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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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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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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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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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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DUMMY

수많은 상단들이 있고 그들의 호위를 담당하는 이들과 잠시 동안 호위를 하는 용병들이 해가 지고 나서 갈 곳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들이 모이는 곳은 도시 오른쪽에 위치한 술집들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차림의 생김새를 가진 소녀가 있었다. 일자로 떨어지는 로브 때문에 몸매는 보이지 않았지만 벗은 모자로 보이는 얼굴만으로 충분했다. 소녀는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들의 옆에 있는 사내들도 그 시선을 받아야 했다.

“죄송하군요.”

“뭐가 죄송하다는 거지? 예뻐서 죄송하다는 건가? 아름다워서 죄송하다는 건가?”

잘브린의 말에 소녀는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소녀는 아름다웠다. 용병들과 호위들이 많다 보니 그들을 상대로 얼굴과 몸만으로 돈을 버는 여인들도 이곳에 많았지만 이 도시의 어느 여인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그녀였다.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난 이 ‘카운티용병단’의 단장직을 맡고 있는 잘브린이라고 한다.”

손에 들려 있던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손바닥을 펴 소녀에게 당신의 차례라고 알려주자 소녀는 고개를 들었다.

“전 베네피아라고 합니다.”

여인의 소개를 시작으로 뒤의 사내들도 소개를 했지만 잘브린에게 상관있는 것은 베네피아 뿐이었다.

“그럼 전쟁의 신을 섬기는 순례자께서 왜 우리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들어볼까?”

전쟁의 신. 이 대륙에는 나라수보다 많은 종교가 존재한다. 그 종교 중 하나를 국교로 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국민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기 때문에 국교가 없는 나라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많은 신중 전쟁의 신도 있었다.

전쟁의 신은 전쟁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인생에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그 전쟁에서 정의로운 쪽이 승리하게끔 이끄는 것이 전쟁의 신이었다. 그렇기에 전쟁의 신의 가르침은 검을 통한 자기 수련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어중간한 기시들에 버금가는 실력을 가진 사제들이었기에 그들이 이렇게 한낱 용병단에게 이야기를 청할 이유는 없었다.

아직도 사람들의 시선은 그들에게 향해 있었지만 여인과 잘브린은 둘 만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시 인사드리지요. 전 이 순례단을 이끌고 있는 베네피아 소더입니다.”

그녀의 인사에 잘브린은 다시 술을 들이킬 뿐이었다.

“소더라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할 필요는 없을 텐데.”

그의 태도와 말투는 베네피아의 뒤에 있는 사내들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지만 그 이상은 할 수 없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저희들은 순례중이긴 하지만 뒤에 있는 다섯 명 중 네 명은 아직 수련자의 명칭도 얻지 못한 자들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들의 순례에 위험성이 너무나 다분합니다. 이 일행의 리더를 맡고 있는 저로써는 안전성을 고려해 동행을 구하고 있었고 이 도시의 골칫덩이였던 네마르를 잡은 당신들이라면 충분하다는 판단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네피아의 말에 잘브린은 웃음을 지었다.

“검에 있어서는 어중간한 기사들에 버금가는 당신들의 부탁이라. 좋아해야 하는 건가?”

“부탁이라 그런 건가요? 그럼 말을 바꾸도록 하지요. 당신들을 고용하도록 하지요.”

말을 마친 베네피아의 손이 로브안쪽으로 향했지만 그 손은 잘브린의 행동으로 인해 멈춰버리고 말았다.

‘쾅’

들고 있던 맥주잔이 테이블에 내려쳐졌고 그 힘은 얼마 남지 않은 음료를 테이블 전체에 뿌릴 정도였다. 갑작스러운 큰소리에 베네피아에게 몰려 있던 모든 시선은 그에게 향했고 그녀의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잘브린은 베네피아에게 시선을 거둔 채 발걸음을 움직였다.

“가자.”

그의 말과 행동엔 용병단들이 움직이기 직전 그녀가 테이블을 양손으로 치며 일어났다.

“잠깐. 이 무슨 무례한 행동입니까?”

그녀의 말에 돌아서 있던 잘브린이 얼굴을 마주보며 손가락을 들었다.

“잘 들어. 철없는 아가씨.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단순히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었어. 돈으로 구할 거라면 다른 용병단을 구하면 되겠네.”

그렇게 돌아서던 잘브린은 다시 돌아서서 여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을 이었다.

“충고 하나 하지. 내가 움직인 건 당신이 정말로 우리를 원하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자세를 낮추는 정신 때문이었어.”

그렇게 돌아서는 잘브린이었지만 동시에 그녀도 움직였다.

“뭐하시는 겁니까?!”

“저딴 놈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그녀의 뒤에 있던 사내들의 외침과 주변인들의 놀라는 표정에 다시 돌아선 잘브린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마음에 제가 무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머리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뒤의 다섯 남자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잘브린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럼 나머지 이야기라도 들어보지. 어디로 가는 거지?”

그의 태도에 베네피아는 다시 맞은 편 의자에 앉았다.

“목적지는 없습니다. 그저 발걸음이 가는 곳으로 가는 것이죠. 여러분이 괜찮다면 가시는 곳까지 만이라도 동행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수배자를 잡는 일을 위주로 한다. 그렇기에 위험한 일이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은 말해두고 싶군.”

“전쟁의 신의 사제로서 그것은 수련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가? 그럼 오늘은 이만하지. 내일 아침에 우리는 출발할 것이니 편히 자도록 해라.”

그렇게 위로 올라가는 잘브린을 따라 용병단들이 올라갔고 그 용병단을 향한 나머지 사제들의 시선이 뜨거웠지만 그것은 상관하지 않는 그들이었다.


“어째서 저들에게 그렇게까지 하신 것입니까?”

베네피아의 방에서 그녀를 마주하고 있는 사제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의 도움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경도 그의 행동을 보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어쨌다는 것이지요?”

침대에 앉아 사제를 바라보는 베네피아는 웃고 있었다.

“처음 그들에게 접근한 이유는 물론 그들의 실력 때문이었습니다. 시골에 속한다고 해도 이 도시를 주무르던 네마르라는 범죄자를 잡아온 이들이었기에 실력은 믿을 만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그래서 성급하게 그들을 돈으로 고용하려 했던 것이고요. 하지만 그는 저의 말에 강한 반발을 보였죠.”

“유리한 위치를 잡으려는 속셈일 뿐입니다.”

그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닙니다. 그의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그의 눈은 돈 때문에 용병단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눈은 어쩌면 경과 많이 담아있었습니다.”

“저와 말입니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꼭 잡아야 했던 것입니다.”

“아둔한 저로써는 이해할 수 없지만 현명하신 분이시니 당신의 판단에 따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로브를 벗은 그녀의 몸에 걸쳐진 것은 사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이었다.


달만이 빛을 발하는 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건물의 창가를 바라보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의 시선은 그곳에 고정되어 있었고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인지 뒤로 한 사내가 다가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아직 잊지 못하신 것입니까?”

갑작스러운 목소리였지만 귀에 익은 목소리였기에 사내는 놀라지 않고 창가를 계속 바라본 채 가만히 있었다.

“내가 잊었다고 말하면 잊은 건가?”

“······.”

그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사내는 다시 입을 열었다.

“바람이 차갑습니다. 내일 일찍 출발도 해야 하니 이만 들어가 쉬시죠.”

“그래야겠지.”

사내의 말에 대답을 하는 잘브린이었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한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시 해가 뜨기 시작할 때 일행들은 이미 일층에 내려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막내가 너무 늦는 거 아니야?”

제일 늦게 내려오는 노임을 향한 한 용병의 말이었지만 노임은 신경도 쓰지 않고 의자에 앉았다.

“어디로 갈 것이지?”

자리에 앉자마자 잘브린을 향한 노임의 말에 베네피아의 시선도 향했다. 시선을 받은 잘브린은 입안에 있는 음식물을 넘기고 물을 마신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은 베른으로 간다.”

잘브린의 말에 노임은 대답도 없이 앞에 놓인 음식을 입으로 가져갔다.

베른. 대륙의 남서쪽에 위치한 이 나라 베르니언국의 제2의 도시였다.

“물론 가는 길에 수배자 사냥은 계속 한다.”

잘브린의 말에 반대의견은 없었고 식사를 마친 일행은 바로 떠날 채비를 갖추었다.


무성한 모래로 이루어진 땅위를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다. 너무나도 작은 모래들로 이루어져 작은 바람에도 모래바람이 날리는 사막이라 불리는 그곳을 움직이는 이들은 십여 명이 되었다.

“괜찮으십니까?”

그중 한 사내가 깊게 로브를 쓴 누군가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괜찮습니다.”

“전쟁의 신의 사제라는 사람이 이정도로 힘든 거야?”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앞서 가던 일행 중 하나가 비꼬는 말을 던졌다.

“그만하거라.”

그 말에 반응하려던 다른 사제와 그 사제에 맞서 검을 잡으려는 사내였지만 제일 앞에서 걷고 있던 잘브린의 말에 사내의 행동은 멈춰졌고 뒤따라오던 베네피아의 손짓에 사제의 행동도 멈추었다.

“힘이 든다면 잠시 쉬었다가 가도록 할까요?”

“괜찮습니다.”

잘브린의 말에 돌아온 베네피아의 목소리는 어떠한 주저함도 망설임도 없었다.

“그렇다면 계속 가도록하지요.”

일행이 걷고 있는 것은 사막이었다.

세스브린에서 베른으로 가는 길에는 크고 작은 대여섯 개의 도시가 있었고 그 중 제일 먼저 일행이 향하고 있는 곳이 이 사막의 한 중간에 있는 도시였다. 크지는 않은 사막이었지만 열기는 대단했다. 모래바람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로브를 입고 있었지만 뜨거운 태양 때문에 로브를 벗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강한 모래바람 시야가 가려지고 있었지만 그저 앞에 가는 이를 따라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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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2) +1 21.09.26 20 1 11쪽
1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1) 21.09.26 16 0 10쪽
1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5) 21.09.26 19 0 7쪽
1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4) 21.09.20 19 0 8쪽
1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3) 21.09.20 17 0 10쪽
11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2) 21.09.08 19 0 11쪽
»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2 0 11쪽
9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20 0 7쪽
7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4 0 11쪽
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8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2 0 10쪽
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4 0 9쪽
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5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9 0 9쪽
1 프롤로그 21.07.19 5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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