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깨비 동굴

종이 쪼가리

웹소설 > 자유연재 > 시·수필, 중·단편

도깨비눈썹
작품등록일 :
2014.03.26 13:42
최근연재일 :
2017.06.26 11:1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33,811
추천수 :
274
글자수 :
17,506

작성
14.03.26 13:49
조회
848
추천
12
글자
2쪽

도시의 봄

DUMMY

높이 깔린 구름 사이 불어오는

때 늦은 추위에

서늘한 고층 빌딩도 부르르 몸을 떤다.


나무들의 숨소리도 차다.


갓 나온 새싹은,

아직은,

꿈을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작다.


여린 이파리를 파르르 떤다.

내던져진 휴지조각이 가녀린 줄기를 때린다.

그래도 그것이 지하에서 꿈꿔왔던 희망인 줄 안다.


아스팔트 내음 풍기는 봄 땅

만연한 소음

그것이 희망인 줄 안다.


'가슴은 아직 이렇게 뛰는데'

하고 노목이 한숨을 내쉰다.

한 올 걸치지 않은 거칠고 주름진 껍데기가 시리다.


파릇한 봄을 기다려왔지만

슬픈 추억이 되어버린 춘삼월의 공기.

대신, 하늘을 덮은 매연이 코를 찌른다.


태양은 밝게 떠오르지만

새싹과 노목에게는 빛이 없다.


떠는 고층 빌딩에 시퍼런 햇살이 비치나,

도리어 창문에 쳐지는 블라인드.


누구를 위한 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모두가 말하지만,

다들 그것이 아님을 안다.


모두가 기다려온 희망인걸 안다.

그러나 그들을 위한 희망이 아닌 것도 안다.

그 누구의 봄도 아님을 안다.


하늘은 어느 새 눈시울을 붉혔는데

아직 희망을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작은 새싹의 눈에는

높다란 하늘이 아득히도 시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이 쪼가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세상 +2 14.06.25 780 6 1쪽
23 거울 +2 14.06.11 659 4 1쪽
22 Marine - 2~3. 14.05.29 457 2 2쪽
21 Marine - 1. 14.05.29 560 3 2쪽
20 빗방울 +2 14.05.21 652 4 1쪽
19 저녁 +3 14.05.09 649 8 1쪽
18 좋은 소설? +3 14.05.07 569 5 2쪽
17 별이 빛나는 밤 +2 14.05.06 599 6 1쪽
16 울음 +3 14.05.03 538 10 1쪽
15 도피처 +5 14.04.30 662 7 3쪽
14 Backspace +2 14.04.29 605 3 1쪽
13 7번째 날 +2 14.04.28 650 8 5쪽
12 방랑자의 길 +4 14.04.26 523 6 1쪽
11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2 14.04.24 482 5 2쪽
10 민들레 +3 14.04.22 556 5 1쪽
9 일기장 +3 14.04.21 538 6 1쪽
8 웅덩이 +6 14.04.20 583 9 1쪽
7 고래 +2 14.04.17 550 6 1쪽
6 가로등 +5 14.04.13 612 10 1쪽
5 모니터 +7 14.04.10 879 9 2쪽
4 그래도 아직 +2 14.04.08 748 15 1쪽
3 USB +2 14.04.04 769 10 1쪽
2 구름 +2 14.03.29 662 15 1쪽
» 도시의 봄 +5 14.03.26 849 12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