남조선 놈들의 사격은 지원사격임이 틀림없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측으로 계속해서 올라오는 두 명을 보니 오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너도 보라우!”

리철주는 부하 초병의 눈에 쌍안경을 처박았다.

우악스럽게 박은 탓에 초병이 짧게 비명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쌍안경을 통해 천마와 오달을 보자 초병은 입을 크게 벌렸다.

“저거이 간첩 아입네까?”

“보면 모르네! 쏘라우!”

“넵!”

북측에서도 사격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북측의 사격은, 점점 주변 초소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타다다당!

갑작스럽게 시작된 총격에 천마와 오달은 정신이 쏙 나갔다.

“후퇴하라! 오달!”

천마와 오달은 사방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북쪽에서도 총알이 날아오자 천마와 오달은 몸을 돌려 옆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목숨에 위협이 가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내공을 사용해 아주 약한 수준의 경공을 쓰기 시작한다. 땅을 스치듯 박차고 달리는 오달의 발에 지뢰가 스쳤다.

퍼어어엉!

“오달!”

천마가 뒤돌아보았다. 오달의 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오달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오달은 황급히 일어섰다. 코에 쌍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주군!”

지뢰가 바로 밑에서 터졌다면 위험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달이 무의식적으로 경공을 펼친 탓에 지뢰가 터지기 전에 지뢰 위를 벗어났고,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았다.

천마는 남은 내공을 모두 경공에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여기서 죽어버리면 끝이다.’

손톱만한 산삼을 먹어 보충한 내공이 아쉬웠지만, 그것도 살아야 의미가 있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직격 당하고 거기에 함정까지 걸리면 아무리 단련된 천마의 육체라도 버티지 못할 것이었다.

천마가 내공을 다리에 몰아넣자 오달 역시 내공을 모아 경공을 펼칠 준비를 했다.

“단숨에 이곳을 벗어난다.”

“존명!”

오달과 천마가 동시에 땅을 박찼다.

수많은 총알이 남과 북에서 쏟아지며, 그들 뒤로 지뢰가 펑펑 터져 나갔다.

영약탐색은 잊은 지 오래였다.


“헉헉.”

입에서 단내가 묻어났다.

천마는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며 바로 옆에서 하얗게 질린 오달을 보았다. 오달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쳐보였다.

“괜찮더냐?”

“괜찮습니다. 주군.”

오달의 몸에는 군데군데 피가 맺혀있었다. 몇 개의 총알이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그가 밟아 터트린 지뢰도 상당했다.

“주군은 괜찮으십니까?”

오달의 질문에 천마는 쓰게 웃었다.

천마 역시 오달과 상황이 비슷했다. 오달보다 덜하고 피도 흐르지 않지만 가까운 곳에서 지뢰가 몇 번 터진 탓에 내장이 흔들리는 내상을 입었다.

회복은 금방 되겠지만 내공이 바닥나고 말았다. 역용술이 풀리면 아침까지는 다시 역용술을 펼칠 수 없을 것이었다.

“주군. 얼굴이······!”

오달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

얼굴을 더듬어 보자 역용술이 풀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오달의 얼굴도 역용술이 풀려 산적 같은 얼굴로 되돌아갔다.

“해가 떨어진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구나.”

“그러하옵니다. 혹시 경계가 잦아들면 다시 들어가실 생각이십니까?”

“지금 상태로는 무리다. 차후에 내공이 회복되면 다시오도록 하자꾸나.”

천마의 말에 오달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심 주군이 다시 되돌아가자면 어떻게 하나 마음 졸였었다.

천마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마음을 모르는지 밝은 보름달이 그들을 훤히 비추고 있었다. 불빛 하나 없어 어두컴컴한 숲속에서 천마는 근처의 나무에 등을 기대고 쓰러졌다.

“배가 고프구나.”

“······.”

“컵라면이라고 했던가? 그것이 그립군.”

천마는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천마가 웃자 오달도 따라 웃었다.

“돌아가자. 오달아.”

“알겠습니다. 주군.”

그들은 빙긋 웃고, 서로를 부축하며 남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 * *


문자왔숑!

“히익?!”

느닷없이 들려온 알람 소리에 해수는 깜짝 놀라 강의실에서 일어날 뻔했다.

하지만 새어나온 비명 탓에 강의실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시선이 해수를 향해 집중되었다.

까칠하기로 유명한 교수는 못마땅한 듯 크게 헛기침을 하며 해수를 향해 몸을 돌려 섰다. 동시에 중지를 이용해 돋보기안경을 치켜세우는 모습이 기분이 상했다고 시위하는 것 같았다.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연락 왔나?”

“아, 아뇨!”

애인은커녕 친구도 적은 해수는 손사래를 치며 억울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 모습에 주변에서 쿡쿡거리는 웃음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해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럼 강의에 집중 좀 해주게. 비싼 등록금 내고 받는 강의인데 자네 때문에 흐름 끊겨서 쓰나?”

“죄, 죄송합니다. 아하하.”

해수는 멋쩍게 웃으며 주변을 향해 사방으로 고개를 숙였다.

‘누가 이 시간에 문자를 보낸 거야!’

평소 해수는 연락 오는 사람이 적었다.

항상 아르바이트와 학업에만 집중하며 살았던 탓에 교우관계를 쌓지 못했었다.

연락이 온다면 아르바이트를 연결해 주는 사장과 본가에 있는 가족들 정도. 그렇기에 평소에 해수는 알람을 꺼두지 않았다. 그들에겐 강의 시간을 피해서 연락하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호기심이 들었다. 누구에게 무슨 문자가 왔을까? 설마 아르바이트 중계 사장인가? 그렇다면 무슨 일일까?

해수는 교수의 눈치를 보며 조심히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

[속보. DMZ에서 간첩 두 명 남침 확인. 북한과 총격전 발생. 북측피해 파악 중.]

‘에······.’

얼마 전에 등록해 놓은 속보뉴스가 뜨면 알림으로 알려 주는 서비스였다. 천마와 오달이 행여나 경찰에게 발각될까봐 등록해 놓은 것이었는데, 엉뚱한 뉴스가 뜨고 말았다. 해수는 머리를 긁적였다.

‘설마, 간첩이란 게 천마랑 오달인가?’

그러고 보니 어제 묘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었다.

밤이 되도록 오지 않았지만 근처에서 잠시 방황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설마 정말로 자신의 말만 듣고 38선으로 가버린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장난으로 한 말인데 상대가 상식 이상으로 단순한 인물들이란 걸 고려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그렇게 무식하게 행동할 리가.’

그런데 이상했다.

정말로 출발했었어도 사람이 걸어서 갈 거리가 아니다. 중간에 지쳐서 되돌아 왔을 것이다. 분명 학교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 방구석에 늘어져서 TV보며 낄낄거리고 있을 게 뻔했다.

‘집에 먹을 걸 꺼내놓고 나왔던가?’

해수는 문득 천마와 오달이 걱정되었다. 말도 안 되게 강한 사람이라고 인정은 했지만, 사회성이 훌륭하다고는 죽어도 말할 수 없었다.

이전처럼 밥 한번 먹겠다고 온 집안을 때려 부술 수도 있었다. 만약 어젯밤 내내 밥을 굶었다면 배가 고프다고 집을 뜯어 먹어 버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해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컵라면 4개 꺼내놓고 왔으니 괜찮겠지.’

하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는 듯, 꽉 움켜쥔 주먹은 미세하게 떨려왔다.

“오? 강의 시간이 다 되었군.”

교수가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며 인상을 쓰며 말했다.

강의 시간이 다 끝났음에도 하고 싶은 말이 남았는지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한참을 교탁을 말없이 움켜잡고는, 불만스러운 듯 혀를 가볍게 차고 학생들을 향해 나가라는 듯 손짓을 했다.

“마음 같아선 더 붙잡아 두고 싶지만, 과제도 많을 테니 여기까지 하겠네.”

“와! 교수님 최고!”

사방에서 교수님을 찬양하는 함성과 함께 요란하게 가방 싸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의 끝나고 어디로 갈까 하는 소소한 잡담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해수는 남의 이야기처럼 그것들을 들으며 자신의 가방을 정리했다.

“아참, 해수양!”

백팩을 이제 막 등에 걸치려 할 때 갑자기 자신을 부른 교수의 말에 해수는 몸이 굳고 말았다.

“네?”

어리둥절해서 바보같이 되묻는 해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교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과제 꼭 해오게.”

“네! 교수님.”

해수는 빙긋 웃으며 도망치듯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강의실 바깥으로 나가자마자 해수는 불만 어린 표정으로 강의실을 되돌아보았다. 언제나 짜증만 내는 교수지만 자신에겐 유독 더 심한 것 같다.

“아 완전 싫어!”

해수는 조금 억울해졌다. 물론 자신이 조금 학점관리가 약한 부분이 있지만 대학등록금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서 그런 것이었다.

자신의 노력을 알아달라는 것은 너무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자신만 나무라는 것 같은 교수의 태도에는 언제나 야속함이 느껴졌다.

“어휴, 다음 아르바이트나 가야지!”

해수는 핸드폰을 해야 하는 과제를 빠르게 입력하고, 전화 버튼을 눌러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저에요 해수!”

“어! 강의 끝났어?”

콧소리가 살짝 섞인 하이톤의 중년남성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복도를 가볍게 뛰어 가며 해수는 빙긋 웃었다. 언제 들어도 사장의 목소리는 재밌었다.

“오늘은 어디 가면 돼요?”

“어! 당분간 어제 했던 곳으로 계속 가면 돼! 아주 그냥 너 일하는 거 똑 부러진다고 추가금도 내겠데! 너 시급 오백 원 더 추가될 거야! 완전 고맙지? 어!”

말 전후로 어! 라고 붙이는 사장.

해수는 그 오묘한 추임새에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꾹 삼켰다.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그런데 사장님! 시간 조율 좀 부탁드릴게요. 오늘 저 일이 있어서 조금 일찍 들어가 봐야 해서요!”

“어! 조금 일찍 끝나게 해줄게! 우리 에이스인데 그 정돈 해줘야지! 내가!”

“고마워요. 사장님!”

에이스라고 해봤자 해수밖에 없다.

빙긋 웃으며 해수는 전화를 끊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저녁 식사 전에는 아슬아슬하게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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