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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님의 서재입니다.

추적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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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408
추천수 :
1
글자수 :
68,769

작성
21.07.1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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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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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프롤로그

DUMMY

“쿠오오오.”

“짹짹.”

넓은 숲을 울리는 알 수 없는 소리에 조용하던 새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런 새들을 향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갈색의 거대한 몽둥이가 숲 사이를 뚫고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그것은 지상을 향해 내려쳐 졌다.

‘쿵’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치솟는 흙먼지는 몸둥이를 휘두른 거대한 존재마저 감싸 앉았다.

“당황하지 마라.”

그런 존재를 감싸고 있는 것은 다섯명의 남자들이었다. 그들의 손에 검이 들려져 있지만 가벼운 갑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기사는 아니었다. 그들의 리더로 보이는 약간의 턱수염을 기른 한쪽 눈에 상처가 있는 사내는 다른 네명의 사내를 다독이고 있었다. 경험 많아 보이는 리더와 달리 나머지 네명은 젊어 보였다. 아니, 어려 보였다.

검을 잡은 지 3년이면 오래인 것 같은 그들은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괴물을 보며 떨리는 손을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리더의 말에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젠장. 역시 안되는 건가?’

리더는 눈앞의 괴물을 바라보았다. 일반 성인의 세배에 달하는 2m가 넘는 몸을 가진 거구의 존재. 지성은 없지만 대신 엄청난 힘을 가진 존재. 갈색의 피부는 보통의 검으로는 가벼운 찰과상이 전부인 존재. 트롤이라 불리는 그 존재를 바라보며 그는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고 있었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대륙에서 나라는 수수방관했다. 자신들을 지키는 것만으로 벅차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었고 큰 대도시를 제외한 작은 마을에서는 몬스터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용병들과 기사 지망생들에게는 환영할 상황이 되었다. 참다 못한 작은 소도시나 마을에서는 돈을 모아 용병을 고용해 처치하는 것이었다. 운이 좋다면 기사를 지망하지만 인맥이나 돈이 없는 지망생들에게 몬스터가 처치되는 경우도 있었다. 기사단에서도 어느정도의 몬스터를 처치한 증거를 가지고 오면 받아주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그리고 그 부작용이 지금 벌어지고 있었다.

‘젠장. 저 녀석만 잡으면 내 이름도 널리 알려 질 텐데.’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때문이었다. 그것을 지금 리더는 실감하고 있었다. 처음엔 가능할 줄 알았다. 꽤나 큰 용병단에서 그래도 알아주는 위치까지 올랐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자신만의 용병단을 만들고 싶어 데리고 나온 아직 앞길이 창창한 세명의 꼬마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지금 눈앞의 트롤을 이길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검을 잡고 서 있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트롤은 상처 몇 개 있는 것이 전부였다. 이제는 결정을 해야 했다.

“내가 막겠다. 모두 도망쳐라.”

“!!”

리더의 말에 나머지 소년들은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결심을 굳힌 듯 검을 잡고 트롤을 향해 달려들었다. 동시에 생각할 것도 없이 나머지 소년들은 등을 돌리고 뛰기 시작했다.


“헉, 헉.”

이미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익숙한 이 숲이 너무나도 낯설어보이는 상황에서도 소년은 계속 뛰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소년의 귀에는 무언가가 들리는 것 같았다.

“쿠오오.”

그런 소년의 귀에 소리가 들렸다.

“으아아!”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버지와 단둘이 숲속에서 살지만 어째서인지 집주변에는 몬스터가 없었다. 검술에 관심이 많은 자신이 배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아버지에게 불만이 있어 집을 나왔고 마침 몬스터 사냥을 위해 온 용병단에 합류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용병단이 단 한 마리의 몬스터에게 전멸 당하고 자신마저 쫒기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쿠오오!”

‘쿵 쿵 쿵’

대기를 울리는 소리와 지축을 울리는 발소리는 점점 자신에게 가까워 오고 있었다.

“아버지!”

“집 나간 놈이 왜 찾아.”

공포에 사로잡혀 외친 소리에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오자 소년은 소리가 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곳에 익숙한 등이 보이자 금세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너무나도 지루했던 등이 이제는 너무나도 듬직해 보였다. 그런 소년의 눈에 등 너머에서 점점 다가오는 트롤이 보였다.

“아버지. 도망쳐야 해요.”

“그런 놈이 검을 배우겠다는 것이냐? 검이나 줘봐라.”

아버지의 말에 소년은 멍하니 검을 건네었다.

“관리도 안한 낡은 검이구나.”

아버지의 말에 소년은 그 검이 리더가 가지고 다니는 보조용검이며 사용한지 10년이 되어 낡을 대로 낡았다는 것을 기억해 내었다.

“무리예요! 그런 검으로는 저 괴물을 이길 수 없어요! 어서 도망쳐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당겼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저런 놈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너를 너무 가두어 기르긴 했구나.”

아들의 손을 물리친 아버지는 검을 들어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다가오는 트롤을 기다리다 가까이 다가오자 한발을 내딛으며 검을 뒤로 빼며 순식간에 내질렀다. 동시에 트롤의 몽둥이도 하늘을 가렸다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쿠오오.”


“앞으로는 절대 나가지 않겠습니다.”

먼지를 뒤집어 쓰고 산 속에 있는 오두막으로 돌아온 소년은 아버지앞에 무릎을 꿇고 다짐을 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그래. 지금은 니가 나가기 부족함이 많다.”

“예. 전 부족함이 많습니다.”

순순히 인정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약간의 미소를 지으면서도 조금은 씁쓸했다. 남자로써의 기개가 없어진 아들의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했다.

‘툭’

그런 아들의 앞으로 아버지는 한권의 책을 던져주었다. 책을 본 아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이것은?”

의아해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농기구를 들고 돌아섰다.

“검술 교본이다. 그것이라도 보고 검술을 익혀보거라. 너의 실력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면 밖에 나가는 것을 허락하마.”

“아, 아버지.”

동경과 환희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들을 뒤로 한 채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집밖으로 나갈 뿐이었다.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들 사이로 지나다니는 아이들. 물건을 만지는 아이들을 혼내는 장사꾼. 그런 장사꾼들과 이리저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물건을 사는 이들. 그런 이들에게 돈보다 많은 물건을 주는 장사꾼들. 물건을 한참보는 아이에게 먹을 것을 건네는 장사꾼. 그 모든 사람들이 섞여 있는 곳이지만 모두 다 웃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 속으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왠일이야? 올라간지 몇일 되지 않았잖아?”

처음 사내의 모습을 발견한 장사꾼의 말에 사내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아들놈이 고생 좀 해서 몸보신 할 것 좀 사러왔지.”

180의 키에 왠만한 용병보다도 큰 몸집과 덥수룩한 수염으로 인해 거칠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웃음은 너무나도 해맑아 보였다.

“커스. 마침 잘 왔어. 자네에게 객원 교사를 부탁하고 싶은데말이야.”

커스를 향해 다가오는 한 사내가 있었다. 왼쪽 팔이 팔꿈치부터 없는 사내의 모습과 수 많은 상처로 인해 검을 쓰는 자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보며 커스는 묵묵히 발걸음을 계속 움직였다.

“거절하지 말라고. 자네의 실력은 저번에 모든 마을 사람들이 보았으니까. 자네의 과거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지만 아이들의 꿈은 지지해 주면 안되겠나?”

사내의 말에 커스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처음 이곳에 온 것은 16년전이었다. 정확히 아들이 한 살일때 왔으니 정확하다. 산골중에 산골에 속하는 곳이었기에 관리하는 귀족도 신경쓰지 않는 땅이었다. 그런 만큼 실질적인 지도자는 촌장이었고 몇 되지 않는 사람들은 서로를 알며 지내고 있는 정이 많은 곳이었다. 그것이 좋았다. 하지만 이들에게 섞여 살 자신이 없던 그는 산속으로 들어갔다. 가끔 먹을 것을 사기 위해 내려오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때 마다 다가오는 사람들로 인해 본의 아니게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 속에서 그저 그런 사람으로 살던 커스에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들이 집을 나간 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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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2) +1 21.09.26 19 1 11쪽
1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1) 21.09.26 15 0 10쪽
1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5) 21.09.26 18 0 7쪽
1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4) 21.09.20 17 0 8쪽
1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3) 21.09.20 15 0 10쪽
11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2) 21.09.08 18 0 11쪽
10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1 0 11쪽
9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19 0 7쪽
7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1 0 11쪽
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5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0 0 10쪽
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1 0 9쪽
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4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8 0 9쪽
» 프롤로그 21.07.19 5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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