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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의 서재

세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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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
작품등록일 :
2020.01.20 21:43
최근연재일 :
2021.06.22 2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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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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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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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Episode 01. 묶인 천사-검은 모자(1)

DUMMY

강해성 탐정 사무소로 돌아온 시영은 여전히 느껴지는 위화감을 지울 수 없었다. 새벽과 비슷하게도 여전히 손톱만큼 미세한 의문이 들었다. 분명 그의 고향인 혜성이 맞았지만, 낯설고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졌다.


마치, 고향을 떠난 노인이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에서 느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어땠어?”

사무소에 혼자 있는 하얀 머리카락의 귀여운 소녀인 노바가 말했다.


“그냥 그랬어.”

어색하게 미소 짓는 시영, 노바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노바랑 같이 가자고 했지!”

“미안합니다.”

시영은 오랜만에 노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작 노바는 찹쌀떡 같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시선을 돌렸다.


“스승님은 그새 나가셨네?”

“잠깐 경찰서에 가신다고 그랬어.”

“그럼, 곧 오시겠지?”

시영은 둘밖에 없는 사무소를 둘러보며 발걸음을 주방 쪽으로 옮겼다. 그때, 그의 발에 토끼 인형 한 개가 걸렸다.


“뭐지?”

“아, 발로 차면 어떻게 해!”

노바는 벌컥 화를 내었고, 시영은 몸을 움찔거렸다.


자세히 보니 사무소에서는 노바의 인형극이 한창이었다. 시영은 오랜만에 보는 상황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

그러고선 발밑의 토끼 인형을 노바의 방으로 가져갔다. 그것은 사실상 인형극의 종막과 다름없었다. 노바도 그것을 느꼈는지 가장 좋아하는 커다란 곰 인형에 뛰어들었다.


“너무해.”

곰 인형으로는 막을 내리는 인형극을 저지할 수 없었다. 노바는 그저 허무하게 치워지는 인형을 보며 입술만 삐쭉 내밀었다.


“스승님이 나가셨다고 해도, 어질러 놓는 건 아니지?”

평소 해성은 일하는 중이 아니면 노바가 사무소를 어지럽혀도 혼내지 않았었다. 시영은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는 건 많지 않았지만, 눈치껏 해성이 경찰서로 갔다는 사실에 인형을 치워버렸다.


“응···”

그러면서도 노바가 심심했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다. 위화감을 떨쳐내지 못한 시영이 나갈 때, 노바도 따라가려 했지만, 그의 거절로 같이 가지 못했다.


“그 대신일지는 모르지만.”

시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인형을 빠르게 치우기 시작했다. 노바는 눈을 크게 뜨며 시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노바가 안긴 곰 인형만이 남았다.


“이건 안 돼!”

노바의 외침에도 시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곰 인형과 노바를 같이 안아버렸다.


“이거 놔! 놓으라고!”

“후후후! 작별이다. 노바!”

노바와 조금이라도 놀아주기로 마음먹은 시영은 사악하게 대사를 읊으며 노바와 곰 인형을 천천히 침대에 내려놓았다.


“이 악당··· 검은 모자!”

노바는 곰 인형의 손을 잡은 채 시영을 노려보았다.


“후후후.”

갑작스럽게 시작된 상황극은 시영과 노바에게 있어 흔한 일이었다. 이번 상황극에서 노바는 인형 나라의 공주기사, 시영은 극악무도한 모자 악당이었다.


“나쁜 검은 모자! 이 노바 님을 데려가지 않다니 무엄해! 그리고 우리 곰돌이를 죽였어!”

“어?”

시영은 노바가 오랜만의 상황극에도 잘 어울렸기에 안심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과 섞인 대사에 당혹스러워했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고민하던 틈에 노바의 발차기가 날아왔다.


마치 커다란 방패에 충돌한 느낌이었다. 시영은 고통과 함께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가 최대한 고통을 삼키는 와중, 노바는 우아하게 자세를 잡았다.


“흥!”

“노바, 많이 화났어?”

시영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당연하지!”

노바는 투정을 부렸고, 시영은 욱신거리는 가슴팍을 문지르며 모자를 고쳐 썼다.


“펜케이크 4장?”

시영은 손가락을 4개 폈다. 노바는 천천히 그를 바라보았다. 시영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노바는 시선을 대각선으로 내리며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표정만 본다면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6장!”

“다 못 먹을 거야.”

“그, 그럼 5장!”

“팬케이크 5장이면 용서해줄 거야?”

“그러지 뭐!”

노바는 의기양양하게 선심 쓰는 것처럼 시영을 바라보았다. 이내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팬케이크의 고소한 냄새가 노바의 코를 간지럽혔다. 한 장씩 탑을 쌓아갈 때마다 노바의 침은 꼴깍 넘어갔다. 그렇게 마지막 5장째의 팬케이크가 정상에 올라가자, 시영은 공들인 팬케이크 탑에 메이플 시럽을 흠뻑 뿌렸다.


“완성!”

“와! 맛있겠다!”

노바는 걸신들린 것처럼 입가에 시럽을 묻히며 정신없이 먹어댔다. 당연하게도 목이 막혀오자 시영은 재빨리 우유를 가져왔다.


“천천히 먹어, 부족하면 더 만들어 줄게.”

우유를 들이켠 노바는 거칠게 숨을 쉬었다. 입가에 묻은 우유가 수염처럼 원을 그리자 시영은 피식거리며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있지, 노바는 시영이가 엄청나게 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영이랑 같이 걷고 싶었어.”

“알고 있어.”

시영은 콧바람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못 놀아줘서 미안해.”

“괜찮아. 노바는 이해할 수 있어!”

노바는 자신의 가슴을 치며 관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직후 팬케이크를 크게 베어 물었고, 시영은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한 느낌에 노바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억지로 팬케이크를 전부 먹어 치운 노바는 빵빵해진 배를 치며 힘겹게 숨을 쉬었다.


“역시 4장만 해줄 걸 그랬나 봐.”

“아, 아냐! 괜찮아. 노바는 한 장 더 먹을 수 있어!”

“정말?”

팬케이크를 젓는 시영을 보자, 노바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시영은 스승인 해성에게 연락했고, 그가 사무소로 돌아오는 중임을 알게 되었다. 시영은 그에 맞춰 스승에게 대접할 팬케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날 싫어하는 건가?’

팬케이크를 구우며 시영은 소인을 생각했다. 뭐가 불만이었던 걸까? 왜 소인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까. 갖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었지만, 그에게 미움받는 지금은 해답이 나올 수 없었다.


그렇게 팬케이크를 3장 정도 쌓았을 무렵, 시영은 품속에서 카드덱을 꺼냈다. 소인은 이걸 노리고 있었다.


“시영이도 해방기 있어?”

노바가 그의 카드덱을 가리켰다. 시영이 카드덱을 흔들며 강조하자, 노바는 정확하게 [해방기]라고 말했다.


“해방기?”

시영은 카드덱이라 불렀던 해방기를 내려놓았다. 낯선 이름에 팬케이크 반죽을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정성스럽게 둘렀다.


“응! 유마라는 사람이 만든 물건이야. 해방기를 가진 사람은 엄청 특별한 사람이라고 했어!”

“유마?”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름에 시영은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엄청 대단한 사람이야. 스승님의 친구랬어.”

“아, 그래?”

스승님의 친구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수 있었다. 시영은 그렇게 여기며 팬케이크를 뒤집었다.


얼마 뒤, 혜성이 사무소로 돌아오자 노바가 마중을 나갔다.


“스승님!”

해성을 껴안는 노바, 해성 역시 노바를 가볍게 안아주었다.


“오셨어요?”

“그래, 시영아. 도시 구경은 재밌었니?”

해성은 오랜만에 보는 제자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시영은 거실 탁자에 버터를 올린 팬케이크를 올려놓았다.


“위화감만 느껴졌어요.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고요. 아, 팬케이크에요. 식기 전에 드세요.”

“아, 내 몫이니? 고맙구나.”

해성은 시영의 대답에 눈썹을 긁적거렸다. 흘려들을 말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소파에 앉았다.


“오랜만에 시영이가 해준 요리도 먹어보고, 그립구나.”

해성은 벌써 느껴지는 달콤함에 침을 삼켰다. 나이프로 버터를 넓게 바르고 한 조각 썰어 입에 집어넣었다.


“아마, 위화감은···”

해성은 달콤한 팬케이크를 우물거리며 제자가 느낀 감정을 파악하려 했다.


“시영이, 네가 6개월 정도 여행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다고 생각되는구나.”

“그러겠죠?”

시영은 내심 그러길 바라고 있었다. 고향의 발전이 어쩌면 위화감을 느끼게하는 것에 그친다면, 차라리 폐허인 상태보다는 훨씬 나았다.


해성은 잠시 시영을 곁눈질했지만, 팬케이크로 시선이 돌아가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위화감이라···’

해성은 다시 팬케이크 조각을 입에 넣고 시영을 바라보았다. 시영은 왜 팬케이크 반죽이 남아있는지 의아해했다.


“우리 사무소, 한 사람 더 있지 않았어요?”

“네가 먹으려고 반죽 남긴 거 아니니?”

“아뇨, 아시잖아요. 전 제가 만든 요리 별로 안 먹는 거.”

“잘 알고 있지.”

해성은 수긍했다.


“서연 양이라면 지금 병원에 있단다.”

“아, 서연 씨.”

잠시 잊었었지만, 시영을 제외한 사무소의 일원은 3인이었다. 시영은 3명 정도가 먹을 반죽을 준비했었다.


“왜 병원에 있죠?”

“그게 내가 널 다시 부른 이유란다.”

시영은 해성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지금 원인 모를 의식 불명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 서연 양은 그 사건을 조사하다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어. 문제는 그게 누구인지 잘 모른단다.”

“오컬트랑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시죠?”

“역시, 시영이 너라면 무슨 말인지 알거라 믿고 있었단다.”

“감사합니다.”

시영은 오랜만에 듣는 칭찬에 미소를 지었지만,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심각한 표정으로 반죽을 치웠다.


“아직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거니?”

해성은 어느새 비워진 접시 위에 포크를 내려놓았다.


“걱정이구나.”

“죄송해요.”

“사과할 일이 아니란다. 시영아, 네가 잘못한 건 없어.”

해성의 말처럼 시영은 기억을 잃었다. 분명 기억을 잃었다는 느낌은 있지만, 신기하리만큼 아무렇지도 않았다. 꾹 눌린 관자놀이가 아팠지만, 기억을 잃어서 아픈 점은 없었다. 오히려 머릿속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음에도 상쾌했다.


“시영아, 괜찮아.”

노바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시영의 소매를 흔들었다.


“괜찮아.”

시영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시영은 남은 반죽을 다 사용해 자신이 먹을 팬케이크를 만들었다. 노바와 해성에게 대접한 팬케이크와는 사뭇 달랐는데, 그들의 팬케이크는 판매하는 제품처럼 정성스러움이 가득했다면, 자신이 먹을 것은 그냥 대충 모양만 둥그렇게 만들었다.


“서연 씨는 괜찮은 건가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며칠 정도만 입원하면 괜찮아.”

“그래도 간만에 돌아왔으니, 문병은 가려고요.”

“혜성 종합병원 604호란다.”

시영은 입원실을 메모하고는 팬케이크를 욱여넣었다.




“시영아, 늦어도 5시까지는 사무소로 돌아오렴.”

해성은 설거지하는 시영에게 말했다. 시영은 그릇을 헹구며 해성을 바라보았다.


“내 친구 유마에게 널 소개해줬단다.”

시영은 유마라는 이름에 노바와 나눈 대화를 생각했다.


“아, 유마 씨! 잘 알고 있죠. 스승님의 친구분이잖아요.”

“아, 알고 있니? 난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거란다?”

일순간 시영과 해성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싱크대에서 흐르는 물만이 정적처럼 흘렀다.


“아무튼, 오후 6시까지 미르 코퍼레이션으로 가면 된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설거지를 마친 시영은 오랜만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곳만은 떠나기 전 그대로였다. 먼지 할 톨 없는 걸 보니 청소는 자주 한 것 같았다.


시영은 머리를 움켜쥐며 한숨을 쉬었다. 노바에게 맞은 가슴팍이 이따금 욱신거렸고, 에어파스를 가져와 가볍게 뿌렸다. 코를 찌르는 시원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찡그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애초부터 기억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았다. 오감이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시원한 냄새, 노바에게 맞은 통증 등 느껴질 건 다 느껴졌기에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아까 노바가 때려서 그런 거야?”

어느샌가 나타난 노바가 일렁이는 사슴 같은 눈망울로 자신이 때린 부분을 바라보았다. 시영은 자신이 맞은 곳을 문지르고 있다는 걸 자각했다.


“으, 응! 노바, 많이 강해졌더라. 엄청 아팠어.”

“너무 쎄게 때려서 미안해.”

“괜찮아, 괜찮아. 아, 맞다. 우리 조금 놀까?”

“정말? 뭐 할 거야?”

“음, 카드 게임? 아니면 보드게임?”

노바는 잠시 생각했다. 보드게임은 종류가 많았고, 카드 게임에서는 한 번도 시영을 이겨본 적이 없었다.


“아무거나?”

“그럼 카드 게임 하자.”

노바의 얼굴은 일순간에 구겨졌다.



“시영아, 노바야.”

해성이 노크 후에 방문을 열었다. 접이식 책상에 앉은 두 제자는 한창 카드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노바의 필드에는 카드가 한 장밖에 없었지만, 시영의 필드에는 여러 장의 카드가 놓여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시영이 카드를 두 장 덮어두고 차례를 넘겼다.


“지금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하니까, 점심은 둘이서 먹으렴.”

“아, 네. 다녀오세요.”

시영이 일어나서 정중하게 인사했다.


“다녀오세요!”

노바는 앉은 채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렇게 해성이 두 제자를 보며 미소로 방문을 닫자, 노바의 표정은 심각하게 구겨졌다.


‘이거, 이길 수 있을까?’

노바는 들고 있는 패 3장과 1장밖에 남지 않은 필드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차례가 되었기에 카드를 한 장 뽑을 수 있었다.


새로 뽑은 카드는 이 전황을 뒤집기에 충분한 카드였지만, 노바는 시영의 필드에 덮어둔 카드 2장이 무척 신경 쓰였다.


그렇게 3분 정도 고민하던 노바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항복했다.


“역시 시영이는 못 이기겠어.”

“아냐, 노바도 잘하던데?”

노바는 시영이 빈말로 칭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전이라면 노바의 필드에는 카드가 단 한 장도 남지 않았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시영은 여러 장의 카드를 연계하는 운영을 선호했다. 공격적이라 하기에는 수비가 탄탄했고, 그렇다고 수비적이라기에는 한 번에 밀어붙이는 공격이 매서웠다. 그에 비해 노바는 확실하게 수비적인 운영을 선호했다. 시영의 실력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노바가 아무리 좋은 카드를 써도 이길 수 없었다.


“덮어둔 거 뭐야?”

노바는 시영이 덮어둔 두 장의 카드를 가리켰다. 시영이 덮어둔 카드를 열자 노바의 화는 솟구쳤다.


한 장은 [베리어]라는 카드로 공격을 한 번 막는 카드다. 유용했지만 위협적인 카드는 아니었다. 반면, 다른 한 장은 노바의 차례에서 발동조차도 할 수 없는 카드다. 그렇다고 시영의 차례에서 사용해도 노바에게 전혀 효과적인 카드는 아니었다.


“이게 뭐야!”

억울해진 노바는 들고 있던 패를 집어던졌다. 깜짝 놀란 시영은 어깨를 들썩거렸고, 그녀가 던진 패는 사방팔방 날아다녔다. 시영은 그 중 한 장을 잡았다.


“저격? 이거라면 노바가 이길 수 있던 거 아냐?”

그것은 덮어둔 카드를 한 장 파괴할 수 있는 [저격]이란 카드다. 시영은 저격 이외에도 노바가 던진 카드를 차근차근 확인했다.


“왜 화난 거야? 패도 좋았잖아.”

“이길 수 있었는데 항복했잖아. 짜증나!”

노바는 쉽사리 분을 억누르지 못했다. 시영은 필드를 바라보며 그녀가 화난 이유를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다음에 더 잘해보자. 노바가 못해서 진 게 아니잖아. 다음에는 꼭 이길 수 있을 거야.”

“···알았어.”

시영의 토닥임에 노바는 쉽게 풀리지 않은 화를 식혔다. 그러고선 바로 커다란 곰 인형에 다가가 말린 오징어처럼 쓰러졌다. 시영은 그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가지고 논 카드 뭉치를 정리했다.


그렇게 정리가 끝날 즈음, 시영은 지금까지 카드덱이 생각했던 해방기를 바라보았다. 해방기와 함께 소인과의 일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노바.”

“왜?”

“유마라는 사람이 해방기를 만들었다고 했잖아.”

노바는 곰 인형의 품에서 시영을 바라보았다.


“그 유마라는 분은 어떤 사람이야?”

시영도 노바를 바라보았다.


“재밌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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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pisode 01. 묶인 천사-괴물의 마석(2) 20.07.09 4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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