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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느님의 서재입니다.

흑사(黑死)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윤하느님
작품등록일 :
2017.06.26 22:26
최근연재일 :
2017.09.25 22:30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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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2
추천수 :
107
글자수 :
249,912

작성
17.08.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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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2 깨진 그림자의 방(part 1)

재밌게 읽어주세요!




DUMMY

쿠웅

하늘이 유리창 마냥 조각조각 부서져 나갔다.

그건 지면도 마찬가지였다.

거센 불길을 내뿜던 불기둥도, 뿌리 깊게 박혀있던 나무들도 그 어느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게 부서져나갔다.

‘세상이 무너져 내린다’ 라는 말은 이런 상황을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이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이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보이는 것은 있었다. 그건 바로 인간.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에서 유일하게 빛을 띠고 있는 건 인간뿐 이였다.

무영이 그 사실을 깨달은 건 이 공간이 무너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무영의 공격으로 인해 공간이 부서져 나가자, 무영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공간이 부서져 나가는 걸 보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흰색의 빛이 나타나더니, 그 빛이 순식간에 무영에게 달려와 그를 껴안았다. 그 빛을 띠고 있던 물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카나벨이였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너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무영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을 껴안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찌 된 영문인진 몰라도 공간이 깨지면서 단절 되어 있던 공간들이 모두 합쳐진 듯 했다. 정확한 상황은 무영도 잘 몰랐으나, 카나벨을 만났다는 건 곧 이 그림자의 방을 탈출할 수도 있다는 걸 뜻하기도 했다.

무영이 카나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카나벨이 왔던 방향에서 두 개의 하얀빛이 접근해왔다.

그 하얀빛을 본 무영의 인상이 구겨졌다.

“사대풍, 가르곤인가······.”

친위대 놈들이 왜 이곳에 있는 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마력이 다 빠져버린 지금, 그들과 맞부딪친다면 승리는 장담할 수가 없었다.

무영은 그 생각과 함께 안고 있던 카나벨을 뒤로 숨기고, 경계태세를 지어보였다.

‘바람과 땅.’

상대하기에 있어 껄끄러운 조합은 아니었다.

무기가 없는 지금, 형체가 있는 마법을 사용하는 술사는 무영에게 있어서 최적의 상대였다.

그러나 그런 무영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들 또한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다.

가르곤이 사대풍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오는 걸로 보아, 그들도 혹독한 전투를 치루고 온 것 같았다.

‘그런데 저들이 왜 이곳에······.’

아이란대륙을 대표하는 7인의 실력자를 뜻하는 왕실친위대.

그런 자들이 2명이나 이곳에 있었다. 뇌렉까지 합치면 3명.

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줄줄이 이곳에······.

“무영군, 카나벨양!”

무영이 생각에 빠져있던 사이, 그의 뒤로 불꽃으로 된 날개를 펄럭이며 백재화가 날아왔다. 그의 품에는 푸른 머리칼에 도도한 얼굴을 하고 있는 미녀가 안겨있었는데, 무영은 단번에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물의 마녀 레인수인가.’

백재화가 무영의 옆으로 착지해 안겨있던 레인수를 내려주었다.

레인수는 자리에 일어서 무영이라 불린 사내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디서 본 듯한 사내인데······.’

낯익은 얼굴이다. 마치 처음이 아닌 듯한······.

하지만 그에게선 일말의 마력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사이 자리에 일어선 백재화가 마력을 거두고 무영에게 다가갔다.

무영의 상태는 꽤나 거친 전투를 치룬 듯, 상의가 부분부분 타있었고, 곳곳에 상처도 가득했다.

천하의 무영을 이 상태로 만든 장본인이 갑자기 궁금해지는 백재화였다.

백재화가 웃으며 말했다.

“어째서 이곳에······. 그보다 한바탕 한 모양이군. 하하.”

“그러는 백재화님도 만만치 않으십니다만······.”

“응?”

백재화는 무영의 대답에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실버와의 전투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그의 제복은 곳곳이 찢겨져 나가고, 너덜너덜해져있었다.

백재화가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는 분인가요?”

레인수가 팔짱을 끼며 백재화에게 물었다.

백재화는 아차 싶었지만,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대답했다.

“아, 예. 저의 친한 벗입니다.”

“벗이라······. 흐음.”

레인수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무영을 훑어보았다.

그가 흑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백재화로선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무영은 친위대의 집중표적이 될 것이 뻔했다. 그렇게 된다면 거대한 전쟁이 또 한 번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대한 굴욕을 잊을 수 없다며 분노하는 그들이었으니깐.

레인수는 의아하다는 얼굴로 무영을 쳐다봤다.

백재화는 아르젠의 5대 가문 중 최고가문인 이화가의 차기 가주였다. 그런 그가 한 눈에 봐도 일개평민인 이 남자를 벗이라 소개했다.

백재화가 원래 털털하고, 워낙 개방적이라 신분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는 하나,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다.

“백재화님. 잠깐 저랑 애기 좀······.”

“오! 백재화! 레인수!”

무영 때문에 가려져있던 그의 등 뒤에서 사대풍과 가르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바람에 레인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시선을 그들에게로 돌렸다.

백재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사대풍과 가르곤쪽으로 돌렸다.

가르곤은 사대풍의 부축을 받으며 오고 있었는데, 부축을 해주고 있는 사대풍 또한 멀쩡한 상태가 아닌 걸로 보아, 그들도 그림자단과의 충돌이 있었던 듯싶었다.

백재화가 나서서 가르곤의 부축을 도왔다.

가르곤은 백재화의 부축을 받으며 무영과 카나벨에게로 눈길을 흘깃 흘려보냈다.

카나벨을 숨기고 있는 걸로 보아 둘은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 시저의 공격을 받을 당시에 있었던 건 친위대들뿐이었다.

이곳에 있다는 건 그들도 평범한 이들은 아니라는 소리.

‘게다가 저 남자······. 어디서 본 것만 같군.’

가르곤이 그렇게 생각하며 백재화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 일어섰다.

그때 그들의 마주 편으로 그림자단의 멤버인 니아와 하이넬,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던 실버가 자리에 착지했다.

그들의 등장으로 인해 무영과 친위대들은 다시금 경계태세를 지어보였다.

“카나벨인가.”

실버가 팔짱을 끼며, 무영의 뒤에 있던 카나벨을 쳐다봤다. 그녀는 무영의 뒤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의 시선을 마주봤다.

하이넬이 사루를 어깨에 들쳐 멨다.

“실버. 너무 약해진 거 아냐? 저 둘은 왜 저렇게 멀쩡해?”

하이넬의 비꼬는 듯한 말투에 실버의 눈초리가 찌푸려졌다. 하지만 사대풍과 가르곤의 상태를 보자니 반박할 수가 없었다.

“크큭. 아뇨.”

그들의 사이로 무언가를 어깨에 메고 있는 다르디가 망토를 펄럭이며 자리에 착지했다. 그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모두가 놀란 사이, 다르디가 자신의 어깨에 메고 있던 걸 친위대의 앞으로 던졌다.

백재화는 화들짝 놀라며 재빠르게 나가, 다르디가 던진 사내를 받아들었다.

그가 던진 건 다름 아닌 만신창이 상태의 뇌렉이였다.

무영이 인상을 찌푸렸다.

다르디가 어떻게 멀쩡히 살아있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화석용을 직격으로 받고, 무영의 전격조차 받은 그였을 것이다.

그런데 멀쩡히 다시 모습을 드러내다니.

뇌렉을 받아든 백재화가 이를 갈며 다르디를 매섭게 쏘아보자, 한순간 주변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다르디는 개의치 않은 듯 입을 열었다.

“실버가 약해진 게 아니라 친위대분들이 예상외로 강했던 겁니다. 특히 백재화는 친위대가 된 지 얼마 안 돼서 정보도 부족했죠. 크큭. 그리고······.”

다르디의 시선이 무영에게로 향했다.

“흑신이라는 변수가 생겨서 말이죠. 꽤나 고생 좀 했습니다, 흑신?”

다르디가 망토를 펼치자 그의 몸통의 절반가량이 나무로 되어 있는 게 모두의 시선에 들어왔다. 그의 오른쪽 팔부터 시작해 가슴하며, 오른다리까지 그의 몸통은 전부 나무로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몸통보다도 더 흥미를 유발한 건 바로 흑신이라는 존재였다.

“흑신······.”

“이라고?”

백재화를 제외한 모두의 시선이 무영에게로 향했다. 그의 뒤에 숨어있던 카나벨마저도.

카나벨도 잘 알고 있는 흑사의 리더 흑신이 자신의 앞에 있는 무영이였다니······.

무영은 입술을 자그시 깨물었다.

상황이 예상 밖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다르디는 모두의 동요에 상황을 깨달은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애석하게도 가면을 쓰고 있던 다르디였기에 그 미소는 다르디 혼자만이 알 수 있었다.

다르디가 실수라는 듯 가면의 입부분에 손을 갖다 댔다.

“아차, 흑신이라는 걸 숨기고 있었죠? 크큭.”

챙!

다르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대풍의 흑사풍이 무영의 목을 노리고 들어왔다. 카나벨은 재빨리 튀어나가 단검으로 그의 공격을 받아냈다. 그와 함께 레인수와 가르곤이 무영과 카나벨의 주위를 포위해 손을 뻗었다.

“크윽······.”

사대풍이 날카롭게 눈을 뜨며 흑사풍에 힘을 불어넣자, 카나벨이 작은 신음을 내며 몸이 뒤로 밀려나려는 걸 버텼다. 하지만 아무리 공간에 제약을 받아 약해졌다고는 하나 상대는 친위대였다. 카나벨은 그의 힘 앞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흑신······. 살아있었군요.”

콰앙















#42 깨진 그림자의 방(part 1) -끝-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과 댓글! *^^*


작가의말

매주 월요일에 연재할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작가.





글꼴 맑은고딕, 크기 15, 줄간격 200으로 보시면 재밌게 보실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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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 흑사의 리더(part 4) 17.09.11 166 1 9쪽
50 #49 흑사의 리더(part 3) 17.09.04 143 1 10쪽
49 #48 흑사의 리더(part 2) 17.08.28 147 1 9쪽
48 #47 흑사의 리더(part 1) 17.08.21 175 1 10쪽
47 #46 외전 1. 흑사토벌작전Ⅰ(part 3) 17.08.20 159 1 9쪽
46 #45 외전 1. 흑사토벌작전Ⅰ(part 2) 17.08.19 178 1 13쪽
45 #44 외전 1. 흑사토벌작전Ⅰ(part 1) 17.08.18 154 1 11쪽
44 #43 깨진 그림자의 방(part 2)(완) 17.08.17 142 1 9쪽
» #42 깨진 그림자의 방(part 1) 17.08.14 188 1 10쪽
42 #41 격돌(part 9)(완) 17.08.07 189 1 14쪽
41 #40 격돌(part 8) 17.08.04 262 1 9쪽
40 #39 격돌(part 7) 17.08.03 21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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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 격돌(part 5)(그림자의 방 2층) 17.08.01 224 0 14쪽
37 #36 격돌(part 4)(그림자의 방 1층) 17.07.31 225 0 14쪽
36 #35 격돌(part 3) 17.07.29 277 0 11쪽
35 #34 격돌(part 2) 17.07.28 350 0 9쪽
34 #33 격돌(part 1) 17.07.27 249 0 9쪽
33 #32 추격(part 3)(완) 17.07.26 247 1 9쪽
32 #31 추격(part 2) 17.07.25 250 1 10쪽
31 #30 추격(part 1) 17.07.24 244 1 9쪽
30 #29 그림자단의 습격(part 2)(완) 17.07.22 247 2 10쪽
29 #28 그림자단의 습격(part 1) +2 17.07.21 473 3 14쪽
28 #27 카나벨(part 2)(완) 17.07.20 251 2 10쪽
27 #26 카나벨(part 1) 17.07.19 247 2 10쪽
26 #25 흔들리는 나무(part 3)(완) 17.07.18 31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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