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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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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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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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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DUMMY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크지 않은 도시 세스브린. 그곳을 향해 한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걸어온 것인지 본래 갈색으로 생각되는 로브의 끝은 회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렇게 땅에 끌리는 로브와 아직 다 크지 않아 보이는 작은 키, 얼굴까지 가린 모습은 문을 지키는 문지기의 관심을 잠시 받았지만 워낙에 많은 이들이 오고가고 교역으로 돈을 버는 도시의 문지기이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은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문지기의 관심을 벗어난 그는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듯이 발걸음을 계속 움직였다. 그의 모습은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었지만 워낙에 많은 용병들이 있는 도시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었다.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속에서는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였다.

“도둑이야!”

중년 여성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교역도시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 만큼 그 사람들의 돈을 노리는 도둑들도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치안에 문제가 있으면 사람들의 불만이 많아지고 도시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세스브린에서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 문제였지만 세스브린의 영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바닷가 쪽의 마을과 수도 사이에 있는 유일무이한 도시였기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그러는 사이 상단들은 각자 살아남을 방법을 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강한 용병들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서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고용이었기에 다른 범죄는 그저 지나가는 일일 뿐이었다. 그랬기에 그 도둑을 쫒는 것은 여성과 경비대 3명뿐이었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로브를 쓴 그였다.


“헉, 헉, 여자 주제에 왜 이렇게 빨라.”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 들어서서 더 이상 자신을 따라오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아직은 소년으로 생각되는 도둑은 그제야 가방을 열어 확인을 시작했다.

“뭐야? 왜 이렇게 돈이 없어. 쳇”

돈을 전부 다 꺼낸 도둑은 가방을 뒤로 던졌지만 자연스레 나야할 가방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뭐야?”

고개를 돌린 도둑의 눈에 가방을 한손에 든 채 가만히 있는 갈색 로브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있었다.

“너 길드 소속이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도둑 길드 소속이냐고 물었다.”

“뭐? 참나. 이봐. 난 좀 도둑이라고. 나 같은 놈이 길드 소속이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럼 그 돈은 내가 가져가야겠다.”

“무슨 소리를. 헉”

여유를 부리던 도둑은 자신의 앞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그의 행동에 놀라 단검을 꺼내 들었다.

‘카캉’

빠르게 검이 충돌하고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뭐야 저 녀석은?’

이곳에서 좀도둑으로 살아온 지 3년이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있으면서 한 번도 잡힌 적은 없었다. 상단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돈만을 노렸기에 한 번도 잡힌 적도 없는 도둑으로써는 편안한 삶이었다. 그런 자신의 앞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사내는 정말로 뜬금없는 일이었다.

도둑의 생각 따위는 상관없이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는 자신의 검을 꼭 잡고 도둑의 단검을 노려보면서 이곳으로 오면서 수십 번을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단검을 쓴다고 해서 우습게보면 안 된다. 검의 길이가 실력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단검을 쓰는 자들은 대부분 몸이 말랐을 것이다. 단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스피드에 자신이 있다는 소리다. 단검을 잘 쓰는 자들과 상대하게 된다면 무작정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상대하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로 상대와 같은 스피드로 움직이면서 상대하는 것.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하기에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둘째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다. 아무리 스피드가 빠르다고 해도 움직임의 궤도가 정해져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공격을 가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셋째로 ······.」

자신의 앞에 있는 도둑을 바라보던 로브의 사내는 자신의 검을 들고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였다.

‘카캉’

다시 한 번 검이 오고 간 후 로브의 사내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싸움은 끝났고 도둑의 품에 있던 돈 주머니는 로브의 사내의 손에 있었다.

돈을 손에 넣은 로브의 사내가 향한 곳은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큰 건물이었다. 2층의 건물은 넓지는 않았지만 화려했다. 그 돌로 된 것 같은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대자 자연스럽게 문이 열렸다. 아마도 이것이 마법인 것 같았다.

“어서 오십시오.”

문을 열자마자 사내를 맞이해 준 것은 미소가 습관이 된 것 같은 얼굴을 가진 여인이었다. 무릎까지 오는 검은 색의 치마와 푸른색의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은 자연스럽게 양손을 자신의 배꼽에 대고 사내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보관.”

너무나도 짧은 사내의 무뚝뚝한 말이었지만 여인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았다.

“예. 어떤 물건입니까?”

사내는 자신의 품에서 검은 색의 천으로 감싼 기다란 무언가를 꺼내었다.

“예. 검이시군요. 물건을 보아도 되겠습니까?”

고개를 가로 젓는 사내의 모습에 여인은 양손으로 그를 한쪽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안내에 따라 간 곳은 안에 있는 접수창구 같은 것 중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것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창구의 직원은 인사를 하고 익숙하게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사내는 자신의 손에 있는 검은 천으로 감싼 검을 건넸다.

검을 양손으로 이리저리 만져보던 직원은 서류를 쓰기 시작했다. 다 쓴 서류를 사내에게 내밀면서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검의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크기에 따른 보관료로 책정이 됩니다. 보관료 납부는 한 달 기준 10포렌입니다. 보관료는 최소 한 달 분씩 납부하셔야 합니다. 얼마간의 보관료를 납부하시겠습니까?”

직원의 말에 사내는 품안에서 30포렌을 꺼내 건네주었다.

“예. 30포렌 확인했습니다. 보관 기간은 3개월이며 유예기간은 이주일입니다. 3개월 후 보관료를 내시지 않고 유예기간까지 지나면 보관하신 물건은 저희가 소유하게 됩니다. 동의하시면 여기 서명해 주십시오.”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내는 서명을 했다. 동시에 직원은 자그마한 반지를 건네주었다.

“보관하신 물건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분실 시 물건을 찾지 못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유의 사항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선 사내는 망설이지 않고 밖으로 향했다. 그런 사내를 따라 조용히 밖으로 나가는 한 무리가 있었다.


“쳇 우리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경비단장의 사무실을 나서는 십여 명의 경비병 중에 한명은 방을 나서자마자 불평을 토론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 녀석의 활약이 뛰어난 건 사실이잖아.”

경비병들이 한소리를 들은 이유는 요즘에 정의의 사도로 불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 때문이었다.

그저 시간 때우기로 있다가 쥐꼬리만 한 돈을 버는 경비병의 생활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그 녀석은 모든 경비병들이 싫어하는 존재였다. 좀도둑들을 잡아서 치안대 건물 앞에 놓고 사라지는 녀석은 어느새 사람들 사이에서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가 좀도둑들에게서 절도된 물건을 가지는 것은 상관이 없었다.

“이렇게 욕먹을 거면 그녀석이나 잡을 것이지.”

한 경비병의 말에 모든 경비병들은 그를 바라보았다. 경비병이 말하는 것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에 어느 하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어떻게 되었느냐?”

“아직 경비병들도 정체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부하를 바라보던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했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좀도둑들이나 잡는 정의의 사도를 흉내 내는 그런 놈을 뭣 때문에 신경 쓰시는 것입니까?”

“그 녀석이 그 도둑들에게 무엇을 물어보는지 아느냐?”

“예. 도둑길드 소속이냐고 묻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저희가 무서워 피하려는 것 아닙니까?”

“크크. 그것이 네 눈엔 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거냐?”

“그럼 무엇입니까? 설마 저희를 찾고 있다는 것입니까?”

침대에 걸터앉은 사내는 자신의 옆에 누워 떨고 있는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글쎄. 그건 기다려 보면 알겠지.”

“네마르님. 솔드가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방에 허락도 없이 들어온 여인을 향해 네마르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그, 그녀석이 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녀석?”

“예”

솔드라는 이름의 부하를 바라보던 네마르는 그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있는 상처는 딱 보기에도 맞은 상처였다. 그 상처를 바라보며 네마르는 고개를 끄덕였고 솔드는 말을 이었다.

“네마르님을 뵙고 드릴 말이 있다고 합니다.”

“할 말?”

“예. 오늘 밤 자정에 트리빌 뒤쪽 골목에서 보자고. 컥”

말을 이어가던 솔드는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힘에 의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럼 넌 이제 쓸모가 없겠군.”

“윽”

미소를 머금은 채 가만히 있는 네마르의 얼굴에 솔드의 피가 튀었지만 그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 같았다. 다만 솔드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네마르를 원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그 눈이 감길 뿐이었다.

“크크. 나를 만나고 싶다. 어떤 놈인지 궁금하군.”

“직접 가실 겁니까?”

“그래. 나를 보자는 데 내가 가야하지 않겠나?”

아직 피가 흐르는 손을 살짝 흔들어 대충 피를 털어내고 침대로 돌아온 네마르는 자신의 옆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하던 것은 계속 해야겠지.”

미소를 지어보이는 네마르의 앞에 앉아 있는 소녀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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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2) +1 21.09.26 20 1 11쪽
1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1) 21.09.26 15 0 10쪽
1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5) 21.09.26 19 0 7쪽
1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4) 21.09.20 17 0 8쪽
1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3) 21.09.20 16 0 10쪽
11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2) 21.09.08 18 0 11쪽
10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1 0 11쪽
9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19 0 7쪽
7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1 0 11쪽
»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6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0 0 10쪽
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1 0 9쪽
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4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9 0 9쪽
1 프롤로그 21.07.19 5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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