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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의 서재

세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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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
작품등록일 :
2020.01.20 21:43
최근연재일 :
2021.06.22 22:00
연재수 :
2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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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2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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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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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Episode 01. 묶인 천사-후회(1)

DUMMY

소인은 옥상 아래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강대한 힘을 손에 넣었음에도 괴인을 쓰러뜨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이대로는 답이 나오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낀 지 오래였다. 스크롤은 카드 한 장 정도로 가벼웠지만, 소인의 손에 들린 3장의 금빛 테두리 메모리 스크롤의 무게는 이미 무겁게만 느껴졌다.


이미 스스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다. 새삼스럽게 다시 자각하니 남은 힘마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젠장···”

반면, 한숨의 무게는 가벼웠다. 한숨은 바람을 타고 그에게 다가오는 고속에게 다가갔고, 소인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아, 안녕?”

고속은 어색하게 인사하며 걸음을 멈췄다.


“반가워, 난 반고속, 정보상이야.”

“그건 알고 있어요.”

별로 와닿지 않는 인사였다. 소인은 해방기 소지자인 고속이 반갑지는 않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묘한 이끌림을 느꼈다. 그것은 고속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어제 혜성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느낀 이끌림을 느꼈다.


“어제 봤었죠? 그쪽이 절 아는 것처럼, 저도 그쪽이 누구인지 알아요.”

“그, 그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맞아요. 그쪽이랑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요.”

단호하게 말하는 소인, 그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에 꿍꿍이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지 말고, 조금이라도 시간 내주면 안 될까?”

고속은 곤란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소인은 생각과는 다른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가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사이는 아니라는 거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시잖아요?”

소인은 정보상인 고속과는 달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고속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었고, 별로 알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럼에도 최소한 정보상이기에 많은 정보에서 나오는 여유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고속이 저자세로 나올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내 동료를 구해준 사람이 소인이 너 맞지?”

고속의 다급한 물음에 소인은 그를 바라보았다.


“몰라요.”

“내 동료는 어제 새벽에 습격당했어. 녀석을 구해준 건 사슬의 전사, 정확히 말하는 천사.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은 소인이 너밖에 없어.”

“···대체 그쪽은 뭘 알고 있죠?”

“여러 정황을 보면 내 동료를 구해준 사람은 소인이 너야. 네가 관련있는 것 같아.”

소인은 말을 아꼈고, 고속은 그를 자세히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누나는 어디에 있어? 왜 너 혼자 있는 거야?”

“···제가 구하지 않았어요.”

“뭐?”

고속은 눈을 세차게 깜빡거렸다.


“제가 구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저도 도움을 받았어요.”

“네가 구하지 않았다고?”

고속은 어제를 회상했고, 소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포우가 절 구해줬어요.”

“포우? 포우라고?”

회상을 끊은 고속은 흥미로워했다. [포우]의 존재가 언급되자마자, 어제의 사실, 즉,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보다도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저는 그때 괴인에게 공격당했고,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었어요. 그때 절 포우가 구해줬어요. 포우는 저와는 달리 괴인을 간단하게 쓰러뜨렸죠.”

소인은 포우가 그랬던 것처럼 주먹을 쥐었다. 여전히 불꽃을 두른 주먹은 잊히지 않았다.


“혹시, 정보상 씨는 그 자리에 있었나요?”

“나도 들은 거라서···”

“제가 알기로는 정보상 씨는 해방기 소지자지만, 정직과 신뢰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나요?”

“그건 그렇지.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러 온 거야. 소인이 네 말대로 우리가 이렇게 대화를 나눌 사이는 아니지만, 내 입장은 그래도 너와 이야기해야 했어.”

“왜요?”

한편으로는 매정한 소인의 물음은 곧 화살로 돌아왔다.


“말했잖아. 동료가 괴인한테 습격당했다고. 너도 소중한 사람이 위험하면 이해하기 힘든 행동도 하고 그러지 않아? 지금 나처럼.”

화살이 다발로 연달아 날아왔고, 소인에게는 그것을 피할 재주도, 생각도 없었다.


“나는 지금이 그때야, 아마 넌 이해하기 힘들 거야. 해방기 소지자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다니··· 그래도 난 네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그러니까, 제가 안 구했다고요!”

“내 정보는 대부분 정확해. 내 정보로는 소인이 네가 내 동료를 구해줬··· 아, 못 구했다고 했지. 어쨌든 구해주려고 했잖아. 고맙다.”

고속은 고개를 숙였다.


“왜 그래요, 정말.”

소인은 짜증 없이 불평했다.


“그래서 내 동료가 의식 불명에 빠진 일이 너하고는 상관없다는 말이지?”

“의식 불명 사건을 왜 저한테 묻는 거예요? 이건 정말 몰라요.”

“그렇구나. 나도 뭐 아는 게 있어야지.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했어.”

고속은 소인을 바라보았다.


“만약 혹시라도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도 돼.”

이내 소인에게 연락처를 건네고 조심스레 자리를 옮겼다. 소인은 그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지금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일까, 그가 건넨 연락처를 쉽게 버릴 수 없었다.


“돈 없어요.”

소인은 애써 말했고, 고속은 걸음을 멈췄다.


“넌 돈 없어도 돼!”

고속은 다시 걷기 시작했고, 그가 사라지자 소인은 한숨을 쉬었다.


도움이 필요한 건 이미 너무나도 잘 깨달아버렸다. 지금이라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이번 일은 우리의 일로 남을 끌어들일 수 없었다.


혹시라도 고속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고개를 돌렸지만, 매정하게도 아무도 없다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소인은 병원을 나서면서도 이따금 뒤를 돌아봤지만, 고속은 없었다.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해방기 소지자라는 이유 하나로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시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잊어버릴 때쯤이면 나타나는 그가 눈앞에 보이기를 바라고 있던 것일까. 소인은 이번만큼은 그가 보고 싶었지만, 역시 거슬린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계속해서 걷던 소인은 어느새 강해성 탐정 사무소에 도착했다. 평소 그가 존경하는 해성의 사무소, 그는 이제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부정하지 않았다. 애초에 탐정 사무소에 온 이상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가기에는 양심이 심각하게 찔렸다. 거짓말인 줄 알았지만, 시영은 정말 해성의 제자였고, 단지 엮이기 싫다는 이유로 그에게 몹쓸 짓을 많이 한 상태였다.


“누구세요?”

인기척을 느낀 노바가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소인은 사무소에서 어린아이가 나오자 당황스러워했다.


“···도움이 필요해요?”

소인은 이런 어린아이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싶어 그냥 돌아가려는 찰나, 노바는 그의 팔을 잡았다.


“도움이 필요하면 들어와요.”

“아, 아니!”

유치원 내지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였지만, 힘은 의외로 강했다. 노바에게 갑작스럽게 잡힌 걸 감안해도 소인은 허무하게 끌려갔다.


“노바, 그분은 누구시니?”

인자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인도 익히 아는 목소리의 주인공, 해성이었다.


노바라는 이름의 소녀가 손을 놓자 소인은 중심을 잡고 고개를 들었다. 엉뚱하게도 이것이 존경하는 해성과의 첫 만남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랬기에 노바가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소인이 인사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만남, 그것도 존경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었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만 같았다.


소인은 소민을 떠올리며, 절대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만, 문제가 생겨버렸다. 인사를 마친 소인은 해성의 인사에도 어떤 행동을 할지 감조차 잡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해성이 먼저 고민이 있다는 걸 파악하는 게 더 빠를 정도였다.


“미안해요. 지금은 해결해야 할 사건이 있어서 의뢰를 받는 건 힘들어요. 그래도 나중에라도 꼭 손님을 도와주고 싶어요.”

“아, 네···”

해성이 소인을 도울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의뢰는 기본적으로 미리 연락이 있어야 했고, 특히 해성처럼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예악은 기본이었다.


그런 이유가 아니어도 소인은 자기 일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필요했지만, 한편으로는 원하지 않았고, 민폐라고 스스로 합리화했다.


“하지만, 고민 상담이라면 지금이라도 가능합니다.”

해성은 하던 일을 밀어놓고 급하게 자리를 마련했다.


“아녜요. 전 괜찮아요.”

“정말, 괜찮은가요?”

해성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소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해성은 소인이 대답할 때까지 기다렸다. 한참 동안 입을 열지 못하자 정중하게 반대편 자리로 그를 안내했다.


“제 이름은 강해성입니다.”

“알고 있어요. 탐정님.”

“감사합니다.”

해성은 미소를 지었고, 소인은 편한 분위기에 긴장을 풀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손님의 성함을 여쭤도 괜찮을까요?”

“제 이름은 나소인이에요.”

“소인 씨, 멋진 이름입니다.”

“감사해요, 탐정님. 그런데 저 진짜 도움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소인 씨는 지금 후회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나중에 후회하고 싶으신가요?”

해성의 말은 소인으로 하여금 의문을 품게 했다. 어차피 후회한다는 전제가 깔린 물음, 소인은 그저 절대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쉽게 설명해주세요.”

“지금 저와 대화해서 마음속 고민을 풀어서 하는 후회할 것이냐, 나중에 고민을 풀지 못해서 하는 후회의 차이입니다.”

“차라리 그런 거라면 지금 후회하고 싶어요.”

“그럼 제게 무슨 고민이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마침 노바가 다과와 차를 가져왔고, 소인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심호흡까지 뒤 입을 열었다.


“한 쌍둥이가 있었어요.”

해성은 말없이 소인의 말을 타자기로 적기 시작했다.


“둘은 언제나 함께였고, 떨어진다는 생각 따위는 해본 적도 없었어요. 서로 비슷했지만, 누나 쪽이 조금 더 공부를 잘했죠. 동생 쪽은 운동을 더 잘했지만, 아무래도 공부를 잘하는 쪽이 더 이쁨받겠죠?”

소인은 격앙된 마음을 추스르며 숨을 내쉬었다. 때마침 그림자 스크롤이 떨어졌고, 그것을 주웠다.


그림자 스크롤, 소인은 이것이 자신의 손에 들어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가요?”

“탐정님은 그런 생각 안 하세요?”

소인은 그림자 스크롤을 도로 집어넣었다.


“사람은 평가받을 존재가 아닙니다. 만약 받더라도 내면으로 평가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성의 물음에 소인은 자신도 모르게 코를 훌쩍거렸다.


“어쨌든 누나 쪽은 언제나 이쁨을 받았고, 동생 쪽은 누나와 비교당했어요.”

“그렇군요. 소인 씨, 한 가지 여쭙겠는데, 만약 소인 씨라면 누나와 동생 중 어느 쪽에 더 공감하시나요?”

“전 어느 쪽도 공감하지 않아요.”

소인의 메마른 대답에 해성은 눈썹을 긁적이며 타자기에 올린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였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하셨으니, 둘 중 하나는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둘을··· 나누기 싫어요.”

소인은 울먹이는 걸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해성은 즉시 사과하며 그에게 손수건 한 개를 건넸다.


“아뇨, 괜찮아요. 탐정님이 죄송하실 건 없죠.”

소인은 손수건으로 촉촉해진 붉은 눈가를 닦았다.


“제가 여쭤본 이유는 쌍둥이 이야기를 한 이유가 궁금해서 그런 겁니다. 공부를 더 잘하는 쪽과 운동을 더 잘하는 쪽, 이런 서로 다른 장점의 쌍둥이에 대해서 소인 씨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 쌍둥이는 어느 순간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이유가 뭐죠?”

“누나 쪽에 안 좋은 일이 생겼거든요.”

“안 좋은 일이라···”

해성의 손가락은 더 바빠졌다.


“무슨 일이죠?”

“동생의 곁을 떠났어요.”

해성은 손가락을 멈추고 시선을 소인에게로 옮겼다.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 이유를 알려드려도, 탐정님은 바쁘시잖아요.”

“그래도 혼자서 고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겁니다.”

“바쁘신데, 제가 어떻게 민폐를 끼치겠어요.”

소인은 시선을 돌렸고, 해성은 그런 그를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소인 씨, 도움을 요청하는 건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닙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해성의 물음에도 소인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들의 곁에 있던 노바도 소인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들 의식 불명 사건으로 바쁘시잖아요.”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해성의 물음에 소인은 그를 바라보았다. 해성의 눈은 매와 같았다. 고속에게 그랬던 것처럼 대충 얼버무릴 수는 없는 강렬한 눈빛이었다.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운 건 아니었다. 해성처럼 말을 들어주려는 사람에게는 그냥 말해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인은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품속의 그림자 스크롤 때문일까, 마치 정말 자신이 소민의 그림자가 된 것만 같았다.


소인이 말한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는 바로 그들의 이야기였다. 소인은 자신을 소민의 그림자라고 여겼고, 지금까지 그게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공부를 잘하는 건 단지 하나의 이유일 뿐, 소인은 많은 이유로 소민과 비교당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언제나 이쁨을 받는 건 소민이었고, 소인은 그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소인은 자신이 미쳐버린 소민을 막으려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소민을 구하고 싶어서일까, 그게 아니라면 그림자인 자신이 빛인 그녀를 지켜야 하는 행동이 당연해서일까. 어느 쪽인지 소인으로서는 알지 못했다.


모두가 당연하게도 그림자인 자신이 빛인 그녀를 지켜야 한다고 말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자신을 향한 시영의 미소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모질게 대했음에도 시영은 자신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당연히 알지 못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따스하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잊으려 했지만, 잊히지 않았다. 그럴수록 이상하게도 소인의 마음은 벅차올랐다.



“강해성 탐정님···”

소인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네, 소인 씨.”

해성은 시영이 그랬던 것처럼 따스한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잠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소인은 조금이지만 용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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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pisode 01. 묶인 천사-귀신 소동(1) 20.07.18 34 0 17쪽
18 Episode 01. 묶인 천사-후회(2) 20.07.17 43 0 16쪽
» Episode 01. 묶인 천사-후회(1) 20.07.17 42 0 15쪽
16 Episode 01. 묶인 천사-믿음 20.07.16 33 0 13쪽
15 Episode 01. 묶인 천사-음산한 골목(3) 20.07.15 32 0 12쪽
14 Episode 01. 묶인 천사-음산한 골목(2) 20.07.15 32 0 15쪽
13 Episode 01. 묶인 천사-음산한 골목(1) 20.07.15 34 0 14쪽
12 Episode 01. 묶인 천사-새로운 만남(3) 20.07.13 44 0 14쪽
11 Episode 01. 묶인 천사-새로운 만남(2) 20.07.12 38 0 11쪽
10 Episode 01. 묶인 천사-새로운 만남(1) 20.07.12 35 0 12쪽
9 Episode 01. 묶인 천사-검은 모자(2) 20.07.12 33 0 13쪽
8 Episode 01. 묶인 천사-검은 모자(1) 20.07.11 36 0 16쪽
7 Episode 01. 묶인 천사-괴물의 마석(3) 20.07.09 48 0 12쪽
6 Episode 01. 묶인 천사-괴물의 마석(2) 20.07.09 45 0 11쪽
5 Episode 01. 묶인 천사-괴물의 마석(1) +2 20.07.08 93 1 12쪽
4 Prologue(4) +2 20.07.08 74 1 13쪽
3 Prologue(3) 20.07.07 94 1 13쪽
2 Prologue(2) +2 20.07.07 147 1 12쪽
1 Prologue(1) +4 20.07.06 69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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