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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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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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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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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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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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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2쪽

제 450화 신뢰와 동료들.

DUMMY

지상에는 채찍으로 때린 듯한. 상흔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협곡들이 펼쳐지고,

하늘 위로는 누군가의 재가 꽃가루처럼 퍼져나갔다.

황량하기만 한. 이 협곡에 수 많은 인영들이 몸을 일으켰다.

어떤한 것은 7개의 머리를 지닌 이형의 드래곤.

어떠한 것은 100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가지각색의 존재들이었다.

그 수는 무려 200에 이르었고,

그들의 손에는 검게 굳어져 버린 핏방울들만이 남아있었다.


“좋아. 이쪽 전장도 완벽히 정리했네? 생존자는?”


살인인형 엘리스는 피투성이 전기톱을 털어내며 주위에 물었고,

그 물음에 어둠 속에 있던 이형의 괴물은 대답했다.


“이곳에 온 666의 괴물들은 모두 살아있어~.”


그 대답에 엘리스는 눈썹을 찌푸렸다.


“야이. 멍청아! 누가 666의 괴물을 말했냐?

애초에 666의 괴물이 이곳에서 죽을 리가 있겠어!? 앙!?

내가 말한 것은 필멸자 생존자들이라고! 머저리야!!!”


“있을 리가 있겠어?

애초에 여긴 평야의 숲이었다고.

그게 이 지경이 될 정도로 살육해댔는데.

이런 환경에서 필멸자들일 살 리가 없잖아?

누구누구 덕에 방사능 수치도 치솟아서.

이곳은 레지나 연합도 한 동안 못 들어올 걸?”


“하! 핵미사일을 사용해서 미안하게 됐네!”


무한의 탄환 실비는 자신의 비난하는 말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그렇게 답해주었고,

그러한 그녀의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녀의 신체 일부로서 같이 4세계로 넘어온 우주전함.

‘노아의 방주’였다.

그것은 서서히 지상에 착륙하여 계단을 내렸다.


“다음 전장은 30분 뒤니까.

그때까진 재정비나 하고 계셔.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아직도 많으니까 말이지.”


그러한 실비의 말에 분홍 머리가 인상적인 복고양이 니케가 볼을 불렸다.


“하아! 싸우는 건 지근지근해요!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털 실뭉치 가지고 놀면서 쉬고 싶은데!!!!!”


“앞으로 얼마 안 남았어. 좀 참아. 복고양이 니케.”


지황 샤오린은 그 말과 함께 소녀로 보일 정도로 귀여운 니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그러자 그는 고양이과 특유의 골골 소리를 내며 눈을 감았다.


“이 전장에선 각자 2만 명 정도 죽였나?

아따. 병력도 더럽게 많아라~.”


주정뱅이로 보이는 괴물의 말에 사탄은 코웃음 치며 대꾸했다.


[우리는 4세계 하나뿐이지만.

놈들은 3개의 세계와, 그 내부의 수많은 차원들과 행성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사실상 놈들의 병력은 끝이 없지.

한....

1조 단위로 학살해야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싫다 싫어. 이래서야. 우리가 살육광 같네~.”


쾌속의 하피퀸은 그렇게 말하고는 날개로 입을 가리며 호호 웃었고,

그 말에 메두사가 그녀의 곁에 뱀처럼 다가왔다.


“어라? 아니었어?”


“난 악성의 괴물이 아니거든~?.

그런 걸 좋아하는 놈들이라면...

쩌~~어기. 있~네.”


하피퀸이 가리키는 것은 절에서 갓 나온 것으로 보이는 스님으로.

그의 목에는 주먹 크기의, 피 냄새가 진하게 나오는 염주들을 두르고 있었다.


“나무관세음보살. 저는 그저 필멸자들을 구원하는 중생일....”


“인간 머리통으로 만든 구슬들을 목에 걸어놓고 해봤자.

전혀 설득력이 없거든!?

지금 28개가 넘어가는 거 알아!?

대체 사람 목을 얼마나 자른 거야? 혈승 라마!?”


동료의 꾸중에 혈승 라마는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조용히 목탁을 두드릴 뿐이었고,

그러한 그들의 모습에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아. 싫다~. 싫어.

이딴 놈들을 동료라고 함께 해야 하는 꼬라지라니.

차라니 너희도 주신들에게 목이 날아가면 참 좋을 텐데~.”


“뭐 임마!? 너에게 들을 말은 아니거든!?”


각자가 개성이 뚜렷하다 못해.

당장이라도 싸움 나도 이상하지 않는 존재들이었지만.

이곳에 있는 모두가.

‘666의 괴물’의 이름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만약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그들은 다른 성향끼리 싸웠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세상에 한 번 버려졌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또한 수 천 년 간 얼굴을 마주 보고 살아온 만큼.

좋든 싫든. 서로 간에 미운 정 정도는 있었기에,

각자 툴툴거리면서도 태연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을 정의하자면...

그래.. 혼돈이란 것이 맞겠지.

그렇게 휴식을 취하던 666의 괴물들 중.

주위를 흘깃 살펴본 일부가 그들의 무리에서 벗어 나왔다.

그 수는 약 20명으로 그러한 그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한 이들도 있었지만.

곧 거기에 대해 신경을 꺼버렸다.

그들 간의 신뢰는 수 천 년간 검증된 관계로,

굳이 여기서 벗어난다면.

‘아마도 식사라도 하러 가는 가겠지’라고 생각해버린 것이었다.


“고성능의 결계라...

나참. 이런 것을 치다니 참...”


고블린킹은 발을 내딛는 순간 느껴지는 섬뜩한 감각에 혀를 찼다.

4세계에서 온갖 전장을 다녀온 그였지만.

이 정도 수준의 결계는 찾기 힘들었다.

친분 있는 666의 괴물끼리 이야기하자는 것치고는,

위치퀸도 쉽게 파훼하기 힘든 수준의 결계를 준비하다니?

아무리 괴짜들만 있는 666의 괴물이라도 이상하기 짝이 없는 사실이었다.


“이게 무슨 짓일까? 서열 250위. 현자 위슬러?”


고블린킹 이곳에 자신과 다른 괴물들을 부른 존재를 보았다.

서열 250위. 현자 위슬러.

그는 666의 괴물로선 중간 서열이었지만...


“옛날처럼 야누스의 책사라고 불러줄까?”


“아하하! 농담도 심하군. 자네.”


야누스 세력과 네메시스 세력이 치고 박았던 과거 4세계에서,

야누스의 세력을 움직이는 자가 눈앞의 괴물이었다.

몸은 뼈뿐인 리치에 불과했으나.

어째서인지. 살아있는 필멸자들보다 생동감이 있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래도 모두 나의 초대에 응해 줘서 고맙네.”


그 말에 고블린킹을 주위를 살폈다.

방랑자 하은.

곡사포 아마존.

우울한 흡혈귀 미르.

생명의 피닉스 벤누.

시기의 오메가.

색욕의 릴리스.

등 등..

총합 자신을 포함한 20명의 666의 괴물들이었다.

상당히 높은 서열의 괴물들까지 불러와 있자.

고블린킹은 어리둥절하며 그들을 보았다.


“릴리스와 오메가까지 불러오다니. 무슨 생각이야?”


“정확히는 오메가와 릴리스부터 미리 설득하고,

이곳에 여러분들을 불러온 걸세.”


“?”


현자 위슬러는 그 말과 함께 주위를 살피었고, 그 모습에 오메가는 손을 들었다.


“기계를 통한 도청은 걱정하지 마라.

내가 완벽하게 차단했으니.

마법적인 것만 아니면.

이곳의 이야기가 샐 일은 없을 것이다. 현자 위슬러.”


끄덕.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위슬러를 보자.

그의 초대에 온 괴물들의 눈들이 일제히 좁혀졌다.

그들 사이의 분위기로 보아.

666의 괴물들 입장에서 심상치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대체 무슨 이야기야?”


방랑자 하은이 물어오자. 현자 위슬러는 조용히 어딘가를 보았다.

그래. 그곳은...

그들 모두의 왕. 네메시스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을 향해 그가 시선을 돌리자. 모든 괴물들은 그를 말 없이 바라보았다.

잠시 뒤. 생각을 정리한 듯이. 현자 위슬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의 현명했던 왕은 이번 전쟁에서 변했네.

자네들도 알고 있겠지?”


“...그렇다면?”


플로라의 심장이 빛의 주신에 의해 기습적으로 꿰뚫린 후.

괴물들의 왕. 네메시스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현재의 그는 증오와 분노를 토해내며 빛의 주신의 성지를 먹어치우는 중이었고,

그가 빛의 성지를 빼앗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괴물들의 왕인. 그에 대한 이야기를 왜 꺼내는 거지?


“난...

현재의 우리 왕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네...”


“뭐?! 너 미쳤어!? 현자 위슬러!?”


그것은 누가 말했는지. 알 수 없는 외침이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 이들도 매우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고,

사방에서 찔러오는 살기에 현자 위슬러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라면...

1세계는 파멸을 고하고,

1세계의 모든 것들이 왕에게 잡아먹히겠지.

하지만... 그 다음엔?

난 이다음이 무섭네.

우리의 왕이....

더 이상 우리의 왕이 아닌.

‘무언가’로 변이될 것 같아서.

이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마물이 될 것 같아서...

실제로도 이 가능성은 매우 높다네.

그렇기에...”


스윽!


“...그런 이유로 우리들의 왕과 맞서겠다?”


무기와 송곳니를 드러내는 일부 괴물들의 모습에도 현자 위슬러는 태연했다.


“물론 우리가 왕과 직접 싸우자는 소리가 아닐세.

설사 싸운다고 하들....

이곳에서 왕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오메가 정도뿐이겠지.

이 사실을 다들 알고 있을 텐데?”


“...그건 그렇지.”


파괴 속성을 제외한 모든 피해를 무시해버리는 왕의 육체를 생각한다면.

20명 정도의 666의 괴물들로는 현재의 네메시스를 막는 것은 불가능.

그의 육체는 4세계 전체를 통틀어 최강으로,

각자 30초라도 버티면 오래 버티는 거겠지...

현재 제대로 열 받은 네메시스란 괴물은.

야누스란 최강의 괴물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공포였다.


“하지만 플로라라면 다르다네.”


“그녀는 현재 심장이 꿰뚫려서 골골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


하은은 위슬러에게 이죽이며 말했고,

그러자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난 그녀가 3년간의 ‘도전’에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고난을 돌파하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보았다네.

그녀라면...

금방 돌아올 걸세.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하긴... 그 엘프 멧돼지 년은 내가 아무리 죽이려고 해도.

잘만 살아 돌아오더라. 쿡쿡!”


어떤 괴물의 대답에 사방에서 맞장구들이 들려왔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3년간의 플로라의 ‘도전’에서 그녀와 주먹다짐을 하였고,

결국에는 플로라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플로라라면. 우리 왕을 상대로 할 만하긴 하지.”


플로라는 이전에 네메시스와 백병전을 하였고,

그 전투는 7일간의 격전이었다.

그러한 플로라라면 네메시스에게 충분한 승산을 가지고 있겠지.


“하지만. 그녀는 빛의 주신에게 배신당했다고?

그런데... 그녀가 우리 왕을 막을까?

나 같으면 모조리 멸망하라고 뒤에서 박수나 칠 걸?”


“자네가 보기엔... 플로라가 그런 인물인가?”


그 질문에...

먼저 그에게 질문을 던졌던 괴물의 입꼬리가 커졌다.


“물론 아니지!

플로라라면...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네.

그 년은...

정말 대단한 멍청이니까! 깔깔!”


그 대답에 한 차례 웃음들이 지나가고,

눈에서 찔끔 나오던 눈물을 닦은 고블린킹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쩌자고?

플로라가 오면.

그녀를 도와. 네메시스를 쓰러뜨리자. 그 말이야?

미안하지만. 그런 이야기라면.

난 도와줄 생각이 없어.

난 수 백 명이 넘어가는 동료들을 한 번에 생각할 생각이 없거든.”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네.”


“?”


“그저...

돌아온 그녀가 왕에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게나.”


“무슨 말이야?”


하은의 질문에 위슬러는 저 멀리서 잡담하고 있는 666의 괴물들을 보았다.


“왕을 광적으로 따르는 무리들이 있지.

자네의 여동생만 하더라도..

플로라가 왕에게 위해를 가하는 순간.

어떻게 행동할 것 같나?”


“보나 마나... 플로라를 직접 공격하겠군.”


“바로 그거일세.

내가 원하는 것은...

그녀가 왕에게 ‘도전’을 하든. 설득을 하든.

체력을 보존한 상태로,

왕에게 다가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자는 걸세.

그 이후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맡기세.”


“플로라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말이지..?”


그렇게 중얼거린 괴물들 사이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플로라’와 ‘네메시스’.

둘 다. 666의 괴물들에겐 의미가 큰 존재들이었다.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들어주기에는...

현재 상황은 너무나 미묘했다.


“그래서 우리들만 데려온 거네.

우리는...

이 전쟁을 그다지 좋아하는 입장이 아니니까 말이지.

안 그래? 야누스의 책사?”


“정답일세.”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제안을 반드시 받아들일 괴물들만을 모은 것이었을 것이다.

이 사실에 그들은 눈을 좁혔다.


“까놓고 말하면. 우리보고 왕을 ‘배신’하라는 거야?”


“거기에 대한 대답은 내가 하겠다.”


시기의 오메가는 그 말과 함께 발언권을 얻더니, 주위를 돌려보았다.


“난 항상 마스터를 위해 움직인다는 사실은 너희도 알고 있겠지?”


“아아. 물론 너는 호문클로스니까.”


“현재의 마스터는 상태가 매우 불안정.

악성이 상당히 엷어져 가고 있다.

이 상태로 볼 때...

마스터가 더 이상 나의 마스터가 아닌.

다른 존재로 변모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나의 마스터는 죽은 거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겠지...

그렇기에 그 전에 나의 마스터를 막아야만 한다.

또한....”


“또한?”


“...왕이 나에게 따로 말한 것이 있다.

만약 자신과 플로라 중.

누구의 지시를 들어야 한다면...

플로라의 지시를 따르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난 마스터의 지시를 따라.

그의 신뢰를 지킬 것이다.”


“.....”


그 말에 괴물들 사이에서 적막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


“플로라가 안 오면...

안 해도 되지?

그런 조건이라면 뭐...”


“나의 제안을 받아 들어주는 건가?”


이곳에 모인 666의 괴물들이 서로를 살펴보더니,

곧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까지나 우리 왕을 위해서야.

확실히 현재 우리 왕은 많이 이상해졌어.

그렇다면...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것이.

같은 666의 괴물로서의 도리가 아니겠어?

자신의 욕심으로 배신하는 것이 아닌,

그를 도와주기 위함이면. 난 찬성.”


“내 근처에 오면 도와주는 것 정도는..”


“내 여동생은 내가 직접 막을게.”


“아아. 귀찮게...

이러면 나도 해야만 하는 분위기잖아.”


........

이곳에 모인 인원들이 전원 찬성하였다.

이 상황에 현자 위슬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맙네... 모두들...”


“다만 우리들은 숫자가 적어. 다른 인원은 없는 거야?

아무리 길을 여는 정도라지만.

나머지 630명을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


“플로라가 나타나면.

개인의 의지에 따라.

다른 인원들은 알아서 움직일 걸세.

내가 자네들을 부른 것은...”


“플로라를 막을 수도 있지만...

미리 포섭해두면. 플로라를 도와줄 거다.

라는 이유겠군.”


“..정답일세. 하은.”


666의 괴물들은 각자의 신념을 가진 개인들이었다.

자신이 원하면 돕고, 방해하고 싶으면 방해한다.

그렇기에..

현자 위슬러는 그들을 불렀을 것이다.

배신 이름이란 앞에 그들에게 숙청당할 것을 각오하고,

조금이라도 플로라의 아군을 늘리기 위하여...


“뭐. 다 좋다. 이거야.

다만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고블린킹은 그 말과 함께 현자 위슬러를 바라보았고,

이에 위슬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대로 물어보게.”


“굳이 이런 위험을 부담하고,

이 일을 벌인 이유가 뭐야?”


“필멸자들의 고통을 최대한 줄이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이들을 살리고 싶기 때문일세.”


산 자를 증오하는 종족인 언데드 답지 않는 대답이었지만.

그것은 현자 위슬러다운 대답이었다.

그렇기에...

고블린킹은 히죽! 웃었다.


“넌 666의 괴물답지 않게 너무 좋은 놈이라니까.”


“좋고, 나쁨이 어디 있겠는가?

그저 각자의 신념만이 있는 거늘...

난 그저 내 길을 걷는 것뿐이라네. 고블린킹.”


그 말을 끝으로 현자 위슬러는 결계를 해제했고,

그러자 그들 앞으로 살인인형 엘리스가 달려왔다.


“야 임마! 거기서 왜 놀고 있어!?

빨리 우주전함에 타.

다음 전장으로 갈 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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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와 나비...

이 둘이 천족인 것을 생각하면 분명...’


다음에 올 괴물이 천족 출신이라면.

1세계 출신으로서 남겨진 자료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프레이야의 천사인 사리엘을 찾아가.

천사들에 대한 정보를 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로부터 천족들에 대한 기록이 기록된 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둘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어..”


월검향은 그곳에서 ‘나미’와 ‘나비’라는 천족의 이름들을 찾아보았지만.

그 어떤 이름도 그곳에 없었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머리를 쥐어 짜보며 고민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겠지...


“...다른 정보를 얻을 방법이라면.

그때 그것뿐이군.”


광기의 삼서와의 결전 전.

666의 괴물들의 정보가 적힌 책을 프레이야로부터 받았다.

어쩌면 그 책이라면...

그녀들에 대한 정보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 월검향은 방 안에서 걸어 나왔다.


“앗? 살인귀?”


그러자 그곳에는 마침 바깥으로 향하고 있던 소환사가 있었다.

그녀는 엘프 특유의 긴 귀를 쫑긋 움직이더니,

월검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늘 내내 방안에만 있으시다가.

이제 나오는 건가요?

아무리 영웅왕이 천리안으로 바깥쪽을 감시한다지만.

너무 나태한 거 아니에요?”


예전에 있었던 적대적인 독기는 전부 빠지고,

신뢰가 가득한 동료로서 걱정과 의문이 섞인 모습으로 물어보자.

월검향은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재 다음 666의 괴물이 이곳으로 오고 있었고,

그에겐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음에 올 666의 괴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어.”


“후... 그 대답은 역시 당신답달까요?

그래요. 제가 도와드릴 거라도 있나요?”


“삼서에 대한 정보가 적힌 책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


“아! 그 책요?

그 책이라면... 대도서관이 보관하고 있을 걸요? 근데...”


“근데...?”


소환사는 힐끔! 바깥쪽을 살피더니 뒷말을 이었다.


“그녀는 몇 시간 전에 바깥을 나갔어요.

이전에 자신이 머물렀던 도서관이 삼서의 드론에 의해서 불타 사라졌다고.

그걸 대신할 도서관을 고모라에서 찾고 있나 봐요.

그러니 이곳의 주민들에게 물어서 도서관으로 가면.

아마 그곳에 있을 것에요.”


그 말에 월검향은 공중에서 살짝 떠다니는 상태로 거리를 누비고 있을 대도서관을 생각했다.

확실히 그녀는 소환된 직후부터 도서관에 박혀 있었고,

그것이 4번째 성에 있었던 만큼.

그걸 대신할 곳이 필요한 거겠지...

그 사실을 이해한 월검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대도서관이 있을 곳으로 갈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전에 소환사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저기...”


“?”


“뭔가 알아낸 정보라도 있는 건가요?”


그 말과 함께 소환사가 맑은 눈으로 월검향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지?”


“당신은 항상 어디선가 정보를 구해오는 것 같달까요?

제가 아는 당신이라면.

다음에 올 666의 괴물에 대한 정보를 알 것 같아서요.

제 말이 틀렸나요? 살인귀?”


“......”


이전부터 월검향을 의심했던 소환사였기에,

결국에는 확신을 가지고 물어온다.

이에 월검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답이야.

다음에 올 666의 괴물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

대도서관을 찾아가는 것은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기 위함이고.

그런데... 괜찮아?”


“뭐가요?”


“....내가 정보를 구해오는 출처에 대해서 말이야.”


그 말에 소환사는 작게 숨죽여 웃었다.


“동료인 당신이 적들과 내통한 거 아닌지...

그런 의심 말인가요?

미안하지만. 저는 두 번에 걸친 전투 동안 당신과 함께했고,

당신이 신뢰할만한 동료라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저는 당신을 믿어요.

아마 다른 동료들도 그렇게 생각할 걸요?

혹시...

당신은 다른 거짓된 영웅들을 신뢰하지 않는 건가요?”


“그럴 리가 없잖아. 우리는 동료인걸?”


신뢰받고 있다.

그것도 서로에게 목숨을 기댈 정도로...

그 사실에 월검향은 절로 미소가 지어진 것을 느끼며,

뒷말을 해야만 했기에 입을 열었다.


“다음에 올 666의 괴물은 천족 출신 두 명이야.

이번 적들은...

서열 2자리 내의 괴물로 봐도 무방할걸?”


“두 명씩이나...?”


소환사는 그 사실에 입술을 깨물었지만.

곧 깊은 한숨을 내뱉고는 입을 열었다.


“이전의 전투도 힘들기 짝이 없었는데...

이번 전투도 힘든 싸움이 되겠네요...”


“부담이 두 배가 됐으니까 말이지...”


단수 산수로도 두 배로 늘어난 적.

그것도 666의 괴물들이 서로 호흡을 맞춰 올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끔찍하기 짝이 없는 사실이었다.

이 전쟁에서 666의 괴물들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절망에 떨어지고 마는 사실이겠지.

하지만...

소환사는 절망과는 거리가 먼 표정으로 월검향을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이상하네요...

저희가 질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먼 과거의 거짓된 영웅들은 그러한 업적을 실제로 이루어냈다.

월검향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담담히 말했지만.

소환사도 확신에 찬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우리 거짓된 영웅들 모두는.

살아가던 고향에서 이 세계로 소환돼.

이 희망 없는 전쟁터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았어요.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많은 희생들을 발판삼아 말이죠.

세상을 집어삼키는 악마... 666의 괴물들...

그들은 현재 수많은 생명을 빼앗고,

저희가 보았던 그 어떤 적들보다 강력하기 짝이 없는 이들이에요.

하지만!

우린 이미 2명의 666의 괴물들을 쓰러뜨렸어요!

원래의 저 혼자...

아니. 개개인이라면 결코 이루지 못한 일들이었겠죠.

하지만...

우리 거짓된 영웅들이 함께하는 한.

저는 이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 무엇보다 든든한 동료니까요.

안 그래요? 살인귀?”


...원래 이 자리에 있던 것은 자신이 아닌 살인귀이었겠지.

그라면 이곳에서 무슨 대답을 했을까?

월검향 본인은 분명 살인귀가 아니었지만.

그도 여기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었다.


“물론이야.

우리가 함께하는 한...

나도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잃고,

이곳에서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끄덕.


만족스러운 월검향의 대답에 소환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의 곁을 지나갔다.

그래...

신뢰 하는 동료에게.

등을 무방비하게...


두근...!


“윽!!!!”


월검향은 새어 나오는 신음성을 애써 막으며,

자신의 심장 쪽을 부여잡았다.

막대한 통증이 그곳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대체....?’


시야가 새빨개지고,

월검향의 손에는 어느 틈엔가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그래...

그 대상은.

자신에게 등을 보인 사냥감...


‘웃기지 마!!! 누구 멋대로....!!!’


당장이라도 몸의 내장을 끄집어내,

그곳에 있는 피로 갈증을 채우고 싶다.

그러한 욕구가 몸을 채워나가자.

월검향은 단검의 방향을 뒤틀었다!


콰직!


그의 날이 간 곳은 자신의 심장.

이 때문에 그의 HP가 깎여나갔지만.

그는 아랗고 하지 않고 단검을 더 찔러넣었다.


“허억...! 허억...! 허억...!!!”


살인 충동이 잦아들자.

월검향은 벽면에 기댄 채로 앉았다.

이전에 배웠던 특수스킬의 부작용으로,

종종 이렇게 살인 충동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도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이 엿 같은 사실에 월검향은 숨을 헐떡이며,

애써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엿 같은 스킬 같으니...!”


차라니 배우고 싶지 않는 것이 솔직한 소감이었지만.

이 스킬로 광기의 삼서를 난도질하지 않았으면.

거짓된 영웅들은 그곳에서 패배했을지도 몰랐다.


“........”


어느 정도 살의가 잦아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없었다.

언제 다시 충동이 찾아올지 모르기에,

빨리 대도서관을 찾아가서 정보를 얻어야만 했다.

또한...


‘그녀라면....

이것에 대한 대응책을 알지도 모른다!’


대도서관의 간파 스킬은 온갖 것들에 대한 정보를 끌어모으고,

거기서 파생된 정보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했다.

그녀라면...

자신의 현재 상태를 해결할 무언가를 알고 있을지 몰랐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살인 충동을 참아내느라 흘린 식은땀을 닦아내며,

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갔다...


------------------------------------------------


‘...거리에 활기는 없군.’


네 번째 성도 삼서의 생화학테러로 사용할 수 없을 멸망한 이상.

이번에 지켜야 하는 방어선은 다섯 번째 성인 ‘고모라’로.

거짓된 영웅들이 666의 괴물들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면.

십중팔구 이곳이 사라지게 되겠지...

그러한 사실 때문인지.

거리에는 어두운 표정을 한 주민들만이,

지면에 내앉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품을 팔고 있었다.

어떤 이는 거주할 곳조차 없는지.

옆에 아이들을 두고 구걸하고 있었고,

어떤 이는 전쟁에 말려들어 부상을 입었는지.

썩어가는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으며 울먹이고 있었다.

프레이야 영역의 식량은 몇 달 동안 버틸 정도가 있었지만.

의료품을 포함한 물자가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곳곳에는 더러운 오물들이 웅덩이처럼 모여있기도 했으며,

어떤 이는 술에 취해. 힘든 현실을 잊고 곪아 떨어져 있었다.

그래...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프레이야 영역으로 몰려든 피난민들은 한계에 도달할 만큼 모여있었으며,

성이 함락될 때마다.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좁아져 갔다.

이 성도 함락된다면...

마지막 성인 소돔은 얼마나 지옥이 될지 상상조차 안 되었다.


“오오오오!!!”


그렇게 고뇌하던 순간. 인파가 환호와 함께 어디론가로 모여갔다.

이에 의문이 생긴 월검향이 그곳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니,

익숙한 얼굴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영웅왕?”


영웅왕과 다른 거짓된 영웅들인 마법소녀와 힐 하는 마왕, 그리고 검귀이었다.

그들은 영웅왕의 왕의 권한에서 꺼낸 물품들을 병사들을 통해 나눠주고 있었다.

그 결과. 물품이 부족한 빈민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주위에서 몰려든 것이었다.


“그렇군... 영웅왕이라면.

웬만한 물자는 충족해줄 수 있으니.”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꺼내올 수 있는 스킬이기에,

영웅왕이라면. 이곳의 빈민들을 모조리 돕고도 남겠지.

한편. 이 상황에서 새로 생긴 물자들을 강제로 강탈하려는 무리도 그들에게 다가갔지만..


“될 리가 있나.”


곧바로. 검귀와 힐 하는 마왕, 그리고 마법소녀에게 때려 눕혀졌다.

거짓된 영웅들 하나하나가 몇 번의 죽음을 넘어선 전투의 결과.

그들 모두가 역전의 용사들이었고,

그것은 길거리의 한날 건달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설사 이곳의 성주가 강제로 물자를 얻으려고 할 지어도.

거짓된 영웅 혼자서도 충분히 상대하고도 남겠지...

이 사실에 그는 흐뭇하게 그들을 훑어본 후.

말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 후. 얼마나 지났을까?

월검향은 어느 정도 인적이 드문 곳에 도달하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꽃 사세요~! 꽃....”


“.....”


그가 바라보는 것은 9살 정도의 작은 소녀였다.

물자가 부족해 모든 것을 내다 파는 환경에서 꽃이라니?

그것도 바구니 속에는 시든 꽃들만이 있었다.

아무래도...

소녀가 팔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기 때문이겠지...

이 사실에 월검향은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저기.”


“네...넵!”


“바구니에 있는 꽃들을 전부 사주는 대가로,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될까?”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거짓된 영웅인 만큼.

월검향에겐 충분한 돈이 있었고,

정 안된다면. 성주가 대신 내준다고 프레이야에게 이전에 들었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적선이나 할 겸.

바구니의 모든 꽃을 사주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 말에 소녀의 눈동자가 크게 떠지더니,

곧 그의 소매를 잡았다.


“물론이에요! 꽃을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꽃을 팔았기 때문인가? 상당히 기쁜 표정이라고 생각하자.

소녀는 월검향의 소매를 잡은 상태에서 그를 잡아끌었다.


“?”


저항할 수 있긴 한데...

왜 잡아끄는 거지?

이에 월검향은 어리둥절하면서 소녀를 따라갔고,

소녀는 바로 옆 골목에 그를 끌어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돈요!”


“...얼마?”


“그... 2골드요...”


그 말에 월검향은 주머니에 금화를 꺼내 소녀에게 주었고,

그러자 그녀는 자신의 손에 있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보더니,

곧 말똥말똥한 눈동자로 월검향을 올려다보았다.


“어...어떤 것을 원하세요? 오빠?”


“...무슨 말이야?”


애초에 바구니의 모든 꽃을 샀을 텐데?

이 꼬마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월검향은 그렇게 생각하자.

소녀는 어느 사이에 앗! 하고 외치더니,

곧 자신의 치마에 손을 가져갔다.


“?”


스륵!


“자...잠깐!? 지금 뭐 하는 거야!?”


속옷을 내리기 시작한 아이의 모습에 월검향은 당황해하면서 외쳤고,

이에 소녀는 정말 모르냐는 듯이 월검향을 보았다.


“이걸 원하는 거 아니었나요?

지금까지 저를 찾아온 손님들은 다들 그랬는데...?”


“.......”


그 순간. 월검향은 속았다고 생각했다.

왜 인적이 드문 곳에서 꽃을 파는가?

그리고 시든 꽃을 파는 의미는...

그녀는 은어로서 꽃을 판매 하고 있던 것이었다.

확실히 그거면.

어린 소녀가 전쟁 통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겠지...

이 사실에 월검향은 이마를 짚었다.


“미안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야.

난 그저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었을 뿐이라고.”


“.....?”


“길 안내 좀 시키고 싶은데. 괜찮겠어?”


“....정말로요?”


9살짜리 아이가, 전혀 못 믿겠다는 눈으로 올려다보니.

월검향은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하여간 전쟁이란...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만약 꼬마 람히르가 저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면.

월검향은 그 자리에서 자살해버릴지도 몰랐다.

소녀는 자신에게 접근한 어른들이 모두 그쪽 용무 때문에 찾아왔기에,

월검향의 말을 못 믿는 거겠지만...


“정말이야. 그러니 부탁해도 되겠어?”


“음.... 그럼 좋아요.

오늘치 수입은 빵빵하니까.

그 정도야 가능해요!

다만...”


“?”


꼬르륵!


“...먹을 것 좀 사주시면 안 될까요?

최근에 저보다 어린 경쟁자들이 많아져서 수입이 없었거든요.”


“환장하겠군.”


월검향은 소녀의 대답을 그렇게 평한 후.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음 같아선 말리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후우...”


말린다고 들을 상황이 아니겠지.

애초에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든 상황.

소녀는 살기 위해 자신의 길을 갔을 뿐이었겠지.

그런데 막는다?

그것은 오만이고 위선이다.

월검향 자신이 그녀의 삶을 완전히 책임져줄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삶의 방도를 찾아주지 않을 거라면.

그가 간섭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이곳은 4세계 괴물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간대였으니까...

그렇다면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알겠어. 배부르게 먹게 해줄게.”


그저 오늘날의 식사를 약속해주는 것뿐이었다.

그 말에 소녀는 기쁜 표정으로 속옷을 다시 치마 속으로 올리더니,

월검향에게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고 싶은데요?”


“이 도시의 도서관. 위치는 알아?”


“물론이죠! 제가 이 도시에 얼마나 있었는데요!

가는 길에 맛있는 노점들 있으니까!

꼭 사주셔야 해요? 네?”


“네가 제대로 길 안내를 해준다면 물론이야.”


그 말에 소녀는 월검향의 손을 잡고는 거미줄 같은 골목을 달려갔고,

그러자 월검향은 그런 소녀의 뒤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따라갔다.

순수함과 때묻음이라...

괴물과의 전쟁이 끝난다면.

눈앞의 소녀는 원래 아이들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알 수 없는 질문이겠지...

아마도 소녀의 부모나 가족들은 모조리 죽었을 것이며,

전쟁이 끝난 직후의 땅은 황량하기만 할 뿐이었다.

설사 살아남는다고 하들.

몇 년간은 먹고살기 위해 사방을 떠돌아야 할 것이다...


“앗! 저 꼬치구이!

사....사주실 수 있나요?”


“그래. 마음껏 먹어.”


돈 없는 소녀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주인장이었지만.

월검향이 금화를 건네자. 금세 화색을 지었다.

잠시 뒤. 소녀가 목이 막힐 정도로 꼬치를 먹은 후.

사레가 들려 켁켁 거리자. 월검향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줬다.


“음식이 어디로 도망가는 것은 아니니까. 천천히 먹어.”


“고...고마워요.”


그 말과 함께 다시 급하게 음식을 입에 집어넣는 소녀였고,

그 모습에 월검향은 말없이 턱을 괴어 그녀를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았다...


작가의말

거짓된 영웅들과의 전투로 고인이된 666의 괴물들에겐 각각 후계자가 있습니다.

강물의 에린은 카벙클이고, 광기의 삼서는 증오이지요.

그렇다면... 이번에 올 나미 나비 자매의 후계자는 누구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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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3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1 23.03.05 11 2 25쪽
482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1 23.03.05 15 2 27쪽
481 제 481화 인간과 괴물의 전투. +1 23.03.05 10 2 19쪽
480 제 480화 게임에 버그가 일어나다?!!! +1 23.03.05 11 2 17쪽
479 제 479화 방패의 라잔과의 혈투 +1 23.03.05 10 2 25쪽
478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1 23.03.05 12 2 27쪽
477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1 23.03.05 10 2 25쪽
476 제 476화 구미호 가족들. +1 23.03.05 11 2 15쪽
475 제 475화 구미호족의 현 수장. +1 23.03.05 9 2 29쪽
474 제 474화 마리. 나락으로 가다. +1 23.03.05 8 2 25쪽
473 제 473화 대천사 루시퍼. 4세계로 향한다. +1 23.03.05 12 2 21쪽
472 제 472화 방패의 라잔. +1 23.03.05 13 2 21쪽
471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1 23.03.05 12 2 23쪽
470 제 470화 미카엘의 정의. +1 23.03.05 10 2 28쪽
469 제 469화 눈물 흘리며 싸우는 두 명의 천사 자매. +1 23.03.05 10 2 21쪽
468 제 468화 한계에 도달한 미카엘 +1 23.03.05 11 2 17쪽
467 제 467화 루시퍼와 거짓된 영웅들VS미카엘. +1 23.03.05 10 2 19쪽
466 제 466화 루시퍼의 칵테일. +1 23.03.05 11 2 21쪽
465 제 465화 천사의 패륜. +1 23.03.05 12 2 23쪽
464 제 464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 +1 23.03.05 10 2 27쪽
463 제 463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1 23.03.05 12 2 19쪽
462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1 23.03.05 13 2 27쪽
461 제 461화 처참한 패배. +1 23.03.05 10 2 26쪽
460 제 460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 +1 23.03.05 11 2 25쪽
459 제 459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1 23.03.05 11 2 21쪽
458 제 458화 절망으로! +1 23.03.05 13 2 22쪽
457 제 457화 희망에서... +1 23.03.05 12 2 22쪽
456 제 456화 666의 괴물의 묘비. +1 23.03.05 10 2 20쪽
455 제 455화 월검향. 잡아먹히다!? +1 23.03.05 11 2 29쪽
454 제 454화 고통 받는 월검향. +1 23.03.05 9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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