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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깜이의 서재

판게아의 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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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깜이
작품등록일 :
2020.05.11 22:38
최근연재일 :
2020.06.12 09:00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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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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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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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판게아의 중원 (6화)

DUMMY

한양의 성문이 굳게 닫혀있는 야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이 성문을 지나야 하는 돌쇠는, 어쩐 일인지 별로 곤란해 하지 않았다. 벽을 따라 유유히 걸어가다 담장이 낮아진 지점에 이르러 벽을 넘었다.


‘훌쩍?’, 전혀 아니다. 남들은 엄두도 못 낼 무거운 물건들도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돌쇠지만, 그래서인지 행동은 굼벵이가 따로 없다. 그럼에도 그 어떤 눈치도 살피지 않는다. 마치 누구에게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이라도 하는 듯이.


어느덧 마을로 들어 선 돌쇠는 오늘 밤 어떤 일을 해주고 받은 수고비를 꺼내보았다. 엽전이 두 묶음. 일 년은 놀고먹을 수 있는 돈.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헤헤. 이거 정말 식은 죽 먹기군. 기다려라, 화영아. 으헤헤 –헤”


돌쇠는 저잣거리의 대로를 휘적휘적 걷고 있다. 달빛마저 불길 한 밤에, 아무도 없는 이 길을.



흉안(凶眼)의 밤. 그 괴이한 밤.


예부터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하여 아무도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 밤이 있다.


흉안의 식.


휘영청 달 밝은 보름밤에, 불현 듯 하늘에 괴이한 눈동자가 나타나 세상을 바라본다. 하늘이 보고 있다. 불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으로 여겨왔다.


까마득히 먼 옛날, 어느 시대를 살았던 한 선인이 말했다.


[때때로 밤하늘에 그 하늘보다 더 어두운 구멍이 나타날 때가 있다. 그 하늘의 구멍이 달 위에 드리워져 생기는 일이다.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도다.]


그 선인은 죽고, 선인의 마지막 제자가 다시 이런 말을 했다.


[그것은 하늘에 상시 있는 것, 구멍이 아니라 태양이나 달과 같은 것이니, 검은 달. 흑월이다. 달이, 너무 검어 보이지 않는 달을 비춰 드러내는 것이니, 정녕 하늘의 뜻이 있음이로다.]


다시 까마득한 세월이 흘러, 그냥 먼 옛날. 어느 시대를 살았던 선인이 말했다.


[하늘을 지나는 모든 것에는 규칙이 있다. 대월도 소월도 마찬가지니, 두개의 달이 정해진 길을 지나다 어우러지는 것에 불과하다.]


이 선인이 나타가지 전엔, 이 현상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었으나, 이것이 자연의 조화임을 밝혀낸 이후로는, 그저 불길한 징조로 여기는 풍습만 남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흉안에 게 들키면 삼대가 망한다 하여, 야행을 금기하게 된 것엔, 또 어느 시대를 살았던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주정뱅이는 말했다.


[이봐, 저걸 쳐다보고 있는 동안엔 말이지. 왠지 저것도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호오, 왠지 소름끼치지 않아?]


원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라가 망한 것 같은 표정으로 흉안의 식을 바라보았으나, 현재에 이르러선 감히 아무도 올려다보지 못하게 되었다.



자, 다시 우리의 돌쇠.


‘헤헤헤. 고맙수다, 달님들’


“거 두 분께서 자주 좀 만나고 그러시구랴. 그래야 나 같은 사람..”


돌쇠는 흥겨워진 기분으로 중얼거리다 자기도 모르게 달을 올려볼 뻔 했다. 화들짝 놀랐다가, 이내 탐탁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치잇, 이까짓 거.. 본다? 봐버린다?’


왜인지 목을 움츠린 어정쩡한 모습으로 하늘을 힐끗 보더니. 달이 살짝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눈이 내리깔렸다. 그러나 뇌가 보았다. 달무리에 흑월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려하는 모습을. 그 불길한 징조를.


불현 듯, 이 길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으스스하다. 이제 모퉁이를 돌아 골목길로 접어들어야 하는 지점.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 섰다. 이 모퉁이를 돌면, 그 안에서..


[촤아아아-]


‘!?’


“크으윽..”


사람 하나가 바닥에 엎어진 채로 미끄러져 나왔다. 그러더니 돌쇠의 바로 눈앞으로 얼굴이 하나 걸어 나와 스윽 지나갔다. 등에 두루마리 봇짐을 하나 멘 음산한 사내. 돌쇠는 그와 힐끗 눈이 마주치자 꿈뻑꿈뻑 거렸다.


엎어진 사람이 바닥에 손을 짚고 일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이놈들. 이런 비겁한 짓거릴.. 그러고도 무인이라 자청하는가!”


[슈아- 아]


그때, 골목 안에서 또 다른 한 사람이 쏘아져 나와, 엎어진 사람에게로 날아들었다.


[촤. 촤-악]


땅을 짚고 있는 팔의 겨드랑이 힘줄을 일격에 끊어내고, 그대로 회전하며 손목을 연격했다.


[우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반쯤 일으킨 상체가 고꾸라졌다. 옷깃을 흘러나온 검붉은 피가 흙을 물들여갔다. 이 장면을 목도한 돌쇠도 그 비슷하게 주저앉았다.


두루마리 봇짐의 사내가 고꾸라진 남자에게 다가서더니, 지면에 닿아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얼굴을 지그시 밟았다. 그리곤 무릎을 굽혀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툭]


바닥에 봇짐을 떨어뜨리곤 펼쳤다. 음산한 물건들에, 불길한 달빛이 물들었다.


"이쪽이 좋겠군. 이럴 땐 역시 좀 연하게 베이는 맛이 좋지."


양 손에 각기 하나 씩 칼을 빼들고 다시 읖조렸다.


“내가 이렇게 말했잖아? 죽일, 거다.”


짐짓 심각한 표정을 한번 짓더니, 좀 전에 귀신같은 연격을 보여 준 남자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랬더니 이 양반이 뭐랬더라?”


“크카캇. 아마도 이렇게 말했지? 좋아! 받아주마!”


“그랬다는데? 근데, 그런데 왜!”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표정이 돌변하고 있었다. 기괴함을 느끼게 했다.


“이제 와서 헛소리야. 비겁해? 크하핫. 설마 내가 한 수 가르침이라도 청한 줄 알았던 거야? 어, 어?!”


“으으읍..”


발에 힘을 주어 얼굴을 짓이기듯 밟고는 땠다. 그리고는 발로 툭 밀어 차 엎드린 몸을 뒤집게 했다. 잔인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말을 씹어뱉었다.


“하아, 제발 그런 촌스런 것 좀 참아줘. 엉? 이봐요, 풍림방의 사숙. 난 댁을 이기고 싶은 게 아냐. 누구도 이기고 싶지 않아. 죽인다니까? 죽일 거라니까?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돌쇠의 바짓가랑이를 타고 지릿한 것이 흘러나왔다. 사람이 아니다. 흉안의 밤을 비집고 넘어 들어온 불길한 짐승이었다.


“무언가와 견주어보기 위해 칼을 들지 않는다. 칼은 그러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므로.”


풍림방의 사숙이라 불린 사람은 팔을 움직이려 했으나, 이미 기능을 상실 한 듯 했다. 무의식적으로 발로 지면을 밀어내며 이 짐승에게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려 했다.


“왜? 살고 싶어? 근데 말이에요. 그건 무인이라 할 만한 태도인가요?”


짐승이 흉악한 발톱을 휘둘렀다.


발목에 일격. 다시 오금에 이격. 삼격으로 사타구니에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속살을 잘라냈다. 사람은 입을 깨물어 새어나오려는 숨결마저 틀어막았다. 무인의 마지막 자존이었다.


이젠 초식도 뭣도 없다. 닥치는 대로 찌르고 베어대는 짐승을,


흉안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크카카캇카. 아-하하하-하!]




“으음”


방 안이 환하다. 잠에서 막 깬 첸첸은 눈부신 아침햇살이 뻗어 들어오고 있는 창문가로 시선이 먼저 갔다. 언제 일어났는지 율이 창문가에 기대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첸첸은 소리 나지 않게 침상을 빠져나왔다.


첸첸은 빠르게 몸가짐을 단정한 후, 간결하게, 또 절도 있게 목례하며 말했다.


“송구합니다, 제가 늦잠을.. 뭐 필요하신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율은 여전히 창밖에 시선을 둔 채 입만 벙긋거렸다.


“편하게 대하기로 했으면 사람이 있던 없던 그거 하나로만 해. 첸과 첸, 두 명이 있는 거 같아. 헷갈려.”


가볍게 쥔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 첸첸의 얼굴에 미소가 흐른다. 입은 가려져서 모르겠지만, 눈은 그랬다.


“그보다 밖에, 왔어. 오고 있어.”


“옛? 아, 아니.. 근데 뭐가? 누가?”


“회신이. 네가 남긴 말.. 답변이 저기 걸어오고 있어.”


첸첸이 호들갑스럽게 창가로 와 밖을 내다보았다. 멀리서부터 율을 의미심장하게 주시하며 걸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작은 몸집을, 길쭉한 의상으로 덮어 가린 특이한 차림새가 주변 사물과 부조화를 일이키는 느낌을 첸첸에게 들게 했다. 바로 옆에 호위로 보이는 여 검객과 대조되어 더욱 그랬다.


이것만으로도 밀월단에서 왔음을 추측할 수 있었는데, 거기에 더해 그 둘을 인도하고 있는 남자를 보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눈에 익은 인물. 아마도 안내 실이라고 했던 곳의, 그 남자.


이미 그런 절차는 필요 없게 되었지만, 이쪽을 발견 한 실장이 자신의 일행에게 눈짓으로 맞다고 확인시켜줬다. 서로의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흠흠. 그럼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실장은 곧 돌아가고, 방안에 네 명이 양측으로 갈라 서 있다. 첸첸이 먼저 입을 땠다. 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이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마땅히 앉을 곳도 없는데 자리를 옮기심이..”


특이한 옷차림의 남자가 첸첸의 말을 자르며 들어왔다.


“이곳이면 족하오.”


“아, 그럼 이쪽으로.”


이리하여 작고 동그란 탁자를 네 명이 둘러섰다. 첸첸은 이 남자에게서 전해지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이 남자 자체보단, 나란히 선 여 검객과의 조합. 두 사람이 풍기는 부조화가 몹시도 이상했다.


남자는 첸첸과 율을 번갈아 한 번 보곤 먼저 입을 열었다.


“벽도의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야 설마하며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다소 경황이 없었소. 우선 그 점을 사과드리오. 어쨌거나 일련의 일들로 보건데 여근추가 소유한 것으로 추측..”


남자는 귀인의 갑주라고 밀월단에 기록 되어진 물건을 화두로 삼고 싶었으나, 첸첸의 눈빛이 워낙 오묘하여 말을 멈추게 됐다.


잠시 첸첸을 보고 있다가 재밌다는 듯 살짝 웃으며 말했다.


“왜 그리 재밌는 눈초리를 하시는 게요. 중원 땅에 와 처음으로 보는 동종이 그리도 반가운 것이오?”


첸첸이 무슨 소리냐는 듯 되물었다.


“동종?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설마 모르고 계셨소? 그럴 수가.. 이전까지야 이해한다 쳐도, 요 얼마간 중원 땅을 돌아다니셨잖소. 아무 것도 못 느끼셨단 말이오?”


“그러고 보니..”


첸첸은 중원이 처음이었다. 정확히는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처음이다. 첸첸이 아는, 사람 사는 세상은 모조리 다 배운 것이었다. 지금 이 일을 행할 수 있기 위한 준비.


그녀가 중원에 처음 발을 딛고 피부에 전해진 강렬한 느낌이 있었다. 낯설음. 허나 그것은 그녀에게 당연하게 받아드려졌다. 생각할 것도 없이, 처음이니까 당연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사람을 대해야 할 때마다 초조했다. 일의 거대함 때문에 오는 긴장감. 거기다 그걸 넘어서 뭔가 본능이 감지하는 경계심 같은 것들이 있었다.


그녀로선 당연히, 처음이니까.


“뭔가 낯설기야 했으나.. 그렇다 해도 동종이라니. 저로썬 모를 소리군요.”


“후후. 이미 본인도 느끼신 게요. 지금 눈앞에 나란히 서 있는 이종. 함께 놓고 보니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둘은 종이 다르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첸첸이 다시 한 번 되물었다.


“살아 온 땅이 이만큼이나 다르다면, 제가 어느 정도 다름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것 아닙니까? 어째서 그렇게 확실히 말씀을 하십니까?”


남자가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그런 차이로 생김새나 기질이 조금 다를 순 있소. 허나 손이 다른 것은 그 정도 차이가 아니오. 쉽게 생각해도 소저 또한 알 수 있는 일이오. 소저는 분명 손가락이 네 개잖소? 그건 소저 한 사람의 다름이오, 아니면 일족이 다른 것이오? 소저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사실과는 상관이 없는 문제요. 그저 손이 다르다? 아니오, 손이 다른 종인 것이오.”


첸첸은 상당히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럴 리가.. 그럴 수가.”


“자자, 쓸데없는 소리로 서론을 길게 했구료. 지금 여기에 우리가 모이게 된 게 바로 그것을 확인하고자 함이 아니겠소..”


남자는 말끝을 흐리며 율을 넌지시 쳐다보았다.


“여기 모인 이종이, 서로 동종인지.. 우리라 묶을 수 있는 존재인지를 우선 확인하는 절차.”


이미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첸첸이, 거기에 진지함까지 덧칠을 했다. 남자가 진지한 미소를 표정에 얹고는 말을 이었다.


“당신들이 다녀간 뒤 일이 참 재밌게 돌아갔소. 하필 이런 우연한 상황에 때맞춰 왔다는 것은, 필연일지.. 기연인지.”


네 사람은 서로의 측에 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임했다.


“너무도 오래되어 기억을 가진 자는 없으나, 남아 있는 기록을 찾아 본 바.. 첫 번째 절차는 굳이 확인 안 해도 될 것 같긴 합니다만, 기록이 그러하니, 서로 손을 확인해보시겠소? 난 누군가에게 손을 보이는 것은 처음입니다만.”


첸첸이 지체 없이 손을 싸맸던 천을 풀어내고 내밀었다.


“전 거리낄 것 없습니다. 이것을 위해 왔음으로.”


“호오, 좋소.”


남자도 손을 내밀었다. 서로가 서로를 일단 확인했다. 남자가 먼저 품안에서 서찰을 하나 꺼냈다. 그 모습을 본 후에야 첸첸이 품에서 자신이 준비한 서찰을 꺼냈다.


남자는 첸첸을 향해 서찰을 건네주려는 듯 내밀었다.


“서로 준비한 것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아마도 서로가 그 안에 뭐가 있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니 서로 확인하면 될 것 같소만.”


첸첸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서로 알고 있습니까? 당신은 내가 뭘 가져왔는지 알고 있단 말씀이십니까? 전 뭘 확인해야 하는지 모릅니다만.”


“난 우리 쪽에 남겨진 기록에 의해 무엇인지 알고 있소만.”


“우리에겐 그런 기록은 없습니다. 여기에 도달해 당신들이 준비한, 약속 된 장소에서 전한다. 기록은 그뿐입니다. 무엇을 전하는지 조차 일이 있기 전까진 몰랐습니다.”


“사뭇 다르구료. 그렇다면 소저께서 보시면 어떤 형태로든 확인이 가능한 것일 게요. 아니면 굳이 알고 있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기록도 없는 것일지도.”


“저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서로 준비한 것이 서찰인 것으로 보아 일맥상통하는 어떤 것이겠지요. 계시에 없었다면 미리 알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계시? 계시라고 말 할 수 있는 건 어떠한 일인 게요? 혹, 말씀해 주실 수 있겠소?”


“말 그대로 계시였습니다. 하늘이 목소리를 내어 전하였다.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늘이 목소리를 내었다? 그건 정말 궁금한 경험이구료. 허허. 계시가 있으니 기록이 없고, 계시는 없으니 기록을 남긴 것이 되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남자의 말을 자르며 첸첸이 입을 열었다. 나직이, 결연하게..


“길을 나서 돌아 온 자가 없다. 그러니 기록도 없다.”


첸첸이 자신의 서찰을 건네어 서로 교환했다. 그녀는 받은 서찰을 열어보기 전에 율을 한 번 바라보았다. 눈빛이 자못 비장했다.


서로의 서찰을 본 두 사람은 확인 하고말고 할 것이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는, 같은 것이었다.


고대의 언어가 새겨 진 두 일족의 손도장. 다른 점은. 문자가 새겨진 부위가 손가락이냐, 손바닥이냐.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의 서찰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문자가 새겨진 부분 이외의 여분을 접어 없애고, 두 개를 겹치니 하나의 손이 되었다. 그리하여 고대의 문자가 연결되었다.


기다리는 자의 Link


떠나온 자의 Missing



[ Missing Link ]


율이 탁자로 조금 더 다가와 겹쳐놓은 서찰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잠시간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7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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