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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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깔린 구름 사이 불어오는
때 늦은 추위에
서늘한 고층 빌딩도 부르르 몸을 떤다.
나무들의 숨소리도 차다.
갓 나온 새싹은,
아직은,
꿈을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작다.
여린 이파리를 파르르 떤다.
내던져진 휴지조각이 가녀린 줄기를 때린다.
그래도 그것이 지하에서 꿈꿔왔던 희망인 줄 안다.
아스팔트 내음 풍기는 봄 땅
만연한 소음
그것이 희망인 줄 안다.
'가슴은 아직 이렇게 뛰는데'
하고 노목이 한숨을 내쉰다.
한 올 걸치지 않은 거칠고 주름진 껍데기가 시리다.
파릇한 봄을 기다려왔지만
슬픈 추억이 되어버린 춘삼월의 공기.
대신, 하늘을 덮은 매연이 코를 찌른다.
태양은 밝게 떠오르지만
새싹과 노목에게는 빛이 없다.
떠는 고층 빌딩에 시퍼런 햇살이 비치나,
도리어 창문에 쳐지는 블라인드.
누구를 위한 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모두가 말하지만,
다들 그것이 아님을 안다.
모두가 기다려온 희망인걸 안다.
그러나 그들을 위한 희망이 아닌 것도 안다.
그 누구의 봄도 아님을 안다.
하늘은 어느 새 눈시울을 붉혔는데
아직 희망을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작은 새싹의 눈에는
높다란 하늘이 아득히도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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