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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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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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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47,234

작성
21.01.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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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
11쪽

비둘기

DUMMY

빌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어서 한스를 알아보지 못했다.


“자..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 한 번 기회를 주도록 하지.”


그렇게 한스는 빌을 데리고, 안내병의 도움을 받으며 재빨리 그 자리를 떴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젠장..빨리 벗어나자..제발 좀···’


아까 한스와 대화했던 헌병이 신병들에게 말했다.


“이봐, 자네들은 가도 좋아!”


신병들은 각 잡힌 자세로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걸어가고, 부리나케 참호로 달려갔다. 헌병은 루카스를 처형하기 위해 허리춤에서 자신의 권총을 집어 들었다.


한스가 안내병한테 물었다.


“일이 급해서 그러는데 빨리 좀 갑시다!”


뒤에서는 루카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몇 초 뒤, 권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


타앙! 탕!


빌이 귀를 막으며 어깨를 움츠렸고, 루카스의 비명 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을 안내 받고 무사히 돌아가게 되었다. 안내병이 돌아가자, 한스가 말했다.


“이보게, 빌. 나 알아보겠는가?”


“아니, 자네는 한스 아닌가?”


빌은 한스를 기억하고 있었다.


“고맙네 한스. 자네는 훈련소에서도 머리가 좋아서 잘 될 것 같았네.”


“내가 머리가 좋다고?”


“내가 훈련소에서 쥐덫을 만들었는데 작동 안 했던 것 기억하나? 자네만 뭐가 잘못된 줄 알고 고쳐주었지.”


“아. 그랬었나. 빌, 자네는 이것 저것 쓸만한 것들을 잘 만들었는데.”


“한스. 난 정말로 탈영하려던 것이 아닐세.”


“나도 자네가 탈영할거라 생각하지 않네. 전선에서는 꼭 평소에 지 혼자 잘난 척 허풍 떨던 놈들이 제일 먼저 달아나지. 아, 빌 그런데 자네가 손재주가 제법 좋았던 것 같은데.”


“뭐 기술자 집안이라 이것 저것 만들었던 경험은 있네.”


한스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많은 도움이 되겠는걸···’


여태까지는 한 명의 정비병이 전차들을 전부 관리했는데, 빌도 같이 전차를 정비하자 전차병들은 일이줄어 들었다. 뿐만 아니라 빌은 손재주가 좋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었다. 목재와 스프링을 이용하여 수류탄을 날리는 투석기를 만들기도 했고, 석궁처럼 고무줄을 이용해서 수류탄을 멀리 발사하는 장치를 만들기도 했다.


빌은 투석기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옆에 대충 각도기 표시까지 그려 넣었다. 뿐만 아니라 안 쓰는 빈 통조림 통에 폭약을 넣어서 수제 수류탄을 만들기도 했다. 한 보병이 그 투석기를 이용해서 통조림을 날려 보기로 했다. 수류탄을 던지다간 혹시 뒤로 날라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빈 통조림을 이용했다. 고무줄이 탁, 하고 풀어지며 통조림이 무인지대로 날라갔다.


푸슝!


요나스가 막대 달린 거울을 이용해서 통조림이 날라가는 모습을 관찰하며 환호했다.


“오오!! 최고야!!”


옆에서 지켜보던 벤이 말했다.


“수류탄으로 해봐도 될 것 같은데?”


결국, 폭약을 조금만 넣은 수제 통조림 수류탄을 날려보기로 했다. 투석기를 45도로 세우고, 벤이 있는 힘껏 통조림 수류탄을 당겼다가 손에서 놓았다.


푸슝!


쿠과광!!


무인지대 한 가운데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그러자, 적군 참호에서 기관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드드득 드드드득


독일 병사들이 모두 낄낄거렸다.


“저 멍청한 자식들 우리가 기습하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


어느 날, 빌은 나무 상자 안에 폭약을 넣어서 지뢰를 만들고 있었다. 한스도 이 지뢰를 매우 흥미롭게 보고는 말했다.


“이 정도면 대전차 지뢰로 쓸만하겠어!”


빌이 대답했다.


“유리로 만들 수 있다면 파괴력이 더 어마어마할 거야!”


한스가 말했다.


“요새 철이 부족한데 이렇게 목재로 무기를 만들 수 있다니 참 쓸만하군!”


“철이 충분해져도 목재로 지뢰를 만드는 것이 좋을 거야.”


“그건 왜 그런가?”


“자네 금속 탐지기라는 것 아나? 미국의 발명가가 수십 년 전 개발한 물건이라네.”


“뭐? 금속을 탐지한다고?”


한스가 놀라자 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네. 그 탐지기만 있으면 금속을 탐지할 수 있지. 내 생각에 그걸 대량 생산하면 지뢰 탐지에 큰 효과를 거둘 걸세.”


“아, 그래서 지뢰를 목재로 만들어야?”


“적군이 지뢰탐지기를 쓰는 날이 온다면 목재 지뢰를 만들어야 안 들키겠지?”


한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빌에게 말했다.


“이보게, 빌. 혹시 대전차용 권총을 만들 수도 있을까?”


“에이, 그건 무리일세. 반동이 엄청날 거야. 뭐 수류탄을 권총으로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공장에서 대량생산은 가능할 것 같지만 여기선 무리야.”


“권총에 개머리판을 달고 어깨 쪽에는 푹신하게 헝겊을 덧댄 다음에 이렇게 어깨에 지지해서 쏘면 될 것 같은데?”


한스는 빌과 대화하면서 생각난 아이디어들을 모조리 뮐러씨에게 편지로 보냈다. 며칠 뒤, 뮐러씨에게 답장이 왔다.


“한스, 자네의 아이디어는 잘 보고 있네. 안 그래도 지금 새로운 전차를 설계 중에 있다네. 하지만 문제는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이걸 생산하고 실용화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 지금 강철이 매우 부족해서 폐차장에서 거대한 자석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쓸만한 철을 모으는 상황일세. 우리 직원들이 거기서 작은 부품들도 자석에 쏙쏙 던져서 조금이나마 철을 더 모으는 모습이 참 처량하지. 영국놈들은 전차 핸드백을 팔고 전차 뮤지컬을 상영하면서 전차 개발에 많은 자금이 모이고 있는데 우리는 자금이 부족해! 아무튼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대해 보게나. 아, 그리고 슬쩍 말해주자면 신형 전차는 A7V과는 달리 작고, 잽싸게 움직이는 형태로 설계될 걸세.”


이 때, 서부전선에 다른 곳에서 한 독일 병사는 교전 참호에서 소총을 쥔 채로 자신에게로 서서히 다가오는 영국놈의 마크 전차를 보고 있었다.


“저···저것이 전차!”


수 많은 시체들이 널려 있는 무인지대에서 마크 전차 수 십 대가 육중한 몸체를 뒤뚱뒤뚱 흔들면서 울퉁불퉁한 무인지대를 거쳐 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독일 포병들이 무인지대로 포탄을 발사했다.


쉬익 콰과광!


슈욱 콰광!!


“저..잘 좀 맞추지 멍청한 자식들!!”


전차 근처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여기저기 연기와 함께 흙먼지가 치솟았다. 그렇지만 마크 전차는 손상을 입지 않은 듯 계속 이 쪽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독일 병사들은 미리 대전차호를 파두었었다. 독일 보병이 소총을 들고 전차가 대전차호에 빠져 못 건너 오기를 기다렸다.


“제발 좀 빠져라···제발 좀 빠져라···”


마크 전차가 포탄 구덩이 때문에 앞으로 서서히 기우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잠시 뒤, 전차 전면부는 서서히 포탄 구덩이를 넘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마름모꼴 마크 전차가 점점 위로 올라가며 영국 전차병들의 몸이 뒤로 기울었다. 영국 전차장이 외쳤다.


“이 정도는 넘어갈 수 있어!”


마크 전차가 마침내 포탄 구덩이를 빠져 나가고, 앞 부분이 텅, 하고 땅에 부딪치더니 다시 유유히 무인지대를 건너가기 시작했다. 르노나 생샤몽 정도의 크기를 생각하며 독일군이 파둔 포탄 구덩이는 마크 전차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던 것 이다.


독일 포병들에게는 거대한 바퀴가 달린 성능 좋은 야포가 있었다. 포병이 각도기로 각을 계산한 다음에 능숙한 장전수가 포를 장전했다.


“장전! 발사!”


쉬익 콰과광!!


포가 발사되면서 연기와 함께 야포가 살짝 뒤로 물러났지만 다시 바퀴가 굴러 원위치로 돌아갔다. 장전수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기계처럼 다시 포를 장전했다.


“장전! 발사!”


슈욱 쿠과광!!!


무인지대 여기저기서 흙먼지와 함께 연기가 치솟았지만 그 느릿느릿한 철갑 괴물들은 계속해서 다가왔다. 고작 소총 한 자루와 수류탄 몇 개를 들고 있던 보병들은 하얗게 질려서 후방에 있는 지원참호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어느 머저리 같은 보병은 자신의 소총도 내팽개치고 달아났다. 그렇게 마크 전차들은 교전 참호까지 도착해서 독일군의 야포를 향해 포를 발사했다.


쉬익 쿠과광!!


슈욱 콰광!!


한 야포에 용감한 독일 포병들은 도망가지 않고 포를 장전하고 발사했다.


“장전! 발사!”


슈우욱 콰과광!!


하지만 그 포는 적중하지 않았다. 마크 전차는 한 야포를 향해 포를 발사하고, 서서히 방금 자신에게 포를 쏜 독일 포병들을 향해 측면을 돌리고 있었다. 독일 포병이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우리 죽을 거야!!”


독일 포병들은 그 육중한 마크 전차가 측면을 이 쪽으로 돌리기 전에 미친 듯이 달아났다. 10초 뒤, 뒤에서 휘파람 소리와 함께 엄청난 폭발이 느껴졌다.


쉬이익 콰과광!!


자랑스러운 영국의 마크 전차 12대가 독일군의 교전 참호를 완전히 장악했고, 독일 병사들은 이미 지원참호를 넘어 예비참호로 후퇴한 상태였다. 영국 마크 전차 안에 전차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이겼어!”


그리고 한 전차병이 연필로 쪽지를 적었다.


“교전 참호 장악 성공. 어서 빨리 기병을 보내라.”


그 쪽지를 비둘기 다리에 묶어서 전차 옆에 작은 구멍으로 비둘기를 날렸다. 그 비둘기는 가스로 가득 찬 뜨거운 전차를 탈출하고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푸드덕!


그러나 기다려도 기병들은 지원하러 오지 않았다. 마크 전차 안에 전차병들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녀석들 왜 안 오는 거지?”


“전령을 보낼까요?”


전차장 토마스씨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전령을 보냈다간 독일놈들 저격수한테 당할 거야. 기병들도 멍청이가 아니면 조만간 오겠지···”


하지만 몇 시간을 기다려도 영국 기병은 오지 않았다. 이제 슬슬 독일군들도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 독일 장교가 이마에 식은 땀을 흘리며 상황을 지켜 보았다.


‘왜 놈들이 더 오지 않는 거지? 혹시, 기병대랑 통신이 되지 않는 건가?’


그 독일 장교는 재빨리 저격수들한테 명령했다.


“이보게. 혹시 영국 놈 병사 한 두 명이 전차 안에서 나와서 자기들 진영으로 달려가면 꼭 사살하게! 아니, 전차를 주시하다가 그 안에서 놈이 나올 것 같으면 맞추지 못하더라도 바로 쏘게!”


“네! 알겠습니다!”


저격수들은 식은 땀을 흘리며 조준경으로 마크 전차들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한 놈이라도 나와라···’


그 때 부사관이 독일 장교한테 물었다.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33 q2***
    작성일
    21.01.02 10:48
    No. 1

    먼가 일어나고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로스탐
    작성일
    21.01.02 11:25
    No. 2

    비둘기가 중간에 당했거나 기병이 의외의 요소에 다 쓸려 버렸거나 둘 중 하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1.01.02 11:32
    No. 3

    루카스는 결국 못 알아보았나? 만약 알아봤다면 살려달라고 하였을테니, 한스만 골 아팠겠죠! ㅎㅎㅎ 빌과 함께 미국 유학가고 전차 개발한다면!? 목함지뢰라! 하긴, 유리지뢰도 만든 독일인데! 물론, 아군 오폭 가능성도... 음, 비둘기는 어떻게? 여러모로 전장에서 변수가 많죠! 혹, 한스 작품? ㅎㅎㅎ 전차와 자주포 조합을 또 어떻게 활용할려나? 독일도 장난감 회사를 통하여 가벼운 유탄발사기도 만들었는데... 빌을 그쪽에 넣을까나?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lOC
    작성일
    21.01.02 23:46
    No. 4

    오 다봤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공돌이푸
    작성일
    21.01.03 00:06
    No. 5

    명령이 꼬였나 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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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패배 +9 21.01.11 1,957 70 11쪽
102 탈출 훈련 +7 21.01.10 1,874 61 11쪽
101 아놀드 중위 +13 21.01.10 1,945 61 11쪽
100 연막 속 전투 +13 21.01.09 2,002 65 11쪽
99 마크 A 휘핏 +7 21.01.09 2,002 63 11쪽
98 달리는 기관총 +6 21.01.09 2,126 68 11쪽
97 패튼 +7 21.01.08 2,245 68 11쪽
96 병실 조크 +20 21.01.08 2,197 71 11쪽
95 최악의 날, 최고의 날 +17 21.01.07 2,215 77 11쪽
94 위화감 +17 21.01.07 2,207 75 11쪽
93 2020년 겨울 +11 21.01.06 2,286 65 11쪽
92 철조망 +8 21.01.06 2,035 77 11쪽
91 눈보라 속 전투 +11 21.01.05 2,047 74 11쪽
90 기습 +6 21.01.05 2,093 67 11쪽
89 쌩고생 +4 21.01.04 2,150 71 11쪽
88 갈대밭 +14 21.01.03 2,245 73 11쪽
87 한스 훈장을 받다 +10 21.01.03 2,391 73 11쪽
» 비둘기 +5 21.01.02 2,118 64 11쪽
85 담배 몇 개피 +6 21.01.02 2,119 72 11쪽
84 엄폐 +7 21.01.01 2,129 67 11쪽
83 용기 +9 20.12.31 2,186 72 11쪽
82 자주포 +9 20.12.30 2,203 73 11쪽
81 삽질 +1 20.12.30 2,174 74 11쪽
80 남부 전선 +4 20.12.29 2,201 75 11쪽
79 알력 다툼 +5 20.12.29 2,197 78 11쪽
78 전쟁 범죄 +5 20.12.29 2,255 72 11쪽
77 뮐러 씨의 취미 생활 +19 20.12.29 2,266 69 11쪽
76 베를린의 개츠비 +13 20.12.28 2,250 65 11쪽
75 탈출 성공! +9 20.12.28 2,244 7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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