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어렸을 적엔 내 주변 모든 것이 재미있었고, 신기했다.
그러나 어느순간인지,
무엇인지 모를 것에 눈이 가려져 다른 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대신,
내 앞의 그림자만 직시하며, 앞지르고 싶어할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뛰고 발버둥을 쳐도 그림자는 항상 내 앞에 있었다.
어른들은 가로등을 가리키며 그림자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 안내했다.
그러나 붉게 빛나는 쓸쓸한 가로등 아래서
그림자는 내 발 크기만큼 작아졌을 뿐, 사라지지는 않았다.
가로등을 벗어나면 그림자는 나보다도 길고 크게 뻗어나갔다.
그 그림자는 바로 불확실한 내일의 걱정과 불안이었다.
결코 앞지를 수 없는.
그러나 그림자가 있으면 어떠랴.
가로등 불빛을 벗어나 아침날 뜨는 해 아래 선다면 무엇보다 밝을텐데 말이다.
결국,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푹 숙인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
같이 손을 잡고,
발 밑 그림자가 아닌,
낙엽 부숴지는 소리와 눈 밟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귓가에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렴.
- 작가의말
정말 아무리 고민해봐도 답없는 퇴고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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