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eran 님의 서재입니다.

추적과 진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432
추천수 :
1
글자수 :
68,769

작성
21.07.22 22:42
조회
33
추천
0
글자
9쪽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DUMMY

이미 어두워진 새벽.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지키는 공간의 중앙. 수십 명의 경호와 또 이어진 경호로 겹겹이 이루어진 중앙에 한 사내가 누워 있었다. 조금 야윈 얼굴의 중년 사내는 눈을 감은 채 혼자서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이미 깊은 잠에 빠진 듯 한 사내의 뒤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 이냐?”

눈을 감은 채로 꺼낸 사내의 말에 무언가는 그 자리에 앉았다.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이곳에 있을 때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워낙에 급한 일이라 명령을 어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슨 일 이냐?”

“어쌔신들이 움직였습니다.”

“또 무언가가 잡혔나 보지.”

“이번엔 한 부대입니다.”

무언가의 말에 사내는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한 부대나 말이냐?”

“예.”

“언제 출발했느냐?”

“어제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는 모르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사내는 한숨을 쉬었다. 알고 있었다. 그들보다 이들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하지만 막상 그것이 이렇게 현실이 되자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늦었을 지도 모르지만 추격하도록 해라. 그리고 꼭 보호해서 데리고 오도록 해라. 나의 이름을 사용해도 좋다.”

“알겠습니다.”

겹겹이 쌓인 보호를 뚫고 유유히 무언가가 사라지자 사내는 자신의 앞에 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알 수 없는 그림들이 있었다.

“내가 자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사내의 얼굴에는 온갖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요즘엔 세상이 편안해서 좋아.”

너무나도 조용한 이 시골마을에 가끔씩 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상단인 그들은 이 마을에서 구하기 힘든 것들을 조금은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었고 자연스럽게 세상의 소속을 전하는 역할도 했다.

“그러게 말이야. 요즘엔 누가 죽는 다는 말도 없어서 몬스터 잡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좋아진 것 같기도 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을사람들은 자세한 사항을 물어보았고 상단은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아니 요즘에는 죽는 사람이 없으니까 서로가 몬스터를 잡으려고 하잖아. 그러니까 세상이 편해지는 거지.”

아무리 몬스터가 많다고 해도 그 몬스터들은 중형에서 멈춰 있었다. 고블린 같은 소형몬스터에서 오크나 트롤 같은 중형몬스터, 오우거인 중대형몬스터까지가 대륙에서 자주 나오는 몬스터의 전부였다. 당연히 그런 몬스터들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많아졌다. 출세욕으로 잡으려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 기사들이나 용병들 중 실력이 있는 자들은 치안과 평화를 위해 몬스터를 잡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40대를 넘긴 중년의 사내들 중 중형몬스터이상을 잡은 자들이 하나둘씩 알 수 없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계속되는 같은 현상에 사람들은 의아해 했고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중년의 사내들도 점점 사냥을 그만두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한 달 동안 몬스터를 잡아도 죽는 이들이 없어지자 다시 사냥은 가속화되었고 이제는 대륙에서 흔히 몬스터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우리 마을에서도 한 달 전에 몬스터 때문에 큰일 날 뻔했어.”

곧바로 이야기는 한 달 전에 커스가 잡은 오우거 세 마리로 넘어갔다.


우연히 지나는 길에 상단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커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수심이 가득했다. 왠지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을 이끌고 오두막으로 돌아온 커스를 반기는 것은 제자가 된 아들이었다.

“돌아오셨습니까.”

평소와 달리 아무런 말이나 인사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데니였지만 곧바로 검술을 다시 연습할 뿐이었다.

“데니야.”

“예. 아버지.”

아버지의 목소리에 검을 놓고 방으로 들어간 데니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조금은 많아 보이는 동물의 가죽이었다.

“이 가죽을 세스브린에 가서 팔고 오너라.”

“저, 정말이십니까?”

“너도 이제 세상을 보고 듣고 배워야 하는 나이가 된 것 같구나.”

보통 가죽을 팔러 세스브린에 가는 것은 아버지였다. 며칠이나 걸리는 일이었기에 그때는 혼자서 심심했다. 물론 마을에 내려가 놀아도 되었지만 오두막까지 가는 길에 해가 없으면 길이 보이지 않아 꽤나 일찍 돌아와야 했다. 그런 길을 이제는 자신에게 가라는 아버지의 말이 데니는 믿겨지지 않았다.

“정말 제가 갔다 와도 되나요?”

“그래. 이제는 이 아비도 늙은 것 같구나.”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자 데니는 자신의 앞에 있는 가죽들을 몽땅 들고 나와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떠나가는 데니를 한참 바라보던 커스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잠시 서 있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방바닥을 뜯기 시작했다. 돌밖에 없어야 하는 방바닥에 검이 한 자루 놓여 있었다. 칠흑의 검은색과 어울리지 않는 붉은 색의 작은 루비가 검 손잡이에 달린 검이었다.

‘스릉’

언제부터 바닥에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외형이었지만 검의 소리는 전혀 녹슬지 않아 있었다. 검에 비춘 자신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커스는 다시 검을 검 집에 넣고는 가부좌를 틀고 검을 앞에 놓은 채 가만히 눈을 감았다.


데니가 떠난 그날 밤. 오두막 주위는 고요했다.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움직임은 많았다. 움직임에 소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사람들은 오두막접근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같았다. 불빛도 켜져 있지 않은 오두막 주위를 움직이던 사람들은 조금씩 오두막에 접근해 갔고 이내 한명이 문에 손을 대려는 순간 고요는 깨지고 말았다.

“끄악”

문이 잘리며 문을 열려했던 사내는 대각선으로 잘리면서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았다.

“밤고양이들이 너무나 많구나.”

문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커스였다. 얼굴은 분명 커스였지만 복장이 이상했다. 칠흑의 검 집과 어울리는 칠흑의 갑옷을 입은 커스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것은 황금색의 용이었다. 그리고 그의 왼쪽 가슴에는 조그마하게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오해를 하신 것 같군요. 저희는 폐하의 명으로 모시러 온 것입니다.”

“크하하하하. 모시러 왔다고? 그렇다고 하기에는 사람이 많구나.”

“당신 같은 분을 모시는 인원으로는 부족하기 그지없지요.”

“크크크. 그래. 말은 그렇게 하면서 그 살기는 어찌할 것이냐?”

커스의 말에 사람들은 대신해 인사를 한 사내의 얼굴은 굳어졌다.

“꽤나 훈련을 받아 살기를 잘 감추기는 하나 그것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지.”

“할 수 없군요. 나와라.”

사내의 말에 수십 명의 사내들이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조용히 이곳에서 저의 검을 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싸우시겠습니까?”

“크하하하. 네 말투가 내가 이곳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구나.”

“당연하지 않습니까?”

“크하하하하. 그렇다면 덤벼라. 세월이 지났다고는 하나 한때는 최고의 위치에 있던 자의 검을 보여주지.” “그렇다면 별 수 없군요. 처라.”

사내의 명이 떨어지자 온통 검은색으로 가린 수십의 사내들은 커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은 호각으로 이어졌다. 수십 명의 사내들의 협공 속에서도 커스는 잔 상처 하나 없이 공격을 이어갔다. 꽤나 길어지는 싸움 속에 어느새 해가 뜨려고 하고 있었다.

“대장님.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부관의 말에 대장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몇 개의 국경을 넘으며 일으킨 사고 때문에 지금 자신들을 쫒는 이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더 이상 지체 한다면 돌아가는 길이 위험할 수 있었다. 결국 판단을 내린 대장은 검을 들고 움직였다.

“으아아”

‘캉’

“큭”

커스의 검을 막으려고 했지만 힘에서 밀려 휘청거리는 사내를 향해 다시 검을 움직이려는 커스의 뒤로 다른 사내가 다가와 검을 들려고 했지만 그것조차 예상했는지 커스는 그대로 검을 회전시켜 자신의 뒤에 있는 사내를 향해 휘둘렀다.

‘캉’

“큭”

검을 막기는 했지만 그대로 밀려난 사내의 모습에 다시 돌아서려던 커스는 무언가를 감지하고 빠르게 뒤로 움직였다.

‘푹“

“윽”

방금 전 자신의 공격에 휘청거리던 사내의 배를 뚫고 검이 나와 있었고 그 검에 커스도 상처를 입었다. 사내가 쓰러지고 그 뒤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들의 대장으로 생각되는 사내였다.

“너희들에게는 동료애도 없는 것이냐?”

“우리는 그저 명령을 수행하는 개일 뿐이다. 죽어야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면 죽어야겠죠. 명령한다. 이제부터 어떠한 공격도 허용한다. 지금의 내가 했던 방식의 공격도 말이다. 임무를 완수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자에게는 그만한 보상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추적과 진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2) +1 21.09.26 20 1 11쪽
1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1) 21.09.26 16 0 10쪽
1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5) 21.09.26 19 0 7쪽
1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4) 21.09.20 19 0 8쪽
1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3) 21.09.20 17 0 10쪽
11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2) 21.09.08 19 0 11쪽
10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1 0 11쪽
9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20 0 7쪽
7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4 0 11쪽
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8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2 0 10쪽
»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4 0 9쪽
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5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9 0 9쪽
1 프롤로그 21.07.19 57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