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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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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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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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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DUMMY

모든 것이 미카엘에게 빨려 들어가 빛 속에 삼켜진다.

그러자 검은 어둠이 사방을 채워나갔고,

루시퍼는 자신의 손에 느껴지던 거짓된 영웅들의 힘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을 느꼈다.

우주 공간에 홀로 내던져진 느낌이랄까?

그곳에서..

루시퍼는 강렬한 폭풍과도 같은 풍압에 몸이 밀려 나가는 것을 느꼈다.


“큭!”


낫을 지면에 박아 풍압에 버텨보려고 하지만.

현재 지면조차 남기지 않고 미카엘에게 모조리 빨려 들어간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루시퍼는 급히 날개를 접어 자신에게로 오는 풍압을 최대한 줄었고,

그러자 밀려 나가는 것을 겨우 막을 수가 있었다.


“.....언니.”


텅 비워진 공간 내부.

그곳에 있는 이는 미카엘과 루시퍼.

단 둘뿐이었다.

그 외는 모조리 미카엘에게 흡수되어 그녀의 힘이 되었고,

그 결과. 미카엘의 육체가 초신성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터무니 없는 힘이야...”


이것이...

한 괴물의 힘인가?

그것도 몸도 성치 못한 괴물이 낼 수 있는?

이 사실에 루시퍼는 경악하면서도.

의아함을 느꼈다.

왜 자신은 미카엘의 <정의의 대천사>에 빨려 들어가지 않지?

오히려... 그녀를 밀어내는 듯한....


“.........”


루시퍼는 떨리는 눈동자로 미카엘을 보았다.

그러자 미카엘은 기도하는 듯이 손을 모와,

눈을 감은 상태로 빛을 내고 있었고.

그녀를 중심으로 막대한 힘이 출렁이고 있었다.

현재의 미카엘이라면...

손짓만으로도 하나의 행성을 파괴하고도 남겠지.

하지만..

미카엘은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쿨럭!”


미카엘의 입에서 갑자기 피가 분출된다.

그 모습에 루시퍼가 눈을 동그랗게 뜨니...


“윽!!!”


루시퍼는 속이 울렁거리는 감각을 받았다.

이 느낌은 분명...


‘그래...

언니는 이곳의 모든 것들을 흡수했어...

그렇다면...

내가 저주의 주물로 사용했던 검은 피와 롱기누스의 창도 빨아 들었겠지.’


미카엘이 주위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그녀를 저주하고 있던 주물까지 같이 빨아먹었다.

그 결과.

미카엘의 몸 깊숙한 곳에 롱기누스에 담긴 저주와,

괴물들의 왕. 네메시스의 검은 피가 꿈틀거리고 있었고,

그것은 원 상태인 미카엘에겐 아무런 효과가 없었겠지만...

현재의 미카엘은 중상 중의 중상.

그녀가 최대한 억제해보지만.

검은 피란 악성의 물질은 중상인 그녀의 몸을 좀 먹기 시작했다.


끼끽!


“......!!!!”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와 동시에 미카엘을 둘러싼 빛이 일그러졌다.

순식간에 탁해진 빛이 수십 개의 선이 되어,

공전하는 듯이 미카엘의 중심을 회전한다.

그리고...


파아아아아아아아앗!!!!!


그것들 중 하나가 막 형태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순식간에 루시퍼의 몸을 관통하는 검은색 막이었고...


“쿨럭!”


루시퍼는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기괴한 감각에 몸서리쳤다.

소량의 검은 피가 미카엘의 피와 뒤섞여 사방으로 퍼져나간 것이었다.

이것은 미카엘의 몸이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한 조치겠지.

거기에 닿자.

루시퍼는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커어어어억!!”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생생하게 느껴진다.

루시퍼와 미카엘은 뿌리가 같은 대천사이기에...

둘은 자매이기에 또렷하게 느껴졌다...

미카엘의 감정들이...

검은 피와 뒤섞여 루시퍼를 잠식해간다.

그러자 루시퍼는 미카엘의 기억들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다시 만날 루시퍼를 생각하면서 기대에 들뜬 나비와 나미의 모습을.

그리고 루시퍼에게 공격당했을 때의 감정이...

끔찍한 고통이 되어 루시퍼에게로 전해져왔다.


‘언니가...

느끼는 감정인가....’


“아아아아아아아아!!!!!”


미카엘의 비명이 울리자.

또다시 검은 막이 사방으로 뻗어 나아간다.

그러자 루시퍼는 입술을 깨물었다.


“...언니.”


검은 막이 스쳐 지나가면서.

루시퍼의 몸에 나 있는 상처들을 끔찍한 악성으로 물들였지만.

그녀는 고통을 견디며 그곳에 있는 기억을 살피는 데에 집중했다.


“이게 언니가 느꼈던 감정들...”


미카엘이 세상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것이 느껴진다.

세상은 불합리하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는 이가 많아도.

개인의 힘은 보잘 것 없었기에,

그러한 세상에 수긍하여 자신을 맞추는 것이 옳다.

설사 잘못된 세상에 개인이 저항한다고 하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존재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괴물’.

그것도 666의 괴물이면 어떨까?

단독으로 불합리한 세상을 부숴버릴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나와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루시퍼는 자신의 감정이 미카엘에게 동화되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잊을 생각은 없어.”


선과 악.

그것은 절대적이지 않다.

그저 각자의 이해관계만이 있을 뿐이고,

그렇기에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 존재들은 충돌한다.

거기서 승리한다면.

내가 정의가 되겠지.


“........”


미카엘의 감정과 기억들이 뒤섞여 루시퍼에게로,

종이에 떨어진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려들어 온다.

그러자 루시퍼는 씁쓸한 눈동자로 미카엘을 보았다.

감정의 일부가 들어왔을 뿐인데도.

이 정도로 고통스럽다면.

미카엘 본인은 얼마나 괴로운가?

이 사실에 루시퍼는 깨달았다.


“언니가 어떻게 이곳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알겠어.”


미카엘은 세상을 증오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했던 그 감각을 몸서리치며 속으로 증오를 키워나갔다.

최근에 루시퍼와 켈렌트에게 실망하면서.

그것은 산불처럼 커져 나갔으며...

그리고 현재의 상태에 이르었다.


[세상이 잘못되었다면.

그 세상을 파괴하고,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정의가 바로 서는 세상을 만들겠어.]


그것이 이곳.

‘하르마게돈’이라 이름 붙여진 미카엘의 각성 기술의 실체였고,

미카엘의 새 능력 ‘정의(증오)의 심판자’는 그녀의 인격이 4세계에 인정받으며 생겨날 수 있었다.

이곳은 그녀의 정의에 어긋난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오직 그녀가 인정하는 대상에게만 온화한 공간.

그렇기에 미카엘은 이곳에서 창조주나 다름없는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그녀가 부정하는 모든 존재들의 힘을 강제로 강탈하면서 말이다.

거기의 밑바탕은 세상에 대한 증오고,

자매 나비와 나미를 4세계란 바닥으로 떨어뜨린 세상에 대한 저주였다.

검은 피가 사방으로 퍼져나갈수록.

미카엘에게서 나오는 힘의 파장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왜야?

왜 나는 제외인 거야?”


하지만.

루시퍼에게 오는 피해는 극히 밋밋했다.

미카엘은 루시퍼의 힘을 빨아들이지 않았다.

그럼 대체 왜?


“......”


스스로의 질문에,

루시퍼는 답을 알고 있었다.

루시퍼.

그녀 자신이...

미카엘의 ‘정의’에 부합하고,

그리고 ‘증오’에 벗어난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녀만은....


“.........................”


루시퍼는 그 사실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언니는 바보다.

언니는 어리석다.

어째서 이 상황이 되었는데도...

바보 언니는 동생인 루시퍼를 증오하지 못하는가?

그럼에도....

루시퍼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

상대의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는 일을 말이다...


“..........”


머리로 생각하기에,

이것은 옳은 일이 맞다.

이 자리에서 미카엘이 제정신을 차린다면.

미카엘은 그 누구도 막아낼 수 없는.

최상위급 666의 괴물이 될 것이다.

그래...

한 손가락에 들 정도의..

최강의 괴물로서....

그렇기에.

미카엘을 쓰러뜨리려면.

지금이 유일한 기회.

지금이 아니라면.

모든 것들의 어머니인 창조주의 8명의 아이들.

주신들 모두 몰려와도 눈앞의 괴물을 쓰러뜨릴 수가 없었다.

이 사실에.

루시퍼는 어금니에서 나온 피가 입가로 흘러내릴 정도로 이를 악문 후.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언니.....

내가 언니에게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하는 것을 알아!

하지만....

난.....”


루시퍼는 모든 힘을 끌어올려 날개를 퍼덕였다.

검은 막이 사방으로 다시 한번 퍼져나가자.

그녀의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주춤 되었지만.

그럼에도 루시퍼는 곧바로 몸의 균형을 되찾더니 미카엘에게로 날아갔다!


“지켜야 할 것이 있어!!!!”


루시퍼가 미카엘에게로 근접한 순간.

미카엘에게서 막대한 파장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고,

그러자 루시퍼는 자신의 몸에 있는 세포가 모조리 갈려 나가는 듯한 착각을 받았다.

휘둘러진 낫이 공중에서 정지하고,

루시퍼의 두 팔이 크게 뭉개져 갔다.


으드드드드득! 콰직!


그에 따라. 루시퍼의 팔에 막대한 통증이 가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이를 악물고 힘을 주었다.

미카엘의 몸에서 검은 피가 완전히 사라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미카엘은 다시 몸을 회복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회는 오직 지금뿐이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앗앗!!!!!!!!!!!!!!!!!!!!!!!!!!!!!!!!!!!!!!!!!!!!!!!!!!!!!!!!!!!!!!!”


조금이라도 통증을 덜기 위해.

조금이라도 손에 힘을 주기 위해 외친다!!!


촤아아아아앗!!!


그러자 멈추어져 있던 낫이 미카엘의 가슴을 베어 넘겼고,

그와 동시에 미카엘이 눈을 떴다.


“.......”

“.......”


멈추어진 것과 같은 시간 속.

둘은 눈을 마주쳤고..

그들 사이로 미카엘의 피가 튀었다.

그 상황에...

루시퍼는 눈물을 흘리며 손을 뻗었다.


“<힐>!!!!!!!!!!!”


그녀의 마지막 남을 힘을 짜냈기 때문일까?

루시퍼에게서 나온 빛은 서로의 모습을 가릴 정도로 찬란하게 빛났고,

그러자 그들이 있는 공간이 잠시 확장되는가 싶더니,

곧 고속으로 수축되어갔다....

그들이 있는 미카엘의 각성 ‘하르마게돈’이 소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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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하아....”


루시퍼는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느끼며 지면에 누워있었다.

그녀의 눈에 프레이야의 결계로 쌓인 하늘이 보였다.


“쿨럭!”


옆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루시퍼는 돌아가지 않는 목을 애써 돌려 그곳을 보았다.

미카엘 또한 루시퍼처럼 지면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언니.”


느껴진다.

괴물로서의 생명이...

서서히 꺼져가는 것이...

루시퍼의 마지막 일격은 무방비했던 미카엘에게 제대로 꽂혔고,

그 일격은....


“아프네. 심장....”


검은 피에 좀 먹어가던 미카엘의 심장을 베어갔다.

그 결과.

루시퍼의 힐에 의해 미카엘의 심장은 결국 재생하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다시 나올지 모르는 희대의 괴물이...

루시퍼의 손에 쓰러진 것이였다..

그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는 결과였지만.

루시퍼는 그 사실이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축하해. 동생아.

넌 지금...

서열 한자리에 도달했을 괴물인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을 쓰러뜨렸어. 쿡쿡.”


미카엘이 그 말과 함께 괴로운 듯이 찌푸렸다.

괴물로서의 삶이 끝나는 지금.

몸이 소멸해가는 감각에 아플 텐데도.

동생을 위해 애써 웃어주는 것이었다.


“날 원망할 거면 원망해.

언니의 마지막 힘을 짜내 날 죽일 거면 죽여.

그러니...

그런 온화한 눈으로 날 보지 마. 언니.”


루시퍼의 외침에 미카엘은 잔잔한 눈동자로 그녀를 보더니,

곧 피식 웃었다.


“풋! 바보 같은 동생아.

싸우기 전에 잊었어?

우리들의 전투에 무슨 결말이 있든...

서로를 원망하지 않기로 해잖아.”


“....내가 언니를 죽였는데도?”


“나도 너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럼 피차일반이지.”


그 말에 루시퍼는 할 말이 잃은 듯이 미카엘을 바라보았고,

미카엘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가져가 최대한 상처를 억눌렸다.


“정말 웃기는 일이야...

4세계 괴물로서 자신의 죽음이 언젠가는 올 거라곤 생각했지만.

설마 그것이 내 동생에 의한 것이라니.

누가 알았겠어? 하하.”


“...언니가 바보 같아서 그래.

언니의 힘이면 나를 죽이고도 남았어.

언니도 알잖아?

‘하르마게돈’.

그곳에서...”


“내가 너를 부정하고,

증오하기만 했으면 됐으니까?”


미카엘이 루시퍼를 진심으로 증오하고 부정했다면.

루시퍼는 미카엘에게 아무런 피해조차 입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의의 대천사가 펼쳐지는 순간.

루시퍼는 형체도 안 남기고 그녀에게 흡수되었을 것이겠지.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기에 루시퍼는 미카엘을 바라보며 다음 대답을 기다렸다.

주인을 바라보는 강아지와 같은 눈망울로 바라보는 루시퍼의 모습에,

미카엘은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너에게 어떻게 그러겠어?”


“....?”


루시퍼가 의문 어린 시선을 보내자.

미카엘은 자신의 몸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네가 없었던 날.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 어둠 속에서 빛의 주신이 오기만을 기다렸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우리 자매들은 그 축축한 어둠 속에서...

우리를 용서해줄 빛의 주신만을 기다렸어..

지루하고도...

또한 끔찍했지.

차라니...

죽어버리는 것이 좋을 정도로...

하지만...

네가 우리를 찾아온 날.

그것이 달라졌어.

너는 우리 자매들에게 빛을 가져다줬지.

원래 우리 자매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있기에,

우리 자매는 속으로 질투도 했지만.

너는 우리를 항상 자상하게 대해줬지.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

우리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

그리고...

바보 같은 희망을 말이야.

그렇기에,

우린 그 어둠 속에서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어.

그것도...

수많은 우주가 사라져가는 세월 동안 말이야.

그러한 너를...

우리 자매가!

나 미카엘이!

어떻게 널 원망하겠어?

나의 가슴 속에는.

아직도 그때의 따뜻함이 남아있는걸?

오직 너만이...

오직 너만은 버려진 우리 자매들에게 손을 뻗어주었고,

그렇기에.

우리 자매는 행복할 수가 있었어.

4세계 괴물이 된 뒤에도.

다시 만날 널 생각하며,

우리 자매들은 살육의 현장에서 버틸 수가 있었고.

결국에는 이렇게 너의 앞에 설 수 있었어.

그러니....

루시퍼...

우리 자매는.

그리고 나 미카엘은.

네가 우리들에게 무슨 짓을 하든.

용서할 수가 있어.

우리 자매들은 너에게 너무나 큰 빚을 졌으니까 말이야.

그러니.....

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어.

우린..

언제까지나 네 편이니까.”


미카엘은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


루시퍼가 할 말을 잃고 미카엘을 바라보자.

그녀는 남은 힘을 짜내 루시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네가 생각하기에,

나는 정말 바보 같지?

내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었다면.

너를 쓰러뜨리고,

1자리 서열의 괴물이 되었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그게 안 되더라고.

우리 괴물들은 원한을 결코 잊지 않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절망 속에서 뻗어준 손길들은...

우리 괴물들은 결코 잊지 못해.

그러니 웃으렴. 루시퍼.

너는 폭력으로서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을 쓰러뜨린 것이 아니야.

네가 과거에 우리 자매들에게 뻗어준 그 손길이.

나.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을 쓰러뜨린 거야.”


그리고는 루시퍼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은 힘이 빠지는 듯이 손끝이 떨리고 있었지만.

미카엘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곧 죽을 어리석은 언니들이지만.

너에게 전해줄 말이 있어.”


“전해줄 말?”


“이 전쟁이 끝나면.

우리 괴물들은 불멸자들과 평화협상을 시작할 거야.

물론...

빛의 주신을 소멸시킨 다음에 말이지.

그러니...

그때까지만 살아남으렴. 루시퍼.

그럼 너도,

그리고 너를 따르는 천족들도.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뭐? 평화협상?

그게 사실이야?”


“응. 내가 네메시스님에게 직접 들은 말인걸.

그리고 플로라도 죽을 위기를 넘어섰으니까.

그녀가 돌아오면 우리들의 왕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성을 되찾기 시작할 거야.

그러니...

세상의 멸망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동생아.”


그 말에...

루시퍼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현재 연합군들은 패색이 짙은 상태로.

모든 것들의 종말이란 사실 때문에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전쟁의 끝이 종말이 아닌.

평화협상이라면?

아무리 고집불통 주신들이라지만.

세계의 안위를 위해.

빛의 주신을 버리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컸다.

동시에....

공포스러운 666의 괴물들과도 전투를 벌일 이유가 사라진다.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지마.

내가 이곳에서 쓰러진 이상.

내 동료들은 이제 자비 없이 너의 목숨을 노릴 거야.

그건 알고 있지? 동생아?”


끄덕.


“알고 있으면 됐어.”


미카엘을 손을 아래로 내려,

루시퍼의 뺨을 어루만졌다.


“동생아...

이 언니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볼래?”


“...마지막 부탁?”


그 말에 루시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동생의 모습에 미카엘은 귀여운 듯이 미소 짓다가,

곧 피가 섞인 기침을 하였고,

잠시 뒤. 진정한 미카엘은 입을 열었다.


“666의 괴물이 되렴.”


“.....언니. 이미 거절한다고 말했잖아.”


루시퍼는 단칼에 거절하였고,

그러자 미카엘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부탁은 좀 달라.

바로 666의 괴물이 되라는 말이 아니야.

이 전쟁이 끝나면.

평화의 시대가 올 거야.

그 이후. 네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네가 빛의 주신의 어리석음에 질렸을 때.

내 고향 4세계로 와.

그리고...

그곳에서 누구의 억압 없이.

네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

전쟁이 끝나면 4세계의 영향력은 모든 세계로 향할 것이고,

그러면 너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될 거야.

더 이상 빛의 주신의 장기 말이 아닌.

자유로운 날개를 지닌 루시퍼로서,

우리 괴물이 그저 순수한 악인지.

아니면 우리도 필멸자나 다름없는 인격체인지.

네 스스로 보라는 거야.

이 전쟁이 끝나고,

플로라로 인해 평화협상이 진행되면.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거야.

이건 언니가 보장해줄 수 있어.

그녀는...

정말 대단한 엘프거든. 후후..

그 누구도 아닌.

혼자서 우리 666의 괴물들을 설득시킨 엘프니까...

그리고....”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죽으면.

나의 육체는 4세계의 일부로서 흡수될 거야.

네가 666의 괴물이 된다면.

난...

간접적이나마 너와 함께 있을 수가 있을 거야.

그래서 이 부탁을 하는 거야.

비록 나는 이곳에서 죽겠지만.

그렇게라도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어.”


“........................”


그 말에 루시퍼는 고민하는 듯이 말없이 미카엘을 바라보았다.

잠시 뒤. 긴 침묵 끝에 루시퍼는 입을 열었다.


“.....언니.”


“왜?”


“.....내가 666의 괴물이 된다면.

다른 666의 괴물들이 가만히 있을까?

내가 언니를 죽였는데?”


“그건 걱정하지 마렴.

우리 666의 괴물들 내에서도 끔찍한 악연들은 많아.

오메가나 실비처럼 말이지...

이 때문에 서로 죽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지만.

네메시스님이 그때마다 중재해줄걸?”


“...괴물들의 왕이?”


“지금은 분노와 증오로 눈이 돌아가셨지만..

그분이 제정신을 차리고 나면.

한번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렴.

네가 생각한 것보다 좋은 분이야.

적어도... 플로라가 있는 한은 말이지.”


“........”


“그렇게 무서워하는 표정은 하지 않아도 돼.

네메시스님은 그렇게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니까?

게다가....”


“....게다가?”


“666의 괴물이 되면.

꽤나 편하게 지낼 수 있어.

돈도 꼬박꼬박 들어오지,

정 부족하면 왕이 주는 의뢰나 해결해도 되고,

휴가도 확실히 주거든.

그 외에도 왕이 터치도 잘 안 하고,

666의 괴물로서의 대접도 끝내줘서.

666의 괴물이 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아.”


“...상당히 속물적인 이유인걸?”


“‘충성은 그러한 것들이 충족되어야 자연스럽게 나온다.’

...라고 항상 네메시스님이 말하거든.”


그건 그렇다.

충성이란.

이곳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반드시 지킬만한 동기가 있어야 나오는 것으로,

아무리 입으로 충성을 요구한다고 하들.

결코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충성은 좋은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

강제로 충성을 요구하는 것은 억압에 불과했고,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666의 괴물들을 최대한 챙겨주는 괴물이었다.

단. 행동에 따른 대가도 확실히 보여주지만 말이다.


“죽기 직전이라고,

너무 홍보하는 거 아니야?”


“그치만...

죽더라도.

난 내 동생이 더 나은 길로 갔으면 좋겠는걸.

누가 뭐래도.

나는 너의 언니이니까.”


그 대답에 루시퍼는 졌다는 듯이 웃었다.


“...일단은 알겠어.

이 전쟁이 끝나면 한 번 생각해볼게.

하지만 언니.

내가 4세계로 간다면.

그 이유는 하나뿐이야.”


“네가 죽인 언니에 대한 속죄라고?”


”......“


역시 오랜 세월을 함께 해왔기에,

미카엘은 다음 말을 바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니까.

어차피 우리 괴물들은 언젠가는 모두 죽는걸?

오히려...

난 내 동생에게 죽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동생에 의한 죽음이니까 말이야.”


자신을 죽인 이에 대한 한 점의 원망도 없이.

미카엘은 동생의 대답에 만족했다는 듯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죽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루시퍼의 눈동자가 동요로 크게 흔들렸다.


“....이제 내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네.

나의 힘 대다수가 소진되었어.

이제 슬슬 몸이 분해되려나?

아아...

그래도 내 동생과 마지막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즐거웠어.

너도 그러니?”


“......응.”


헤어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혼자서 행성을 한순간에 날려버렸을 미카엘의 힘이 줄어들어,

현재는 아주 작은 점으로 느껴졌다.


“부디 잘 지내렴...

그럼 안녕...

사랑하는 나의 동생아...”


미카엘은 그 말을 끝으로 몸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에 루시퍼는 남은 힘을 쥐어짜.

미카엘에게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잘 가...

사랑하는 언니...”


“........”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자 루시퍼는 미카엘을 안은 상태로 멍하니 그녀를 내려다보더니,

곧 붉어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언니.......

언니....언니.....

미카엘 언니......”


루시퍼의 눈물이 피와 뒤섞여 연한 붉은색이 되어 볼을 타고 흐르더니,

곧 폭포수와 같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고,

언니의 마지막을 보며 루시퍼는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녀의 메아리가 소돔에 전해질 무렴...

루시퍼의 품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것이 한자리 서열에 도달했을 괴물.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의 최후였다...


------------------------------------------------------

괴물을 죽이는 것은 폭력이 아니다.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죽일 수가 없을 괴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그러니 4세계 괴물들은 그 무엇보다.

따뜻함을 두려워해야만 한다.

우리는 원한을 확실히 갚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존재들이므로...

이는 괴물들에게 독과도 같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 괴물들은 세상에 피해를 주더라도.

이 선 만큼은 넘어서는 안 된다.

이 선을 넘어서면.

우리 괴물들도 종말자와 다름없는 포식자일 뿐이므로...

우리는 더 나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만 한다.

-by 야누스의 연구일지-


작가의말

미카엘은 이렇게 죽었습니다.

만약에 그녀가 살아남았다면.

종말자들의 전투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었을 텐데.

참 아까운 인재지요..


현재 쓰러진 괴물들의 후계자들은.

강물의 에린 - 카벙클.

광기의 삼서 - 증오.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 적천사 루시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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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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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1 23.03.05 10 2 25쪽
482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1 23.03.05 15 2 27쪽
481 제 481화 인간과 괴물의 전투. +1 23.03.05 10 2 19쪽
480 제 480화 게임에 버그가 일어나다?!!! +1 23.03.05 11 2 17쪽
479 제 479화 방패의 라잔과의 혈투 +1 23.03.05 9 2 25쪽
478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1 23.03.05 12 2 27쪽
477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1 23.03.05 9 2 25쪽
476 제 476화 구미호 가족들. +1 23.03.05 11 2 15쪽
475 제 475화 구미호족의 현 수장. +1 23.03.05 9 2 29쪽
474 제 474화 마리. 나락으로 가다. +1 23.03.05 7 2 25쪽
473 제 473화 대천사 루시퍼. 4세계로 향한다. +1 23.03.05 12 2 21쪽
472 제 472화 방패의 라잔. +1 23.03.05 13 2 21쪽
»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1 23.03.05 12 2 23쪽
470 제 470화 미카엘의 정의. +1 23.03.05 10 2 28쪽
469 제 469화 눈물 흘리며 싸우는 두 명의 천사 자매. +1 23.03.05 10 2 21쪽
468 제 468화 한계에 도달한 미카엘 +1 23.03.05 10 2 17쪽
467 제 467화 루시퍼와 거짓된 영웅들VS미카엘. +1 23.03.05 9 2 19쪽
466 제 466화 루시퍼의 칵테일. +1 23.03.05 11 2 21쪽
465 제 465화 천사의 패륜. +1 23.03.05 12 2 23쪽
464 제 464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 +1 23.03.05 10 2 27쪽
463 제 463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1 23.03.05 12 2 19쪽
462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1 23.03.05 12 2 27쪽
461 제 461화 처참한 패배. +1 23.03.05 10 2 26쪽
460 제 460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 +1 23.03.05 11 2 25쪽
459 제 459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1 23.03.05 11 2 21쪽
458 제 458화 절망으로! +1 23.03.05 13 2 22쪽
457 제 457화 희망에서... +1 23.03.05 12 2 22쪽
456 제 456화 666의 괴물의 묘비. +1 23.03.05 10 2 20쪽
455 제 455화 월검향. 잡아먹히다!? +1 23.03.05 11 2 29쪽
454 제 454화 고통 받는 월검향. +1 23.03.05 9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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