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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연재수 :
1,0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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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47,234

작성
21.01.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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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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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11쪽

병실 조크

DUMMY

하지만 로빈의 어머니에게 그 말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결국 로빈은 자신의 어머니를 안아주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군용 빵을 조금 가져왔어요. 딸기잼 있어요?”


“물론..물론 있단다. 애야···”


이 시각 한스는 동료들과 함께 전차를 운용하며 행군하고 있었다. 잠시 휴식하는데, 에밋이 거너에게 말했다.


“빨리 참호로 돌아가서 편지를 보고 싶어. 지금쯤 엄마가 몇 통은 보냈을 텐데 답장 안 하면 걱정할 거야.”


한스는 에밋의 말에, 자기 딸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던 그 빌어먹을 프랑스 마을의 이장을 떠올렸다.


‘가족은 무슨..멋대로 아들을 싸질러놔서 전쟁터에서 죽게 하는 것이 무슨 사랑이라는 건지··· 애국심이고 가족애고 멍청한 젊은 남자들을 전쟁터로 보내서 총알받이 시키려고 만들어 낸 프로파간다라고!’


한스는 티거를 만지면서 결심했다.


‘난 절대로 이 세상에 자식은 싸지르지 않을 거야! 전쟁이 끝나면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기술자가 되는 거야. 나한텐 이 전차가 친구고 가족이야.’


1940년대 어느 날


젊은 기갑 부대 장교가 폐허가 된 지역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티거 전차의 궤도를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잘 굴러가겠군···”


그 때, 저 쪽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저 자식들 뭐 하는 거지?’


장교는 실력은 좋았지만 나이가 어렸기에 병사들을 통솔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초조함을 느끼면서 그 곳에 도착해보니, 친위대 병사들이 너덜너덜하게 헤진 옷을 입고 있는 한 유대인 여자를 빙 둘러싸고 낄낄대고 있었다. 기갑 부대 장교가 말했다.


“무슨 일인가?”


장교를 본 병사들은 모두 웃음을 멈추었다. 한 병사가 대답했다.


“이 여자가 빵을 훔치러 들어왔습니다.”


그 유대인 여자는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이대로 병사들을 내버려 두었다간 어떤 끔찍한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장교가 목소리를 내리깔고 병사들에게 말했다.


“이 여자는 내가 처벌할 테니 다들 가보게.”


병사들이 우르르 자리를 떠났다. 장교는 유대인 여자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 그 여자는 자신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었다. 장교가 생각했다.


‘저 쪽 길로 슬쩍 보내주면 될 것 같군.’


장교는 주머니 속에 있던 군용 비스킷을 여자에게 던졌다. 여자가 벌벌 떠는 표정으로 자신의 눈치만 보자, 장교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먹어요.”


여자는 허겁지겁 비스킷 상자를 열어서 먹기 시작했다. 목이 메인 듯 보이자 장교는 자신의 수통을 건네 주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여자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쉬···”


장교는 하늘 위로 권총을 두 방 쏘았다.


타앙! 탕!


그 다음에 그 장교는 유대인 여자에게 저 쪽에 있는 좁은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빨리 도망가라고 손짓했다. 유대인 여자는 다람쥐보다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장교는 그 여자가 안전하게 도망가는지 확인하고는 전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 때, 전차를 정비하던 정비병이 장교를 불렀다.


“오토 파이퍼 소위님! 정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시 1차 대전. 한스는 며칠 전부터 불 앞에서 몸을 녹여도 몸이 와들와들 떨리고 계속해서 배가 아팠다.


‘젠장 뭣 같은 음식만 먹다 보니 몸이 말썽이군..’


한스의 상태가 딱 봐도 안 좋았기에 동료들이 한스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요나스가 말했다.


“이보게 한스. 자네 괜찮나?”


“나..난···괜찮네..추워서 그래..”


한스의 얼굴은 핏기가 없었다. 니클라스가 말했다.


“자네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네.”


한스가 대답했다.


“아···아니야···괜찮네..”


그 때, 뢰프 중령이 한스에게 걸어왔다.


“이보게 한스! 내가 자네가 승리로 이끈 전투에 대해 위에 보고서를 올렸네! 조만간 1급 철십자 훈장을 받을 날도 머지 않았을 걸세! 근데 자네 얼굴이 말이 아니군!”


“가···감사합니다···”


한스는 결국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보게 파이퍼 하사!”


중령과 동료들의 목소리가 머리 속을 울렸다. 한스는 그렇게 한참을 혼수 상태로 있다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


“티..티거는 어디에···”


“이 환자 깨어났습니다!”


의무병이 위에서 한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스가 말했다.


“내 전차는 어디있습니까?”


의무병이 말했다.


“아직 제정신은 아니군.”


한스는 자신이 병원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 교실의 두 배 정도 넓이의 방에 침대가 10개 정도 있었다. 옆에 있던 덩치가 큰 중년 남성이 한스에게 말했다.


“오 젊은 친구! 자네 깨어났군!”


“제···제가 며칠 동안 여기 있었습니까?”


“자네 어제 저녁 여기 들어왔어!”


한스는 그렇게 병원에서 지루한 오후를 보냈다.


‘젠장..놈들이 전차는 잘 정비하고 있을까..’


다음 날, 한스는 병원에서 1급 철십자 훈장과 예거 장군의 편지를 받았다. 병실에 있던 군인들이 전부 한스를 축하했다.


“오 젊은 친구! 대단해! 1급을 받다니!”


“우리 병실에 영웅이 있었군!”


“감사합니다!”


예거 장군은 편지로 여태까지 한스가 승리로 일구어 낸 승리를 격려했다. 그리고 독일이 군수 공장에 400대의 신형 전차를 주문했다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독일의 신형 전차에 대해서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멋진 전차를 만들었을까? 빨리 실용화가 되어야 할 텐데..’


한스는 기쁜 마음으로 회복을 기다렸다. 점심 때, 병실에 있는 독일 병사들은 영국 장군과 영국 전령을 흉내 내는 놀이를 하기도 했다.. 영국 전령 역할의 병사가 우다다다 달려와서 말했다.


“장군님! 우리가 독일 놈들의 땅을 100m도 넘게 빼앗았습니다!”


이 때, 침대 위에서 코 고는 시늉을 하던 영국 장군 역할의 병사가 말했다.


“뭐라고? 100m 넘게 전진했다고? 그게 정말인가?”


그 독일 병사는 영국 장군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연기를 잘했던지 한스조차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전령 역할의 병사가 다시 말했다.


“네! 장군님! 놈들은 모두 줄행랑을 쳤습니다!!!”


그러자 영국 장군 역할을 하던 병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와우 100m 넘게 땅을 차지했는데 75만 명 밖에 안 죽었어! 대 승리야!”


그 광경을 보고 병실에 있던 독일 병사들이 모두 폭소를 터트렸다.


“영국놈도 그렇고 프랑스놈들도 그렇고 그 자식들은 왜 독일 사람들이 유머 감각이 없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렇게 웃긴데 말이야!”


영국 전령 역할을 하던 병사가 오른쪽 팔로 경례를 했다. 그러나 그의 오른쪽 팔에는 손이 달려있지 않았다.


병실에 있던 다른 독일 병사들도 마크 전차를 빗대어 재미있는 농담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마름모꼴 모양의 철제 배식판을 옆에 들고 마크 전차를 흉내내며 엉금엉금 기어가는 시늉을 했다. 뒤에서 영국 보병 역할을 하는 병사가 화를 내며 외쳤다.


“빨리 좀 가라고! 이러다 오늘 저녁도 못 먹겠다!”


그러자 마크 전차 역할을 하는 독일 병사가 말했다.


“좋아! 5시간만 더 가면 놈들의 참호에 도착한다고! 중간에 고장이 안 나면 말이야!”


병사들은 이 모습에 모두 폭소를 터트렸다. 한스도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속도가 빠른 전차가 나오면 전쟁의 흐름을 뒤바꾸어 놓을텐데···현기술로는 무리인가..’


한 뚱뚱한 독일 병사가 회복을 기다리며 다른 병상의 독일 병사들에게 말했다.


“이보게. 내가 아주 멋진 걸 보여주지.”


“뭔데? 수녀님 몰래 담배라도 숨겨놨냐?”


뚱뚱한 독일 병사는 가방 속에서 영국놈들의 웨블리 권총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권총에는 단검이 달려 있었다!


한 병사가 숨을 죽이고 그 멋진 물건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 영국 장교놈을 죽였나?”


뚱뚱한 독일 병사가 말했다.


“아니! 그냥 주웠어! 호신용으로 꽤 쓸만하지 않은가?”


다른 병사가 그 물건을 보고 혀를 찼다.


“잔인한 영국놈들 같으니라고!”


“내 생각에 가장 잔인한건 미국놈들이야! 동물을 잡을 때 쓰는 샷건을 사람을 상대로 쓰다니 말이야!”


“자네, 참호에서 미국놈들의 샷건과 싸워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어. 하지만 정말 참혹하다고 하더군. 야만인들 같으니라고!”


그 때, 참지 못하고 한스가 말했다.


“근데 우리가 독가스 먼저 쓰지 않았나요?”


갑자기 병실이 싹 조용해지고 정적이 흘렀다.


‘내···내가 잘못 말했나?’


한 병사가 폭소를 터트렸다.


“우하하하!! 이 하사 나으리 정말 웃기군!! 오늘 농담 중에 가장 웃기잖아!”


한 번 폭소가 터지자 병실에 병사들은 모두 자지러질듯이 웃기 시작했다.


"자네 개그 철십자 훈장도 받아야겠어!"


“어디 메모라도 해둬야겠어!! 으하하하!!”


한스도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대충 웃는 척을 했다.


“하하하! 으하하하!”


‘다들 미쳤군..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어..’


한스는 몸이 회복된 이후에 예거 장군에게 가서 보고를 마쳤다. 한스는 자리를 뜨기 전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예거 장군에게 물었다.


“저..독일이 주문한 400대의 전차는 혹시 어떤···”


예거 장군이 말했다.


“아! 잊을뻔 했군! 자네 군수 공장 뮐러씨에게 방문해보게! 오늘 오전에 전화가 왔었어!”


한스는 잔뜩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뮐러씨의 대저택을 방문했다.


‘400대라면 적은 수량이지만 그래도 승산이 있어! 도대체 어떤 전차일까? A7V랑은 비교도 안 될 거야!’


저택에서 뮐러씨가 한스를 환영했다.


“아 반갑군 자네! 1급 훈장을 받았다며?”


“네! 동료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자네 얼굴 꼴이 말이 아니군! 일단 들어오게!”


뮐러씨는 한스를 지하실로 이끌었다. 이윽고, 한스의 눈 앞에는 뮐러씨의 야심작 전차가 보였다. 이 전차는 마크 전차나 A7V보다는 작은 크기였고, 포 대신에 기관총 두 정이 달려 있었다.


“아!!아름답습니다!”


뮐러씨가 말했다.


“운전해볼텐가?”


뮐러씨가 지하실 뒷부분의 문을 접자, 거대한 마당으로 연결되는 경사가 낮은 오르막길이 눈 앞에 보였다. 한스가 말했다.


“하..하지만 운전하다보면 이웃에서 소리를 들을 텐데요?”


뮐러씨가 말했다.


“난 트랙터를 만들고 있다고 이웃에 다들 이야기해뒀네! 이 놈 별명도 트랙터야!”


한스는 뮐러씨와 함께 이 전차를 운전해보았다. 이 전차는 르노 전차처럼 전차장과 조종수만 탑승하는 2인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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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아놀드 중위 +13 21.01.10 1,945 61 11쪽
100 연막 속 전투 +13 21.01.09 2,002 65 11쪽
99 마크 A 휘핏 +7 21.01.09 2,002 63 11쪽
98 달리는 기관총 +6 21.01.09 2,126 68 11쪽
97 패튼 +7 21.01.08 2,245 68 11쪽
» 병실 조크 +20 21.01.08 2,198 71 11쪽
95 최악의 날, 최고의 날 +17 21.01.07 2,216 77 11쪽
94 위화감 +17 21.01.07 2,207 75 11쪽
93 2020년 겨울 +11 21.01.06 2,286 65 11쪽
92 철조망 +8 21.01.06 2,035 77 11쪽
91 눈보라 속 전투 +11 21.01.05 2,047 74 11쪽
90 기습 +6 21.01.05 2,093 67 11쪽
89 쌩고생 +4 21.01.04 2,150 71 11쪽
88 갈대밭 +14 21.01.03 2,245 73 11쪽
87 한스 훈장을 받다 +10 21.01.03 2,391 73 11쪽
86 비둘기 +5 21.01.02 2,118 64 11쪽
85 담배 몇 개피 +6 21.01.02 2,119 72 11쪽
84 엄폐 +7 21.01.01 2,129 67 11쪽
83 용기 +9 20.12.31 2,186 72 11쪽
82 자주포 +9 20.12.30 2,203 73 11쪽
81 삽질 +1 20.12.30 2,174 74 11쪽
80 남부 전선 +4 20.12.29 2,201 75 11쪽
79 알력 다툼 +5 20.12.29 2,197 78 11쪽
78 전쟁 범죄 +5 20.12.29 2,255 72 11쪽
77 뮐러 씨의 취미 생활 +19 20.12.29 2,266 69 11쪽
76 베를린의 개츠비 +13 20.12.28 2,250 65 11쪽
75 탈출 성공! +9 20.12.28 2,244 7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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