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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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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작성
23.03.0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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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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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6쪽

제 445화 대천사와의 작별.

DUMMY

몸 내부를 가득 채우는 듯한 따뜻함에 월검향은 계속 눈을 감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강제로 밀려 나가는 감각에 그는 어쩔 수가 없는 듯이 의식을 차렸고,

그러자 죽기 전의 기억들이 살아나. 월검향의 머릿속을 채워나갔다.


“난...

죽은 거군...”


자신은 분명...

광기의 삼서와의 싸움에서 HP가 0이 되어 사망하였다.

그렇다면 현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일까?

삼서에게 패배하여 모두 그의 장난감이 되어있을 것인가?

아니면. 광기의 삼서 또한 그곳에서 쓰러진 것인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진다.


파앗!


그가 눈을 뜨자. 눈 부신 빛에 자연스럽게 표정이 찡그려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월검향의 눈동자에 다른 거짓된 영웅들의 모습이 서서히 선명해지고,

그들도 월검향과 동일 시각에 부활했는지.

월검향처럼 주위 동료들을 살피고 있었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죽은 거짓된 영웅은 누굴까?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아는 사람?”


거짓된 영웅들 중 소환사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한 소환사의 질문에 힐 하는 마왕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해주었다.


“내가 광기의 삼서는 쓰러뜨렸어.”


광기의 삼서의 패배.

그 사실에 거짓된 영웅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여 웃었지만.

힐 하는 마왕은 우울하기만 했다.

그 모습에 마법소녀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다행이군요!

근데... 표정이 왜 그러죠?”


“놈이 자폭해버렸어...

그것도 소돔과 고모라까지 날려버릴 정도의 폭발로...”


“......”


광기의 삼서를 쓰러뜨렸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거짓된 영웅들이었지만.

그들이 지키고 있던 도시들이 모조리 날아갔다는 말에 그대로 굳는다.

그 말은...

그들이 있는 동굴에서 빠져나온다면.

바깥에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를 제외하고...

바깥에 아무도 없다는 거야?”


“괴물은 거짓말을 못 하니까...

그렇겠지...”


힐 하는 마왕의 대답에 거짓된 영웅들 사이로 불길한 침묵이 흘렀다.

누구도 말을 먼저 꺼낼 수 없는 어색한 침묵 속.

‘누군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니. 너희가 염려하는 일은 없어. 영웅 나리들.”


그들이 있는 동굴로 걸어들어오는 한 명의 인영이 보였다.

붉은 날개의 천사이자. 켈렌트의 부관인 루시퍼였다.

루시퍼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하였고,

그러자 루시퍼는 그들의 앞으로 다가와.

그들 모두를 쓰윽! 훑어보았다.


“죽어도 부활한다고 이야기를 들었긴 했지만...

정말로 이곳에서 부활하다니.

프레이야 녀석이 너희들을 어디서 구해왔는지.

궁금해질 지경인걸?”


“우리가 없었던 시점이나 빨리 설명해라. 천족.”


영웅왕의 날이 선 질문에 루시퍼는 눈을 좁히며 그를 노려보더니 곧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전의 루시퍼가 독기에 가득 찬 모습이라면.

지금은 뭐랄까...?

힘이 빠진 느낌에 거짓된 영웅들은 어리둥절하였고,

그 반응을 이해한다는 듯이 루시퍼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재촉하지 않아도.

내가 지금 너희들에게 설명할 참이야.

지금 부활해서 몸 상태가 좋지는 않겠지만.

부디 졸지 않고 잘 들어주기를 바래. 거짓된 영웅들.”


---------------------------------------------------


수많은 고철 더미의 산.

사방에 산화된 철과 화약의 냄새가 퍼져나갔다.


“후우.....후우....”


대체 얼마나 벤 것인 걸까?

그녀의 낫에 묻은 검은 기름이 그녀가 이곳에서 얼마나 버텼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루시퍼는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을 처리한 후.

멜키오르 앞에 수없이 쌓인 고철의 산에 기댄 상태로 지면에 주저앉아버렸다.

하도 적을 처리하다 보니,

대천사인 그녀마저도 지쳐 나가떨어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쉬면서도 워프 게이트를 쉬지 않고 감시했다.

그렇게 얼마나 쉬었을까?

더는 작동하지 않는 워프 게이트의 모습에 루시퍼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더는 안 오네..?

어쩌면...”


거짓된 영웅들이 666의 괴물을 상대로 몰아붙이고 있다 보니,

이곳을 침공하는 병력들을 방어에 돌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루시퍼는 그 가설을 바로 부정했다.


“그럴 리가 없어...

666의 괴물의 이름을 가진 자가 밀린다?

그건 불가능해.”


불멸자인 주신들도 666의 괴물 한 명을 상대하는 데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을 정도였고,

대천사인 루시퍼라도 666의 괴물이면 방어전을 하는 것이 한계였다.

그런데...

겨우 7명이 666의 괴물의 목을 벤다?

그것이 말이 되나?

그것도 약해빠진 필멸자들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분명 그래야만 했다...

왜냐하면....


“만약 너희가 그러한 일을 해낸다면....

켈렌트님의 판단을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


수많은 우주가 불타는 시간 동안.

루시퍼란 대천사는 필멸자들을 청소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어느 날.

빛의 주신은 갑자기 마음을 바꿔,

필멸자들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루시퍼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고난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천족이란 존재 자체가 필멸자들을 죽이기 위한 종족이다 보니,

새롭게 창설된 규칙에 따라 세계를 운영하기에는 천족은 부적합했다.

이 때문에 빛의 주신은 2세계의 신족을 모방한 1세계 신족을 만들어 사무업무에 두었고,

천족은 그 아래에서 실무를 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 결과. 루시퍼의 부관 자리는 프레이야에게 내줘야만 했다.

이로 인한 루시퍼의 배신감은 하늘을 찔렀지만....

그녀가 무시하는 필멸자란 존재들이,

그녀를 넘어서는 업적을 해낸다면.

아무리 루시퍼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겠지...

이 사실에 루시퍼는 고개를 도리질하여,

거짓된 영웅들이 전멸당한 후.

이곳에 올 병력들을 기다렸지만...


“끄응...

오지 않아...”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워프 게이트는 계속 침묵했을 뿐이었다.

더 이상 병력을 토해내지 않는 워프 게이트의 모습에 그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가봐야 하나?”


거짓된 영웅들이 광기의 삼서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줬다면...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었다.

666의 괴물이란 존재들은 하나하나가 강력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

하지만 그들은 소수였고,

그렇기에 그들 중 한 명을 쓰러뜨린다면.

전쟁의 부담을 상당히 해소할 수가 있었다.

실제로 강물의 에린의 죽음으로 해군 병력의 지원이 생긴 것을 생각하면.

그 생각은 타당했다.

하지만....

루시퍼는 이곳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666의 괴물....”


그녀는 자신의 망가진 날개를 보았다.

그래...

까마득히 먼 과거에서 돌아온 적이자.

불멸자들에게 저항했던 필멸자들의 왕.

고블린킹이 그녀에게 남긴 상흔이었다.

까마득한 과거엔 불멸자들은 필멸자들을 기생충으로 여겨 박멸하려고 했었고,

이에 대응하여 현재 고블린킹이라 불리는 고블린이 그녀를 막아섰었다.

단독으로 대천사인 루시퍼를 물고 늘어질 정도의 필멸자이었지만.

단지 그것뿐.

빛의 주신 켈렌트의 변덕이 아니었으면.

멸망 당할 정도의 약한 힘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기억 한구석에서 옛날에 잊힌 존재였지만...

수많은 시간을 넘어 돌아와,

천 년 전 전쟁에서 그녀의 앞에 다시 섰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힘을 가진 상태로...


“.....”


너무나 쉽게..

주신의 부관인 자신을 압도했다...

그것도 수많은 시간 동안 전투를 치러온 자신을!

고블린 따위가 말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그 고블린은 더 이상 필멸자가 아닌 괴물이 되었고,

666의 괴물 중 한 명이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졌다는 것은 부끄러운 사실이 아니었다.


“.............후우.”


이 전쟁에서 주 전선은 ‘지옥’. 그 자체.

드림랜드가 빛의 주신의 ‘성지’가 아니었다면.

이 행성은 몇 번이라도 박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666의 괴물들이란 망할 자식들에겐 그러한 힘이 충분히 있었고...

그것은 아무리 그녀라도 맞설 힘이 아니었다.


“필멸자는 약해...

하지만....”


현재 연합군들을 압도하고 있는 ‘괴물’들은....

한때 ‘필멸자’였다...

그녀는 그 사실을 너무나 믿고 싶지 않았지만...

666의 괴물 하나하나가 과거에 악명을 떨치다 보니,

모르고 싶어도 알 수밖에 없었다.


“타락용사 온칼로... 위치퀸... 고블린킹... 방패의 라잔...”


수 많은 이름들...

그들이 죽는 순간을 루시퍼는 직접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죽음에서 되돌아와.

힘을 합쳐 연합군들을 도륙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몇 번이나 목이 날아갈 뻔한 루시퍼는 현재 너무 지쳐있었다.


“....어?”


그렇게 고뇌한 지 얼마나 됐을까?

그녀가 쌓아둔 고철 더미의 산들이 서서히 투명해지더니 사라져가자.

루시퍼는 기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체....?

서....설마....!?”


이 현상은 그녀가 몇 번이나 본 적 있는 것이었다.

괴물의 ‘죽음’.

괴물이 죽으면.

그 존재가 능력으로 만든 것이나,

소지품은 모조리 4세계로 끌려 들어가.

그곳의 양분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겼다고? 666의 괴물을 상대로?

말도 안 돼....!!!

어떻게 그러한 공포를 상대로....?”


믿을 수 없었다.

그 666의 괴물이....

최후를 맞이했다고..?

그것도 7명의 필멸자에게...?

이 사실에 루시퍼는 경악했지만...

곧 저 너머에서 반짝이는 빛에 눈을 크게 떴다.


“윽!?!! 막대한 에너지?!!!”


급하게 보호 술식을 만들어 그녀의 앞으로 거대한 보호막을 만들었다.

그러자 그 직후. 막대한 압력이 보호막에 부딪혀왔고,

루시퍼의 육체가 뒤로 쭈욱! 밀려 나갔다!


“내가.....

이런 걸 한두 번 막아본 줄 알아!?!”


666의 괴물과 싸움에서도.

먼 옛날에 어둠의 주신의 부관. 벨제부브의 여파를 막았을 때도.

몇 번이나 사용한 술식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모든 힘을 동원했다!


“하아아아아아앗!!!!”


대천사란 이름에 걸맞게 제4의 도시를 날려버리고,

소돔과 고모라까지 갈아버리는 폭발을 정면에서 막아낸다.

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의 힘이 부족한 것을 깨달았다.


“마...망할! 상처가!!!”


이전 전투에서의 상처가 벌어져 피를 뿜어내고,

이에 따라 그녀에게서 나오는 찬란한 빛이 줄어들어 가기 시작했다.

몇 시간에 걸친 방어전 때문에 지쳐있었기 때문이겠지...

이 사실에 루시퍼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대로면....”


거짓된 영웅들이 부탁한 병자들과 뒤의 도시들까지 모조리 날아가고 말겠지.

그녀가 혼자라면 언제라도 몸을 뺄 자신이 있었지만...


“망할 필멸자들이 해냈는데!

내가 이거라도 해줘야지!!!”


루시퍼에게도 긍지와 명예가 있다.

그들이 먼저 약속을 지킨 이상.

그녀 또한 그것을 지켜주는 것이 도리였다.

그들은 666의 괴물이란 이름의 공포를 꺾음으로써,

불멸자조차 이루기 힘든 위업을 달성해줬다.

그렇기에....

루시퍼는 자신도 소멸할 것을 각오하고는 눈앞의 폭발을 막아냈다!


으득!


몸에서 불쾌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자신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비록 위력이 크게 줄었다지만...

이대로라면 고모라까지는 확실히 증발했다.

좀 더....

좀 더 피해를 줄여야.....


“힘들어 보이네요. 루시퍼.”


“....너어?”


루시퍼의 곁으로 싱긋 웃고 있는 프레이야가 다가왔고,

그런 그녀의 등장에 루시퍼는 눈을 크게 떴다.


“프레이야! 넌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넌 전투를 못 하잖아!

당장 이곳에서 도망쳐!”


프레이야는 본래가 사무업무를 위해 만들어졌기에,

전투에 특화된 루시퍼와 사정이 달랐다.

그렇기에 그녀만이라도 대피시키려는 루시퍼였지만...

프레이야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당연히 당신을 도와드리러 왔지요. 후후.”


뭐라고 항변하고 싶은 루시퍼였지만.

그녀는 꺾이기 직전이었고,

그 모습을 확인한 프레이야는 자신의 검을 검집에서 서서히 꺼내어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다.


“필멸자들의 빛은....

너무나 아름답다니까요...

이렇게나 찬란한 빛이라니. 후훗.”


파아아아아앗!!!!!


프레이야의 검에서 루시퍼가 펼친 술식을 붕괴시키고,

바깥을 향해 질주하는 오색찬란한 빛이 사방을 향해 흩어져 갔다.


“뭐라고?!!!!!!!”


그러자 그것은 바깥에서 오는 모든 에너지를 삼키고는 그대로 소멸해버렸고,

그렇게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지자. 프레이야는 루시퍼에게 생긋 웃었다.


“간단하죠?”


“그 힘은...

어떻게 된 거야...?”


“후훗. 이 힘을 얻느라 꽤나 고생했지만...

대단하지 않나요?”


“.........”


본래의 프레이야로선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거대한 힘이었다.

하지만 루시퍼는 그녀를 더는 추궁하지 않고는 눈을 좁힐 뿐이었다.

현재 연합군은 괴물들을 상대로 한 이 절망적인 전쟁에서.

이단으로 취급되는 힘까지 모조리 사용하고 있으므로,

프레이야가 현재 사용하는 힘도 그곳에 속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저 힘 때문에 빛의 주신에게 나중에 사형당할지도 몰랐지만...


“더는 그 힘에 대해선 캐묻지 않겠어...

다만 빛의 주신에게 들키질 않길 바랄게. 프레이야.”


“괜찮아요.

빛의 주신님도 저를 이해할 때가 올 것이니까요.

저는 언제나 필멸자들을 위할 뿐이랍니다.

윽!”


프레이야의 검에서 나오는 빛이 깜박였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고통을 참는 듯이 손을 부르륵! 떨더니,

지면에 검을 꽂아 쓰러지는 몸을 지탱하였고.

그 모습에 루시퍼는 놀라 물었다.


“괜찮아?”


“조금 반발이 있었을 뿐이에요.

다만....

내상이 생겼네요... 콜록!.”


프레이야는 그 말과 함께 기침하자 피가 섞여 나왔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는 루시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거짓된 영웅분들은 결계의 중심부에서 곧 부활할 예정이에요.

그들에게 이 상황을 대신 설명해주겠어요?

저는 회복에 전념해야 할 것 같아서요.”


창백해진 프레이야의 얼굴을 보며 루시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알겠어. 부디 무리하지마. 프레이야.”


“물론이죠. 저희는 빛의 주신의 두 부관이니까요. 후훗.”


------------------------------------------------------


“...그렇게 해서.

프레이야는 회복 중이라.

내가 대신 너희에게 설명하러 온 거야.”


“그럼 바깥은....?”


“모두 무사해.

환자들은 고모라 구석에 격리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죽지 않도록 신관들을 붙였으니,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은 괜찮을걸?”


666의 괴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냈다.

그 사실에 거짓된 영웅들의 안색에 화색이 돌았다.


“우리를 도와줘서 고마워! 루시퍼!”


힐 하는 마왕의 감사 인사에 루시퍼는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부끄러운 듯이 헛기침하며 뒷말을 이었다.


“감사 인사를 해야 하는 쪽은 내 쪽이야.

설마...

단기간에 666의 괴물을 두 명이나 처리하다니?

이번 일은 수많은 세월을 살아온 나라지만 놀라워.

너희는 영웅이야.

거대한 악을 무찌른 영웅들!

원래라면 너희를 위해 축제라도 여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아직 666의 괴물들이 많으니까 말이지.”


쓰러진 666의 괴물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고,

그들은 현재 드림랜드 곳곳을 짓밟는 중이었다.

거짓된 영웅들이 두 명의 666의 괴물들을 쓰러뜨렸다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이 현실.

그렇기에 승리를 자축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이것으로 이 전쟁에서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그리고... 미안해!

너희들에게 그렇게 대한 것은 진심으로 사과할게.

솔직히 난 필멸자들을 불신하는 쪽인데....”


루시퍼는 거짓된 영웅들에게 그녀답지 않은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너희는 믿어도 될 것 같아.

어쩌면 너희와 같은 영웅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지.

정말이지...

근래에 너무 많은 경험을 한다니까?”


루시퍼는 그 말과 함께 거짓된 영웅들을 온화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이 순간에도.

세상 각지에서 온 영웅들은 4세계 괴물에 맞서 싸우고 있겠지.

너희와 같은 영웅이 한 명이라도 있는 한.

나는 이 전쟁이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지금은 불리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고 세상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거야.”


“당연하지.”


희망찬 힐 하는 마왕의 대답에 루시퍼는 따듯한 눈길로 거짓된 영웅들의 얼굴을 하나하나씩 둘러보았다.


“너희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아쉽게도 주신들이 날 전선으로 부르고 있어.

이 때문에 이곳에서의 용무가 끝난 나는 그곳으로 가야 해.

그러니... 너희들의 생존을 기원할게. 거짓된 영웅들.”


“너도 이 전쟁에서 죽질 않길 바랄게. 루시퍼.”


“그래.”


대천사의 붉은 날개가 펼쳐졌다.

완전히 회복된 날개에서 나온 붉은 깃털들이 떨어져 가는 벚꽃처럼 지상을 향해 춤을 추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마법소녀와 검귀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럼 안녕. 거짓된 영웅들. 언젠가 다시 만나자.”


루시퍼는 그 말을 끝으로 동굴에서 떠나 모습을 감추었고,

거짓된 영웅들은 서로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의외로 괜찮은 친구였네. 그렇지?”


“그러게요.”


첫 만남에선 까칠한 태도를 보여준 루시퍼였기에 다소 불만을 가진 거짓된 영웅들이었지만.

이번 일로 모두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소환사가 맞장구치자. 월검향은 딴죽을 걸었다.


“처음의 너 같았지?”


소환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녀는 분명 거짓된 영웅들에게 루시퍼와 비슷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에 그녀는 귀까지 빨개져 가며 변명했다.


“그때는 프레이야에게 멋대로 소환되어 낯선 상태였으니 그렇죠!!!

생각해봐요! 처음 보는 이들이 주위에 가득한데.

누가 친근하게 대하겠어요?”


“나는 모두에게 친근하게 대했는데?”


“당신은 아무 생각이 없으니까 그렇죠! 힐 하는 마왕!!!!”


“엘프가 공격적인 것은 아닐까?”


“자자. 둘 다 그만해.

과거보단 지금이 중요한 거 아니겠어?”


“그건 그렇지.”

“그건 그렇죠.”


중요한 사실은 666의 괴물과 싸우는 든든한 동료라는 점이었고,

서로가 신뢰하기에 그들은 666의 괴물을 쓰러뜨린다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힐 하는 마왕과 소환사는 말싸움을 그만하였다.

...진심으로 싸운 게 아니라. 말장난하며 노는 거였지만 말이다.


“자아! 666의 괴물에게 따낸 두 번째 승리야!

모두 같이 술이라도 마실까!?”


힐 하는 마왕이 먼저 힘차게 외쳤고, 그 외침에 소환사는 웃었다.


“멍청한 당신답지 않게 나쁘지 않은 제안이네요.

오늘은 기분이에요. 기꺼이 어울려 드리죠.”


“지금이 아니면 마실 기회가 없을 테니까!”


검귀도 힐 하는 마왕의 의견에 맞장구를 쳐주었고,

대도서관도 동의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마법소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였다.


“저어...

저는 미성년자라 술은 안 돼요.”


“이번 경우는 상관없지 않을까?”


“애한테 술 먹이지 마!”


힐 하는 마왕과 검귀가 티격태격한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월검향은 미소지으며 조용히 나왔다.

그러자 영웅왕이 그를 막아섰다.


“?”


“괴물들은 내가 감시하지.

너도 저 자리에서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살인귀.”


“...눈치챘어?”


“누군가는 외적을 감시해야 하지 않겠느냐?

외적을 방어하는 것.

그것은 짐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니 오늘은...

이 승리를 저들과 함께 기뻐하도록 해라. 살인귀.”


“....너는?”


“짐은 백성들이 기뻐하는 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영웅왕은 그 말만을 남기고 그곳을 떠났고,

그 직후. 월검향의 허리를 힐 하는 마왕이 감싸 안았다.


“어디 가려고! 친구!

너도 같이 마셔야지! 안 그래? 친구!?”


“......”


동료끼리 함께 마신다라...

월검향으로선 처음 하는 경험이었지만.

다른 동료들을 모두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소란스러운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


“나 먼저 돌아갈게.”


“잘 가라구~~! 살인귀~!”


몇 시간 뒤.

월검향은 술에 취해 혀가 꼬인 소환사의 작별인사를 들으며 숙소로 배정된 방안으로 돌아왔다.


“으으..”


백지장처럼 창백해진 월검향은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을 느끼면서도 기부좌를 하였다.


“...내공이 없는 육체니, 상당히 머리 아프군.”


본래의 그라면.

내공을 사용해 취기를 통제했겠지만.

현재 살인귀의 육체인 이상.

그러한 일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기부좌는 의미 없는 행위에 불과했지만.

그는 생각을 정리하고자. 자연스럽게 한 것이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앉아있으니,

취기로 달아올랐던 마음이 진정되는 것이 느껴졌다.


“지독한 놈들.... 대체 얼마나 먹이는 건지....”


술 마시고 죽은 다음에 부활하려고 했는지.

몇 통이나 되는 참나무통을 3시간 만에 비웠다.

소환사는 술김에 자기의 아버지인 파프닐까지 소환하였고,

이 때문에 거리에 소란이 일어났을 정도였다.

뭐. 거짓된 영웅들인 만큼 여차여차 해결은 됐지만...


[내 딸은 절대 못 줘! 이 시커먼 수컷들아!!!

못 준다고!!

내가 너희들의 바지 속을 모를 것 같아!?

감히 내 딸을!!! 으어어어어어엉!!!!!!!!!]


딸을 못 준다면서 술주정하는 블랙 드래곤이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래도... 즐겁군.”


함께 있으면 즐거운 동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월검향은 따뜻한 웃음을 지었다.

피로 얼룩진 자신의 삶에서 저렇게나 순수한 동료들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월검향을 죽이기 위해 보낸 암살자들이나,

어떻게든 그를 이용하려는 이들은 몰라도.

단순히 웃고 즐기기 위해 모여서 놀다니...

생소하지만 즐거운 경험이라 생각하면서 월검향은 눈을 감았다.

그러자 방문으로 반투명한 고블린킹이 걸어들어왔다.


[여어~. 술에 젖어있군?

내일 대화할까?]


“아니. 지금 이야기를 하지. 고블린킹.”


월검향은 그 말과 함께 정신을 가다듬으며 고블린킹을 보았다.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리긴 했으나.

666의 괴물에 대한 정보를 얻어두는 일은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고블린킹은 어깨에 기댄 창을 벽면에 비스듬히 두고는 입을 열었다.


[다음 올 666의 괴물은....

서열 661위 자매 나비,

서열 662위 자매 나미야.]


“뭐...? 잠깐만?!

그거 설마...”


월검향은 술이 순식간에 달아나는 것을 느꼈다.

지금 고블린킹이 뭐라고 했지?

자매 나미, 자매 나비?

그 뜻은....


“666의 괴물이 두 명이라고?”


[어. 두 명이 올걸?

그녀들은 세트메뉴 같은 녀석들이거든.]


“......”


666의 괴물. 하나도 상대하기 벅찬데.

둘?

지금 장난하나...

월검향은 이 사실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서열은 낮다.

거의 끝자락 서열이니..

어쩌면 희망이 있을지도 몰랐다.


“어느 정도 강하지?”


“개개인은 나보다 약해.

하지만.....”


고블린킹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월검향을 안쓰러운 눈동자로 보았다.


[그녀들의 무력은 서열 두 자리 괴물로 봐도 무방할걸?

조금 특이한 능력을 갖추고 있거든.]


“서열 두 자리... 괴물....”


월검향은 이전에 만났던 서열 13위 괴물.

퀸을 생각하고는 소름 끼친 듯이 자신의 팔뚝을 만졌다.

당시에 작은 오해가 생겨,

퀸이 월검향과 람히르에게 실력행사에 들어갔는데.

이상한 공간으로 월검향과 람히르를 납치하여 제압하려고 했었다.

물론 이에 대응하여 월검향과 람히르는 저항했지만...


“돌겠군.”


처참하게 박살이 났다.

월검향과 람히르 말고도,

네메시스 일행들인 엘프 세레나와 레드드래곤 벨라스트라즈까지 가세했는데도.

서열 13위라는 괴물은 그들을 가볍게 짓밟았다.

그녀의 몸은 만년 한철보다 단단하여 월검향의 모든 힘을 담은 참격으로도 생채기가 고작이었고,

힘은 말도 안 되게 강하여 지맥에 묶어두었는데도.

지맥 채로 뜯어서 걸어 나올 정도였다.

수백 미터에 이르는 지형이 한 번에 뜯겨나가는 것을 본 월검향으로선 공포가 따로 없었다.


“큭!”


다리가 아파져 오는 듯한 감각에 월검향은 표정을 구겼다.

퀸에게 다리를 잡혀 온몸의 뼈가 박살이 난 경험이 있었기에 월검향은 이를 갈았다.

무엇을 해도 답이 안 나오는 강함.

그것을 가지는 것이 서열 두 자리의 괴물이었다.


“다시 서열 2자리 괴물과 싸워야 한다니...”


앞선 서열 3자리 괴물들만 하더라도.

아슬아슬하게 짝이 없는 줄타기나 다름없었는데.

이번에는 서열 2자리란다.

이 사실은 월검향을 절망에 집어넣기에 충분했지만.

거짓된 영웅들이 쓰러뜨린 괴물이란 것을 기억하고는 애써 평정을 유지했다.

과거에 쓰러뜨린 적인 이상. 어떻게든 대항할 방법이 있을 것이다.


“고블린킹. 네가 아는 대로 말해봐.”


[물론이야. 그래서 내가 알려주러 왔잖아.

그녀들의 능력은... 어라?]


고블린킹은 말을 하다 말고 무언가 이상한지 자신의 머리를 붙잡았다.


“왜?”


“...기억이 나지 않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괴물의 기억이 잊힐 리가 없는데?”


반투명한 고블린킹에게 색이 돌아오고,

월검향과 고블린킹을 둘러싼 세상이 회색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러한 급격한 변화에 월검향과 고블린킹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

‘게임’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뭐야?”


“이걸 할 줄 아는 놈은 딱 한 명뿐이지...”


끼이이이익!!!


고블린킹이 들어온 방문을 열고,

보랏빛 체크 무늬의 광대가 방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단지 그것뿐인데도 숨 막힐 듯한 불길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기만의 조커!!!!”


“안 돼요. 안 돼~.

반칙하면 곤란하다고요? 쿠쿡!”


서열 8위의 괴물이자.

이 ‘게임’의 주인.

기만의 조커가 월검향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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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3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1 23.03.05 11 2 25쪽
482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1 23.03.05 15 2 27쪽
481 제 481화 인간과 괴물의 전투. +1 23.03.05 10 2 19쪽
480 제 480화 게임에 버그가 일어나다?!!! +1 23.03.05 11 2 17쪽
479 제 479화 방패의 라잔과의 혈투 +1 23.03.05 10 2 25쪽
478 제 478화 에덴으로 가는 길. +1 23.03.05 12 2 27쪽
477 제 477화 저주받은 구미호의 기원. +1 23.03.05 10 2 25쪽
476 제 476화 구미호 가족들. +1 23.03.05 11 2 15쪽
475 제 475화 구미호족의 현 수장. +1 23.03.05 9 2 29쪽
474 제 474화 마리. 나락으로 가다. +1 23.03.05 8 2 25쪽
473 제 473화 대천사 루시퍼. 4세계로 향한다. +1 23.03.05 12 2 21쪽
472 제 472화 방패의 라잔. +1 23.03.05 13 2 21쪽
471 제 471화 루시퍼와 미카엘. 두 자매의 이별. +1 23.03.05 12 2 23쪽
470 제 470화 미카엘의 정의. +1 23.03.05 10 2 28쪽
469 제 469화 눈물 흘리며 싸우는 두 명의 천사 자매. +1 23.03.05 10 2 21쪽
468 제 468화 한계에 도달한 미카엘 +1 23.03.05 11 2 17쪽
467 제 467화 루시퍼와 거짓된 영웅들VS미카엘. +1 23.03.05 10 2 19쪽
466 제 466화 루시퍼의 칵테일. +1 23.03.05 11 2 21쪽
465 제 465화 천사의 패륜. +1 23.03.05 12 2 23쪽
464 제 464화 소금의 대천사를 잡을 덫. +1 23.03.05 11 2 27쪽
463 제 463화 두 명의 666의 괴물의 만담. +1 23.03.05 12 2 19쪽
462 제 462화 거짓된 영웅들과 루시퍼. +1 23.03.05 13 2 27쪽
461 제 461화 처참한 패배. +1 23.03.05 10 2 26쪽
460 제 460화 루시퍼와 미카엘의 과거. +1 23.03.05 11 2 25쪽
459 제 459화 소금의 대천사. 미카엘. +1 23.03.05 11 2 21쪽
458 제 458화 절망으로! +1 23.03.05 13 2 22쪽
457 제 457화 희망에서... +1 23.03.05 12 2 22쪽
456 제 456화 666의 괴물의 묘비. +1 23.03.05 11 2 20쪽
455 제 455화 월검향. 잡아먹히다!? +1 23.03.05 11 2 29쪽
454 제 454화 고통 받는 월검향. +1 23.03.05 9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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