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출도 전야 (出道 前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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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일 일찍 떠날 테니 여기 있는 술과 음식은 다 먹고 석별의 정을 나누는 것도 괜찮겠지. 가주는 음식 몇 가지 더 해오고 무성이는 날이 어두워 지니 마당에 모닥불을피우려무나.”
태상 가주의 명에 모든 사람들이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 한 지 일 다경 정도 후에 무적가의 마당에 아주 멋진 술상과 모닥불이 마련 되었다.
“ 우리 가주의 절대편이 펼쳐지면 쩔쩔맬 중원 정도 나부랑이 떨거지 들의 모습이 빨리 보고 싶구나, 크크크”
집사 할아범의 말에 제갈 문정은 이상하게 생각 되었다.
‘ 절대편? 그런 게 어디있지? 자기 무기라면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야 되는 거 아냐?’
제갈 문정은 이상하다는 듯이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가주를 관찰하다 양 팔의 흑백 토시로 보이는 것이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특이하게 편을 무기로 쓰는 사람이네. 도검이 아닌 무기로 한계가 있을텐데 저 할아범도 뻥이 심하네. 절대편이라니…..’
제갈 종구가 먼저 궁금하다는 듯이 말문을 열었다.
“ 무적가주님은 무기가 편이신가 보군요. 특이한 무기를 사용 하시네요. 혹시 무적가의 성명 절기가 편을 사용 하시는 무공 이신가요?”
태상 가주가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 아니, 저 놈만 쓰는 무기지. 난 편을 한번도 다뤄 본 적도 없으니 가르쳐 줄 수 도 없는 거지.”
“ 그럼, 독학으로 편을 다루시는 것인가요?”
그러자, 집사 할아범이 손을 홰홰 휘두르며.
“ 남의 무공 내력을 알아 내려는 것은 정도 놈들이 이야기 하는 큰 실례 아닌가?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술이나 마셔! “
집사 할아범의 말에 입을 꾹 다물게 된 제갈 종구를 대신해서 제갈 문정이 말문을 열었다.
“ 그럼, 저는 집사님에 대해 알고 싶은데요, 왜 전대 마교 교주이신 분이 이런 곳의 작은 가문에 집사로 계시는 지요? “
제갈 문정의 질문에 집사 할아범이 말없이 술을 따라 쭉 들이키더니 말문을 열다.
"여기 있는 태상 가주가 정신이 나가 미쳐 가는 나를 구해 주었지. “
술 한잔을 태상 가주에게 따라 주면 아련한 눈빛으로 다시 말을 이어갔다.
“ 다시 무림으로 나간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군. 여기에서 이 놈하고 뼈를 묻으려고 했는데… 한 10~11년 정도 되었나? 내 무공의 단계가 계속 올라 그때 당시에는 정말 극마 (克魔)의 경지가 보인다고 생각 했지. 그런데, 급하게 경지를 끌어 올리려고 1년 폐관수련에 들어 갔는데, 거기서 마기가 골수에 침범 한 거지, 쉽게 말하면 주화 입마의 초기 단계에 들어 닥치는 대로 부수고 죽이고 피를 갈구하는 살인마가 된 거지. 그때, 기억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이 몽롱 하고 명확치 않지만 기분은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술을 조용히 마시고 있던 가주도 자리에 합석하며 맞장구를 쳤다.
“ 처음 태상 가주가 여기 데리고 왔을 때 완전 가관 이었지. 온 몸이 피로 절었고 닥치는 대로 부수고 소리 지르고, 크크크 “
“ 맞아. 정확한 시간의 흐름은 모르겠지만, 마교 내에서 나를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 보려 했지만 실패하고 나는 중원으로 향하게 된 거야. 그야말로 피에 절어 앞으로만 나가고 있는데 정파 나부 랑이 들이 떼거리로 몰려 왔나 봐. 기억이 났다 안 났다 하지만 아마 내가 정파 나부랑이 한테 둘러싸여 힘이 빠져 죽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이 친구가 나타나서 나를 구해서 이 곳으로 데려 온 거야. 이 친구의 무위를 한번 봐야 하는데 아주 정파 떼거리들이 혼비 백산 하게 흔들어 놓더니 나를 데리고 유유히 그 자리를 빠져 나왔지.”
태상 가주가 말을 받아 이야기를 이어 갔다.
“ 우연히 중원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이 친구가 여러 무림인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데, 특이하게 정신이 없는 와중에 손 속에 사정을 두고 되도록이면 전투가 불가할 정도로만 부상을 입히더군. 저런 정신에 저런 싸움을 한다면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고 생각 해서 구해 준거지.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친구의 별호가 마군자 ( 魔君子 )더군. “
“ 마군자 가진홍! 정사마의 모든 무림인들이 존경하는 이름 이었지. 바로 내 아버지! “
분혼 마권이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받았다.
“ 시끄럽고, 정도 떨거지들은 지가 죽이려고 한 사람이 나인지도 몰랐는데, 이 친구가 나를 구하면서 사고를 치고 왔더군. 고구려에서 온 무적 가주가 이 사람을 구해 간다고 공표를 했지, 클클클! “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갈 문희가 조용히 말을 시작 했다.
“ 외람된 말씀 일 수도 있지만 우리 무적가를 위해서 해야겠네요.”
“ 오! 우리 지부주가 하는 말이라면 세이경청 하고 들어야지, 클클!”
집사의 말에 제갈 문희가 포권을 하며 말을 이었다.
“ 감사합니다. 저희 가주의 첫 무림 출도에 집사님의 동행이 바람직 하지 않다고 판단 됩니다.
처음에 집사님의 신분을 모를 때는 문제가 안되지만 집사님의 신분이 밝혀지면 저희 일행은 마교의 일행으로 오인 받을 수 있어 우리 가주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집사님은 분혼마권님과 같이 교로 돌아 가시고 저희는 따로 움직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런가? 지부주의 말을 들으니 내가 가주한테 방해가 될 수 있겠구먼.”
이때 태상 가주가 가주에게 물었다.
“ 문준아! 너는 어찌 생각 하는냐?”
가주는 분혼마권이 준 병의 술을 다 들이키고는 말문을 열었다.
“ 네, 아버님! 지부주가 저를 생각해서 한 말이라는 것은 이해 합니다. 지부주 한테 하나 물을께.”
“ 네, 말씀하세요.”
“ 지부주가 보기에 우리 무적가는 정, 사, 마 중 어디에 들어 갈 것 같아?”
“ 당연히 정파 이지요!”
“ 왜 정파지? 난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한 사람이나 한 가문이 완전히 정(正)이고 사(邪)고 마(魔) 일 수 있을까? 그 이야기는 정치 하는 사람의 이야기지, 난 원칙을 말하고 싶은 거야. 내 식구 중 한 명이 마로 분류 된다면 내가 정으로 분류 되었기에 이 사람을 내 쳐야 하나? 그냥 내 식구고 내 가족 이기 때문에 이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사람이나 가문이 정이나 사, 마를 지향 할 수 는 있겠지만 그건 정치 논리라고 봐. 그래서, 나는 집사 할아범이 나랑 같이 가기 원하면 나는 같이 갈거야, 조금 불편 할 수 있겠지만 내 가족이니까!”
“ 역시 우리 가주! “
집사 할아범이 엄지를 치켜 세우며 좋아 하고 태상 가주 역시 흐뭇한 눈빛으로 가주를 바라 보았다.
“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저두 가주님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집사님, 제가 사과 드리겠습니다.”
“ 아니 아니, 우리 가주 생각 해서 한 이야기 니까 괘념치 말아! “
태상 가주가 손뼉을 두 번 치며 말했다.
“ 자자, 시간이 축시초 ( 새벽 1~2시 정도 ) 정도 된 것 같으니 내일을 위해 푹 쉬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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