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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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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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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3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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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DUMMY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도시 세스브린. 그곳에서 가장 화려한 집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다 한곳을 지목할 것이다. 도시의 정중앙에 위치한 광장에서 똑바로 보이는 거대한 건물. 4층으로 된 하얀색의 건물은 입구에 세 명의 경비병이 지키고 있고 안으로 보이는 건물까지는 50미터는 족히 되는 먼 거리였다. 그 앞에 먼지를 뒤집어쓴 후질근한 남자 일곱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멈추어라.”

당연하게 문을 지키는 경비병은 그들을 저지했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일곱 남자들 중 한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영주님을 만나러 왔다.”

사내의 말에도 경비들은 사내들을 둘러볼 뿐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나온 것은 얼굴을 찡그린 채로 꺼내는 짜증난 말투였다.

“무슨 일로 그러느냐?”

“현상금을 받으러 왔다.”

“현상금?”

의아해 하는 경비병들에게 남자가 꺼낸 것은 한 장의 종이였다. 그곳엔 한 사내가 그려져 있었다. 왼쪽 뺨에 작은 상처가 있는 남자의 사진은 경비병들도 익히 아는 사내였다.

“이, 이 녀석을 잡았다는 거냐?”

너무 놀라서인지 말을 더듬거리는 경비병이었지만 사내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잡아오지는 못했다.”

“그럼 그렇지.”

사내의 말에 경비병들의 표정은 놀람에서 평온을 되찾았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너무나 허름해 보이는 일곱 명의 사내였다. 모두가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지만 힘이 강해보이지도 않았고 경험이 많아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제 막 용병생활을 시작한 풋내기의 느낌이 나는 이들이었다. 이런 녀석들에게 100여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는 이 도시의 공공의 적이 당했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소리였다.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짓던 경비의 표정은 이어진 사내의 말에 놀람을 넘어서 경악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목을 가져왔을 뿐이지.”

사내는 자신의 뒤로 팔을 뻗었고 뒤에 있던 다른 사내가 건네준 천으로 감싼 무언가를 펼쳐 보였다.


각양각색의 꽃들과 자그마한 나무들로 꾸며진 곳. 실내에 꾸며진 정원치고는 너무나 화려한 그곳에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여인을 앞에 두고 서있는 일행은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는 둔해 보이는 사내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들이 온 이유는 알 것이다.”

당당한 여인의 말에 사내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계속 차를 마실 뿐이었다.

“설명 따위는 필요 없겠지. 그저 대답이 필요할 뿐.”

주변의 꽃따위에 절대 밀리지 않는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여인의 말은 부드럽지 못했다. 하지만 사내도 그런 여인의 말에 불만 따위는 없는 것 같았다. 그저 조용히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을 뿐이었다.

“아직도 당신이 사자의 자식이라 여기시는 건가요?”

분명한 존댓말이었지만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그것에 섞여 있는 조소를. 그리고 그것을 듣고 반응 한 것은 여인의 뒤에 있는 네 명의 사내 중 하나였다.

“감히······.”

“그만두세요.”

자신의 허리에 있는 검을 향해 손을 움직이는 사내의 행동은 여인의 말로 인해 멈추었다.

“그렇다면 네가 사자라고 여기는 건가?”

“하하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자리 준다고 해도 거절할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 좋을 텐데.”

“음. 아직도 사자의 위치라면 그렇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사자인지 호랑이인지 싸우고 있을 텐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난 하이에나란 말이지. 하이에나 아시는지?”

비열한 웃음을 짓고 있던 사내는 다시 찻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갔다.

“이야기는 끝난 것 같군요. 가시는 길은 배웅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내의 말이 끝났음에도 여인과 일행은 한 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이내 여인이 돌아서자 모두가 돌아섰다. 그런 일행과 엇갈려 한 경비병이 급하게 들어왔다.

“영, 영주님.”

“무슨 일이냐? 내가 이곳에 있을 때는 조용히 하라고 했거늘.”

조금은 화가 난 것 같은 영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경비는 바로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한 무리의 사내들이 영주님을 뵙자고 합니다.”

“고작 그깟 일로 이 소란을 피우는 것이냐? 자신을 써달라는 것이라면 자리가 없다고 말해라.”

“아닙니다. 현상금을 받으러 왔습니다.”

“현상금? 우리가 현상금을 건 적이 있었던가?”

“예. 네마르의 현상금을 받으러 왔다고 합니다.”

경비의 말에 입가에 가져갔던 찻잔을 그대로 멍하니 들고 있던 영주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 준비를 하라.”


회색의 기둥과 붉은 색의 카펫으로 장식된 공간의 한쪽 벽 중앙에는 금으로 꾸며진 의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의자에 앉아 하얀색의 긴 코트를 입고 있는 이가 영주라는 것은 잘브린 일행이 이곳에 들어오면서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어서 오시오. 그대들이 그 흉포한 네마르를 없앴다는 용자들인가?”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영주의 예의를 가춘 말이 웃음을 만들어낼 만한 상황이었지만 어느 하나 웃는 이는 없었다.

“우린 그저 현상금을 받으면 되는데 무슨 일이지?”

그래도 이 도시의 영주였다. 그런 영주를 향한 한낱용병단의 단장의 말은 영주와 그 휘하 사람들의 기분을 언짢게 했지만 일단 영주가 가만히 있었기에 나서는 이는 없었다.

“그래도 이 도시의 공공의 적을 없애주신 영웅들인데 대접은 해드려야 맞는 것이지요.”

영주의 손짓에 따라 영주와 용병단 사이에 있는 하얀색의 천이 거두어지고 드러난 것은 그야말로 산해진미였다. 바닷가와 육지를 잇는 중간통로였기에 육지의 특산물과 바다의 특산물이 모두 다 있었다.

“먼저 식사라도 하시는 것이.”

“그럴 시간은 없고 현상금이나 내놓아라.”

잘브린의 말에 결국 이 도시의 경비대장이라는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무엄하다. 이 도시의 영주님이시고 남작이신 분이다. 그런 분에게 예의 없는 행동은 용서받지 못한 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그의 말에 잘브린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먼저 말해두는데 우린 그저 현상금을 받으면 끝이다. 이딴 도시에 남아서 경비병 노릇이나 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 그냥 현상금만 주면 다 끝날 일이다.”

“이놈들!”

결국 화를 이기지 못한 경비대장은 검을 들고 달려들었고 용병단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카캉’

달려들며 검을 휘두른 경비대장은 어느새 하늘을 향해 검을 들고 있었고 그 앞에는 노임에게 상대도 되지 못했던 사내가 서 있었다.

“더 해볼 텐가?”

사내의 말에 경비대장은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침묵 속에 있는 알현실을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빠뜨린 것은 잘브린의 손에 들린 물건 때문이었다.

“증거라면 여기 있다. 어서 돈을 주지.”

분명했다. 분명히 네마르의 목이었다. 영주가 네마르의 목에 현상금을 건 것은 몇 년 전 일이었다. 자신의 병사들은 상대도 되지 않았기에 다른 용병단의 힘을 빌리려 한 것이었다. 하지만 가는 용병단마다 모두가 실패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다 네마르가 자신의 돈벌이는 건들지 않는 것을 알고 영주는 못 본 척을 해 주었다. 그랬기에 네마르를 죽였다는 이들이 나오자 그들은 자신의 휘하에 두려 한 것이었다.

“알겠다. 돈을 주게.”

영주의 말에 그의 오른쪽에 있던 백발의 할아버지는 잘브린에게 다가와 돈이 담긴 헝겊주머니를 주었고 잘브린이 들고 있던 수급을 가지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정말로 내 밑에서 일해볼 생각은 없나. 돈이라면 원하는 대로 주겠네.”

영주의 마지막 부탁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그들은 뒤돌아서서 멀어질 뿐이었다.

영주의 성을 나설 때 까지 일행을 바라보는 병사들의 못마땅한 눈은 계속 이어졌지만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임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방금 전에 동료가 되었지만 이들에 비해 자신이 부족하지는 않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되었다. 그런 그들보다 못한 이들이 이곳의 경비병들이라는 것은 방금 전 영주와의 만남으로 증명되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저 못마땅해 하는 눈을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당당하게 성을 나서는 일행을 바라보는 마지막 경비병들마저 못마땅한 눈이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마을로 향하던 일행의 앞을 막은 것은 로브로 얼굴을 가린 다섯 명의 누군가였다.

“뭐지?”

단장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제일 앞에 있던 잘브린의 말에 그들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잠시 저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세상의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는 목소리였기에 용병단 모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노임도 그러했다. 잘브린만이 그러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누기 싫다면 어떻게 할 거지?”

잘브린의 말에 반응한 것은 말을 건네 이가 아니었다. 그 뒤에 있는 사내 중 한명의 로브사이로 보이는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전 지금 정중히 부탁하는 것입니다.”

다시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에 반응한 것은 잘브린의 헛웃음이었다.

“훗. 부탁한다는 사람들이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우리의 길을 막고서 있는 것이냐? 정말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얼굴을 드러내고 너희들의 정체부터 밝히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

잘브린의 말에 뒤에 서있는 사내들 중 한명을 제외한 모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제일 앞에서 말을 건넨 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잘브린은 걸음을 옮겼다.

“그럴 생각이 없다면 우린 너희들과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 우리 갈 길을 비켜주겠나?”

그러면서 자신의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이의 어깨를 밀었고 그 손길에 따라 길을 막고 있던 그가 길을 열어주었지만 네 명의 사내들은 가만히 있었다.

“길을 비켜줄 생각이 없다면 비키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잘브린의 말에 한 사내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럴 실력이 있다면 그렇게 하던가.”

그리고 그것은 신호가 되어 양쪽에서 검을 꺼내고 맞서는 상태를 만들었다.

“그만 두어라. 우리는 이들에게 부탁을 하기위해 있는 것이다.”

다시 아름다운 목소리가 그들을 진정시켰고 잘브린의 앞으로 걸음을 옮긴 그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무례를 범했군요.”

양손을 들어 로브를 벗은 그는 아니, 그녀는 아름다웠다. 아무런 꾸밈도 없었지만 순순하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모습에 용병단 모두의 표정이 멍해졌지만 잘브린은 자신의 검을 집어넣을 뿐이었다.

“이제야 이야기할 맘이 생긴 것인가?”

잘브린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다시 들었다.

“저희들은 순례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순례? 단순한 순례자라고 하기에는 검이 너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전쟁의 신을 모시는 순례자라면 당연히 검이 자연스러운 것이겠죠.”

“전쟁의 신이라? 그런데 그런 분들께서 이 보잘것없는 용병단에 무슨 용건이지?”

“이곳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적당한 장소가 아니군요.”

“훗. 술이라도 사겠다는 것인가?”

“예. 사드리죠.”

살짝 미소 짓는 그녀의 표정은 너무나도 눈부셨다. 적어도 노임은 그렇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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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1 0 11쪽
»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19 0 7쪽
7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1 0 11쪽
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5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0 0 10쪽
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1 0 9쪽
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4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8 0 9쪽
1 프롤로그 21.07.19 5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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