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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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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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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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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6쪽

제 461화 처참한 패배.

DUMMY

‘으윽....

이게.... 무슨...?’


월검향은 멍했던 자신의 정신이 되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온몸에 격통이 달리고,

뻐끈함과 우드득 소리가 조금씩 들려왔다.

이게 왜 이렇게 됐지?


‘전투는 분명...’


사방을 모래로 뒤덮는 미카엘의 공격을 시작으로,

거짓된 영웅들과 미카엘의 2차전이 시작되었다.

힐 하는 마왕을 앞세워 공격을 막아낸 후.

거짓된 영웅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특수 스킬까지 써내며 미카엘을 공격해나갔다.

그때 자신은 분명...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


거짓된 영웅들이 시선을 끌어주는 동안.

미카엘에게 근접한 후.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미카엘을 노렸다.

이번에도 결계를 펼칠 수 없는 각도를 쟀고,

실제로도 펼쳐진 결계는 없었다.

하지만...


스윽.


그가 미카엘에게 접근하는 순간.

미카엘의 눈동자가 움직여 월검향을 노려보았다.


“뭐?”


당시의 월검향이 내뱉을 수 있는 말은 그것뿐.

그의 얼굴은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움직인 미카엘의 손에 그대로 잡아채 졌다.


“미안하지만.

우리 괴물들은 ‘각성’에서 억지로 움직이려면 움직일 수가 있어.

물론 그에 대가로 몸 근육이 작살날 정도의 타격을 받지만...”


미카엘은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말대로 불이익이 없는 것은 아닌지.

그녀의 피부 일부가 눈앞에서 찢겨나갔다.

허나..

그것은 시간을 되돌린 것처럼 금방 회복되었다.


“우리는 나비와 나미가 세포 단위로 일체화된 존재.

단순한 육체로만 따진다면.

내 위로는 네메시스님과 퀸을 비롯한 ‘5명’ 정도뿐이야.

사실상 무적에 가까운 육체지.

그런 우리가...

이 불이익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니?

게다가...

네 기술은....”


손아귀의 압력이 강해져간다.

그러자 월검향의 얼굴에서 무언가 부러져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완전한 ‘각성’도 아니야.

겉모습이 조금 비슷하기만 하달까?

편법으로 획득한 것이 뻔히 보여.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숙련도도, 완성도도 없지.

우리 동료들의 각성이 완벽에 가까운 요리라면.

네 놈이 사용하는 것은 싸구려 레트로트 요리에 불과해.

그런데...

겨우 그걸로 우리를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으드득!


“너조차 알지 못하는 힘을.

네가 함부로 쓰면 안 되지.

그러니까...

너 혼자 우리에게 달려든 꼴이 되었잖니?”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보란 듯이 월검향을 들어 올렸다.

그렇다.

그를 제외한 모든 것이 정지된 이 세상에서.

월검향을 도울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개죽음이지.”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월검향을 지상 아래로 힘껏 내던졌고,

월검향의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은 아무런 의미 없이 사라져갔다...

그것이 월검향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렇다면....


‘동료들....

동료들은...?’

월검향은 다른 거짓된 영웅들을 걱정하며 애써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푸욱!!!


월검향과 멀지 않는 곳.

영웅왕이 미카엘에게 목이 붙잡혀 있었고,

그의 배에 살라리아를 꽂아 넣고 있는 미카엘의 모습이 월검향의 눈에 들어왔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동료의 모습에,

제대로 일어설 수 없었던 월검향의 몸이 벌떡 일으켜졌다.


“네 놈.....!!!”


“음? 일어났네?”


영웅왕의 육체가 폴라곤화 되어 사라져갔다.

주위를 살펴보니,

다른 거짓된 영웅들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월검향이 의식을 잃었던 시간 동안.

미카엘에게 모조리 당하여,

현재 부활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던 걸까?


“3분간 잘 잤니?”


3분.

3분이란다.

그동안 나머지 동료들을 모두 전멸시키다니...

어이가 없을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고,

월검향은 속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손에 있는 단검에 힘을 주었다.

현재 자신만이 남아있는 이상.

어떻게든.

자신의 손으로 이 상황을 해결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가 현재 가지고 있는 수단으로는 눈앞의 미카엘에게 손도 대지 못하고 그대로 당한다.

그렇다면 자신은...


‘하나 있다....

마지막 스킬 하나가...’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

현재 그가 앓고 있는 패널티만 하더라도.

충분히 불이익이 컸기에 일부로 배우지 않는 특수 스킬이었다.

이전에는 광기의 삼서와의 전투에서 필요했기에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를 배웠고,

그 결과. 광기의 삼서에게 큰 피해를 주는데에 성공했다.

그럼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라면...

눈앞의 괴물을 죽일 수 있는 걸까?

그것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 상황을 뒤집으려면....

있는 수단을 다 써야 한다.

눈앞의 괴물은...

우리가 부활하는 시간 동안.

나머지 도시들을 모조리 학살하고도 남을 힘을 가지고 있어.’


뒤는 없다.

여기서 월검향이 쓰러지는 즉시.

미카엘은 아무런 방해 없이 도시에 입성할 것이다.

그녀가 검을 휘두르기만 해도.

프레이야의 도시들은 거센 모래바람에 휘말린 나무처럼 그대로 갈려 나가겠지.

이 자리에서 무슨 수를 써서도 막아야만 했다.


“으윽....”


신음이 들리자.

일시적이나마 미카엘의 눈동자가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곳에는 루시퍼가 지면에 피를 흘린 상태로 쓰러져있었고,

그러한 그녀의 앞에는 부러진 낫이 지면에 처박혀 있었다.


“루시퍼? 괜찮아?

언니들이 좀 심했니?”


그 틈을 타. 스킬을 배운다.


[시스템 메시지 :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를 배웠습니다.]


[상태 메시지 : 살인귀의 살인충동이 인 외의 존재들에 대해서도 쌓여가며,

‘순성’에 가까운 존재들에게 강한 살의를 가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살인귀는 ‘악성’의 존재로서 판정됩니다.

또 엑티브 스킬인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초 시전의 엑티브 특수 스킬로서.

살인귀의 중심으로 X와 Y좌표로서 공격 판정하는 스킬입니다.

Z축 좌표 최대 판정은 살인귀의 시야입니다.

범위는 사거리 10m, 폭은 20cm입니다.

효과 : 범위 내의 적들에 붉은 마크(죽음)를 강제로 부여하고,

그대로 ‘즉사’시킵니다.

특수스킬 쿨다운 : 6시간. 최대 MP 기준. 80%를 소모합니다.]


‘즉사? 즉사라고? 그렇다면...’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파격적이었다.

방금 전에 나미를 죽인 것이 ‘즉사’효과였다는 것은 생각하면.

어쩌면...

어쩌면....

이 스킬을 맞기만 한다면....


‘놈을....

죽일 수도 있어..!’


월검향은 그 생각과 함께 미카엘을 노려보았다.

거리는 약 15m.

아직 스킬 사거리로선 모자랐기에 그가 접근해야만 했다.

이 사실에 그는 미카엘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큭!’


상처 틈으로 소금 알맹이가 들어와 있다.

단지 그것뿐이면 아프고 마는데.

소금 하나하나가 신성한 빛을 내뿜어 그에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

그러한 월검향의 움직임에 미카엘은 싱긋 웃었다.


“너희는 상처를 내도 금방 재생하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우리 자매의 축복이 깃든 소금을 상처 사이에 박아넣은 거야.

서서히 상대의 속성을 소모 시키고,

상처를 ‘정화’하여 악화시키는 효과가 있지.

아! 우리 자매가 말하는 정화란 것은...

피와 근육, 뼈를 정화하여 깨끗한 소금으로 만드는 것을 말해.

어때?

몸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어?”


“아주 엿 같게 말이지.”


“이런이런. 그런 말을 하던 너의 동료들은...”


미카엘은 힐끔. 거짓된 영웅들이 있던 자리를 보고는 뒷말을 이었다.


“모조리 죽었는데 말이야.

근데...

너희는 이상하게 죽더라?

영혼도 없고,

죽을 때에 파편화되어 사라지고.

너는 그 이유를 아니?”


“말할 것 같아?”


“하긴. 우리라도 안 말할 것 같긴 해.

뭐. 완전히 기척이 사라진 것을 보면.

죽은 것 같네.”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싱긋 웃었다.


12m.

거의 다 왔다.


“너 혼자서 덤벼보게?”


“......”


대답은 하지 않는다.

11m.


“뭐. 잘 됐나.

우리 자매도 흥미가 있던 참이거든.

다른 놈들은 별거 없는데.

네 기술만은 특별하다고 싶을 정도로 아프달까?

그것 좀 물어보려고 잠시 기절시켰는데....”


미카엘의 눈이 흥미로 반짝였다.


“또 다른 수가 있는 거지?”


월검향에게 마지막 카드가 있음을 꿰뚫어 본다.

하지만 그 수단이 무엇인지는 짐작조차 못 하겠지...

그래도.

어떤 식으로든 그녀는 대응을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진짜였다.


“그럼 해봐. 지켜봐 줄게.”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


시전을 하였으나, 발동까진 2초였다.

그 때문인지. 스킬명은 외쳐지지 않는다.

다만...

그의 육체가 멋대로 움직여 두 무릎을 굳힌 상태로 단검을 역수로 쥔다.


1초.


미카엘은 행동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딱히 방어적인 행동이나 공격을 하지 않는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속으로 간절히 외쳤다.


‘부디 그대로 있어다오!’


조금만... 조금만 더 있으면...!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


스킬명이 울려 퍼지고,

세상이 일시적으로 회색빛으로 물들여졌다.

그러자 월검향의 육체가 고속으로 미카엘을 향해 질주해갔다.

그래..

이건 월검향에게 익숙한 감각이었다.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로 피해를 누적시킨 후의..

마지막 마무리와 똑같군...’


‘세계가 선고하는 죽음’.

그때와 동일한 느낌이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월검향이 질주하는 경로 전체가 적색의 마크로 채워진다는 거겠지.

그 경로에는 또렷하게 미카엘도 있었다.


‘될까?’


나비나 나미 중 하나라면.

이 공격에 확실히 죽는다.

하지만...

눈앞의 괴물은 그 둘이 합쳐져 서열 두 자리 힘을 획득한 괴물이었다.

혼자서 행성을 뭉개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괴물...

그런 괴물이...

이 공격에 죽을까?

월검향의 마음속으로 의심이 흘러갔지만...


‘아니. 해야만 한다.’


눈앞의 괴물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그가 지키는 곳들은 모조리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모든 의심을 걷어내고,

자신의 검에 모든 힘을 집중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오만에 찬 대천사 출신의 괴물을 쓰러뜨린다!!!!!


피이이이이이잇!!!


월검향의 몸이 고속으로 미카엘의 몸을 관통해 나간다.

그가 지나간 모든 자리에 붉은 마크가 찍혀,

세계로부터 죽음을 선고받는다.

설사 아무리 작은 미물이라도.

그의 경로에 있는 이상.

모조리 죽음을 맞이했겠지...

그렇다면....

미카엘은...?


“.........”


세상에 색이 되돌아오고,

월검향은 몸을 돌린다.

그러자 그곳에는 미카엘이 그대로 서 있었다.


“망...할....”


아니. 그 말은 틀렸을 것이다.

그가 찌른 미카엘은 반투명해지더니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환영이란 거지.”


등 뒤에 서늘한 감각과 함께,

그의 어깨로 맹금류의 발톱과도 같은 압력이 느껴진다.


“빛은 환영과 밀접한 속성이라고?

설마...

우리가 멍청하게 맞아 줄 거라고 생각했어?

네가 나미를 죽인 기술을? 응?

우리 괴물들이 오만에 찬 존재들이긴 하지만~.”


쿠욱!


부작용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등에 주먹을 꽂아 넣는다.

그러자 월검향의 육체가 ㄱ자로 꺾여 튕겨 나가려고 했지만.

그의 어깨를 쥐고 있는 미카엘의 손에 날아가지도 못했다.


“멍청하지는 않아.”


어깨를 잡은 상태로 뒤로 메친다.


콰아아앙!!!!


그러자 어깨를 잡은 살점들이 그대로 찢겨나간 후.

다시 폴라곤화 되어 재생되었고,

지면에 도달하자마자.

월검향은 억 소리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한 월검향의 앞으로 미카엘은 천천히 걸어와 몸을 숙였다.


“이 상태에서 더 치면 죽으려나?

그래...

이 정도가 딱 좋겠네~.”


‘뭐....?’


월검향이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의 육체는 쉽사리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가 피해를 입을 때마다.

미카엘의 소금이 몸속을 파고 들어와 멋대로 정화하고 있었고.

그것은 곧 그의 신체에 막대한 마비를 일으켰다.

특히 방금 어깨를 재생하면서.

몸속 깊숙한 곳까지 미카엘의 소금이 멋대로 뒤섞인 것이 컸다.

마치...

녹이 쓸 대로 써버린 철제 장난감 같달까?

월검향은 뻣뻣해진 몸을 최대한 움직이려고 했지만...


“여길 이렇게 묶고,

이곳을 이렇게 묶고~.”


미카엘은 콧노래를 부르면서 하얀 실을 품속에서 꺼내더니,

월검향을 손목을 잡은 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그의 두 팔을 실로 묶었고,

곧 그것은 뒤로 빼내어 월검향의 목 뒤에 같이 고정시켰다.

이에 저항하려는 월검향이었지만.


“<마비>.”


미카엘의 저주로 그의 육체가 굳어져 버렸다.

손목을 모두 묶는 데에 성공하자.

그녀는 곧 다음 실을 꺼내어 월검향의 두 다리를 묶었다.


“좋아. 이걸로 도망은 못 가겠지?”


“이...이게....!!”


“아아. 화를 내봤자. 네 힘만 빠질걸?

이건 내 동료인 운명의 거미 아라크네에게서 빌려온 실이거든.

현재 너를 묶은 거미줄은 ‘생착의 거미줄’.

닿는 존재의 힘을 빼앗는 역할을 해.

즉. 제압용이지.

어때? 서서히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져?”


MP가 순식간에 0으로 떨어진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입술을 깨물었다.

MP가 사라져버리면 스킬을 쓸 방법이 없었다.

이에 발버둥을 쳐보는 월검향이었지만.

그의 육체에 들어가는 힘도 서서히 줄어가고 있었다.


“좋아. 이제 움직이지 못하겠네.”


“...무슨 속셈이야?”


“난 널 죽이면 안 되거든.

정확히는 거짓된 영웅들을 모조리 죽이면 안 된달까?”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월검향을 자신의 어깨에 올렸고,

그러자 월검향은 마치 애벌레 모양으로 미카엘에게 붙잡혔다.


“일단 할 일이 있으니까.

그거부터 하고 설명해줄게.

아참! 루시퍼~!.

언니들은 조금 일하고 올 테니까. 여기에 있어.

대화는 그때 하자~.”


“잠깐! 언....”


하지만 그 전에 미카엘의 앞으로 빛이 반짝이더니 곧 빛의 선이 생겼고,

그와 동시에 미카엘의 모습이 사라졌다.

잠시 뒤. 미카엘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날개를 펼쳤다.


“음~. 상쾌한 바람이야.

4세계도 이런 바람이 자주 불면 좋을 텐데..

뭐.. 레바돈이 완공되면 가능하려나?”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히히덕 거리더니 월검향에게 물었고,

그러자 그는 눈을 좁혔다.


“나보고 어쩌라고?”


“그냥 물어본 거야.

아무래도 우리 자매는 항상 둘이 대화하다 보니,

이렇게 하나가 되어버리면 어색하거든.”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킥킥거리더니 뒷말을 이었다.


“아무튼. 네가 거짓된 영웅들 중 마지막 생존자잖아?

그런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


“?”


“아래를 봐.”


그 말에 월검향은 아래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고모라? 대체 언제?”


“방금 왔잖아?

빛의 길을 만든 술식 봤지?

그걸 통해.

빛의 속도로 짜잔! 이동 완료.

뭐. 이런 거야.

우리 자매의 아버지인 빛의 주신도 자주 쓸걸?

다만 우리와 다르게 주신은 본 육체를 입자화해서 이동하겠지만 말이야.”


터무니없다.

하지만 동시에 월검향의 내면에서 스믈스믈 불안감이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미카엘이 이곳에 왔다면...


“있지. 아래에 있는 이들은 행복해 보이지?”


“........”


대답할 수가 없었다.

무슨 대답이 돌아올지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정말 이상해.

빛의 주신은 왜 자식들인 우리 자매를 버리고,

저런 필멸자들을 선택한 걸까?

아니. 필멸자들을 사랑하는 것은 상관 없어.

왜 우리를 버리는 걸까?

저걸 봐.

추하디 추하게. 범죄나 저지르는 꼴을!

4세계 괴물의 청각과 시각, 그리고 후각으로 똑똑히 느껴져.

지독한 악취에 썩어빠진 욕망!

아하하하! 우리 자매들이 저것들보다 훨씬 못했나 봐. 그치?”


미카엘의 두 눈동자가 동요로 흔들린다.

위험하다.

월검향의 머릿속에 위험신호가 켜졌다.


“뭐. 완전히 쓰레기인 것은 아니야.

내 동료들도 한때는 필멸자였지만.

지금은 즐거운 괴물들인걸.

그러니...

난 이들을 먹어치우는 것은 반대인 편이야.

다만....”


미카엘은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영혼에 조금의 상처를 입혀서,

윤회의 궤에서 버림받게 하자.

그래...

같은 4세계 괴물로서.

다 같이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말이야.

어때? 좋은 생각이지?

우리 자매와 똑같은 걸 경험하게 하는 거야.

마물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실력이 있다면.

훌륭한 괴물이 되겠지. 후후후후...”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살라리아의 칼끝을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칼끝으로 막대한 빛이 모여들었다.


“안 돼! 안 돼! 안 된다고!!!”


그 모습에 미카엘이 무슨 일을 벌이려는지 깨달은 월검향은 발버둥 치면서 소리쳤다.

허나.....


“썩어빠진 필멸자들에겐....

그에 어울리는 축복이 필요한 법이지.”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미카엘은 자신의 일을 그대로 실행했다.

그러자 칼끝에서 나온 빛은 도시의 중앙에 그대로 내리꽂혀 졌고,

곧 그곳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것은 마치 파도와 같았다.

아무리 좁은 골목이라도 구석구석 빛은 퍼져나갔으며...

거기에 닿는 모든 것들이 새하얗게 변해갔다.

도시 전체가 탈색된 듯이 흰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다보기에는 장관이 따로 없었지만...

월검향에겐 고문이 따로 없었다.

왜냐하면 그곳엔...


“아....아.....”


월검향이 도와주었던 소녀가...

그의 동료들이 구해준 멜키오르의 주민들이...

그 외 다른 인연 모두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빛이 서서히 잦아들자.

아까와 색이 달라진 고모라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모든 소리가 그대로 빛에 묻혀 사라졌으며,

움직임이라곤 바람에 흩날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도시의 주민들은....

모두 소금이 되어 그대로 석상이 되어버렸다.


“그래...

타락에는 나의 축복이 깃든 소금만 한 게 없어.

나의 특별한 축복으로 영혼에도 타격을 주었으니,

저들의 영혼은 바로 4세계로 갈걸?

운이 좋으면.

4세계 괴물이 되겠지. 후후..”


“개새끼.”


온몸에 힘이 빠진 월검향이 미카엘에게 말할 수 있는 단어는 그것뿐이었다.

이에 미카엘은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 자매를 버린 세상에 대한 정당한 복수일 뿐이야.”


“언니!!!!”


익숙한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니,

루시퍼가 관절이 꺾인 날개로 지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미카엘은 천천히 지상에 내려앉았다.


“안녕. 동생. 때마침 잘 왔어~.”


“...이거 언니들이 한 짓이야?”


“이게 내 현재 임무거든.

루시퍼는 이 광경이 익숙하지 않아?

너도 자주 하는 일이었잖아?

필멸자들을 ‘청소’하는 거. 안 그래?”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루시퍼에게 다가가 그녀의 곁을 천천히 걸었다.


“....이제는 하지 않아.”


“그래. 우리 자매를 버린 빛의 주신이.

저 필멸자들을 금쪽같이 아끼니까 말이지.”


“언니들의 분노는 이해해.

하지만...

꼭 이렇게 해야만 하겠어?

난... 언니와..”


“싸우기 싫다고?”


미카엘은 루시퍼와 눈을 마주하고는 뒷말을 이었다.


“그럼 너도 괴물이 돼! 루시퍼!

너라면...

너라면 우리 자매 이름으로 이 전쟁에서 빼줄 수가 있어.

지금 이 전쟁이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이대로 더 진행되면.

빛의 주신은 죽고,

부관인 너도 영혼이 찢어 먹혀도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너도 괴물이 된다면...

우리 자매와의 친분을 이용하여 살 수 있어.”


“........언니.”


루시퍼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한 모습에 미카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도시를 하나를 멸한 이상.

일주일 정도는 시간을 끌어도.

살인 인형 엘리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그때까지 시간을 주겠어. 루시퍼.

우리 자매가 다시 되돌아오는 날.

제대로 된 대답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아니면....”


미카엘은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널 죽이고 4세계로 강제로 초대하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널 가둬둘 거야.

그럼 천천히 설득할 시간이 생길 테니까 말이야.”


미카엘은 그 말과 함께 떠나려고 하다가.

곧 그대로 멈추었다.

루시퍼가 그녀의 옷깃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


“살인귀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


루시퍼는 힘이 빠진 월검향을 가리키며 물었고,

이에 미카엘은 짐을 보는 듯이 월검향을 흘깃 보고는 입을 열었다.


“아! 이거? 우리 자매가 동료에게 부탁을 받은 것이 있거든.”


“부탁?”


“응. 이전에 온 광기의 삼서 알지?

그 녀석의 아들인 ‘증오’라는 괴물이 있는데.

이 녀석들이 삼서를 죽였다는 사실에,

증오가 한 놈이라도 살려서 잡아 오라고 부탁했거든.

그러니. 마지막 남은 이 녀석을 데려가려고.”


“데려가서?”


“증오가 알아서 하겠지.

아마 죽이지는 않고,

수많은 시간 동안 고문하지 않을까?

그 녀석은 악성이긴 해도.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알짜빼기거든.

아마...

쉽게 죽지는 못할걸?”


“고문 당한다고....?”


루시퍼의 눈동자가 동요로 흔들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미카엘에게 붙잡혀 있는 월검향을 구할 방법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럼 언니들은 그만 가볼게.”


미카엘이 떠나려는 상황에...

루시퍼는 곧 머리를 굴려 외쳤다.


“살인귀!!! 자살해!!!

그게 네가 편해질 유일한 방법이야!”


“생착의 거미줄에 묶인 이상.

혀를 놀릴 힘도 없을걸?

그러니 그건 무리야. 루시퍼~.”


확실히 월검향의 육체에 남아있는 힘이 없었다.

현재의 그로선 자신의 자해를 하여 자살한다는 물론.

거짓된 영웅의 육체는 그러한 자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끌려가면.

월검향은 죽지도 못한 모습이 되겠지.

그렇기에 월검향은 머리를 굴렸다.


‘내가... 자살할 방법....’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거짓된 영웅의 육체는 자살이 불가능했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생각의 방향을 바꾸었다.

본래의 자신이라면 자해의 통한 자살이 최선이겠지만.

현재 그가 쓰고 있는 것은 거짓된 영웅의 육체.

이 육체는 HP가 0에 도달하여야 죽음을 맞이하지만.

딱 하나.

그가 알고 있는 ‘예외’가 존재했다.


‘...정신적 충격.’


본인이 견디지 못할 정도의 정신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거짓된 영웅의 HP는 알아서 0에 도달하여 그대로 사망한다.

그것은 월검향이 한 번 경험해 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체 무슨 생각을 해야...

그게 가능하지?

월검향은 날개짓을 시작한 미카엘의 날개를 보고는 조용히 침묵했다.


“.........”


있다.

그가 매우매우 싫어하는...

아주 안 좋은 생각을 말이다.

이를테면...


“네메시스님. 사랑해요.”


라고 말하는 람히르와....


“나도야. 람히르.”


그 곁에 있는 네.메.시.스.라든가....!!!!!!!!

그 둘이 한 침대에 있는 상황을 상상하는 순간.

월검향의 얼굴이 분노로 붉게 물들여졌다.


“네메시스!!!!

그건 절대 안 돼!!!!

내가 살아 있는 한!

아니! 내가 죽어도 절대 안 돼!!! 꾸웨에에에엑!!!!!!”


분명히 그의 육체에 힘이 빠졌는데도.

갑자기 힘이 치솟아 오른다.

그와 동시에 월검향은 기혈이라도 뒤틀린 듯이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뭐야? 애 왜 이래?

갑자기 우리 왕을 왜 불러?”


[시스템 메시지 : 살인귀가 죽었습니다.]


추욱! 파스스슥!


살인귀의 육체가 갑자기 발광하더니, 곧 힘없이 쓰러졌다.

그 상황에 미카엘은 어리둥절하면서 그를 지상에 내려두었다.

그러자 살인귀의 육체가 폴라곤화 되어 완전히 사라져갔고,

그 모습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죽었어? 갑자기!?

뭐야? 개복치라도 되는 거야?

왜 갑자기 혼자서 죽어!?”


미카엘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살인귀가 자살할 수 없도록 힘을 빼놓았는데도.

갑자기 죽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렇게 월검향이 죽은 후.

미카엘은 이 상황에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루시퍼를 보았다.


“나참. 꼭 언니를 이렇게 방해해야겠어?

이거...

증오에게 사과해야겠네.”


“이곳을 몇 번이나 구한 영웅이야.

평생 고문당하도록 하느리.

차라니 이 자리에서 죽는 게 나아.”


루시퍼는 그들이 부활한다는 사실을 숨기고는 그렇게 말했고,

그러자 미카엘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우리 자매가 사랑하는 유일한 동생만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렸을 거야. 루시퍼.”


“그럼 그러든지.”


루시퍼는 다 포기한 모습으로 말했다.

그녀로선 미카엘을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

루시퍼가 결코 약한 존재는 아니었지만.

눈앞의 괴물에겐 한 손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수준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루시퍼의 우려와는 다르게,

그녀의 적의 어린 말에도 불구하고.

미카엘은 그녀에게 다가와. 조용히 안아주었다.


흠칫!


“괜찮아.

떨지 마. 루시퍼.

우리 자매가 필멸자였을 때.

세상과 주신은 우리 자매를 버렸지만.

오직 너만은 우리 자매의 편이었지.

그러니 우리 자매들도 오직 너의 편이야.

우리 자매는 결코 너에게 화를 내지 않을 거야.

사랑하는 우리 자매의 동생아.”


그 말과 함께 서서히 그녀와 멀어진 미카엘은 잔잔한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볼을 긁적였다.


“뭐... 이것 때문에 내 입장이 조금 곤란해 졌지만.

괜찮아.

도시 하나를 멸했고,

동료의 복수도 마친 이상.

이 정도는 나쁘진 않아.

다만...

증오가 우리 자매에게 좀 삐질 것 같네. 쿡쿡.”


“언니...”


죽음을 각오했던 것이 바보 같다.

루시퍼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카엘을 보았다.


“....잘 가.

1주일 뒤에 봐.”


“응. 부디 그때까지 잘 생각해보기 바래.

귀여운 우리 동생. 루시퍼.”


괴물이 되어도.

나비 나미 자매는 루시퍼의 언니들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 미카엘은 빛의 길을 만들고는 그녀의 눈앞에 사라졌고,

루시퍼는 소금 덩어리가 되어버린 도시를 뒤돌아보았다.


“거짓된 영웅들이...

이걸 보면.

많이 슬퍼하겠네.”


소돔과 고모라라는 남은 두 개의 도시 중...

이날. 고모라가 지도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작가의말

이제 남은 도시는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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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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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1 23.03.05 10 2 25쪽
482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1 23.03.05 15 2 27쪽
481 제 481화 인간과 괴물의 전투. +1 23.03.05 10 2 19쪽
480 제 480화 게임에 버그가 일어나다?!!! +1 23.03.05 11 2 17쪽
479 제 479화 방패의 라잔과의 혈투 +1 23.03.05 9 2 25쪽
478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1 23.03.05 11 2 27쪽
477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1 23.03.05 9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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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 제 475화 구미호족의 현 수장. +1 23.03.05 9 2 29쪽
474 제 474화 마리. 나락으로 가다. +1 23.03.05 7 2 25쪽
473 제 473화 대천사 루시퍼. 4세계로 향한다. +1 23.03.05 12 2 21쪽
472 제 472화 방패의 라잔. +1 23.03.05 13 2 21쪽
471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1 23.03.05 11 2 23쪽
470 제 470화 미카엘의 정의. +1 23.03.05 10 2 28쪽
469 제 469화 눈물 흘리며 싸우는 두 명의 천사 자매. +1 23.03.05 10 2 21쪽
468 제 468화 한계에 도달한 미카엘 +1 23.03.05 10 2 17쪽
467 제 467화 루시퍼와 거짓된 영웅들VS미카엘. +1 23.03.05 9 2 19쪽
466 제 466화 루시퍼의 칵테일. +1 23.03.05 11 2 21쪽
465 제 465화 천사의 패륜. +1 23.03.05 12 2 23쪽
464 제 464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 +1 23.03.05 10 2 27쪽
463 제 463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1 23.03.05 11 2 19쪽
462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1 23.03.05 12 2 27쪽
» 제 461화 처참한 패배. +1 23.03.05 10 2 26쪽
460 제 460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 +1 23.03.05 11 2 25쪽
459 제 459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1 23.03.05 11 2 21쪽
458 제 458화 절망으로! +1 23.03.05 13 2 22쪽
457 제 457화 희망에서... +1 23.03.05 12 2 22쪽
456 제 456화 666의 괴물의 묘비. +1 23.03.05 10 2 20쪽
455 제 455화 월검향. 잡아먹히다!? +1 23.03.05 11 2 29쪽
454 제 454화 고통 받는 월검향. +1 23.03.05 9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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