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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경 님의 서재입니다.

알바 뛰는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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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경
작품등록일 :
2018.07.21 21:51
최근연재일 :
2018.08.08 14:33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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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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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글자수 :
77,662

작성
18.07.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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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화.

DUMMY

중대장이 고함을 질렀다.

“정체를 밝혀라.”

“나는 천마다.”

천마가 지지 않겠다는 듯 아랫배에 힘을 주고 외치자 무사히 전경을 구출해온 소대장이 소곤거렸다.

“성이 천씨인가 본데요?”

“그럼 외자인가? 성이 천에 이름이 마?”

“그렇겠죠?”

중대장의 이마에 주름이 졌다.

일단 경찰을 공격했으니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니 죄목은 정해진 상황이었다. 굳이 집시법을 들먹이지 않아도 구속할 이유는 충분했다.

문제는 나타날 때의 상황이었다.

갑자기 발생한 엄청난 스파크도 놀라웠지만, 그 속에서 멀쩡한 것도 놀라웠다.

정신 상태도 의심스러웠다.

복장도 중국 영화에서나 나오는 장포를 걸치고 머리는 길게 길러 뒤로 질끈 묶은 상태였다. 그나마 얼굴은 아이돌이라 불리는 연예인 못지않았다.

중대장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천마 씨, 당신은 지금 경찰을 폭행하고 공무 집행을 방해하는 중죄를 짓고 있습니다. 이것은 형법으로 다스려지는 범죄행위입니다. 체포에 불응할 시에는 가중처벌 될 수 있음을 고지합니다.”

“체포?”

천마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나를 잡아가겠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것은 합법적인 법집행입니다.”

천마는 짜증이 몰려왔다.

성질 같아서는 확 엎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곳은 천계. 함부로 난동을 부릴 수는 없었다.

더구나 지금은 내력이라고는 한 톨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완전한 몸 상태를 만들 때까지는 경거망동은 금물이었다.

“이런 발칙한! 천계에는 법도가 없는가? 마선의 경지에 오른 자를 불러 놓고 어찌 이리도 무례하단 말인가? 이곳의 수장이 누구인가? 당장 나오라 그래라.”

중대장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척 봐도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다가 도망 나온 자이거나 마약을 복용한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보여준 힘도 일반적인 힘이 아니었다.

“뭐해? 체포해!”

“옙!”

중대장의 명령에 전경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오냐,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더는 참지 않겠다.”

천마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갈!”

천마는 호통을 내지르며 양손을 높이 쳐들었다. 비록 공력을 싣지 않은 호통이었지만 십만 마인을 다스리던 천마의 호통에 달려오던 전경들은 움찔거렸다.

“당장 멈추지 못할까?”

천마의 매서운 눈이 전경들을 흩고 지나가자 전경들은 걸음을 멈추고 서로 눈치를 살폈다.

“박수경님 어쩌지 말입니다.”

“뭘, 어째? 뒤에서 독사가 째려보는 거 몰라?”

“좀 찜찜한 것이 그렇지 말입니다.”

“얼차려 받는 거보단 낫잖아. 따라와.”

고참 전경의 윽박에 전경들은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전경들은 방패를 앞세운 채 둥그런 원을 그렸다.

숫자는 모두 여덟.

그 중 하나가 금속으로 만든 은빛의 팔찌를 내밀었다.

“천마씨, 순순히 체포에 응하시지 말입니다.”

그 말에 천마의 눈썹이 하늘로 치솟았다.

“네놈들이 정녕 마선의 경지에 오른 나를 이리 대접하겠단 말이냐?”

“법치 국가에선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지 말입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이더냐?”

“그건 가서 조사하면 다 나오지 말입니다.”

“조사?”

천마의 불끈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얼마나 기다려 왔던 순간이었는가.

각고의 노력 끝에 마선의 경지에 올라 천계에 들었거늘. 이런 푸대접에 수모까지 준단 말인가.

“그리는 못한다. 당장 책임자를 불러오라! 그렇지 않으면 이곳을 깡그리 불살라 버릴 것이다.”

“그러면 안 되지 말입니다.”

“뭐라? 안 돼?”

천마는 기가 막혔다.

딱 보기에도 병졸에 지나지 않은 애송이들이었다. 경망스런 말투에 행동까지, 절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잡졸에 불과했다.

그런데 자신을 체포하겠다며 우습잖은 합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얘들아!”

“넵!”

척! 척! 척!

고참 전경의 눈짓을 받은 전경들이 방패를 일제히 내밀며 곤봉을 높이 쳐들었다.

“이놈들이······”

천마는 잠시나마 들숨과 날숨을 반복했다.

반로환동의 경지를 이룬 후부터는 굳이 가부좌를 틀지 않아도 운기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서서도 가능했고 누워서도 가능했다. 심지어는 달리면서도 가능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유롭게 운기를 하는 경지가 바로 신화경의 경지.

한데 신화경의 경지를 넘어 반로환동까지 이루었으니 내기를 다루는 것에서는 완벽한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할 정도였다.

그렇게 짧은 순간 운기를 하여 모인 내력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손바닥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맺혔다.

“나는 천마다.”

“우리는 경찰이다.”

“이놈들이!”

“체포실시!”

“실시!”

전경들은 훈련해온 대로 방패를 이용해 천마를 바짝 밀어붙이고는 곤봉을 휘둘렀다.

부웅!

박달나무로 만든 곤봉이 천마의 어깨와 팔다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하지만 천마는 몸을 살짝 비트는 것으로 간단하게 곤봉을 피해 버렸다.

빡! 텅!

목표를 때리지 못한 곤봉과 방패가 서로 부딪치며 맥없이 튕겨 나갔다.

“헛!”

당혹스런 비명이 전경들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뭐냐?”

고참전경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곤봉을 휘둘렀던 전경들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방을 방패로 막은 상태에서 여덟 명이 동시에 곤봉을 휘둘렀다.

그런데 손쉽게 피해버렸다. 움직일 공간조차 부족한 상태에서 말이다.

데모진압을 전문으로 하는 전경들이라 방패와 곤봉을 조합으로 하는 진압술에는 전문가였다.

무술 고단자나, 싸움에 능한 범죄자라도 여덟 명이 한 조가 되어 펼치는 진압술에는 맥을 못 추기 마련이었다.

이번 경우만 빼고 말이다.

“뭐해? 잡아!”

고참 전경이 고함을 질렀다.

퍼뜩 정신이 든 전경들이 다시 곤봉을 휘둘렀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보통 놈이 아니다. 정신 바짝 차려!”

멀찍이 서서 지켜보던 중대장이 고함을 질렀다.

“예, 알겠습니다. 현행범이다. 반항하면 인정사정 보지 말고 때려눕혀!”

“옙!”

고참 전경이 고함을 지르자 나머지 전경들도 눈에 불을 켰다. 만일 여기서 제압을 못 하게 된다면 부대로 돌아가 혹독한 얼차려를 받게 될 것이 뻔했다.

부웅!

독기가 가득 실린 곤봉이 천마를 향해 떨어졌다. 이번에는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곤봉도 있었다.

“가소로운 놈들!”

방패 속에 갇힌 상태에서도 천마는 자유로웠다. 강호일통을 이루기 위해 소림사를 무릎 꿇렸을 때는 108나한진을 홀로 상대한 적도 있었다.

중원 최고의 진법이라는 108나한진과 이까짓 허접한 방패진을 비교할 수 있으랴.

비록 내력을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 할지라도 이 정도의 방패진으로는 천마를 가둘 수도 없거니와 전경들이 휘두르는 곤봉질로는 천마의 옷자락조차 건드릴 수 없었다.

“천계 군사의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되더냐?”

양손을 높이 들어 원을 그리듯 크게 교차시킨 천마는 손바닥에 맺힌 기운을 사방으로 뿌렸다.

비록 잠깐 동안 모은 탓에 평소의 백분지 일도 안 되는 기운이었지만 위력은 충분했다.

꽝!

“으악!”

여덟 명의 전경은 비명을 지르며 공깃돌이 날아가듯 사방으로 튕겨났다.

3미터나 날아간 전경들은 충격에 일어나지 못하고 버둥거렸다.

“저 새끼 정체가 뭐야?”

조바심 가득한 얼굴로 지켜보던 중대장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다급하게 외쳤다.

“무술 경관들 불러!”

“옙!”

치익!

-여기는 중대본부. 체포조 나와라.

-여기는 체포조. 말하라.

-신원미상의 범죄자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 즉시 제압하기 바란다. 이상!

-알겠다.

벽을 치듯이 늘어서 있던 전경들이 갈라지며 과거 백골단이라는 이름으로 악명을 떨쳤던 무술 경관 십여 명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한결같이 탄탄한 체격에 검은색 방검복을 착용한 무술 경관들의 손에는 진압용 삼단봉이 들려져 있었다.

“전경이라지만 여덟 명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놈이다. 방심하지 말고 신속하게 체포한다.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체포조의 조장이 명령을 내리자 대원들이 힘차게 외치며 천마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음, 몸놀림이 전의 병사와는 다르구나.’

발걸음이 가볍고 일정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방패진을 펼치던 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내력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무인이 뿜어내는 특유의 기운도 미약했다.

외공을 수련하여 삼류의 수준을 갓 넘긴 무인의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천마신교의 문지기조차 상대하지 못할 실력이거늘.’

천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차라리 강자라면 흥이라도 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달려드는 자들은 풋내기에 불과했다.

“그래, 오랜만에 근력만으로 부딪치는 것도 재미가 있겠지. 오랜만에 한바탕 땀이나 흘려보자꾸나.”

휘리릭!

천마는 피식 웃더니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팡! 팡! 팡!

내력을 싣지 않고 근력만으로 내지르는 주먹임에도 가죽 북 터지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힘차게 달려들던 무술 경관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조심해!”

권투 선수 출신 대원이 놀라서 외치는 순간 천마의 신형이 앞으로 툭 튀어 나갔다.

마치 단거리 육상 선수가 스퍼트하듯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튀어나온 천마의 양손에는 앞에서 달려오던 무술 경관의 손목이 잡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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