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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경 님의 서재입니다.

알바 뛰는 천마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경
작품등록일 :
2018.07.21 21:51
최근연재일 :
2018.08.08 14:33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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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1
추천수 :
120
글자수 :
77,662

작성
18.07.2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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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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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0쪽

3화.

DUMMY

크윽!”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던 천마의 미간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천계로 넘어오기까지 찰나의 순간이었던 것 같은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수만 마리의 벌이 떼 지어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게다가 현기증까지 나는 것이 적이라도 만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 같은 위기감이 몰려왔다.

“흐읍!”

천마는 깊은 심호흡으로 충격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 번, 두 번 심호흡이 반복될수록 고통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러나 반로환동을 한 후로는 느껴보지 못했던 무력감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우선 늘 충만하던 내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단전은 멀쩡한데 한 톨의 내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급히 내력을 모으기 위해 애를 써봤지만, 어찌 된 것인지 단전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단 몸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다. 고갈된 내력은 차후의 문제다.’

천마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뿌드득!

뼈마디가 어긋나는 소리가 울렸다.

온몸이 뻐근한 것이 충격이 꽤 있었다.

목을 돌리고 어깨와 다리의 근육을 풀어준 천마는 먼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흐릿하게 보이던 하늘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중원의 하늘과 달리 별이 촘촘한 하늘은 아니었지만, 초승달이 고개를 삐죽이 내밀어 천마를 반기고 있었다.

천계라고 해서 별다른 것이 없구나 싶어 천마는 주위로 고개를 돌렸다.

“과연 천계답구나.”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건물이었다.

중원에서 최고로 높다는 천마신교의 마천루가 초라해질 정도로 우뚝 솟은 건물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백 장은 족히 될 것 같았다.

“허어! 높이도 높이지만 넓이 또한 만만치가 않구나.”

그뿐이 아니었다.

어떤 기술을 썼는지 형형색색의 불빛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거기다 번쩍거렸다 사라지는 불빛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데,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은근히 기분 나쁜 불빛이로고.”

기자들이 열심히 누르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사그라질 때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벤트 같은 거야?”

“에이, 설마 시위 현장에서 이벤트를 하겠어?”

“모르지. 워낙 별의별 인간이 다 있으니.”

사람들이 궁금증을 안고 저마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을 무렵 전경 쪽에서도 의견이 난무하고 있었다.

치익!

-1중대장입니다.

-무슨 일이야?

-그게 말입니다.

-상황보고부터 해!

-그게······.”

1중대장은 옷자락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있는 천마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본 그대로 보고를 하자니 미친놈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하고 대충 둘러대자니 상황이 묘했다.

-뭐해?

-예. 그게··· 수상한 인물이 나타나서 진압작전을 멈춘 상태입니다.

-뭐야? 너 제정신이야?

-예?

-위에서 난리니까, 빨리 진압해.

-넵! 알겠습니다.

무전을 마친 중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대기 중인 고참 전경에게 눈짓했다. 하지만, 전경은 모른 척 먼 산을 쳐다보고 있었다.

“빨리 안 가?”

“예?”

“확인해보란 말이야.”

“제가 그럴 짬밥이······.”

“그럼? 내가 갈까?”

“아니지 말입니다.”

전경은 마지못해 앞으로 나섰다.

‘혹시, 외계인 아닐까?’

방패에 곤봉까지 챙긴 전경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천마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저, 저기요.”

전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천마를 불렀다.

하지만, 천마는 반응이 없었다. 넋이 나간 얼굴로 허공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미치겠네.’

전경은 천마의 옆구리를 찌르기 위해 곤봉을 쳐들면서 한쪽 발을 반대 방향에 두고 힘을 주었다.

언제든 튈 수 있게.

“저기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지 말입니다.”

여전히 반응이 없는 천마에게 전경은 사정하듯이 말을 걸면서 동시에 곤봉으로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 순간 천마가 고개를 홱 돌렸다.

“으악!”

전경은 화들짝 놀라 주저앉았다.

“감히!”

“헉!”

천마와 눈이 마주친 순간 전경은 마치 맹수를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엉덩이를 뒤로 밀었다. 수많은 사람과 동료가 지켜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칠뿐이었다.

그때 천마의 호통소리가 들려왔다.

“네 이놈!”

“······?”

“본좌에게 무기를 겨누다니, 그러고도 네놈이 살아남기를 바라더냐?”

“중국인?”

전경은 엉덩이를 뒤로 밀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라는 것이야?”

이번에는 천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중국인이냐고요. 영어로는 차이니즈.”

“중국? 그러고 보니 이 말은······.”

천마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 시건방진 놈이 사용하는 언어는 분명히 조선말이었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어린 시절부터 사용했고 명에 끌려와서도 한동안 쓰던 말이거늘.

“아닌가? 그런 조선족?”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해지자 전경은 두려움이 약간은 가시는 것 같았다. 더불어 작지만 약간의 용기도 생겼다.

“아무튼, 여기서 이벤트 같은 거 하면 안 되거든요. 빨리 나가세요. 빨리요!”

“뭐라?”

“아이씨! 빨리, 여기서, 나가라고욧!”

“이런 무례한 놈을 봤나!”

천마는 치미는 화를 풀기 위해 손을 번쩍 들었다.

굳이 독문절기를 쓰지 않더라도 손짓 한 번이면 발칙한 놈을 단번에 죽일 수 있으리라.

우드득!

불끈 쥔 주먹에서 뼈마디가 뒤틀어지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렸다.

“네놈의 버르장머리를 원망하거라.”

부웅!

천마의 주먹이 바람을 가르며 전경의 머리를 후려갈기려는 순간 전경이 엉겁결에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꽝!

굉음과 함께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방패에 거미줄 같은 금이 주르르 생겼다.

“허어!”

천마는 자신의 주먹과 방패를 번갈아 보았다.

아무리 내력을 싣지 않았다 하더라도 반 백 년이 넘게 수련한 주먹이었다.

그런데 방패 따위를 부수지 못하다니.

그나마 상대는 충격을 받은 듯 창백한 안색으로 울먹이고 있었다.

“흑흑. 이러면 안 되지 말입니다.”

“뭐라?”

“경찰을 폭행하는 건 중죄지 말입니다.”

“경찰?”

“그렇지 말입니다.”

천마는 눈살을 찌푸렸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놈의 정체가 궁금했다.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더냐?”

“진압기동대 1중대 1소대, 강민철 수경이지 말입니다.”

“진압기동대? 강민철?”

그제야 천마는 4열 종대로 늘어선 수백 명의 무리를 바라보았다.

“천계의 군인들인가?”

얼추 500명은 넘어 보이는 무리는 머리에 둥그런 투구를 쓰고 두꺼운 천으로 만든 갑주를 걸치고 있었다.

거기다 한 손에는 3자에 이르는 곤봉을 들고 있고 나머지 손에는 속이 훤히 비치는 방패를 들고 있었다.

방패에는 처음 보는 문양과 글자가 쓰여 있는데 뜻은 모르겠지만, 천계에서 사용하는 문양과 글자 같았다.

“무례한 놈들이로고.”

천마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마선의 경지에 올라 천계에 들었건만 이런 푸대접이라니.

짜증이 확 밀려왔다.

“네놈의 상관은 어디 있는고?”

“저, 저기 있지 말입니다.”

덜덜 떨고 있는 고참 전경의 손가락을 따라 천마의 매서운 시선이 움직였다.

멀리서 천마를 관찰하던 중대장의 움찔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괘씸한 놈이로다. 장수가 나서지 아니하고 수하를 시켜 본좌를 맞이하다니. 당장 이리 오지 못할까?”

천마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하지만, 중대장은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뭐라는 거야?”

“중대장님 나오라는 소리 같은데요.”

“저게 미쳤나?”

곁에 있던 소대장이 소곤거리자 중대장이 벌컥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천마에게 달려가는 짓은 하지 않았다. 대신 소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가서 저놈 구해와.”

“제가요?”

“그럼, 내가 할까?”

“아, 아닙니다.”

소대장이 떨떠름한 얼굴로 무전기를 잡았다.

치익!

-화기 지원팀.

-예.

-최루탄 독한 걸로 준비해라. 물대포도 준비하고.

-알겠습니다.

소대장은 전경 몇을 이끌고 천마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다행히 천마는 전경을 데리고 가는 소대장 일행을 제지하지 않았다. 대신 신형을 비틀어 시위대에게 시선을 던졌다.

“허어! 참으로 난잡한 복색이로고.”

천계의 군인들이야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복장은 요상한 것을 넘어 보는 것만으로도 낯이 뜨거워질 정도였다.

남자들은 그런대로 봐줄 만 했다. 문제는 여자로 보이는 자들이었다.

우선 머리부터 해괴했다.

목이 드러날 정도로 싹둑 자른 이도 있었고 꾸불꾸불하게 만들어 늘어트린 이도 있었다.

색깔도 가지각색이었다. 검은 머리부터 노란 머리까지, 심지어 붉은 머리도 있었다.

그뿐인가?

대부분이 몸에 착 달라붙어 굴곡이 훤히 보이는 옷을 입었는데 한 결 같이 삐쩍 마른 것이 어지간히 굶주렸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천계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가 보구나.”

천마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돌렸다.

평생을 무공에 미쳐 사느라 여색을 멀리했던 그로서는 민망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중대장이 마이크를 통해 말을 하고 있었다.

“거기, 그래! 당신 말이야!”

“허어! 목소리가 우렁차고 널리 퍼지는 것이, 육합전성의 수법은 아닌 것 같은데, 공력이 남다른 자로구나.”

천마는 중대장의 육성을 듣고는 얕보았던 생각을 바꾸었다.

자신의 주먹을 막아낸 방패야 기물이라 여기면 그만이었지만 지금, 들려오는 목소리에 담긴 힘은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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