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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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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1.07.19 23:42
최근연재일 :
2021.09.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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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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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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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DUMMY

모두가 잠든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는 고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았을 때 느껴지는 사실이었다. 그 어둠을 익숙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다. 도시 중앙에 한 사내가 서 있었다. 검은 색의 옷은 어둠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내의 존재조차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사내는 어둠속을 걸어 한 장소에 도착해서 멈추어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은 사내의 귀에 들린 것은 낯선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생각 외로 겁쟁이인가 보군.”

“무슨 말이지? 어둠속에 숨어있는 너야말로 겁쟁이가 아닌가?”

“분명 난 혼자보자고 했는데 꼬리들을 달고 오다니 말이야.”

“무슨 말이지?”

“크악.”

그 순간 누군가의 비명과 함께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자신의 잘린 팔을 보며 공포에 질린 사내와 그 뒤에 있는 회색로브의 누군가였다.

“그렇다면 이놈들은 너와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인가?”

“크크크크. 그래도 뜨내기는 아닌 것 같군. 좋아. 단 둘이 이야기하지.”

검은 로브의 사내의 손짓 한 번에 어둠속에서 수십 명의 사내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하나같이 회색로브의 사내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렇게 정말로 단 둘만이 남게 되자 회색로브의 누군가는 검은 로브의 사내를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검은 로브의 사내는 놀라지도 않고 그것을 받아 보았다. 검은색 바탕에 황금색으로 된 나뭇잎으로 생각되는 문양이 그려진 배지였다.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느냐?”

“하, 도둑길드에게 정보를 원할 때는 먼저 돈을 내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이곳 세스브린 어둠의 제왕인 네마르의 말에도 회색로브의 사내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어야 돈을 내겠지.”

사내의 말에 네마르는 사내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키는 꽤나 크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아직 어린 아이의 느낌이 있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롱소드를 들고 있지만 길드원 중에 한명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정도의 실력자였다. 그 실력이 거기까지인지 이상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을 왜 증명해야 하지? 볼일이 있어 부른 것은 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른 곳을 찾아보아라.”

자신의 손에 있는 뱃지를 다시 회색로브의 사내에게 던지려던 네마르는 귀에 들린 익숙한 소리에 손을 멈추었다.

‘짤랑’

멈추어선 네마르의 앞에 동전이 든 주머니가 떨어졌다.

“선불이다. 나머지는 정보를 가르쳐주면 주지.”

천천히 손을 뻗어 주머니를 열어본 네마르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정확히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그 배지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 일단은 계약 성립이군.”

볼일이 끝난 둘은 각자의 길로 조용히 사라졌고 그들이 있었던 곳은 조금의 핏자국만이 남아있었다.


아무리 번화한 곳이라고 해도 빈민가는 있기 마련이다. 무역도시로써 거대해진 이곳 세스브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빈민가의 가장 깊숙한 곳. 사람이 아닌 쥐나 벌레나 살 법한 곳으로 누군가가 들어섰다. 온몸을 가린 회색의 로브로 큰 키만을 알 수 있는 그는 그곳의 한 곳으로 들어섰다. 본래 이곳은 그의 거처가 아니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상대하던 도둑 중 한명의 은신처였고 아무런 지낼 곳이 없는 그에게 이곳은 너무나도 좋은 곳이었다. 단 한가지만을 생각하고 고향을 떠나 이곳에 왔고 이제 한걸음을 내딛었다. 기다리면 된다. 잠시만 기다린다면 될 것이라고 자신을 타이르면서 데니는 자신과 함께 하는 유일한 동료인 검술교본을 꺼내들었다.


“네마르님.”

커튼이 드리워진 침대 앞에 무릎을 꿇은 여인은 움직이는 침대와 그 속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 그와 동반하는 여인의 비명소리 앞에서 미동도 없이 있었다. 침대에서의 볼일이 끝났는지 거대한 체구의 남성이 나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앞에 분명 여인이 있음에도 남성은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는 듯 했다.

“무슨 일이냐?”

자신이 부른 상관의 대답이 한참이 지나서 들렸지만 여인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이어갔다.

“네마르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어떤 놈이지?”

“저번에 배지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놈입니다.”

“아, 그놈?”

네마르의 말에 여인은 고개를 들어 나체의 그를 바라보았다. 언제 보아도 너무나도 단단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온몸에 난 상처들이 그가 격어 온 세월과 경험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조용히 돌려보내.”

“예.”

네마르의 앞에서 일어선 여인은 조용히 그곳에서 사라졌다.

“그럼. 계속 이어서 해볼까?”

여인이 사라지자 네마르의 시선은 침대에 앉아 이불을 잡고 떨고 있는 여인을 향해 있었다.


“뭐라고 했냐?”

“돌아가라고 했다.”

“분명 저번엔 계약을 했다. 녀석을 데리고 와라.”

‘카캉’

“네마르님은 너 같은 놈을 만나실 시간이 없다.”

데니는 기분이 나빴다. 저번의 계약 이후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 또 찾아온 도둑길드는 술집을 통해 연락을 하고 눈을 가린 채 들어온 곳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한낱 도둑길드원이라는 녀석이 자신에게 전한 말은 돌아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말라는 것이었다. 회색로브아래에서 고개를 천천히 든 데니는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녀석을 데리고 와라.”

“크크 너 바보냐?”

갑작스러운 상대의 변화에 데니는 얼굴을 조금 찡그렸다.

“우리 같은 시골의 도둑길드가 정보력이 뛰어날 거라고 생각해서 정말 그런 의뢰를 한 거야? 우리는 정보를 모을 필요가 없어. 정보를 사는 사람이 없는데 왜 모으겠냐.”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

비웃으며 말하던 길드원은 뒤에서 들린 여인의 목소리에 말을 멈추고 무릎을 꿇었다.

“돌아가라. 그것이 너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다.”

“돌아가지 않는 선택도 있다는 것이군.”

바로 돌아온 데니의 대답에 여인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던 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것은 알 수 없는 미소였다.

“물론 그런 선택도 있다. 하지만 그 선택은 권하지 않는데 원한다면 별수 없고,”

말을 마치면서 여인의 고개가 조금 움직였고 데니의 앞에 있는 두 명의 길드원은 허리의 검에 손을 뻗고 있었다.

“만약에 우리를 상대하겠다면 거절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말해주고 싶군. 우리길드원은 총 30명이라는 것을.”

여인의 말이 끝나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데니의 로브가 조금씩 움직였고 그 모습에 만족한 듯 여인과 길드원들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귀에 들린 데니의 목소리에 미소는 사라지고 없었다.

“크크. 그렇군. 쪽수로 나서시겠다는 거군. 그렇게 자신이 없나?”

“뭐? 이 녀석이.”

데니의 말에 반사적으로 나간 길드원 중 한명과 충돌 없이 지나친 데니였고 다시 데니를 향해 돌아서던 길드원은 그러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리고 그 아래로 보이는 것은 계속 해서 나오는 붉은 색의 피였다.

“크크크. 미안하지만 사람 잘 못 봤어.”

데니의 말에 남은 길드원과 여인의 표정은 조금 굳어지고 말았다.


“확실히 여기가 맞느냐?”

“예, 예.”

너무나도 허름한 건물에 일곱 명의 사내들이 서 있었다. 여섯 명의 사내들의 제일 앞에 선 사내는 나머지 사내들의 리더로 보였다. 사내의 손에는 앞에 손이 묶여 있는 사내의 밧줄이 들려 있었다. 포로나 인질로 보이는 사내를 앞장세우고 사내들은 천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 본 건물은 밖에서 보이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바로 지하로 이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분명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다시 문이 앞에 있었다.

“겹겹이도 해놓았군.”

자연스럽게 앞장서고 있는 갈색머리의 사내는 다시 문을 열고는 바로 자신의 허리에 있는 검을 잡았다. 그 반응에 따라 다른 사내들도 검을 뽑아들었다.

“뭐지?”

지금 자신의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여섯 명의 사내들은 모두 조금 어리둥절해 있었다. 자신들은 분명 이곳의 도둑길드를 찾아왔다. 당연히 무력충돌을 생각했지만 처음 보인 광경은 예상과 달리 이미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경비병이라 생각되는 두 명의 사내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경계태세로 조금씩 발을 움직이는 리더를 따라 다섯 명의 사내들도 대열을 유지하고 뒤를 따랐다. 그렇게 얼마를 걸어갔을까? 수십 명의 시체를 보면서 가장 깊숙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한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덩치의 사내와 아직은 연약해 보이는 한 소년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 말도 안 되는.”

그들이 찾던 인물이 커다란 덩치의 사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들의 등장도 모르는 듯 사내는 자신의 앞에 있는 연약한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사내의 커다란 손이 들어 올려 졌고 그것이 소년을 향할 것은 분명해 보였다.

“위험해!”갈색머리의 사내는 그 모습에 빠르게 둘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커다란 덩치의 사내는 올린 손을 내리지 못했다. 대신 쓰러진 것은 사내의 몸이었다.

‘쿵’

거대한 몸이 뒤로 쓰러지면서 일어난 먼지는 상당한 양이었고 둘을 향해 다가가던 사내는 손으로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쉭’

그리고 그 흙먼지를 뚫고 나타난 것은 연약해 보이던 소년의 검이었다.

‘캉’

반사적으로 그 검을 막은 사내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붉게 충혈 되어있는 눈과 초점 없는 시야, 이미 피를 뒤집어쓴 온몸과 검을 잡은 떨리고 있는 손. 지금 자신의 눈앞의 소년의 상태가 어떠한지 말이다.

“내놓아라.”

소년을 밀어내고 사내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시 검을 들었다. 그런 사내를 향해 다가오려는 부하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 다가오지 말라는 뜻을 전한 사내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내놓으란 말이다!”

그리고 소년의 검을 피하면서 등에 충격을 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자신의 목적은 소년을 진정시키는 것이었기에.

미친 듯이 자신에게 달려들던 소년은 땅바닥에 쓰러진 채로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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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2) +1 21.09.26 20 1 11쪽
1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4화 처음격는 세상(1) 21.09.26 16 0 10쪽
1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5) 21.09.26 19 0 7쪽
1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4) 21.09.20 17 0 8쪽
1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3) 21.09.20 16 0 10쪽
11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사냥(2) 21.09.08 18 0 11쪽
10 1장 소년에서 검사로 -3화 최초의 몬스터 사냥(1) 21.09.08 21 0 11쪽
9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4) 21.08.30 23 0 12쪽
8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3) 21.08.29 19 0 7쪽
»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2) 21.08.24 22 0 11쪽
6 1장 소년에서 검사로 -2화 인연 또는 운명의 시작.(1) 21.08.24 26 0 10쪽
5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4) 21.07.22 31 0 10쪽
4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3) 21.07.22 31 0 9쪽
3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2) 21.07.19 35 0 10쪽
2 1장 소년에서 검사로 -1화 세상을 향해 가다. 21.07.19 49 0 9쪽
1 프롤로그 21.07.19 5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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