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eran 님의 서재입니다.

추적과 진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415
추천수 :
1
글자수 :
68,769

작성
21.07.19 23:44
조회
34
추천
0
글자
10쪽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DUMMY

조금은 겁이 났었다. 너무나도 평범한 농사꾼으로 살던 자신이 세 마리의 오우거를 잡았다는 사실은 마을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겁을 먹고 자신을 두려워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내려온 마을의 사람들은 자신을 변함없이 대해주었다. 벤슨을 제외하고 말이다.

오우거를 처리하기 위해 별 수 없어 약간의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했고 그것을 본 벤슨이 검술을 배우는 마을 청년과 아이들에게 검을 가르쳐 줄 것을 부탁하고 있었다. 가능하다면 벤슨 자신도 검을 배우고 싶어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처다보지도 않는 것이 거절의 뜻임을 알고 있음에도 벤슨의 끈질김은 계속 되었다. 그런 커스를 구해준 것은 촌장이었다.

“뭐하는 건가?”

“아, 촌장님. 촌장님도 부탁해 주세요. 보셨잖아요? 커스가 오우거 세 마리를 잡는 거. 그정도의 실력이면 왠만한 기사단에서도 알아주는 실력이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자넨 왜 이곳에 있는 건가?”

“예?”

벤슨은 촌장의 질문에 의아해 했지만 촌장은 그런 벤슨을 다그쳤다.

“지금 검술을 가르쳐야 하는 시간 아닌가?”

“예. 하지만 저보다는 커스가······.”

“난 마을의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검술을 가르쳐 줄 것을 자네에게 맡겼네. 커스가 아니라.”

“하, 하지만”

“어서 가보게.”

단호한 촌장의 말에 벤슨은 아쉬운 눈으로 커스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멀어졌다.

“감사합니다.”

벤슨이 멀어지고 나서 촌장에게 인사하는 커스를 바라보는 촌장은 웃고 있었다.

“아니. 내가 감사해야지. 자네가 아니었다면 이 마을은 이미 지도에서 없어졌을 테니까. 데니는 찾았나?”

“예.”

“다행이군. 그럼 볼일 보고 가게.”

그렇게 멀어지는 촌장을 바라보던 커스는 다신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왜 그러나?”

“어째서 묻지 않으시는 겁니까?”

“무엇을 말인가?”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하고 싶은가?”

“······.”

촌장의 말에 커스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럼 하지 말게. 이런 시골 마을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이가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은 뻔한 일이지. 그 과거를 잊고 살고 싶어 왔는데 굳이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네.”

촌장의 말에 어느새 촌장의 뒤로 모여든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럼 난 이만 바쁜 일이 있어서.”

돌아서서 가는 촌장과 함께 마을 사람들은 흩어지기 시작했고 커스는 그런 마을 사람들을 향해 조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쉭 쉭’

아무도 없는 숲속의 오두막에서 울려퍼지는 검소리. 검소리의 주인공은 굉장히 어려보였다.

“돌아오셨습니까.”

그런 소년은 오두막으로 들어오는 사내를 항해 예의를 갖춘 인사를 했고 그 인사에 놀란 사내는 이상한 눈초리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뭐, 뭐냐?”

이상해진 아들의 태도에 경계를 취하는 아버지였지만 아들은 상관치 않고 더욱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이제는 저의 스승님이시니까요.”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경계를 풀고 한숨을 쉬었다.

“난 너에게 검술을 가르쳐 준다고 하지 않았다.”

“교본을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아들의 태도에 아버지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알아서 하거라.”

그렇게 방으로 들어가는 아버지를 향해 아들은 다시 한번 예를 갖추고 교본을 따라서 다시 움직이고 있었다.


“무슨일이냐?”

한창 검술 연습을 하고 있는 와중에 들어온 보고에 수련을 끝내야 했기에 사내는 기분이 언짢아 있었다. 부하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보고를 하지 않고 나중에 알린다면 더욱 큰일이 벌어질 것 같았기에 보고를 계속 하고 있었다.

“이제 18세인 소년이 트롤의 귀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것이 어쨌다는 것이지?”

18살이면 어린 나이이고 그 나이에 트롤의 귀를 가져온 다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일도 아니었기에 그만한 일로 자신의 수련을 방해한 부관에게 약간의 화가 나있는 사내였다.

“조금 이상해서 그 소년을 다그쳤더니 이상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상한 이야기?”

“예. 자신이 잡은 것은 아니라고. 자신은 이제 막 용병단을 만들려는 사람을 따라 큰 길드에서 나왔고 같이 트롤을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도망치던 도중 쉬러 들어간 마을에서 자신들을 따라왔던 소년의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녹슨 검으로 단번에 트롤을 잡는 장면을 보고 그저 귀만을 잘라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그럼 벌을 내리고 보내면 되지 않느냐?”

“그런데 소년이 말했던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첩보대로부터의 소식이 있었습니다.”

“무슨 소식말이냐?”

너무나도 많은 부관의 말에 사내는 이제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우거 세 마리가 한사내에게 사냥당했다고 합니다. 인상착의를 비교해보니 소년이 말한 중년의 사내와 같은 인물로 추정됩니다.”

‘쾅’

가만히 앉아있던 사내는 앞의 책상을 내려쳤다.

“정말이냐?”

사내의 눈은 무언가 결의에 차 있었다.

“예.”

“그들을 보내라. 아직 무시할 수는 없는 실력인 것 같으니 한 부대를 보내도록.”

“하지만 한 부대를 보내면 흔적이 많이 남습니다.”

“괜찮다. 그분께서 가려주실 것이다. 난 그분께 보고하러 갈테니 알아서 준비해서 출발 시키도록.”

“알겠습니다.”

부관의 말에 사내는 급하게 방을 나서서 어딘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핫 핫”

소년은 아버지에게 검술 교본을 받고 나서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종일 검을 휘둘렀다. 동경하고 원하던 검술을 아버지가 허락해 주었다는 것도 소년에게 의지를 생기게 했지만 홀로 낡은 검으로 단번에 트롤을 잡는 아버지의 모습은 소년의 눈에 너무나도 거대하게 보이게 되었고 검을 동경하던 마음은 아버지를 한 사람의 검사로써 동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게 했다. 그런 아버지가 준 교본이었기에 어떠한 의심도 없이 익힐 수 있었다.

“아버지 간다.”

“다녀오십시오.”

아버지를 대하는 아들이 아닌 스승을 대하는 제자의 태도였지만 며칠째 계속되는 행동이었기에 커스에게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조금 늦을 지도 모른다.”

“예.”

깍듯한 아들의 인사를 받으며 오두막을 내려오는 커스의 귀에 곧이어 아들의 기합소리와 검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에 커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괜찮겠지.’

커스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랐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괜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세월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지워주었을 것이니. 비록 그것이 커스의 생각일 뿐이었지만.


언제나 조용하고 한산하지만 쓸쓸하지 않는 곳. 이곳이 커스는 좋았다. 그랬기에 이곳의 평화를 위해 검을 잡았고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검을 잡은 자신을 보았음에도 이곳의 사람들은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그것이 좋았다. “오늘은 왠일이야?”

“볼 일이 있어서요.”

여느때처럼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을 지나 커스는 한곳을 향했다.

“왔어.”

그런 자신을 반기는 벤슨을 바라보며 커스는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억지로 눌렀다. 오우거 세 마리를 잡는 자신을 보고는 계속해서 마을 청년들과 아이들에게 한번만이라도 검술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던 커스였지만 계속 되는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벤슨의 부탁은 자신의 무인으로써의 열정때문이라는 것을. 한때는 검에 모든 것을 걸었던 자로써 자신이 꿈꾸고 이루고 싶던 자리에 어느 정도 올라간 자를 바라보는 것은 두가지 생각중에 하나가 들 것이었다. 동경과 질투. 벤슨은 동경의 자세였다. 그런 벤슨을 위해 청년들과 아이들을 가르친다기 보다는 벤슨에게 다시 한번 오러블레이드를 보여주기 위해 벤슨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청년들은?”

커스의 말에 벤슨은 마을 청년들과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커스를 안내했다.

커스의 등장에 마을 청년들과 아이들은 큰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오우거 세 마리를 단숨에 죽이는 것을 모두가 보았기에 그들에게 커스는 예전과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을 바라보며 커스는 이제는 지워진것이라 생각했던 예전을 떠올렸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그때를 말이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을 버렸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제 이름은 커스입니다. 오늘 하루 특별히 여러분들을 가르치려고 이 자리에 왔지만 검술을 가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의 말에 모두는 놀란 눈이 되었다. 비록 시골마을의 치안을 위해 간단한 검술을 배우는 것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과 혈기가 뜨거운 젊은 이들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검술을 배워 부와 명예를 얻을 생각이 있었고 커스의 가르침이 그 시발점이 되기를 바랬기에 지금 커스의 말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커스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검술이란 검을 이용해 누군가를 죽이거나 무언가를 사냥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자신을 수련하고 단련하며 무언가를 지키고······.”

그 뒤로 이어진 것은 커스가 검술의 기본이라 생각하는 것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추적과 진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2) +1 21.09.26 20 1 11쪽
1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1) 21.09.26 15 0 10쪽
1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5) 21.09.26 19 0 7쪽
1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4) 21.09.20 17 0 8쪽
1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3) 21.09.20 16 0 10쪽
11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2) 21.09.08 18 0 11쪽
10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1 0 11쪽
9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19 0 7쪽
7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1 0 11쪽
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6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0 0 10쪽
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1 0 9쪽
»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5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9 0 9쪽
1 프롤로그 21.07.19 56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