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짧게 적는다.
지금, 바다는 하늘보다 파랗게 빛난다.
대해(大海)를 항해하는 함선은 파도를 가르며 빠르게 나아간다.
부딪혀 산산조각난 파도는 작은 알갱이가 되어 높이 솟아오르고
소매와 얼굴을 시원하게 적신다.
바다의 입맞춤은 뺨 위를 차갑게 흐른다.
멀리선 여전히 포화소리가 가득하다.
맑은 하늘 저 편에는 검은 연기가 끔찍하도록 자욱히 솟아오르고 있다.
흔들리는 동공처럼
전율과 두려움이 뒤섞인 전장.
핏빛 해변이 나에게 손짓한다.
불타는 섬이 나를 마중나왔다.
구름 사이로 빠르게 지나가는 기체의 환호성이 여러 번.
드디어 사이렌이 울린다.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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