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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수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모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천이수
작품등록일 :
2016.12.01 19:07
최근연재일 :
2018.04.2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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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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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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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이바나의 반격

DUMMY

이바나의 장남인 아테키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명성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길만한 일들을 극도로 경계하며 자라왔다. 그만큼 이바나는 가문의 영광이자 알리아의 자랑이었고 아테키에게 있어 아버지는 알리아의 넬칸과 같이 귀하고 높은 존재로 느껴졌다. 비록 이바나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는 무리들이 아버지를 반역자로 몰아갔지만 아버지에 대한 아테키의 믿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나아가 아버지가 옳다고 믿는것은 그것이 행여 다른사람의 시선에선 반역으로 보일지라도 그는 언제든지 아버지를 따를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 이바나의 명령은 실로 반가운 것이었다. 이바나가 처형당하는 순간 그의 가문은 알리아의 역사에서 치욕스러운 반역자의 가문이라는 수치를 짊어지고 사라질것이 분명한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가 열린 것이다.

‘아버지는 틀린적이 없다. 알리아의 역사는 이제 이바나 가문이 써내려갈 것이다!’

이바나의 명령을 듣자마자 아테키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0여년. 이바나가 가문의 수장이 된 이래 이바나의 가문은 막강한 그의 영향력에 힘입어 크게 몸집을 불려왔고 아테키 또한 이바나의 뒤을 이을 걸출한 능력의 사내로 이미 널리 인정을 받고 있었던 터라 이바나가문의 일족들은 기꺼이 죽음을 각오하고 혁명에 동참했다. 이미 스페스와의 전투에서 가문의 병사를 많이 잃었지만 아테키는 금새 1천에 가까운 병사를 모을수 있었다. 그리고 검술이 뛰어난 쿠르두를 루투칸으로 삼아 날이 어두워진 틈을 타고 왕성으로 진입했다. 쿠르두는 아테키와 더불어 검술과 전략에 뛰어난 사내였다. 그 역시 이바나의 기대를 받던 전사로 꽤 오랜시간 이바나의 가르침을 받았고 훗날 카로안을 꿈꾸며 이바나에게 충성을 해왔던 자였다. 쿠르두는 알리아의 병사들이 서부동맹과의 전투 때문에 대부분 왕성밖에 대기하고 있는것을 알고 애써 은밀히 움직이는 수고를 하지 않았다. 그는 빠른 기동력으로 왕성을 급습한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차린 에루난은 병사를 반으로 나눠 왕성을 에워싸고 쿠르두를 공격했지만 안에서 굳게 닫힌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한편 밖에서 쿠르두와 에루난의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아테키는 병사들을 이끌과 왕성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왕성을 지키던 병사들은 저항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베리아키 왕족의 병사들 역시 상당부분 에루난의 휘하에서 서부동맹과의 전투에 참가하고 있던터라 왕성을 지키던 병사는 100여명이 채 안됐고 그들은 태반이 목숨을 잃은 뒤에야 순순히 항복하고 말았다. 쉽게 베리아키 왕을 포위한 아테키는 비로소 아버지가 갇혀있는 지하감옥으로 향했다. 그곳엔 아테키보다 한발먼저 감옥을 장악한 가이안과 아민투스가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안과 아민투스를 경계하던 아테키는 두사람의 설명을 듣고서야 비로소 경계를 풀고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러 감옥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바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버님, 때가 되었습니다.”

“내 검을 다오.”

아테키는 아버지의 말에 손수 검을 들어 아버지에게 바쳤다. 아테키가 손수 닦아온 이바나의 검은 눈이 부시도록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검을 받아든 이바나는 감격의 재회를 뒤로하고 아테키와 가이안의 인도를 받으며 서둘러 베리아키왕의 방으로 이동했다. 이바나가 찾아왔다는 사실에 베리아키왕은 죽음을 각오한채로 떨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다. 이윽고 커다란 방문이 열리고 이바나가 베리아키왕에게 다가가 그를 쳐다보자 베리아키 왕은 감히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하지만 이바나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왕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며 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넬칸께선 안심하십시오. 저는 반역을 꾀하고 이자리에 있는것이 아닙니다.”

“....!!”

예상치 못한 이바나의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힌 베리아키를 보며 이바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이바나, 넬칸과 알리아를 위해 언제라도 죽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목숨을 바칠 알리아는 다간의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지금의 알리아는 결단코 아닙니다. 서부동맹이 성문을 열면 넬칸과 저희들은 죽음을 각오해야 할것입니다. 이제라도 스스로 성문을 열고 저들과 협상하여 중립국 알리아의 새로운 역사를 쓰십시오. 저들의 목표는 다간과 동족해방 전투를 가로막는 무리들이지 우리 알리아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들은 분명히 넬칸의 지위와 알리아의 자치를 약속했습니다. 저들과 협상하여 쓸때 없이 피를 보는 일어 없도록 하십시오. 만약 저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이바나가 목숨을 걸고 반드시 넬칸과 알리아를 지켜드리겠습니다.”

이바나의 진심어린 간청에 베리아키왕은 그제서야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잠시나마 이바나를 의심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그의 충성심을 높이 치하했다. 그리고 그는 온전히 이바나의 뜻대로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이바나를 다시 알리아의 카로안으로 삼고 서부동맹과 협상을 시도하라!”

왕의 명령을 받은 이바나는 즉각 몸을 움직였다. 그는 먼저 사람을 보내 알리아의 각 귀족들에게 새로운 왕명을 전하고 잠시 카로안직을 맡았던 에루난에게 이 사실 알려 투항을 권했다. 이윽고 굳게 닫혀있던 왕성의 성문이 열리고 이바나와 그의 병사들이 밖으로 나오자 반이바나파의 중심에 있던 나테루 앗티아와 메루누는 에루난에게 거듭 공격을 지시했지만 에루난은 감히 공격을 못하고 이바나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그러자 알리아의 병사들은 급속히 이바나편으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이바나는 순식간에 알리아를 장악 해버렸다.

한편 이바나의 보복이 두려운 나테루 앗티아와 메루누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스스로 성문을 열어 서부동맹군을 끌어들이려 한것이다. 그들은 다 이룬것이나 다름없던 계획이 틀어지자 차라리 라미아,라고스의 속국 아래에서라도 그들의 가문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의 얕은 계획을 미리 예상못할 이바나가 아니였다. 이바나는 병사들을 3개의 성문에 보내 내부에서 접근하는 모든이들을 죽이라 명령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사람은 곧 이바나 앞에 끌려왔다. 앗티아는 심성이 약한자였다. 그는 이바나 앞에 서자마자 그에게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했다. 하지만 메루누는 이미 자기 목숨이 다한걸 깨닫고 이바나를 향한 독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의 욕은 순식간에 이바나 곁에 있는 사람들의 화를 불러일으킬 만큼 노골적인 것이었다.

“네놈은 결국 알리아 왕권을 넘보고 나라를 팔아먹은 반역자에 지나지 않는다. 죽어서도 네놈을 지켜볼것이다.”

“저놈을 끌어내 참수하라.”

한참 메루누를 지켜보던 아테키는 더는 참지 못하고 명령을 내리자 잠시나마 알리아 최고가문의 영광을 꿈꾸었던 메루누는 곧 목없는 시체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목이 떨어짐과 동시에 알리아의 성안에서 불화살이 하나 피어올랐다. 그것은 아민투스가 쏘아올린 화살이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바나가 영문을 묻자 가이안은 이바나의 결단을 촉구하듯 당당히 말했다.

“이미 약속한대로 카루온 왕자님께 보내는 신호입니다”

가이안의 말을 들은 이바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병사들의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은 뒤 사람을 보내 카루온과 모우나에게 협상을 제안했다.

한편 이바나의 협상제안과 이를 받아들인 카루온 왕자의 소식을 전해들은 모우나는 불같이 노했다. 공성무기가 완성됐다는 소식은 이바나의 항복 소식보다 불과 한시각 늦었을 뿐이었다. 그는 카루온 왕자를 찾아가 격하게 항의했다.

“이미 성이 무너지기 직전인데 무습 협상을 한다는 것이오!!!”

“이미 저들이 우리의 뜻을 받아들이고 성문을 연다고 했으니 더이상 싸울 명분이 없습니다. 항복하는 이들을 굳이 공격하여 시민들을 다치게 한다면 훗날 동부동맹의 다른 도시들이 우리와 뜻을 함께하려 하겠습니까?”

카루온 왕자는 모우나의 말을 이미 예상했다는듯이 차분히 그의 말엔 반문했다. 하지만 모우나는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에 대한 분노와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카루온의 대응에 쉽사리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고 결국 그와 단판을 짓기로 결심했다.

“우루안 넬칸은 현명하고 의로운 분이었소. 그는 알리아를 배척하고 우리의 뜻을 늘 존중해 주었것만 그 뒤를 잇겠다건 그대는 이제 적을 끌어안고 동료였던 우리를 내치려 하고있소. 알리아는 우리의 숙적!무력으로 제압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또 피를 보게 될 것이오. 만약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면 서부동맹은 오늘로 끝이오!!!”

모우나의 강경한 말에 카루온은 잠시 말을 잊었다. 그는 이미 모우나의 이같은 결정을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수없이 생각해왔다. 니안 역시 왕자의 대답이 궁금했다. 그는 왕자에게 자신의 계획에 따른 서부동맹의 균열을 왕자에게 예언했고 자신의 속내는 애써 감춘채 왕자의 결정에 순순히 따르리라 마음먹은 터였다. 카루온은 곁에있던 니안을 잠시 쳐다본 뒤 마침내 결심한듯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힘있고 비장했다.

“나와 뜻을 같이한다면 더이상 나의 적이 아닙니다. 나는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내일이 되면 과거의 적도 친구도 그저 지난간 일일뿐이오.”

카루온의 말에 모우나는 일이 틀어졌음을 알았다. 그는 더이상의 전투가 의미없음을 깨닫고 카루온을 떠나리라 결심했다.

“....오늘로 서부동맹은 끝이오.”

모우나는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자 마자 모든 병력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그는 몹시 아쉬웠지만 스페스를 적으로 두고 알리아를 공격할 여력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라고스와 라미아의 병사들은 완성된 수많은 공성무기를 버려둔채 자신들의 도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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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테르가의 결심 18.03.11 112 0 12쪽
72 황제의 사람들 18.03.04 90 0 10쪽
71 알리아와 스페스 18.02.11 128 0 11쪽
» 이바나의 반격 18.02.04 107 0 10쪽
69 알리아 전투2 18.01.28 136 0 11쪽
68 알리아 전투 18.01.27 156 0 11쪽
67 이바나의 새로운 꿈 18.01.22 132 0 12쪽
66 어제의 친구 오늘의 적 18.01.18 126 0 10쪽
65 이바나의 결심 18.01.14 105 0 11쪽
64 전설이 된 헤르반 +1 17.12.24 192 0 9쪽
63 헤르반과 이바나 17.12.11 111 1 10쪽
62 이바나의 분노 17.11.26 125 0 11쪽
61 알리아와의 협상 17.11.19 136 0 11쪽
60 바라쿠타의 형제들 17.11.07 144 0 9쪽
59 하나시와 니안의 계략 17.10.29 160 0 12쪽
58 세번째 동서전쟁의 시작 17.10.22 190 0 13쪽
57 복수를 위한 전쟁 17.10.08 196 0 12쪽
56 우루안의 죽음 17.09.17 202 0 13쪽
55 우루안의 결단 17.09.10 148 0 11쪽
54 다간으로의 여정 17.09.03 169 0 15쪽
53 카루온왕자의 눈물 17.08.27 195 0 16쪽
52 전령이 전해온 소식 17.08.20 18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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