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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수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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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수
작품등록일 :
2016.12.01 19:07
최근연재일 :
2018.04.2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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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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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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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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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바나의 새로운 꿈

DUMMY

알리아의 땅에 들어선 서부동맹군은 얼마 지나지 않아 라미아와 라고스의 증원군과 합류했다. 생각보다 많은 병사들의 수를 보며 니안은 모우나의 야심을 꿰둟어 볼수 있었다.

‘이렇게 된바에야 저들을 도발하여 한판 승부를 벌여도 나쁘지 않겠군. 어차피 전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너희에게 알리아의 성문을 허락하진 않을 것이다.’

니안은 자신의 생각보다 모우나가 쉽게 야심을 드러내주어 오히려 반가운 기분이었다. 해가 높이 떠오른 시각, 준비를 마친 이바나는 홀로 알리아의 성문으로 들어갔다. 니안은 마지막으로 그를 만나 자신의 목숨이 그에게 달렸음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목숨을 구걸하기 보단 자신의 현명한 판단을 도와주기 위한것이었다는걸 이바나는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진실된 의지가 혹여 가벼워 보일까 니안을 안심시킬 어떠한 말 한마디도 남김없이 조용히 알리아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베리아키왕 앞에 선 이바나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의 위대한 넬칸이시어. 우리 알리아는 카오문 가문이 일으켰으나 지금은 마로이족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카오문 가문은 라미아와 라고스의 추앙을 받으며 역사에 빛나는데 지금의 우리는 어떻습니까? 배반의 족속이라는 비웃음을 받으며 다간의 비호아래 서부동맹의 땅덩어리에 얹혀살듯 하고 있습니다. 다간의 로만대왕은 우루안을 죽임으로서 신의를 잃어 버리고 종족의 큰 뜻을 저버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역사의 어두운 길을 걷기 시작한 다간을 쫒아서는 안됩니다. 마땅히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우리만의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합니다. 지금 카루온 왕자와 손을 잡으십시오. 왕자는 넬칸께서 협력해주신다면 다간과 전쟁없이 평화적인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닥치시오. 그대는 알리아의 카로안이자 제1 나테루였것만 어떻게 그런 꿈같은 적의 꾀임에 넘어갈수 있단 말이오!!”

이바나의 말이 길어지자 알리아의 제2 나테루 앗티아의 벼락같은 호통이 그를 제지했고 곧 수많은 귀족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그리고 한동안 그들을 지켜보던 반 이바나파의 메루누는 베리아키왕을 향해 이바나의 즉결 처분을 간청했다.

“이바나를 죽이고 나라를 배신한자의 최후를 온 시민에게 보여주십시오!!”

“배신자의 최후를 보여주십시오.”

순식간에 알리아의 귀족 회의장은 이바나의 사형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찼다. 그러자 잠시 뒤 이바나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서부동맹에게 항복하는것이 아니오. 저는 지금 동부동맹과 서부동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완전한 중립국을 건의드리는 바이오.”

“중립국?”

베리아키왕은 이바나의 의견에 큰 궁금증이 인듯 다시금 그를 향해 물었다.

“그렇습니다. 밀림의 도시는 9개. 우리 알리아는 그 힘의 균형추가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전쟁을 치뤄왔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서부동맹도 동부동맹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영원한 중립국으로 남는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우리는 본래 다간에 뿌리를 두고 있소. 중립이라니! 우리의 근본까지 버릴셈이오!?”

이바나의 주장은 곧 반대하는 나테루와 귀족들의 고함소리에 파묻혀버렸다. 베리아키왕은 그들의 의견을 묵살하기엔 힘과 지혜가 부족했고 이바나의 가문은 이미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듯 말없이 고개를 숙일뿐이었다. 베리아키는 결국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테루 이바나는 그 직위를 박탈하고 전쟁이 끝나면 시민들의 뜻을 물어 처분하겠소.”

이미 대부분의 여론이 이바나에게서 등을 돌렸기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이바나의 목숨을 붙여주는게 베리아키왕이 할 수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협상은 결렬됐고 이바나와 함께 알리아에 들어섰던 서부동맹의 사신은 홀로 돌아와 그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그날 밤 서부동맹의 군사회의에서 니안은 그의 목숨을 내놓아야할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모우나는 적어도 이바나가 감옥에서 나와 적으로서 전투에 나서지 않는다면 니안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것에 동의해주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니안의 처분을 핑계삼아 드디어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알리아는 라고스와 라미아의 아버지가 되는 카오문왕족의 나라요. 이번전쟁이 끝나면 알리아는 우리 두 나라의 지배를 받아야 마땅하오.”

카루온은 모우나의 말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토록 빨리 동맹이 흔들려서야 저 멀리 다간정벌은 절대 이루어질수 없는 꿈같은 허상일뿐 이었다. 모우나의 야심이 결코 작지 않다는 니안의 충고가 사실로 다가오자 카루온의 생각이 일순간 바뀌고 말았다.

‘결국 힘이 있는자가 모든걸 가질뿐이다. 그렇다면 이 전쟁을 시작으로 내 의지를 사방 밀림에 보여주리라.’

카루온은 모우나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압을 열었다.

“스페스가 알리아에 진 빚이 결코 라고스와 라미아보다 작지 않습니다. 하지만 굳이 그 뜻을 굳히지 않겠다면 우리로서도 물러날수 없으니 전쟁의 승패로 누가 더 알리아의 주인으로 적합한지 판가름을 내시지요.”

“어떻게 말이오?”

적잖히 당황할것으로 예상했던 카루온왕자가 의외로 담담히 그 뜻을 밝히자 모우나는 차라리 잘됐다는듯 그 방법을 캐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엔 니안이 왕자 대신 말을 이었다.

“아시다시피 알리아에는 3개의 외성문이 있습니다. 그중 북쪽의 성문이 가장 크고 높아서 공격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나머지 동문과 서문을 각기 공격하여 먼저 성문을 여는쪽이 알리아의 통치권을 갖는게 어떻겠습니까?”

“좋소, 한가지 조건이있소. 우리의 병사수가 적으니 우리가 동문을 맡겠소.”

니안이 제안하자 모우나는 카루온을 바라보며 또 다시 조건을 내걸었다. 알리아는 남쪽이 절벽으로 막혀있고 라고스로 향하는 북쪽과 서쪽성문이 동쪽성문에 비해 크고 높았다. 동쪽성문은 다간으로 향해있는 문이며 상대적으로 방어의 필요성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뒤늦게 증축한 북분,서문과 달리 낮고 공략하기가 더 쉬웠다. 모우나의 조건은 지극히 카루온왕자에게 지극히 불리한 것이었지만 카루온은 흔쾌히 승락했다. 그것은 니안이 미리 그에게 일러준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리아로 떠나기전 이바나는 조용히 카루온 왕자와 니안을 찾아와 말했다.

“떠나기전 왕자님께 말해둘것이 있습니다. 우리 넬칸께서 만약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제가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왕자님께서 알리아를 손에 넣으십시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알리아를 영원한 중립국으로 남겨주십시오. 어느 세력에도 속하지 않는, 그래서 밀림의 균형을 가져다줄 중립국 말입니다. 그 옛날 카오문왕이 이민족인 우리땅에 쳐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린 평화로운 왕국을 건설했을것입니다. 지난 과거를 바꿀순 없지만 이제라도 알리아를 어두운 과거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그대는 적이지만 진정한 전사이자 알리아의 충신이오. 만약 내가 알리아를 얻게 되면 꼭 그대의 뜻을 이루어 주겠소.”

왕자의 말에 안심한듯 이바나가 자리를 떠나자 니안은 왕자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왕자님, 이바나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게 무슨말입니까! 그대의 목숨이 달린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할수 있단 말이오?”

니안의 말에 카루온은 큰 일이 난것처럼 그를 향해 물었다. 그러자 니안은 주위를 살피며 왕자를 향해 목소리를 낮추도록 한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일전에 하나시와 함께 베리아키왕을 만나 협상을 할때 저는 이바나가 알리아의 나테루와 사이가 벌어졌다는것을 알고 은밀히 사람을 시켜 알리나 내부에 이바나의 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본래 이바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그를 움직이는것은 쉬운 일이지요. 물론 그자가 온전히 저의 뜻대로 움직였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는 분명 이바나가 우리와 내통하고 알리아의 왕이 될 목적으로 되돌아왔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나테루의 세력을 키우자면 이바나의 협상을 받아들여서는 안될테니 전쟁을 피할 수는 없을것입니다.”

“아아, 니안 그대의 생각은 어디까지 닿아있습니까?”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왕자님, 모우나왕은 분명 증원군을 이용해 알리아를 점령하고 그 핑계로 알리아를 집어삼킬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알리아가 모우나왕의 손에 넘어가면 왕자님의 큰 뜻은 다시는 이루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차라리 지금 그 싹을 잘라버려야 뒷탈이 없을것입니다. 그러니 전쟁의 승패로 알리아를 차지하도록 도발하십시오.”

“어떻게 말입니까?”

“동맹군을 둘로 나누어 알리아의 성문을 각기 공격하고 먼저 성문을 여는쪽이 알리아를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우나왕이 그것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모우나왕이 증원군을 보내리라고 생각치 못했습니다. 그는 분명 이번 전쟁에서 왕자님을 넘어서는 전과를 올리려 할것입니다. 분명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성문을 공격해야 하겠습니까?”

“북문은 높고 벽이 튼튼하니 공격해선 안되고 서문도 북문에 못지 않으니 동문이 가장 공격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모우나왕도 동문을 원할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니 동문을 저들에게 맡기시고 우리가 서문을 맡도록 하십시오. 그래야 저들이 전쟁에 져도 두말하지 못할것입니다.”

“흠... 니안, 그대가 이토록 말하는것을 보니 분명 생각해놓은 계책이 있는 것이군요.”

왕자는 이미 니안의 뜻을 알았다는듯 더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하도록 그를 재촉했다. 그러자 니안이 살짝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저는 이바나가 처형되지 않고 베리아키왕이 그를 살려두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마 베리아키왕은 이바나를 쉽사리 죽일 수 없을것입니다. 나테루에게 왕권이 위협받길 원치 않을테니까요. 전투가 시작되면 우리군은 괜히 애꿎은 병력을 낭비할 필요없이 원거리 공격으로 적의 시선을 끌기만 하면 됩니다. 그사이 잠입에 뛰어난 사람을 보내 남쪽 절벽을 타고 알리아로 들어가 이바나를 풀어주고 그로 하여금 스스로 알리아 성문을 열도록 할것입니다.”

“이바나가 우리의 뜻대로 움직여 주겠습니까?”

“그가 꿈꾸는 중립국의 조건을 받아준다고 하면 그는 반드시 움직일 것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바나는 왕자님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바나를 풀어주는것도 쉽진 않아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일에 적임자는 오직 가이안뿐입니다. 그와 아민투스를 보내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니안 그대의 뜻이 곧 내 뜻과 같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카루온은 곧 헤르반과 가이안 그리고 아민투스를 불러 그들의 계획을

말했고 가이안과 아민투스는 기쁘게 그 명령을 받았다. 마침내 카루온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모우나와 운명의 줄다리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모우나는 자신의 뜻한바대로 동문을 공략할수 있게 된것에 크게 기뻐했고 단기간에 공성무기를 만들 계획도 만들수 있도록 도시의 기술자까지 데려온 상태였기에 승리를 장담했다. 모우나와 카루온, 두사람은 서부동맹의 새로운 주인을 꿈꾸며 늦음밤 잠못이룬채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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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테르가의 결심 18.03.11 112 0 12쪽
72 황제의 사람들 18.03.04 90 0 10쪽
71 알리아와 스페스 18.02.11 128 0 11쪽
70 이바나의 반격 18.02.04 107 0 10쪽
69 알리아 전투2 18.01.28 136 0 11쪽
68 알리아 전투 18.01.27 156 0 11쪽
» 이바나의 새로운 꿈 18.01.22 133 0 12쪽
66 어제의 친구 오늘의 적 18.01.18 126 0 10쪽
65 이바나의 결심 18.01.14 105 0 11쪽
64 전설이 된 헤르반 +1 17.12.24 192 0 9쪽
63 헤르반과 이바나 17.12.11 111 1 10쪽
62 이바나의 분노 17.11.26 125 0 11쪽
61 알리아와의 협상 17.11.19 136 0 11쪽
60 바라쿠타의 형제들 17.11.07 144 0 9쪽
59 하나시와 니안의 계략 17.10.29 160 0 12쪽
58 세번째 동서전쟁의 시작 17.10.22 190 0 13쪽
57 복수를 위한 전쟁 17.10.08 19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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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우루안의 결단 17.09.10 148 0 11쪽
54 다간으로의 여정 17.09.03 169 0 15쪽
53 카루온왕자의 눈물 17.08.27 195 0 16쪽
52 전령이 전해온 소식 17.08.20 18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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