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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느님의 서재입니다.

흑사(黑死)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윤하느님
작품등록일 :
2017.06.26 22:26
최근연재일 :
2017.09.25 22:3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758
추천수 :
107
글자수 :
249,912

작성
17.08.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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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39 격돌(part 7)

재밌게 읽어주세요!




DUMMY

낡고 피폐해져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성.

한때는 휘황찬란한 시기를 누렸을 법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곳곳은 이끼와 곰팡이가 껴있었고,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벽들까지.

하지만 이런 성이라도 사람이 드나든 흔적은 남겨져있었다.

성으로 가는 길만해도 그랬다. 풀들이 짓밟혀져 있어 안내를 해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성을 향해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훤칠한 키에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얼굴엔 흰색의 가면을 쓰고 있는 남성.

그림자단의 리더이자, 친위대의 두 번째 왕좌의 주인인 시저였다.

그는 터벅터벅 걸어가 성 앞에 멈춰 섰다.

성의 입구는 나무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지이익.

시저의 그림자가 지면에서 튀어나왔다.

그림자는 날카롭게 변하더니, 창 모양의 형태가 되어 나무문을 향해 날아갔다.

콰지직.

그림자는 가볍게 나무문을 관통했다. 그와 함께 시저의 모습이 검게 변하더니, 곧 녹아내려 그림자에 동조되었다.

시저의 모습이 드러난 건 성의 내부에서였다.

시저는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갔다. 주변이 어두컴컴해 앞은 전혀 보이지 않았으나, 그는 멈추지 않고 걸어갔다. 그렇게 걷기를 잠시, 한순간 불빛이 파앗 터지며 주변이 환해졌다.

주변이 환해지자 내부의 모습이 보였다.

중앙에 길게 뻗어진 낡은 레드카펫 하며, 천장에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전등까지.

성의 내부 또한 바깥과 마찬가지로 꽤나 낡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드카펫의 끝에 위치한 노란빛의 왕좌는 새 것인 마냥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시저는 조금 더 걸어가 그 의자에 착석했다.

“왔나?”

시저가 앉은 왕좌의 뒤에서 다른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저는 대답대신 자신의 그림자를 늘렸다. 늘어난 그림자는 의자를 돌아, 말을 건 사내의 앞에 멈춰 섰다.

사내는 의자뒤편에 등을 대고 앉아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그의 옆으로는 들고 다니기도 버거워 보이는 대검이 꽂혀 있었다.

보라색의 긴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남자.

체격은 다부지지도, 왜소하지도 않았으나 그에게선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왜 왔는진 잘 알고 있을 거다, 시저.”

그는 아이란 대륙에서 가장 강한 친위대인 시저에게 존칭도 쓰지 않고,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였지만, 시저는 개의치 않다는 듯 대답했다.

“계획은 이미 실행됐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답을 주도록 하지.”

“크하하.”

두웅.

주변의 공기가 한순간에 무거워졌다.

“답을 주는 건 네 놈이 정하는 게 아냐. 우리 흑사가 정하는 거지.”

“.....”

흑사. 단 5명으로 바른을 몰락직전까지 만든 암살조직.

그 한명, 한명의 강함은 왕국하나를 지도에서 지울 정도로 막강했다.

그리고 그런 흑사의 멤버 중 가장 강하다고 알려졌던 흑사의 1대장 흑신.

그의 힘은 아이란에서 날고뛰는 친위대들을 전부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비록 6년 전 친위대의 신 멤버였던 백재화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지만, 친위대와 연합군들의 병력 또한 심한 타격을 입었었다.

그런 흑신이 죽고, 현재 흑사의 리더가 된 이 남자.

흑사의 암살을 담당하고 있던 4대장 보라 뱀 카일.

세간에는 ‘흑사토벌작전’ 당시, 흑사 전원이 죽고 해체된 줄 알고 있겠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 당시 남은 흑사를 쫓던 수천의 병사들은 다 죽었으니 말이다.

그 사실을 안 아이란의 왕은 무슨 수를 써서 인진 몰라도, 남은 흑사들의 행동을 비밀리에 제제하였다.

그게 흑사가 6년 동안 잠잠했던 이유였다.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활동을 잠적하고 숨어있었는지는 시저도 알 수가 없었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들이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단 것이었다.

얼마 머지않아 이 아이란대륙에 피바람이 불 것이다. 그것도 일방적인 피바람이······.

“그림자 거울.”

휘우웅

카일이란 남성의 앞에 멈춰 섰던 그림자가 위로 솟아나더니, 1m남짓 되는 거대한 동그란 거울을 만들어냈다. 그 그림자 거울의 곳곳에는 다섯 개의 액세서리가 오망성모양으로 박혀, 가지각색의 빛을 내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로 시몬의 팔찌였다.

“뭐지?”

카일은 자신의 앞에 만들어진 그림자 거울을 보며 물었다.

시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때 그림자 거울의 안으로 희미하게 빛이 나더니, 곧 친위대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다섯 개로 분할 된 화면이어서 자세한 상황은 보이지 않았으나, 그들이 꽤나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가 있었다.

시저가 말했다.

“나의 그림자 방에서 친위대들의 마력을 서서히 빼앗고 있다. 벌써 절반 가까이 흡수했지. 그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곧 죽겠지.”

“호오. 친위대 놈들의 마력을 제어하기 위해 저런 액세서리들을 구해주라는 거였나?”

바람 속성의 로 시몬의 팔찌.

수 속성의 랄의 목걸이.

지 속성의 레폰의 반지.

화 속성의 아르키몬 메르의 머리핀.

마지막으로 뇌 속성의 지르아크의 귀걸이까지.

각 가문을 대표하는 가보이며, 착용만으로도 속성의 능력을 대폭 올려준다는 마법 도구들.

단지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꿈도 꿔보지 못할 도구들이였지만 말이다.

이걸 구하기 위해서는 그 가문의 가주를 죽여 빼앗는 수밖에 없었지만, 아무리 이름 없는 가문의 가주라도 그만큼 힘이 있기에 가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 호락호락하게 당해주지도 않을뿐더러, 그 가문 전체와 싸워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가 누군가. 흑사의 암상을 담당하던 보라 뱀 카일이아니던가!

흑신과 대적해도 그렇게 큰 격차가 나지 않을 정도로 강한 그였다. 카일에게 있어 한 가문을 지우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길어봤자 1시간이다. 나의 그림자 방에 갇힌 이상.”

“대단한 자부심이군.”

“나의 그림자 방에서 살아남은 녀석은 내 부하들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강하더라도 5개의 마법도구가 녀석들의 힘을 억누르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크크. 뭐 그렇다면야.”

카일은 옆에 꽂혀있던 대검을 잡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꽂혀있던 대겁을 뽑아 들어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크기만 봐도 엄청난 무게가 나가보였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아보였다.

“그럼 친위대의 마력은 다르디를 통해 보내라.”

“내가 말한 건 어떻게 됐지?”

“바로 준비해주지.”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순식간에 기척을 감추고 사라졌다. 그제야 무거웠던 공기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보라 뱀 카일.”

‘네 놈도 함께 없애주지. ‘그것’ 만 들어 온다면.’

시저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 ☆ ☆

그림자의 방 1층.

하늘을 가득 메운 운석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은 하늘로 향한 채 멈춰있었다. 내려오는 속도는 상관이 없었다. 엄청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그 운석의 크기였다. 저 정도 크기의 운석이라면 파괴하는 데에 막강한 마력을 실은 공격을 가해야만 했다. 하지만 니아와 하이넬에겐 그만한 힘이 없었다.

니아는 바람속성의 술사였으나, 주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환영공격 밖에 하지 못했고, 하이넬 또한 지면을 이용한 지속성의 마법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대화를 하면서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던 건가?’

하이넬이 인상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가르곤이 손을 내렸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허억, 허억..”

가르곤은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쓰러지려는 찰나, 두 손으로 땅을 짚어 완전히 쓰러지진 않았지만,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게다가 자신에게서 더 이상 마력이 나오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마 이 공간에서의 마력을 모두 소진한 듯 했다.

“어이, 아저씨! 동반 자살이라도 하려는 셈인가?”

“허억...허억....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

가르곤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하이넬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모습에 하이넬의 표정이 싹 바뀌더니, 사루를 들어 가르곤에게 달려들었다.

“그 전에 죽여주지!”

“가르곤님!”

사대풍이 상황을 깨닫고 몸을 움직이려하자, 위에서 무언가 내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사대풍은 급히 몸을 돌리며 흑사풍을 들어올렸다.

챙!

사대풍의 흑사풍과 기습공격을 하려던 니아의 단검이 맞부딪치자, 주변으로 거센 바람이 흩날렸다. 그 틈을 이용해 또 하나의 니아가 사대풍의 품안으로 순식간에 다가갔다.

사대풍은 위로 들어 올린 검 때문에 막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뒤로 물러서려 했다. 그런데 자신의 몸이 처음과 비해 무거워 짐을 느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니아의 단검이 이미 그어진 후였다.

차악!

니아의 얼굴로 핏방울이 튀었다. 그녀의 단검으로도 붉은 핏방울이 한 방울씩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녀의 검은 얕게 들어갔다. 그녀의 검이 그어지면서 동시에 사대풍이 뒤로 물러났기에 얕게 들어간 것이었다.

사대풍은 뒤로 착지해 흑사풍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뒷짐을 지며 자세를 취해보였다. 그런 그의 가슴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사대풍이 가슴의 상처를 보다가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어느새 가르곤의 앞까지 도달해 칼을 내리치려는 하이넬의 모습이 눈에 비춰졌다.

가르곤은 마력을 한계치까지 쓴 듯,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

사대풍이 하이넬을 저지하기 위해 몸을 돌리자, 니아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갈 수 없어.”

니아가 공격 자세를 취하며 달려들었다.













#39 격돌(part 7) -끝-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과 댓글! *^^*


작가의말

언제 연재시작한지 한달이 넘어간거지/....





글꼴 맑은고딕, 크기 15, 줄간격 200으로 보시면 재밌게 보실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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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그림자단의 습격(part 2)(완) 17.07.22 24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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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카나벨(part 1) 17.07.19 24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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