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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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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작성
23.03.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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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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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DUMMY

새하얐다.

너무나 순결한 색이라...

오히려 불쾌감이 들 정도로 새하얀 도시였다.


터벅. 터벅.


월검향은 부활한 후.

곧장 고모라로 달려왔다.

몇 시간 전...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활기가 가득했을 도시.

하지만...

현재는 아무런 소리가 없었다.

그래....

너무나 고요하기 짝이 없는 도시였다.

주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모두...


“아....아....아......”


월검향은 모든 생물체가 소금 덩어리가 되어버린 거리를 보고는 얼굴을 가렸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과거의 일이었지만.

월검향에겐 뚜렷한 현실과도 같았다.

그는 지키기 위해서 싸웠고,

힘이 부족하여 지키지 못하였다.


“........”


머리로는 기만의 조커가 만든 ‘게임’인 것은 안다.

하지만...

그의 오감 모두가 생생한 이곳을.

단순히 666의 괴물이 만든 환상 따위로 취급해도 되는가?

월검향은 현재 이 공간에서 하나의 인물로서 살아있고,

이 상황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절망감이 그의 몸을 채워나가.

심지어 자라려고 하던 살인 충동조차 억누를 정도였다.

현실같이 생생한 감각에 월검향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느꼈다.


“약하군.... 난...”


자신은 약하다.

666의 괴물들이 터무니없는 것은 그조차 잘 아는 사실이었지만...

이렇게나 아무것도 못 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이제 남은 도시는 하나.

일주일 뒤에 돌아올 미카엘은 그곳을 손쉽게 몰살시키고,

이곳의 모든 생물체들을 말살하겠지...


“..........”


거리를 걷는다.

그가 찾는 것은 오직 한 명.

그래...

몇 시간 전.

그가 사과하지 못했던 소녀였다.

살인 충동에 휩싸여 실수로 죽일 뻔한 한 소녀...

아직 사과조차 못 했는데...

소녀가 사는 도시가 소금의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아마도 그 소녀는...


“젠장!”


월검향은 소녀가 있었던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


도착하자. 여러 사람들의 인영이 보였다.

그래...

그가 아는 소녀도 이것들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온몸이 새하얀 소금으로 변해버렸기에,

구별은 되지 않았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었다.


“여기에 있었네. 살인귀.”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월검향이 말없이 주위의 소금 덩어리들을 보던 중.

그의 등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월검향이 고개를 돌리니,

그를 제외한 6명의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가 있었다.


“생존자는?”


“이 도시에 있던 유기 생물체는 모조리 사멸.

소돔으로 미리 대피한 주민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음.”


“........”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대도서관에게 직접 들으니 입안이 씁쓸하다.


“미리 대피한 주민들은?”


“전투의 냄새를 맡은 돈 좀 있는 놈들이나 혹은 권력이 있는 이들이지.

그들은 항상 빠르다니까?

그 외에는...

얼마 전에 장인들을 소돔에 미리 대피시켰어.

여기에 남은 이들은...

현재 과밀집 상태인 소돔에 들어가지 못한 일반 주민들일 거야.”


하여간...

높으신 분들의 도주 실력은 알아줘야 한다.

재앙이 오면.

그들은 마지막 그 순간까지 바퀴벌레처럼 살아남으려고 발악을 한다.

그 외에는..

기술이 있어서 살려두면 도움이 되는 이들이겠지.

거기서 선별되지 못한 일반 주민들만이 이 고모라에 남겨졌을 것이다...


“그래...

그렇게 됐군...”


자신이 소녀를 미리 소돔으로 피신시켰으면 달라졌을까?

월검향은 빠르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고개를 숙였다.

전부...

자신의 탓이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운 좋게 쓰러뜨린 666의 괴물들 때문에,

자신은 오만에 빠져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제 네가 죽일 뻔한 소녀 때문인가?

너라면 어쩌면...

네가 구하지 못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군.

허나.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린 모두 미카엘에게 패배했다. 살인귀.”


영웅왕이 아픈 곳을 찔려왔다.

그 말에 월검향은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후. 역시 귀찮은 사내군.

속으로 혼자 끙끙 앓는 것은 그다지 좋은 습관이 아니다.

그렇다면 좋다.

짐이 너에게 알려줄 것이 있다.”


“?”


영웅왕은 월검향의 곁에 다가와 뒷말을 이었다.


“그 소녀는 살아있다.”


“뭐...라고...?”


월검향이 되묻자.

영웅왕은 붉은 눈동자로 그와 눈을 마주했다.


“말 그대로다.

네가 대도서관의 앞에서 잠시 죽었던 시간.

나는 너를 비롯해.

우리 거짓된 영웅들과 친분이 있는 주민들을 소돔으로 대피시켰다.

다른 거짓된 영웅들은 친분이 있는 이들이 꽤나 많았지만.

네 놈은 일부로 관계를 안 만들려는 것처럼 적어서 말이지...

그때 마침 네가 죽일 뻔한 소녀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짐은 너와 접점이 있는 유일한 소녀를 소돔을 옮겼다.”


“!!!!”


살아있다.

그 말에 월검향은 안도감이 드는 표정을 지었고,

그러자 영웅왕은 눈을 좁혔다.


“그렇다고 안도하지 마라.

내가 피신시킬 수 있던 이들은.

언제까지나 우리 거짓된 영웅들과 친분이 있는 주민들뿐.

오늘 수많은 이들이 미카엘에게 살해당했다.

우리는 666의 괴물을 막는 데에 실패했고...

대응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1주일 후에도.

이 참사가 반복되겠지.

그때는 정말 대피할 곳이 없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겠지?”


“...알고 있어.”


“그렇다면 좋다.

앞으로 1시간의 시간을 주지.

그 시간 동안.

이 도시에서 애도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해두는 것이 좋을 거다.

그다음 우리는...”


“미카엘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지.”


“그 년을 죽일 방법을 말이죠...”


힐 하는 마왕이 영웅왕의 말을 잇는다.

그러자 소환사가 말을 끝냈고,

그걸 끝으로 거짓된 영웅들은 각자가 알고 있는 인연을 향해 흩어졌다.

그렇게 1시간 뒤.

고모라에서 벗어난 거짓된 영웅들은.

침묵만이 가득한 새하얀 도시를 향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죄송해요. 여러분들을 지키지 못해서...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마법소녀는 고개를 숙였고,

그러자 대도서관이 말을 이었다.


“이번 전투는 우리의 완벽한 패배.

그리고 이것은 결과...”


“솔직히 다시 싸운다고 해서 이길 자신은 없지만..”


소환사는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싸울 것이고,”


“우리의 목숨이 남아 있는 한 저항할 것이며,”


힐 하는 마왕이 입을 열어 검귀를 바라보고,

검귀는 영웅왕을 바라보았다.


“미카엘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


영웅왕은 차가운 눈동자로 입을 열었고,

월검향은 몸을 돌리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 목숨으로 말이지...”


그렇게 거짓된 영웅들의 애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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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라가 함락된 그 날 밤.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는 새롭게 생긴 숙소에 모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옆 도시인 고모라가 멸망했다는 사실 때문에,

마지막 남은 도시인 소돔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 꽤나 소란스러웠고,

이 때문에 프레이야 여신과 소돔의 영주는 최선을 다해 주민들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불만이 얼마나 폭발햇는지.

심지어 거짓된 영웅들이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는 구호까지,

거짓된 영웅들이 있는 숙소에 들려올 정도였다.

이러한 외침에 대도서관은 마법을 사용해 소리를 차단하였다.


“나참. 그러면 자기들이 666의 괴물들을 막아 보든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도시 전체가 소멸했다.

웬만한 엑스트라 괴물 정도는 혼자서 죽여 버릴 수 있는 거짓된 영웅들이니까.

미카엘을 상대로 몇 분을 버틴 거였지.

일반적인 필멸자 군대로는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폭동을 일으키는 주민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그들의 죽음은 이제 코앞까지 다가왔으며,

그들의 생각하는 진실은 거짓된 영웅들이,

666의 괴물들에게 고모라에 살아가던 주민들의 목숨을 갖다 바친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거짓된 영웅들을 맹비난하며 시위를 시작했고,

거짓된 영웅들이 4세계의 앞잡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시작한 것이었다.


“그래도...

저희가 실망 시킨 것은 맞으니까요...”


마법소녀가 풀 죽은 목소리로 자책하자. 영웅왕은 코웃음을 쳤다.


“흥! 아둔한 녀석들의 말은 무시해라.

저들은 스스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는.

아둔한 이들일 뿐이다.

저 어리석은 이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답만을 원하는 것뿐이지.

절대적인 무력이 프레이야 여신 측에 있는 한.

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다소의 소란뿐이다.”


“그래도 엿 같네요.

우리처럼 현장에서 666의 괴물들을 상대해보면.

저런 말은 안 나올 텐데...”


소환사가 이를 갈자. 그런 그녀를 힐 하는 마왕이 말렸다.


“그만! 현재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미카엘에 대한 대책이야!

그러니 다들 진정하라고!

오늘 많은 일들이 있어서 힘든 것은 이해하지만...

우리들의 감정들이 주민들에게 가서는 안 돼.

우리가 손을 내저으면...

수십 명을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야.

다들 알잖아?

그러니 진정하고...

미카엘에 대해 정리해보자고.”


그러자 겨우 화제 전환이 되었고,

다른 거짓된 영웅들도 진정한 듯 하자.

힐 하는 마왕은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이번에 상대한 666의 괴물.

미카엘은 앞서 온 놈들과 달리 서열 두 자리급의 괴물이야.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전에 온 666의 괴물들이 한 트럭이 있어도.

이기질 못할 정도란 것은 다들 인정하지?”


“인정.”


힘의 규모 자체가 다르다.

이전에 만난 강물의 에린과 광기의 삼서도 정상적인 힘이 아니었지만.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은 검을 휘두르는 파장만으로도 도시를 지우는 미친 괴물이었다.

기본 공격이 강물의 에린이 전력으로 내쏜 공격과 맞먹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나의 간파 스킬로 보았을 때.

순수한 능력치로 환산했을 경우.

강물의 에린의 약 100배.

...이 정도로 계산됨.”


“미쳤군.”


담담하게 설명해준 대도서관의 말에 월검향은 중얼거렸다.

저 말대로라면 미카엘 혼자서 100명이 넘는 에린과 힘겨루기해도 된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아니. 한 몸에 힘이 집약되었다는 점에서,

그 전투력은 100명을 상회하겠지.

아무리 4세계 괴물이라지만.

정도가 없다.


“그게 그 년의 능력이었으니까요.”


“맞아. 미카엘의 능력은 ‘자매의 정.’

분명 나비와 나미가 가까울 때.

그 능력치가 올라가는 거였지?

자기 입으로 설명한 바로는 말이야...”


“그리고 현재는 나미가 죽어.

세포 단위로 나비 나미 자매가 완전히 융합해버림.

요컨대.

나비와 나미는 완전히 하나가 되어 버린 만큼.

‘자매의 정’ 능력이 극대화되어,

서열 2자리의 괴물이 되어버린 것임.

그것이 우리가 상대하는 미카엘이란 괴물.”


친절하게 미카엘이 능력을 알려줬으므로,

그들은 정보를 정리하였고.

그러자 힐 하는 마왕은 한 가지 의문을 내뱉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아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루시퍼가 대화에 끼어들자.

거짓된 영웅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나의 언니들...

나비와 나미 자매는 원래 한 몸이 되도록 만들어진 대천사야.

창조되었을 때.

너무나 많은 빛을 주입해서 샴쌍둥이가 되어버렸지.

원래 한 몸이었던 둘인 만큼.

그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 거야.

오히려...”


루시퍼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이야말로.

빛의 주신 켈렌트님이 원했던 대천사가 아니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괴물이 된 다음에 완성되어버린 거지만 말이야.”


나비와 나미 자매는 본래는 기형이었지만.

4세계 괴물로서 능력을 얻은 이후.

결국 빛의 주신이 원했던 최강의 대천사가 되었다.

그래...

아이러니하게도 빛의 주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파괴하면서 말이다.


“이 자리에 빛의 주신이 있다면.

멱살 잡고 싶은 설명인걸.”


“나도 그 말에는 찬성이야.”


검귀가 투덜거리자. 루시퍼는 맞장구를 쳐주었고,

그러자 검귀가 황당해하면서 물었다.


“주신의 부관이 그 말을 해도 되는 거야?”


“수많은 우주가 멸망해가는 시간 동안.

나는 빛의 주신 곁에서 온갖 더러운 일들을 처리해왔어.

그리고...

내 아버지는 내 언니들을 직접 죽인 존재야.

좋아 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존재지.”


“그래서 그 년들은 이 세상을 작살 내는 데에 찬성하는 거고?”


“아마도...

그럴 거야.”


루시퍼는 어깨를 으쓱였고,

이에 월검향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넌?

너의 언니들을 도울 거야?”


월검향의 물음에 루시퍼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럴 일은 없어.

이대로는 모든 세계들은 괴물들에게 멸망해.

좋든 싫든.

난 내 언니들을 막을 수밖에 없지.

그러니 내가 배신할 거라 생각 하지 않아도 돼.”


[라고는 해도. 현직 666의 괴물이지만 말이지.]


고블린킹은 루시퍼의 말에 딴죽을 걸었지만.

월검향을 제외한 아무도 그 말을 듣지 못하는 관계로,

그들은 대화를 이어갔다.


“그럼 알겠어.

다만...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어?”


“물론이야.

이건 다름 아닌.

나의 언니들의 일이야.

이건...

대천사인 내가 직접 매듭지어야 해.”


“네 언니를 네 손으로 죽여야 할지 모르는데?”


“그건.... 나도 각오하고 있어.

난 언니들과 싸우긴 싫지만....

우리들의 세상을 지켜야만 하니까.”


루시퍼로선 자신의 소중한 언니들과,

다른 것들을 저울질하고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한 그녀의 각오에 거짓된 영웅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본 화제로 돌아가자고,

나비와 나미가 합쳐진 미카엘의 몸에 부작용이 없다고 치면.

무엇으로 그녀에게 피해를 줘야 할까? 대도서관?”


힐 하는 마왕의 질문에 대도서관은 고민하는 듯이 잠시 침묵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아까 전의 전투에서.

우리들의 스킬로 인한 그녀의 최대 피해는 전체 체력 중 약 1% 정도임.

그러나...

자연 재생력이 전체 체력의 200%로 차오르는 걸 봄.

이게 단 1초간의 재생력임.”


“....그 말은?”


“1초란 시간 동안.

그녀는 자신의 육체를 두 번 정도 재구성할 정도임.

사실상.

통상적인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음.

이걸 뚫으려면.

재생력을 상회하는 공격을 쉬지 않고 하거나.

한 번에 짓눌려버리는 화력이 필요.

허나....”


“너무 강하지.

같은 666의 괴물이라도.

최상위 서열은 되어야 가능할걸?”


그녀가 일반 인간 수준의 육체라면 그게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힘은 그들이 상대한 그 어떤 괴물보다 강했다.


“장기전으로 가면?”


“그것도 무리.

미카엘은 육체 재생력뿐만 아니라.

속성 회복도 매우 높음.

그녀의 속성이 95%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함.

사실상...”


“무적이 따로 없네.”


“나도 그 말에는 동의.”


“그럼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마법소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미카엘은 이전에 온 괴물들과 달리 변수가 적어요.

그 육체는 무적에 가깝지만.

술식 기교는 꽤나 단조로운 편이에요.

즉...

대응 자체는 쉬워요.”


“힘의 규모가 미친 것만 아니면 말이죠.”


소환사는 마법소녀의 말에 딴죽을 걸었고,

그러자 마법소녀는 풀이 죽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래도!

어떻게든 지금보다 약하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가 대응할 수 있을지 몰라요!

다른 건 몰라도.

우리들의 호흡은 그 어떤 팀보다 뛰어나요!

서로가 보조를 맞추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라면...

절반 이하 정도로만 낮추면 어떻게든...”


“미카엘은 정화 술식도 사용함.

즉. 웬만한 약체화 방법은 전혀 먹히지 않을 것임.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하들.

자기 회복 술식을 사용한다면.

가뜩이나 높은 재생력이 올라가서 더욱 골치 아픔.”


“그럼 살인귀를 지키면서 전투하면 어떨까?

살인귀의 공격은 최대 체력 비례라.

상대가 미카엘이라도 충분히 피해를 줄 수가 있잖아?

회복 감소도 있고...

특수 스킬도 좋잖아?”


“회복 감소 100%를 깎아도.

나머지 부분이 회복하는 것은 나도 시스템 메시지로 봤어.

그리고...

내가 방금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를 사용했을 때.

놈은 멈추어진 세계 속에서 억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정신 나간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었어.

만약 내가 그걸 사용한다면.

난 미카엘과 1대1로 싸워야 해.

그 결과는...

아까도 봤으니. 다들 알지?”


월검향의 공격이 그나마 박히긴 하지만.

미카엘은 살인귀의 회복 감소를 넘어서는 회복력에,

멈추어진 세계 속에서 멀쩡히 움직여버리는 미친 괴물이었다.

사실상.

이번 전투에선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스킬이었고,

그의 말에 거짓된 영웅들 사이로 암운이 감돌았다.


“골치 아프네.

그 먼치킨 같은 육체만 어떻게 약하게 할 방법은 없나...?”


지금까지 사용한 거짓된 영웅들의 모든 방법이 먹히지 않는 상대였다.

전투는커녕.

가지고 놀아지는 힘의 차이.

이걸 줄이지 않으면.

대응책도 서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거짓된 영웅들은 이 사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야...

1주일 뒤에도 맥없이 당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루시퍼가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딱 하나...

내가 한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어.”


“방법? 진짜?”


“응...

내 예상이 맞다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야.

다만 ‘그걸’ 가져오려면.

내가 잠시 신계에 다녀와야 해.”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번 전쟁에서 각 세계에서 온 방법들이 연합군 내에서 섞이고 있거든.

그 와중에 3세계에서 온 인간들에게서 꽤나 독특한 방법을 배웠어.

나의 언니들이 현재 4세계의 괴물이라지만.

그 근본은 최상위 종족인 천족.

아마...

3세계 측의 술식을 이용해.

‘그걸’로 내 언니들을 저주한다면.

먹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

나도 웬만하면 쓰고 싶지 않지만...”


“우리들이 상대할 정도로 약체화 된다?”


“아마도 그렇겠지.

하지만 내 언니들은 강해.

저주를 통해 육체를 약화시킨다고 해도.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닐 거야.

자신의 육체가 약해졌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 술식을 두를걸?

그게 천족의 기본 전투방식이니 말이야.”


“확실히...

미카엘은 저희들의 공격이 거의 안 먹혔으니까요...”


최대 체력 비례 피해를 가진 월검향을 제외하곤.

미카엘에게 제대로 피해가 들어가지 않았다.

약화시킨다고 하들.

얼마나 피해를 줄지는 미지수였다.

그 사실에 힐 하는 마왕은 손뼉을 딱 쳤다.


“그럼 생각을 바꾸면 어떨까?”


“?”


“미카엘은 재생력이 엄청 높잖아?

그럼 그걸 이용하는 공격을 하면 어떨까?

우리들의 공격이 박히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재생력으로 죽게 만드는 거야.”


“....방법은?”


“...글쎄? 그건 지금 생각해봐야지.”


“.......”


그 말에 영웅왕은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어쩌면....”


“?”


“짐이 가지고 있는 것이 쓸모 있을지 모르겠군.”


“뭐!? 있어!?”


“정확히는 짐이 빼앗은 거지만 말이다.”


영웅왕은 그 말과 함께 자신의 <왕의 권한>을 열었고,

그러자 검은 공간에서 붉은 낫이 튀어나와.

지면에 박혔다.

낫에서는 불길한 어둠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걸 본 루시퍼는 눈살을 찌푸렸다.


“신기? 반쪽짜리인 네가 이런걸?”


“이곳에 소환되기 전.

짐이 죽였던 죽음의 신. 에레시키갈의 무기다.

그 효과는 회복 반전.

베인 상대의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썩게 만들지.

허나...”


영웅왕은 한숨을 내쉬었다.


“짐은 신성이 부족하여 사용하지 못 한다.

애초에 이건 신성하고 순수한 존재가 아니고선.

사용하지 못하는 무기다.

그렇기에 짐이 잊고 있었다만....”


“마침 딱 한 명 있네...

여기서 쓸 수 있는 한 사람...”


신성하고 순수한 존재라고 부를 수 있는 적합자가 마침 이곳에 있었다.

그 말에 루시퍼는 조용히 그것을 바라보더니,

곧 다가가 죽음의 낫을 들었다.


“이런 것을 구하다니,..

프레이야에게 소환되기 전에 뭐 하는 놈인지 묻고 싶지만.

부러진 내 낫을 대신해서 잘 쓸게.”


“짐이 친히 하사한 거다.

그에 따른 성과를 내도록.”


고개를 뻣뻣이 들고 말하는 영웅왕의 모습에 루시퍼는 낫을 살피다가 딴죽을 걸었다.


“넌 죽었다가 살아나도 그 오만을 버리지 못하네.”


“오만이 곧 짐이다.”


영웅왕다운 대답이었다.

그 말에 힐 하는 마왕이 루시퍼에게 다가갔다.


“이 녀석은 원래 솔직하지 못한 친구니까.

그러려니 넘어가. 루시퍼.”


“기어오르지 마라!”


투닥거리는 거짓된 영웅들을 한 번 훑어본 루시퍼는 나무 벽면에 낫을 휘둘러 상처를 내더니,

그곳에 자신의 손을 뻗었다.


“<힐>!”


바스스슥!!


순식간에 썩어들어가는 나무 벽면의 모습에 루시퍼는 고개를 끄덕였다.


“효과는 확실해.

이거면...

나의 언니라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 거야.

물론 내가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그건 걱정하지마.

우리 거짓된 영웅들이 미카엘의 공격을 막겠어. 그러니...”


루시퍼는 그 말에 자신이 쥐고 있는 낫에 힘을 주었다.


“내가 숨통을 끊어야겠지...”


“네가 숨통을 끊는 것이 아니다.

미카엘은 자기 스스로의 회복력에 죽게 될 것이다.”


힘없이 중얼거리는 루시퍼의 모습에 영웅왕은 나름의 격려를 하였고,

그러자 루시퍼는 자신의 것이 된 낫을 어깨에 짊어 지었다.


“알고 있어.

하지만 그것은 자기합리화에 불과한 말이지...

3일 뒤에 다시 돌아오겠어.

부디 그때까지 푹 쉬는 것이 좋을 거야...

내가 돌아온 직후엔 바쁠 테니까 말이지.”


“알겠어.”


그 대화를 끝으로 루시퍼는 힘없이 날개를 움직이며 그곳을 떠났고,

그녀가 떠나자. 거짓된 영웅들은 그녀가 사라진 곳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잠시 뒤. 거짓된 영웅들이 찰나의 휴식을 얻는 동안.

월검향은 영웅왕을 찾아갔다.


“영웅왕. 너는 루시퍼를 믿어?”


“그녀가 자기 언니를 죽이는 것 말이냐?”


“그래.”


“.......”


그 말에 영웅왕은 자신이 서 있는 성벽에서 저 너머를 보았다.


“확실히. 루시퍼에겐 아직 갈등이 있다.

허나...

그녀를 믿지 못하면.

남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지?”


“....도박이란 거군.”


영웅왕은 루시퍼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독이든 성배일 지어라도.

왕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는 법.

미카엘을 쓰러뜨리려면.

반드시 루시퍼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건 이번 전투의 절대적인 전제지.

그렇다면 우리는 좋든 싫든. 루시퍼를 믿을 수밖에 없다.

설사. 그녀가 마지막에 우리를 배신할지어라도...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긴... 그건 그렇네.”


“하지만...”


“?”


“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세상을 지켜봐 왔다.

빛의 주신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말이지.

아마 질릴 대로 질려있을 것이다.

많이 불안정한 상태이지...

만약에...

만약에 더 나은 길이 있다면.

그녀는 그걸 택할지도 모르겠군.

대천사란 지위를 포기하면서 말이지...”


“......”


미래를 보고 온 것처럼 영웅왕은 정확히 상대를 판단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속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곁에 다가갔다.


“살인귀.”


“왜?”


“짐은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상대하는 저 괴물들이란 존재들은...

어쩌면 사악하지 않는 존재들일 수도 있다.”


“바보 같은 말이네.”


“맞다. 바보 같은 말이지.

저들은 윤회의 궤란 시스템에서 쫓겨나.

4세계로 추락한 악한 영혼들이니 말이다...

허나... 짐은 의문이 드는구나.

그들을 평가한 주신들이란 존재들은.

과연.

절대적인 선이라 칭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말이다.

누가 불멸자들의 선을 보증할 수 있는가?

거기에 대답은 ‘없다’다.

선에 대한 보증이 없는데.

4세계로 보낸 영혼들을 악이라 규정할 수 있는가?”


“..........”


영웅왕은 누군가를 생각하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짐의 벗도 그랬다.

그는 좋은 벗이었다.

허나...

오만한 신들은 내 벗을 저주하고 병으로 죽였지.

이때부터 짐은 생각했노라.

신들은 인간이 따라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필멸자들의 방해가 되는 존재.

그렇기에 짐은 벗의 복수와 인간의 세상을 열기 위해.

신들을 모조리 죽였다.

그리고...

이곳으로 소환됐지.

어쩌면 괴물들이란 저 존재들은...

짐과 비슷할지 모르겠군.”


“동정하는 거야?”


“동정하는 것이 아니다.

적으로서.

적의 입장을 이해 하는 것이다.

왕은 모든 일을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서 판단해야 하는 법이다.

괴물들은 현재 세상을 파멸시키고 있지만.

그 원인은 누구이지?

그들을 4세계로 보낸 주신들이 아니더냐?

만약 짐도 신들에게 패배해 4세계로 갔다면...

저들의 행동에 동참했을 것이다.”


“........”


월검향은 말없이 영웅왕을 보았고,

그러자 그는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쩌면 세상은 너무나 오랫동안 멈추어졌을지도 모르겠군.

아무리 본질이 선하다고 하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 법.

어쩌면....

이 전쟁은 거대한 홍수일지도 모르겠군...”


초연한 영웅왕의 모습에 월검향은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


“그럼 이 전쟁이 끝나면 더 나은 세상이 될까? 영웅왕?”


“그건 짐조차 알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점은.

전쟁이 끝난 직후에는 큰 혼란이 여기저기서 터지겠지.

그리고 다시 법칙이 세워질 것이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더 나아진 세상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더 억압된 세상이 될 수도 있겠지.

홍수란 그런 것이다. 살인귀.”


“하지만 우리에겐 너무나 먼 이야기네.”


“그러하다.

현재의 우리는 홍수가 끝난 뒤의 일이 아닌.

홍수의 피해를 줄여야 해야겠지...

우리 거짓된 영웅들도, 괴물들도,

필멸자들와 불멸자들도.

모두 홍수에 휘말린 나뭇잎 신세니 말이다.”


월검향은 그 말에 동의하며 몸을 돌렸다.


“살인귀.”


“?”


이곳의 떠나려던 월검향의 다리가 멈춘다.


“너는 미래의 일을 알고 있군.”


“....!!!”


“짐은 이성과 합리로서 미래를 예측한다.

허나 너는...

비정상적이라 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미래를 인지하고 있군.

마치 미래에서 온 것처럼 말이다.

짐의 말은 범인들이 쉽게 인정할 수 있는 말이 아닌데도 말이다.

안 그러느냐? 살인귀?”


“.........”


영웅왕이 슬쩍 고개를 돌려 붉은 눈동자로 월검향을 바라보았다.


“스스로도 사정이 있을 것이니.

그 이상은 묻지 않고,

다른 거짓된 영웅들에게도 말하지 않겠다.

다만 이것을 알아주면 좋겠군.

만약 스스로의 짐이 무겁다고 생각된다면...

다른 동료들에게 말해라.

그럼 그들은 기꺼이 그 짐을 함께 짊어줄 것이다.

거짓된 영웅들은 너의 동료이자 전우니 말이다.”


“그건 너도 포함이야?”


“너답지 않게 바보 같은 질문이군.”


영웅왕은 은은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등을 돌렸다.

정답이란 소리겠지.


“고마워...”


“바보 같은 소리를 하지 마라.”


그 말을 끝으로 영웅왕이 손을 들자.

월검향은 알았다는 듯이 끄덕이고는 다시 다리를 움직였다.

그것은 영웅왕 자신이 더이상 할 말이 없다는 신호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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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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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1 23.03.05 11 2 25쪽
482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1 23.03.05 15 2 27쪽
481 제 481화 인간과 괴물의 전투. +1 23.03.05 10 2 19쪽
480 제 480화 게임에 버그가 일어나다?!!! +1 23.03.05 11 2 17쪽
479 제 479화 방패의 라잔과의 혈투 +1 23.03.05 10 2 25쪽
478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1 23.03.05 12 2 27쪽
477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1 23.03.05 10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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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 제 473화 대천사 루시퍼. 4세계로 향한다. +1 23.03.05 12 2 21쪽
472 제 472화 방패의 라잔. +1 23.03.05 13 2 21쪽
471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1 23.03.05 12 2 23쪽
470 제 470화 미카엘의 정의. +1 23.03.05 10 2 28쪽
469 제 469화 눈물 흘리며 싸우는 두 명의 천사 자매. +1 23.03.05 10 2 21쪽
468 제 468화 한계에 도달한 미카엘 +1 23.03.05 11 2 17쪽
467 제 467화 루시퍼와 거짓된 영웅들VS미카엘. +1 23.03.05 10 2 19쪽
466 제 466화 루시퍼의 칵테일. +1 23.03.05 11 2 21쪽
465 제 465화 천사의 패륜. +1 23.03.05 12 2 23쪽
464 제 464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 +1 23.03.05 10 2 27쪽
463 제 463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1 23.03.05 12 2 19쪽
»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1 23.03.05 13 2 27쪽
461 제 461화 처참한 패배. +1 23.03.05 10 2 26쪽
460 제 460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 +1 23.03.05 11 2 25쪽
459 제 459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1 23.03.05 11 2 21쪽
458 제 458화 절망으로! +1 23.03.05 13 2 22쪽
457 제 457화 희망에서... +1 23.03.05 12 2 22쪽
456 제 456화 666의 괴물의 묘비. +1 23.03.05 10 2 20쪽
455 제 455화 월검향. 잡아먹히다!? +1 23.03.05 11 2 29쪽
454 제 454화 고통 받는 월검향. +1 23.03.05 9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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