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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깜이의 서재

판게아의 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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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깜이
작품등록일 :
2020.05.1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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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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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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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게아의 중원 (12화)

DUMMY

[쿵....쿵]


무림맹주 추서길은, 통나무를 듬성듬성 엮어 만든 문틈으로 여민이 갇혀있는 옥안을 살펴보고 있었다. 여민은 벽을 등 진채 결박당해 꼼짝 할 수 없는 상태로, 유일하게 조금 움직일 수 있는 목을 뒤로 제치며 뒤통수로 벽을 두드리고 있었다.


표정으로는 현재 상태를 판단 할 수 없었다. 거의 황홀경에 도달한 자의 표정. 침까지 질질 흘리고 있다면 딱 ‘미쳤구나’ 할 모습.


맹주는 옆에 있는 풍림방주 이관수에게 시선을 돌렸다.


“뭘 하셨기에 놈이 저 상태인 게요?”


풍림방주가 턱수염을 가볍게 몇 번 만지며 말했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소이다. 더구나 맹주께서 당부하신 바는 대화가 가능한 상태였지 않소이까. 뭘 했든 그것만 지켜지면 나머지는 본방의 뜻대로 해도 무방할 터. 내말에 틀림이 있소?”


맹주는 동행한 조사총괄 혁우와 잠시 눈빛을 교환했다. 풍림방주가 굳이 본방이라 한 것은, 발언 하나에도 풍림방 전체를 염두에 두라는 표현. 혁우가 눈을 지그시 내리감아 맹주에게 뜻을 청하였다. 혁우의 청이 없더라도 맹주 또한 자잘한 것은 덮고 넘어 갈 요량이었기에 받아들였다. 서열정리나 하자고 온 것이 아니었기에. 이제 들어가려는 듯 문 앞에 다가선 맹주가 이관수를 등지고 말했다.


“안 그래도 내 풍림방의 결단에 탄복한 참이오. 본방 운운하지 않으셔도 방주께 큰 결례를 범했음을 잊지 않겠소.”


“크흠. 흠.”


가슴이 뜨끔해진 이관수가 헛기침을 했다. 잊고 있던 무언가가 퍼뜩 뇌리를 스쳤다. 추서길. 그 이름의 무게. 이런 시대이다보니 가끔 잊게 된다. 지금 옥안으로 들어서는 남자가 무림맹의 맹주. 현 무림의 정점이라는 사실을. 강자만이 갖출 수 있는 위압적인 뒷모습을 바라보며, 풍림방주 이관수는 마른 침을 삼켰다.


강호무림에 태평성대가 이어진 세월이 얼마 보태서 이백년. 거점과 거점을 크게 이어 하나의 세력권으로 묶은 거대방파에 의해, 중원은 오래전부터 오대 세력권으로 나뉘어있었다.


그 세력권의 이해충돌이 근 이백년 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각자의 세력권의 이익을 취합하는 것도 벅찰 만큼 세상이 넓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세력권 안에 다시 관할지역이라는 명목으로 군소방파의 활약을 인정하고 취합했다. 여씨세가와 동북의 절대강자 풍림방의 관계가 그러했다.


이러한 무림의 안정은 무림방파로 하여금, 무(武)의 과업달성보다 이(利)의 극대화를 향해 내달리게 했다. 이런 변모가 전 무림에 걸쳐 일어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밀월단의 천지 소식통이 출현하면서였다.


밀월단은 변변한 무력단체 하나 보유하지 않고도, 천지 소식통의 엄청난 성공을 발판삼아 전 중원에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막대한 이를 쌓았다.


시대를 나누어 버렸다. 천지 소식통이 있는 시대와, 없던 시대로. 이 엄청난 정보의 교류를 누구도 대체할 수 없었거니와, 누구든지 필요로 했다. 그리하여 아무도 밀월단을 손대선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성공신화는 무림에 지대한 충격파를 안겼다.


그렇게 본디 무의 집합체였던 무림맹에서 무가 뒤로 밀려나자, 맹은 정치적 색채가 더 짙어졌다. 누구보다 강한 자는, 누구보다 수완이 좋은 자에게 밀려났다. 그리하여 오직 무(武)의 극점에 다다르려했던 진정한 무인들은 세외로 떠났다.


무림칠절이라 하나, 하나 둘 떠나가, 현 무림에 몸담고 있는 자는 고작 세 명이며, 독보천하의 존재들이었던 사(四)무제는 일찍이 모두 떠나고, 맹주라는 자리에 묶여 있는 추서길만이 홀로 남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무림의 외인. 무극지존 장백진인까지,


최강의 고수 태반은 실제로 무림에 몸담고 있지 않는 시대가 됐다. 그러니 여민의 무림사에 대한 회의가 크게 틀린 말도 아닌 것이다.


허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무림은 무림. 태생이 강함을 추구하니, 길을 걸어온 자들. 그 속을 오직 검으로 강직하게 뚫고 정점에 올라선 이름. 그 천하의 위명을 풍림방주 이관수는 떠올린 것이다. 맹주의 목적과 관심이 오직 여민에게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며, 이관수는 맹주가 들어간 옥사의 문을 닫았다.



“허, 놀랍구나. 파리 한 마리만큼의 물살도 일으키지 않는다니.”


대뜸 뜬금없는 소릴 지껄인 여민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맹주를 놀랍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기이하게 여긴 맹주가 잠시 걸음을 멈춰서 여민을 관찰했다. 총괄 혁우는 무림맹주를 향해 파리가 어쨌다는 언급이 무례하다는 생각에, 여민을 다그치려 했는데 맹주가 제지했다. 잠시 두고, 지켜보고자 함을 전했다.


여민은 결박당해있는 지난 열흘 동안 오직 율과의 대결만을 생각했었다. 굉음의 정체. 돌풍을 일으킨 움직임.


그것은 뜀박질을 한번만 해봐도 바로 알 수 있는 이치. 흔히 숨을 들이마신다고 한다. 그러면 그 숨이라는 것은 공간 어디에나 있다는 얘기. 공기가 있다는 이치. 당연히 누구나 아는 기본적인 상식.


그런데 과연 알고 있었던 걸까.


여민은 눈으로, 형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확실한 존재를 느끼고자 했다. 하여 여민은 어느 순간부터 이세상이 물속이라고 상상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을 뿐, 물속이나 물 밖이나, 상황이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깊은 어딘가에 풍덩 빠져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풍림방주 이관수와 이수가 다녀 간 이후, 이곳에 파장을 일으키는 무엇이 오지 않는다는 점. 확인 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때에 파리 한 마리가 날아와 주었다.


눈을 뜨면 파리가 있다. 눈을 감으면 파리가 없다. 무한히 눈을 감았다 뜨는 것을 반복하다. 눈을 감아도 파리가 있는 지경이 이르렀다. 파리의 날갯짓이 일으키는 파장이 물결처럼 퍼져나가, 여민의 피부감각에 짜릿하게 부딪혔다.


또 그러던 어느 때에, 파리가 머리 위 벽에 달라붙었다. 이젠 파리의 날갯짓이 없어도 어디에 달라붙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존재하기에 일으키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보인다. 소리라는 이름의 파장이, 귀에 들리기도 전에, 우선 보인다.


놈은, 여민의 정신이 혼란해질 정도로 요란하게 앞발을 비벼대고 있었다.


그러다 놈이 얼마나 격정적으로 발을 비벼댔는지, 그만 죽어 나자빠져선, 여민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어마어마한 상실감. 어떻게든 파리를 움직여보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뒤로 젖혀 벽을 쿵 소리 나게 박았다. 그러자 머리가 벽에 닿기 전에 벽이 보였다. 머리가 젖혀지며 일어난 물결이, 벽에 부딪히는 게 보였다. 그 여파로 파리가 머리위에서 뒹굴 거리는 게 보였다.


당연하게 안다고 생각했던 공간이라는 것이 실제로 느껴진다. 공기가 보인다. 으레 물속에서 물이 보이듯이. 물의 수압이 느껴지듯이.


여민에게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시각이라는 절대적 진리에 현혹되어 볼 수 없던 세상이 열렸다. 이제 멈출 수가 없어서 벽에다 머리를 계속 박아댔다. 너무도 황홀하여..


그런데 지금, 심히 오랜만에 거센 물결이 다가와 부딪히고 있었다.


“허나, 아무리 갈고닦아 걸음걸이마저 자연의 기와 동화 될 경지에 이르렀다하나, 공기는 물이요, 사람은 던져진 돌멩이니, 동화라는 것은 허무맹랑한 소리였구나.”


맹주는 눈을 번뜩였다.


“공기가 물이다? 허면, 네놈은 숨은 어찌 쉬고 있는 것이냐?”


“물고기가 되어가는 중이오. 것보다 맹주. 날 좀 풀어주시오. 아니, 제발 손만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해주시오.”


이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던 혁우가 대노하여 나섰다.


“이 놈! 네 놈 따위가, 감히 하늘을 능멸하는 것이냐!”


“됐다. 넌 가서 풍림방주.. 아니 그것도 됐다.”


[촤-악]


맹주가 자신의 검에 손을 가져다 댐과 동시에 여민의 오른 손이 풀렸다. 여민은 곧장 손바닥을 쫙 펴, 허공을 이리저리 내저었다. 그러더니 손바닥을 눈앞에 대고 쥐었다폈다 하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를 움켜잡기라도 하는 듯이. 경이로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만져진다. 잡힌다. 있다, 분명히 있다. 아하하. 카하하하.”


그러던 여민이 갑자기.


“커억!!”


붉은 선혈을 한 움큼 토해내곤,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깜짝 놀란 맹주와 혁우. 혁우는 재빨리 여민에게 다가가 기혈을 만져보았다. 내기의 흐름이 엉망이었다. 서둘러 여민의 결박을 풀어내고 정좌를 시키며 외쳤다.


“풍림의 방주께선 서둘러 와보셔야겠습니다!”


혁우가 느끼기에 여민은 주화입마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누군가 운기를 돕지 않으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여민의 단전에 손을 가져다 대려고 했는데.


“멈춰! 함부로 손을 대선 안 된다.”


“하오나 맹주님. 이대로 뒀다간 주화입마에 빠져 목숨을 잃을 수도..”


“이것은.. 이것은, 주화입마가 아니다.”


맹주의 눈빛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자신은 지난 수십 년 간, 기어이 열지 못 한 문. 장백진인 이후 현 무림에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세상이, 눈앞에서 열리려 하고 있었다.



- 13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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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글)


장백산의 그림 같은 산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듬성듬성 집들이 보이는 작은 농촌마을. 아직은 수확할 시기가 남아 푸른 벼들이 바람에 물결치는 풍경 속을, 한 남자와, 그를 따르는 매우 건장해 보이는 또 다른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둘의 걸음이 매우 대조적이다. 수염도 없이 매끈한 얼굴이 마흔이 될까말까한, 유려해 보이는 남자의 걸음은, 마치 흘러 다니는 듯 느껴진다. 그 뒤를 건장한 남성이 성큼성큼 내딛으며 뒤따르고 있다.


저 멀리에 한 때의 쉼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자, 앞 선 남자가 뒷짐을 지고 있던 손을 풀어 흔들어 보였다.


“잘들 계시었소.”


“아이고, 신령님. 내려오셨어라.”


한 세월은 더 들어 보이는 사람들이 참을 먹다말고 일어나, 장백진인을 신령이라 부르며 깍듯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 올렸다. 뒤따라 온 건장한 남자는 들고 온 보따리를 풀어, 낫 따위의 농기구를 잔뜩 내려놓았다. 농민들이 환한 얼굴로 반겼다.


“츄릅. 이런 건 그냥 땅쇠 놈이나 보내시지 않으시고.”


“어허, 이 사람아. 이 귀한 걸 어찌 저 미련한 놈한테 맞기나. 이게 어디 보통 물건이여? 신령님이 직접 벼린 물건 아녀!”


“그럼, 그럼. 이게 저기, 따지자면 농림십대기보 쯤 되는 거 아녀? 세상 명검을 갖다대봐라 어디. 비교가 되나 그게.”


한바탕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지나가고.


“복도 이런 복이 없는 겨. 다들 명심햐. 이 은혜 못 갚으면 뒈질 생각도 말아야 혀.”


장백진인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아무렇게나 바닥에 앉으며 한자리 차지했다.


“오랜만에 구 할멈 국수 맛 좀 보고 갈까? 할멈, 내게도 하나 내주이.”


할멈이 뚝딱 국수 한 사발을 말아서, 건장한 체격의 땅쇠에게 건넸다. 땅쇠가 국수를 받아들자 할멈은 등짝을 짝 소리 나게 때리며 말했다.


“너 이놈아. 신령님 잘 뫼시고 있는 겨? 불편하신 거 없게 두루 잘 살펴 뫼셔.”


“아이, 할미는 참. 내가 알아서 잘 하고 이쓔. 여쭤보면 알 거 아니유.”


모두의 시선이 장백진인을 향하자.


“말 나온 김에 내 오늘은 꼭 이놈을 두고 가리다. 이놈이 다 크니 아주 산짐승이 따로 없으이. 안마당에 짐승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통에 정신 사나워서 내 지낼 수가 없네. 알았는가 할멈. 내 오늘은 반드시 두고 갈 것이네.”


구 할멈의 장법이 다시 땅쇠의 등짝에 날아들고, 한 동안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한껏 쉬어가고..


어디에선가 날아든 시원한 바람이 장백진인의 얼굴을 타고 흘렀다. 장백진인은 말없이 하늘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땅쇠야, 이만 오르자. 먼 길에서 손님이 오시려나보다.”


땅쇠가 굼뜬 행동으로 채비를 하며, 의미 없이 흘린 한 마디가 사람들을 식겁하게 했다.


“근디 신령님은 앞도 안 보이는 분께서, 어느 짝을 보시고 아시는 거여요?”


구 할멈이 대표주자로 나서 다시 장법을 시전했다.


“야, 야 이놈아. 이 육시랄 놈이 어디서 주댕빽이를 함부로 놀려!”


마을 사람들은 장백진인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래도 건드려선 안 될 것을 이 미련한 것이 건드린 모양이다. 장백진인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땅쇠를 보고 있었다.


“아, 알고 있었더냐? 근데 왜 여태 내가 그걸 몰랐단 말이냐?”


눈치 없는 땅쇠는 다시 실언을 했다.


“아니, 참말로. 신령님이 우리 땅에 오신지가 수십 년이여요. 그걸 모르는 마을사람이 어딨간디요. 짐짓 모른 척 지낸 것이죠. 실지로 모르셨단 말이여요?”


허망한 표정으로 모두를 둘러보는 장백진인은.


“다들 알고 있었단 말이야? 정녕 내가 그걸 모르고 있었단 것이야?”


영감 한명이 진화에 나섰다.


“우리 같은 무지랭이들이야 뭐, 신령님 같으신 분이 보는 세상을 알기나 알 것 나요. 볼 필요가 없으신갑다, 허고 살아왔지라.”


“내 더 이상 오를 곳을 찾지 못하였다 생각했거늘. 기고만장하였구나.”


뭔 ‘씨나락까먹는’ 소리냐는 표정의 마을 사람들을 뒤에 두고, 장백진인은 서둘러 나아갔다.



어느 날 장백산 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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