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새글

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7.07 18: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0,517
추천수 :
918
글자수 :
250,411

작성
24.07.04 18:00
조회
478
추천
17
글자
11쪽

장비를 매제로

DUMMY

1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6월 초순.

연주 동군 동아현으로 향했던 순욱이 돌아왔다. 한 사람을 데리고. 그런데 정욱이라 짐작되는 사람을 척 보아하니 키가 8척 3촌(191cm)에 이르는 장신이었고 멋진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이에 간옹이 달려나가 맞는데 순욱이 소개했다.

“제가 말한 바 있는 중덕(仲德), 정욱이라는 분입니다.”

간옹이 정욱의 두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우리 함께 대사를 도모해 봅시다.”


“일찍이 찾아뵙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처처에 도적 날뛰고, 시국 또한 어수선하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문약 공이 친히 찾아왔으니 따르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진즉 찾아뵈려 했으나, 정무에 매이다 보니 부득이 처남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전 속관과 제장이 보고 있었는데 그 중 장비가 한마디 툭 던졌다.


“사군! 해 넘어갑니다.”

하하하......!

장비의 농담에 모두 웃음을 터트리는 속에 간옹은 정욱과 나란히 부중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에게 소개하고 그에게도 군사 직함을 주어 병조연 순유 휘하에 배속시켰다.


* * *


그로부터 또 열흘이 지난 6월 중순.

폭염을 뚫고 한 떼의 인마가 청주 부중에 나타났다. 오환으로 전마를 사러간 염유와 특별 명을 받고 동행했던 진도 일행이 돌아온 것이다. 가족도 포함된 일행이었다.


가족 모두가 나타난 것은 자신이 모두 모시고 오라고 했으니 당연했다. 그런데 전마가 2천 필이 넘음에 간옹은 매우 기뻤다. 그 역시 간옹이 진도에게 지시한 사항이지만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애초 간옹이 진도에게 지시하길 유주로 함께 가, 매형 악화당과 매제 소쌍 그리고 외삼촌 등에 부탁해 전마 1천 필을 외상으로 사달라고 요청했다. 조정에 바칠 세금이 많이 모아 지면 그때 갚는 조건으로.


그랬기에 그들이 거부하면 어쩔 수 없이 실패할 일인데 그 삼 인에 더하여 유덕연까지 도와주었다고 진도가 말했다. 유덕연도 그동안 매제가 되어 있었다. 간옹 밑의 두 번째 여동생에게 그가 장가든 까닭이었다. 진도가 그에게까지도 협조 요청을 한 모양이었다.


아무튼 내심은 천마 1천여 필이 더 늘어 더욱 기뻤지만 이제 함께하게 될 가족 전체에 무예 스승 최거업까지 다 온 마당에 우선은 그들을 환대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시집을 안 간 누이동생이 자그마치 넷. 여기에 무예 스승 최거업과 집사, 비복들까지 차례로 인사를 행하고 간옹은 일행 전체와 함께 후원 관사로 향했다.


그리하여 이행이 관사에 도착하니 마침 놀러 와 있던 순욱의 맏형 순연도 있다가 사돈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순연 또한 계속 낙양에 거주하다가 간옹이 청주목으로 발령받을 때 함께 이주해와 이웃에 살고 있었다. 부중 가까운 곳에 저택을 사들여 살고있는 것이다.


한참 떠들썩하게 인사를 나눈 후 모두의 시선이 딸 녹아에게 향했다. 아직 만으로 네 살이 되지 않은 녹아가 쭈뼛쭈뼛하다가 제 어미의 재촉에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오! 우리 손녀 똑똑한데? 이리 오너라. 이 할미가 용돈 줄게.”

그래도 쭈뼛쭈뼛하는 딸을 대신하여 어미가 받아 대신 건네주는데 할머니의 시선이 갑자기 간옹에게 향하더니 고자질하듯 말했다.


“무심한 네 아비에게 한마디 해라. 스무 살이 되도록 아직도 끌어안고 있으니, 어쩌자는 건지, 원? 처녀 귀신 만든다고 해도 아직 저 모양이니, 원.”

“왜 시집 안 보냈는데요?”


간옹의 물음에 아버지가 답했다.

“장비인가 불한당 놈인가가 아니면 자살하겠다고 하니, 이 아비도 답답하다.”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에 깜짝 놀란 간옹이 동생 연아를 보고 물었다.


“정녕 그러하냐?”

“네.”

짧게 답하고 홍당무가 되어 고개를 푹 숙이는 동생을 보니, 자신이 집안에 대하여 너무 무심했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비와 연아와는 다섯 살 차이다. 그러니 학당에 드나든 장비를 보고 자랐을 것이다. 그런 속에 연모지정이 싹 텄으나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다가 아버지가 이쪽저쪽 시집보낼 곳을 알아보니 그제야 소동을 피운 모양이었다.


내심 생각하던 간옹이 불쑥 말했다.

“할머니, 걱정마세요. 저 늙은 것들 두 명을 한꺼번에 치울 양이니까.”

“아이고, 그러면 이 할미의 십 년 체증이 쑥 내려갈 것 같다.”


스무 살의 숙아, 열일곱의 정아까지 한날한시에 시집 보내기로 작정한 간옹은 즉석에서 진도를 시켜 장비를 불러오도록 했다.


잠시 후 장비가 들어오자 간옹은 두 동생을 나이순으로 세우고 장비, 진도를 여동생 앞에 나란히 세웠다. 그리고 선언하듯 말했다.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다. 싫은 사람은 말하라.”


간옹의 고압적인 자세에 두 사람도 넋을 잃고 동생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동생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끄러워하였다. 그런 와중에 장비가 소리치듯 말했다.

“연아, 네가 날 사모하여 아직 시집 안 간 것이 맞냐?”


간옹이 듣다못해 말했다.

“네 이놈 장비야! 여인에게 그게 무슨 망발이냐? 네가 연아를 사모하여 아직 장가를 안 간 것이지.”

“아, 맞네요. 사군! 이 익덕이 연아를 좋아해 아직 기다리고 있었습죠. 네, 네.”


하하하......!

호호호......!

장비의 말에 모두 폭소를 터트리고 분위기는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진도도 청주 목 집안의 사위가 되는 것이니 더없는 영광으로 알고 쾌히 승낙했다.


이렇게 되어 합동혼례식이 예정된 가운데 그동안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있던 외삼촌의 아들 유방(劉放)이 간옹에게 독대를 청했다. 그리하여 유방과 마주 앉으니 그가 말했다.

“형님, 저도 다 컸으니 미관말직이라도 한 자리 주십시오.”


“외삼촌의 도움을 생각해서라도 그래야겠지. 음.....”

잠시 생각하던 간옹이 이어 말했다.

“효경 시험을 주관하는 효경사(孝經師)에 임명할 테니, 그리 알고 열심히 해라. 그러면 더 높은 자리로도 승진할 수 있는 것이니.”


“열심히 노력하여 실망하시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군!”

“아무렴, 그래야지.”

간옹은 그를 내보내고 곧 무예 스승 최거업을 불러들였다.

“그간 아이들 가르치고 집안 지키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스승님!”


“그야 내가 선택한 일이니 당연한 일이죠.”

“제자에게 무슨 존대를 바치십니까?”

“오래 떨어져 있기도 했고, 장성하여 귀하게 된 것을 보니 절로 그렇게 되는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는......”

최거업의 말을 중간에 자르고 간옹이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이제 가르칠 학생도 없으니, 우리 가족을 지키는데 만전을 기해주십시오. 수시로 전쟁이 일어나고 할 것이니, 이보다 중요한 임무가 없습니다. 단 강한 군사 120명을 배치할 테니, 몇 교대를 하던 알아서 잘 보호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사군!”

이렇게 되어 최거업의 일자리까지 정리한 간옹은 다음으로 큰처남 순연도 불러들였다.


그에게는 자신의 재산 2천만 전을 맡겨 관리시킨바, 그는 간옹의 지시(?)대로 전장사업을 해 꾸준히 가족이 먹고살 만큼의 돈은 벌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간옹이 물었다.


“요즘 물가 오름세가 장난이 아니죠?”

“그렇네. 동탁 그 찢어 죽일 놈이 함량 미달의 오수전을 대량 발행해 유통시키는 바람에, 전장사업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망하는 지름길이 되었네. 그래서 진즉부터 현물을 사서 유통시키고 있지.”


동탁이 함량 미달의 오수전을 대거 발행 유통시킴으로써 야기한, 초 물가 오름세는 삼국시대 내내 이어져 동탁이 죽은 지 40년이 지난 237년경에 쓰여진 주마루오간(走馬樓吳簡:유적 발굴지 지명)에 쌀 44곡 3두(약2.6톤)가 8억 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동탁 집권 이전에 조숭이 1억 전을 바치고 후한의 관직 서열 3위인 태위직까지 샀던 것을 생각하면 당시 물가 오름세의 심각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물이라 하심은?”

“주로 쌀과 건초 시탄 등일세.”

“역시 천재 집안은 다른가 봐요. 알아서 척척 대처하니 말이죠.”

“그런 소리 말게.”


“왜요?”

“사대부로서 장사로 이문을 취하는 것에 수치스러움을 느낀다네. 물론 내가 직접 장사에 손대는 것은 아니고, 유능한 상고(商賈)를 고용해 지금까지 해왔지만 말일세.”


이 당시에도 벌써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 서열이 있어 사대부가 장사하는 것은 무척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그런데 간옹은 현대 관념에 젖어 미처 그 부분까지 헤아리진 못한 것이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잘못을 시인한 간옹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 일은 장부를 주관하는 부조서좌(簿曹書佐)에게 맡길 터이니 그리 아시고, 이제부터는 도관서좌(都官書佐)가 되어 군(郡)의 문서를 주관하는 전군서좌(典郡書佐)를 관리 하십시오.”


“이제라도 내 마음을 알아주니 고맙네.”

“제 생각이 짧았음을 거듭 사과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과한 간옹이지만 아직 부조서좌를 임명하지 않은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간옹은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장사하기가 힘들다는 장세평을 생각하고 그에게 부조서좌 임무를 부여할 생각으로 당장 파발을 띄웠다.


* * *


그로부터 10일이 지나 장비와 진도의 합동결혼식이 거행되었다. 그리고 피로연이 한창 전개되고 있는데 장안으로 떠났던 손건이 돌아왔다. 그런데 혼자가 아닌 한 사람을 데리고 왔다.


“표문에 동래 태수로 천거한 하기(何夔)라는 분으로 조정의 칙령에 의해 임용 절차를 밟으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것아, 이 건이 직접 예주 진국(陳國) 양가현(陽夏縣)으로 찾아가 모시고 오는 길입니다.”

“그래서 늦었군. 하여튼 잘 모셔왔네.”


일단 손건과 대화를 끝낸 간옹이 하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신장이 정욱과 같은 8척 3촌에 이르는 장신에 근엄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하기에게 다가간 간옹이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내가 숙룡(叔龍:하기의 자)을 천거하여 동래 태수로 임명되었소이다. 하니 앞으로 동래 지방을 잘 다스려 주세요.”

“일면식도 없는 이 기를 천거하여 관직에 나가게 하셨으니 평생을 부형(父兄)처럼 따르며, 임무에도 한 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군!”


“그래요. 자, 안으로 듭시다. 아니더라도 오늘 잔칫날이니 한잔하고 내일 곧바로 부임하는 것으로 합시다.”

“고맙습니다. 사군!”

곧 하기를 연회 장소로 안내하며 곁을 따르는 손건에게 물었다.


“공융도 북해상으로 임명되었겠지?”

“네, 사군! 그런데 동탁이 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알겠네. 우선은 술 한잔하고 나중에 독대하여 듣는 것으로 하지.”

“네, 사군!”


간옹은 하기와 손건을 연회장으로 데리고 가며 하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오나라의 하제(賀齊)에 비견될 정도로 도적 토벌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난세의 간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명을 난세의 간웅으로 수정 24.05.27 895 0 -
48 인재, 인재 그리고 NEW +6 23시간 전 281 14 12쪽
47 노숙과 한복 +5 24.07.06 382 15 13쪽
46 청주병 양성 +7 24.07.05 439 14 13쪽
» 장비를 매제로 +6 24.07.04 479 17 11쪽
44 곽가 +4 24.07.03 482 18 11쪽
43 견초 돌아오고 유비 장가보내다 +4 24.07.02 515 18 12쪽
42 전위를 수하로 +7 24.06.30 571 20 13쪽
41 반동탁연합 +4 24.06.29 601 18 13쪽
40 난세의 시발 +3 24.06.28 626 17 12쪽
39 인재는 많을수록 좋다 +4 24.06.27 649 15 20쪽
38 단양병 & 태사자 +4 24.06.26 660 19 12쪽
37 청주 목으로서 +3 24.06.25 676 17 12쪽
36 그래도 웃자 +5 24.06.23 702 21 13쪽
35 문무 겸비 충절의 무장 +2 24.06.22 713 18 13쪽
34 채문희, 정희 +4 24.06.21 722 17 12쪽
33 겹경사 +7 24.06.20 731 17 12쪽
32 기계, 기책 +2 24.06.19 739 17 13쪽
31 미양 출전 +3 24.06.18 755 20 12쪽
30 장재, 장재, 인재 +2 24.06.16 788 17 12쪽
29 국고와 중장을 가득 채울 비책 +4 24.06.15 792 17 12쪽
28 논공행상 +2 24.06.14 799 21 13쪽
27 때로는 손을 비빌 필요도 있다 +2 24.06.13 816 19 12쪽
26 대공을 세우다 +4 24.06.12 838 19 12쪽
25 대공을 세우다 +2 24.06.11 852 19 13쪽
24 출전 준비 +2 24.06.09 870 18 11쪽
23 웅비를 위한 첫발 +5 24.06.08 880 19 11쪽
22 태수가 되다 +2 24.06.07 898 20 11쪽
21 혼인 +2 24.06.06 898 20 10쪽
20 신부감 +2 24.06.05 899 18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