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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경 님의 서재입니다.

알바 뛰는 천마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경
작품등록일 :
2018.07.21 21:51
최근연재일 :
2018.08.08 14:33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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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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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글자수 :
77,662

작성
18.07.22 16:40
조회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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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5화.

DUMMY

우드득!

섬뜩한 소리와 함께 무술 경관의 입이 찢어질 듯이 벌어지더니 억눌린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꺽, 꺼어어!”

“어떠냐? 이것이 쇄혼수라는 것이다. 견딜 만하더냐?”

“끄어어어!”

눈자위가 드러난 무술 경관은 천마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덜렁거리는 손목을 바라보며 억눌린 비명을 토해낼 뿐이었다.

“이 정도에 비명을 지르다니 무사로서 부끄럽지도 않더냐? 쯧쯧쯧!”

천마가 혀를 차며 손목이 부러진 무술 경관을 밀어내고는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다른 무술 경관의 옆구리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다른 대원들에게 경고를 하던 권투 출신 무술 경관이었다.

퍽!

“끄윽!”

무술 경관이 비명을 토하며 허리를 새우등처럼 구부렸다.

그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자신의 옆구리에 꽂혀 있는 천마의 주먹을 내려다보았다.

딱 한방이었다.

그 한방에 하체가 풀리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렇게 허약해서야.”

천마가 혀를 차는 사이 다른 무술 경관이 저녁에 먹은 음식물을 확인하느라 정신없는 동료의 등을 뛰어넘어 발차기를 날렸다.

팍! 팍!

바람 가르는 소리가 제법 그럴듯했다. 하지만, 각법 하나로 십 대 고수의 반열에 올랐던 수하에 비하면 발장난에 불과했다.

“제법이다만 좀 더 배우고 오너라.”

태권도 6단인 무술 경관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계속 헛발질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기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쉴 새 없이 발을 놀리는 무술 경관의 눈이 불신으로 가득해졌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숱하게 겨뤄 봤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

늘어가는 헛발질 사이로 천마가 슬쩍 발을 차올렸다.

마치 장난이라도 치듯이 가벼운 동작이었다.

그런데 단숨에 무술 경관의 발이 날아오는 것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정강이뼈를 단숨에 부러트렸다.

“크윽!”

무술 경관이 비명을 토하더니 균형을 잃고 바닥을 뒹굴었다. 정강이를 움켜잡은 채 뒹구는 모습에서 현란한 발차기를 구사하던 태권도 고수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세 명의 무술 경관이 쓰러진 것은 순식간에 불과했다.

나머지 무술 경관도 악을 쓰며 달려들었지만 두세 번 공격을 하다가 한 수에 비명을 토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유도를 특기로 하는 자도 레슬링을 했던 자도 마찬가지였다.

천마의 손과 발이 움직이는 순간 여지없이 바닥을 뒹굴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체포조를 모두 쓰러뜨린 천마는 눈치를 살피는 전경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서 이것들을 치우지 않고 뭐하느냐?”

“예? 예, 알겠습니다.”

허겁지겁 달려온 전경들이 기절한 쓰러진 체포조를 데려가는 사이 중대장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안 되겠다. 최루탄 발사하라고 해!”

“예, 화기 지원팀. 최루탄 발사.”

퉁! 퉁! 퉁!

“저건 또 무엇인고?”

천마는 전경들 너머에서 날아오는 최루탄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쉬이익!

천마의 발아래 떨어진 최루탄은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곧 독한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흠, 독탄인가?”

천마는 일단 호흡을 멈추고 연기를 뿜어내는 최루탄을 유심히 살폈다.

한자 길이의 원통 모양에 재질은 금속으로 되어 있는데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주변을 금세 뿌옇게 만들었다.

천마는 최루탄을 들어 킁킁거리며 냄새까지 맡았다.

“그다지 독성이 강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만독불침의 경지에 오른 탓에 내력이 고갈되었다 하더라도 독이라면 어지간해서는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냄새만 지독할 뿐 독성은 없군. 에잇!”

천마는 흥미가 떨어진 얼굴로 최루탄을 전경들이 진을 치고 있는 쪽으로 힘껏 던졌다.

슈우웅!

무게가 3㎏가 넘는 최루탄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50미터가 넘는 거리를 날아가 중대장이 있는 곳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피해!”

쿵!

구르다시피 몸을 던진 중대장이 벌떡 일어났다가 최루탄 연기를 들이마셨는지 눈물 콧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저런 미친 새끼! 콜록, 콜록.”

중대장뿐만이 아니었다. 근처에 있던 간부들이 모두 울상이 되어 다급히 방독면을 쓰기 시작했다.

천마는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나직이 탄식했다.

“어쩌면 이곳은 천계가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당연히 천계라고 생각했다.

반로환동을 이루고 십 년 동안 마선의 경지에 들고자 매일같이 갈망했었다. 그러다가 명상 중에 거대한 힘이 느껴지는 통로가 나타나자 천계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고 확신했다.

의심 따위는 하지 않았다.

때가 되었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이곳이 천계가 아니라니.

왠지 모를 상실감이 엄습했다.

물론 정확한 추측이 아닐 수도 있지만, 온몸의 감각이 말해주고 있었다. 저들 모두 피와 살로 된 인간이라는 것을.

그나마 다행인 건 말이 통하는 곳이라는 사실 정도였다.


한편, 천마가 되받아 던진 최루탄 때문에 고생하던 중대장은 기동대장에게 무전을 날렸다.

-충성! 중대장입니다.

-무슨 일이야?

-괴한의 반항이 거셉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고무탄 총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허가해 주십시오.

-꼭 사용을 해야 할 정도인가?

-진압조와 체포조가 모두 실패했습니다.

-알겠다. 사용을 허가한다. 단 신중을 기해서 사용하라.

-알겠습니다. 충성!

기동대장과 교신 후 중대장이 명령을 내렸다.

“저격수 준비시켜!”

“넵!”

치익!

-저격수, 사격 준비하도록.

-목표물 조준완료.”

척!

흉악범을 체포할 때 사용하는 고무탄 총의 총부리가 천마를 향해 겨눠졌다.

“흠, 이번에는 암기인가?”

살기를 느낀 천마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전경버스의 지붕에 바짝 엎드려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저격수를 바라보았다.

두자 정도의 길이에 쇠로 만든 막대기에 나무 비슷한 것을 받쳐 놓은 듯한 물건을 겨누고 있는데 왜의 상단이 환심을 사기 위해 진상했었던 조총이라는 무기와 흡사했다.

“경고한다. 체포에 불응할 시 발포하겠다. 다시 한 번 경고 한다. 무릎을 꿇고 손을 머리 뒤로 올려라.”

“뭐? 무릎을 꿇어? 갈수록 가관이구나.”

천마는 코웃음을 치며 어깨를 쭉 폈다. 거기다 뒷짐까지 지고는 중대장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할 수 있으면 해보아라. 단, 후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네놈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천마는 엄포를 놓으며 조총과 비슷하게 생긴 무기를 노려보았다.


“어떻게 할까요?”

소대장의 물음에 중대장이 이를 악물었다.

고무탄은 흉악범을 제압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살상용은 아니라지만 위력은 실탄에 못지않다. 가까운 거리라면 팔이나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고 가슴에 잘못 맞으며 사망할 수도 있을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제길!”

중대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자칫 사망사고라도 일어나면 과잉진압이라는 덤터기를 쓸 수도 있는 상황.

찜찜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증거용 촬영은 해놓았지?”

“예.”

“규정대로 하반신에 한 발 발사해.”

“예! 알겠습니다.”

치익!

-저격수.

-예.

-하반신에 일 회 발사한다. 제압실시!

-사격개시.

소대장의 발사명령이 떨어지자 대기하고 있던 저격수가 방아쇠를 당겼다.

푸숭!

고무탄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천마를 향해 날아갔다.

비록 살상력은 실탄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화약의 힘을 이용해 날아가는 고무탄은 화살이나 사람이 날리는 비수의 속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퍽!

고무탄이 적중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비명이나 신음은 들리지 않았다. 중대장이 예상했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음!”

천마가 바닥을 뒹구는 고무탄을 내려다보더니 허리를 숙여 고무탄을 집어 들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엄지손가락 정도의 크기였다.

위력은 외공을 제대로 익힌 무사의 주먹질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속도였다.

조총과 비슷한 모양이라 성능 또한 비슷하리라 예상하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곤 하지만, 순간적으로 고무탄의 궤적을 놓쳤다.

“음······.”

평생을 무공에 미쳐 살았다.

무수한 강적을 꺾고 천마신교의 교주에 올랐으며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강호일통을 이루어냈다.

그 과정에서 만난 강자들의 수는 셀 수도 없었고 암습을 받은 횟수도 천 번을 넘어가며 세는 것을 포기하였다.

그런데 고작 암기 하나 피하지 못하다니.

“천계에 왔다고 내가 너무 마음을 놓았었군.”

천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한편, 1중대 지휘차량의 분위기는 매우 심각했다.

중대장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소대장을 돌아보았다.

“분명히 맞았지?”

소대장의 표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예, 허벅지에 명중했습니다.”

“그런데 왜 멀쩡해?”

“그, 그러게요.”

“불량탄 아니야? 다시 쏴봐.”

“예, 저격수!”

소대장의 신호를 받은 저격수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푸숭!

퍽!

이번에도 고무탄은 천마의 허벅지에 정확히 명중했다.

하지만, 천마는 흔들림이 없었다.

고무탄이 허벅지를 때리자 상념에 빠져 있던 천마가 정신을 차렸다. 깊게 가라앉은 눈동자에 분노가 어렸다. 그리고 새파란 광채가 번쩍였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저격수, 연사 해봐!”

“예!”

당혹스런 얼굴로 총기와 고무탄을 점검하던 저격수는 얼른 고무탄을 재장전 하고는 천마를 향해 연달아 방아쇠를 당겼다.

푸숭. 푸숭. 푸숭.

귓가를 연달아 울리는 파공음에 천마의 발이 엇갈리는가 싶더니 잔상을 남기며 한걸음 옆으로 이동하였다.

"헛!"

마치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피하는 모습에 저격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특전사를 제대한 후 경찰에 특채된 저격수는 이제껏 표적을 놓친 적이 없는 특등사수였다. 군대에서도 많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였고 경찰이 되어서도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흐흡!”

저격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저격수에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표적을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부위를 정확하게 맞히느냐도 중요하다. 살상을 위한 저격이 아니라 제압을 위한 저격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자칫 얼굴이나 가슴을 맞히기라도 한다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면 징계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진급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을 수 있었다.

“이건 안 쓰려 했는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 저격수는 고무탄 중 최고의 위력을 자랑하는 B-70 고무탄으로 교체한 후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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