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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현파 님의 서재입니다.

망겜의 스킬 줍는 방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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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현파
작품등록일 :
2024.07.28 19:06
최근연재일 :
2024.09.1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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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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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영지전 (4)

DUMMY

“다, 다시. 다시 말해보거라!”


당황과 분노에 찬 목소리가 헤리발트 내부의 화려한 방에 울려 퍼졌다.


“...페르네겐 경이 전사하고, 드레스텐 성이 함락당했다는─”

“이런 빌어먹을 놈들이!”


쨍그랑. 분을 이기지 못한 백작이 힘껏 집어던진 와인병이 보고를 이어가는 병사의 앞쪽에 부딪혀 산산조각났다.


카펫이 붉게 물들며 파편이 튀었지만 여전히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병사는 물론, 주변 가신들도 찔끔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황. 드레스텐 성이 함락당했다는 것은, 이곳 헤리발트까지 적이 도달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뜻이었다.


아니. 높은 확률로 이미 진군해오고 있을 터였다. 게다가.


‘페르네겐이 죽었다고...?’


몇몇 가신들의 얼굴에 당황과 두려움이 어렸다. 기사 페르네겐은 수도의 기사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하급 기사로서 오랜 실전 경험을 거친 뒤에 이곳에 정착한 인물.


지금 이곳에 모인 이들은 누구보다 그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모두 숨을 죽이고 헬몬트 백작의 거친 씩씩거림만이 들려오던 가운데.


“헤리튼 백작 쪽의 기사와 맞붙어 패배한 건가?”

나직하게 들려온 물음. 영주의 옆쪽에 서 있던 사내에게서 흘러나온 말이었다.


모두가 겁에 질려 동요하는 가운데 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 이제 이곳에 남은 유일한 기사, 벨리트였다.


약간의 어두움, 하지만 그보다 진한 호승심으로 물든 표정. 그의 질문을 들은 병사가 허둥거리며 말을 더듬었다.


“그, 그건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

“아니. 그럴 거다.”


확신에 가까운 말. 물론 당연한 추측이었다.


마법사와 같은 변수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이 영지전에서,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고 많은 전투를 겪어 온 기사를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같은 기사뿐이었으니까.


‘헤리튼 백작의 기사. 이름이 케프먼이었지. 실력이 생각 이상이었군.’


벨리트의 눈빛이 스산하게 빛났다.


페르네겐을 쓰러뜨렸다면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대다. 물론 그는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대일로 붙을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이곳 헤리발트의 방어였다.


“일단 병력과 물자를 모을 수 있는 대로 모으겠습니다.”

“아, 알았네.”


갑작스레 건네진 벨리트의 말에 헬몬트 백작이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이제껏 다 정리된 전장을 호위를 받으며 안전하게 돌아봤을 뿐, 제대로 된 전투에 직접 뒤섞여 싸워본 적 없는 그의 얼굴은 긴장감으로 물들어 있었다.


“외성과 바깥의 마을을 모두 뒤져 물자와 병력을 모은다. 시간은 한나절. 그 이후에는 성문을 봉쇄하고 수성전을 준비한다.”


곧바로 가신들에게 내려지는 명령. 기사 벨리트의 말을 들은 가신 한 명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하, 하지만 한나절이면 한계가 있을 겁니다.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의 인원들은...”

“버린다. 예외는 없어. 성문은 내가 직접 닫을 것이니 모두 알아서 돌아오도록.”


칼같이 내뱉어지는 말. 이곳에 모인 모든 인원과 가족이 본성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숨겨놓은 재산과 같은 것들을 챙길 시간은 지금뿐. 그의 명령을 들은 가신과 부관들이 빠르게 실내를 뛰쳐나갔다.


“저는 성벽 근처를 돌아보고 오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영주님도 바로 병사들에게 할 연설을 준비하시는 게─”

“하, 하지만 그렇게 성벽에 나갔다가 화살이라도 맞으면 어쩐단 말인가. 게다가 놈들이 자객을 보낼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영지전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최고 지휘관이 직접 나서서 사기를 북돋아 주기는커녕, 이 방에 틀어박혀 있겠다는 말을 들은 벨리트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물론 딱히 실망스러운 감정이 들지는 않았다. 원래 이런 인물이었으니까.


오히려 그렇기에 자신이 그 밑에서 영지민들을 착취해 수도와는 멀리 떨어진 지방의 기사로는 과분한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고.


건조한 표정으로 영주를 바라본 벨리트는 검 손잡이에 박힌, 은은하게 빛나는 붉은 보석을 잠시 매만졌다.


이 검 역시 그 사실을 증명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벨리트는 옆구리에 투구를 낀 채 방을 걸어 나갔다.


여러모로 좋지 못한 타이밍. 어차피 길게 끌기는 힘든 싸움이다. 하지만 벨리트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 좌절과는 거리가 멀었다.


“...”


곧 닥칠 전투. 상대 기사의 목을 날려버릴 순간을 고대하는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빛났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헤리튼 백작의 군대. 나는 곧 마주한 백작, 그리고 기사 케프먼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소식은 들었네, 카론. 대승을 거두었다지.”

“다행히 일대일 대결에서 승리한 덕에 희생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지휘관끼리의 일대일 대결. 위험부담이 큰 만큼 돌아온 보상값 또한 컸다.


물론 애초에 상대방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을 터였다. 녀석 역시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테니.


“시신을 확인했소. 놀랍던데.”


기사 케프먼이 새삼스럽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쓰러뜨린 페르네겐의 상흔에서 결투의 흔적들을 본 모양.


“솔직히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소. 젊은 나이에 상당하시군.”

“아슬아슬한 승부였습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지금이야 완전히 다 아물었지만, 마나가 깃든 검에 어깨 일부분을 타격당한 싸움이었다.


승리하긴 했다지만, 트롤의 회복력이 없었으면 당분간 전투를 이어나가기는 불가능한 입장이었을 터였다.


“하하. 겸양은.”


물론 다른 이들이 보기에 나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상태였겠지만.


간단한 정비와 확인을 마친 우리는 곧바로 드레스텐에서 출발했다.


머뭇거림은 없었다. 핵심은 속도. 녀석들이 넓은 영지 곳곳에서 병력과 물자를 더 끌어모으기 전에 헤리발트에 도착해야 했다.


다른 곳은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영주를 제압하면 영지전은 끝이었으니까.


각 성과 마을의 주민, 병사들은 주인이 바뀌는 것에 비교적 익숙할 터였다.


아니, 오히려 그것을 반길 가능성이 더 컸다. 헬몬트는 그리 존경받는 지도자가 아니었으니까.


“적도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을 걸세.”


헤리튼 백작의 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진군하기 직전에 끝낸 또 다른 영지전을 마치고 아직 제대로 된 군사 정비를 끝마치지 못한 상황. 아마 헤리발트 내부의 물자도 그리 충분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다만 우리도 마냥 시간을 끌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본진을 비운 채 먼 곳으로 원정을 떠나 있는 상태였으니까.


피차 빠른 결착을 원하는 상황. 우리는 저 멀리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성, 헤리발트를 바라보며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


수적 우위는 분명했다.


내가 거의 아무런 피해 없이 드레스텐 성을 장악하고, 적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진군 속도를 이어나간 덕에 차이는 더 벌어져 있을 터.


아마 적게 잡아도 세배쯤은 차이가 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상대의 이점 또한 분명했다. 견고한 성벽을 끼고 있다는 것.


부족한 물자 탓에 그 안에서 마냥 버티고만 있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수적 불리함을 지우기에는 충분한 조건이었다.


물론 그에 대한 대처 전략은 이미 마련된 상태였다. 본대가 앞쪽을 공격하는 사이에 소수의 별동대가 성의 뒤쪽으로 침투해 영주를 노리는 것.


“공격, 공격하라!”


대열을 갖추고 반나절이 지난 순간 시작된 돌격. 느리게 본대를 따라 보급된 통나무들로 거의 급조하듯 빠르게 만들어진 간이 공성추가 성문을 향해 돌진했다.


헤리발트 성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성문. 방패를 치켜든 병사들의 머리 위로 화살과 돌, 심지어는 기름먹인 천에 붙인 불이 떨어져 내렸다.


“크아악!”

“예비, 예비 인원들은 빠르게 붙어라!”


천천히 이동하는 공성추. 불이 제대로 붙지 않도록 위쪽에 방패를 비롯한 금속을 덧대고, 곳곳에 화염에 강한 나무 수액 혼합물을 칠했지만 그것을 미는 병사가 쓰러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기사 케프먼이 이끄는 별동대는 이미 크게 돌아 성의 뒤쪽에 도착했을 터. 나는 검을 뽑아 들고는 앞쪽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카론 님!”


뒤쪽에서 궁수들을 지휘해 엄호 사격을 이어나가고 있던 버나드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위쪽에서 내려꽂히는 화살들. 별다른 조준 없이 쏘아진 것들이었음에도 성벽 위쪽의 높이에서 날아들었기에 위협적이었다.


이미 곳곳에 쓰러져 있는 시체들. 하지만 나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어차피 별다른 기운도 담겨 있지 않은 눈먼 화살 정도는 나에게 치명상을 줄 수 없었으니까.


곧 도착한 성문. 거의 도착한 공성추 근처에 수십의 병사들이 쓰러져 있었다.


“으아악!”

“미, 밀어!”


다급하게 들려오는 고함들. 나는 비어있는 자리로 가 힘을 주기 시작했다.


이미 일반인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완력과 알카루스 공방의 장갑이 만들어낸 힘. 어렵지 않게 움직인 공성추가 성문에 바싹 붙었다.


그리고 시작된 충돌.


이미 반쯤 불이 붙어 있는, 앞이 깎인 통나무가 성문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쿠우웅─


내 완력으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강하게 이루어진 충돌.


파악. 그 와중에 화살 한 발이 내 오른쪽 어깨 부근에 꽂혀 들었다.


─!


화끈한 격통. 하지만 그뿐이었다.


으득. 곧바로 화살을 뽑아내자 아무는 상처. 나는 다시금 공성추의 반동에 힘을 더했다.


그렇게 사방에서 비명과 욕설, 날붙이의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으직─


나를 제외한 인원들이 몇 번씩이나 교체된 끝에, 마침내 헤리발트의 성문이 부서지는 것이 보였다.

“도르래, 도르래를 끊어라!”


다급한 고함. 적군이 급하게 예비 철문을 내리려 뻑뻑한 도르래를 잡아당겼지만, 그것은 움직이지 않았다.


쉬이익. 이미 공성추에서 내려선 내가 그쪽을 향해 손을 뻗었기 때문.


예비 철창이 내려서기 전. 투명하게 뻗어나간 강화 거미줄 수십 가닥이 그 기관 장치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옭아매었다.


“뭐, 뭔가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끊어, 끊으라고!”


콰아앙. 거의 동시에 완전히 박살 난 성문. 이내 아군 병사들 수백이 헤리발트 안쪽으로 물밀듯 밀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된 근접전. 양쪽의 병사들이 얽힌 채 각자의 무기를 휘둘렀다.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나는 빠르게 주변을 훑어보았다.


지금 이곳에서 일반 병사를 상대하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적의 기사를 처리하는 것.


나 개인의 입장에서만 이득인 행동은 아니었다.


정면 병사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도, 그리고 뒤쪽으로 침투했을 별동대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한 행동.


물론 상대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복잡하게 얽힌 사방. 그 와중에 한 명의 사내가 압도적인 위력으로 아군 병사들을 모조리 갈아버리고 있었다.


‘기사 벨리트.’


나는 마나를 끌어올리며 녀석에게 다가섰다. 심상찮은 기척을 알아차린 건지, 녀석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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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수도의 감사관 +14 24.09.09 14,379 449 12쪽
42 들판의 배회자 (4) +10 24.09.08 14,762 450 12쪽
41 들판의 배회자 (3) +20 24.09.07 14,920 493 11쪽
40 들판의 배회자 (2) +20 24.09.06 15,409 473 11쪽
39 들판의 배회자 (1) +11 24.09.05 16,304 464 12쪽
38 영지전 (6) +18 24.09.04 16,067 537 13쪽
37 영지전 (5) +21 24.09.03 15,864 55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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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영지전 (3) +15 24.09.01 16,390 527 11쪽
34 영지전 (2) +15 24.08.31 16,699 517 12쪽
33 영지전 (1) +21 24.08.30 17,610 498 12쪽
32 숲의 거미 (2) +24 24.08.29 17,803 513 12쪽
31 숲의 거미 (1) +19 24.08.28 18,535 544 11쪽
30 복귀 +16 24.08.27 19,306 545 12쪽
29 대화 (3) +14 24.08.26 19,192 592 12쪽
28 대화 (2) +10 24.08.25 19,272 548 11쪽
27 대화 (1) +14 24.08.24 20,292 570 12쪽
26 기사의 자격 (3) +17 24.08.23 20,421 562 12쪽
25 기사의 자격 (2) +14 24.08.22 19,797 580 12쪽
24 기사의 자격 (1) +21 24.08.21 20,700 605 15쪽
23 지하 수로의 암살자 (3) +15 24.08.19 20,273 574 14쪽
22 지하 수로의 암살자 (2) +12 24.08.18 20,811 566 12쪽
21 지하 수로의 암살자 (1) +16 24.08.17 21,762 573 10쪽
20 베리드 용병단 (3) +13 24.08.16 21,410 60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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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포겔스 마을 (1) +16 24.08.09 24,510 6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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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동 (2) +20 24.08.02 26,783 7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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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전 +15 24.07.29 36,662 68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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