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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성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와 마왕, 마녀와 성기사, 그리고...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우이성
작품등록일 :
2021.05.01 20:19
최근연재일 :
2024.04.21 22:13
연재수 :
1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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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412,126

작성
24.01.02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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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수면 밑의 징조.

DUMMY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사실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뿐.


내가 보내고 있는 일상에 어떠한 징조가 나타났지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다.


무언가가 변하고있을거라는 추측은 하고있지만,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어떤 부분이 달라지고있는지 모르고있다.



감각은 이미 무슨일이 벌어지기 직전이라고 내게 알려주고있지만..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많아도, 걸리는 건 없었고..


물어보아도 고민해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 문제를 찾았다고해서 무엇이 달라질것인가?


나는 그 부분에 대해 간과하고있었다.


과거의 나와 평가와 지금의 평판은 무척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한번도 실패를 모르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친구라 할 관계를 맺고나서부터..


믿기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자꾸 나의 삶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친구의 우유부단한 행동들이 사실..


전부 먼 상황들을 헤아리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결과가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 환경이.. 나의 입지가 점차 무너져내리고서야...


하늘에서 땅까지 떨어졌을.. 그러한 상황을 나의 친구가 먼저 겪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걸까..


내가 오해해도 아랫사람 보듯이 대해도. 항상 알수없는 말만 반복했었지...



그렇게 나는 나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화풀이를 했다.


그것도 관계 자체를 무너뜨릴만큼의 잘못을 저질러가면서 말이다.


내 집안의 몰락은 시작에 불과했다.


점차 세력의 구도는 변화되어지며, 꾸준히 그들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나갔던 몇달간의 노력이 인정된것인지..


나는 최소한의 의식주를 보장받은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서야 내가 저질렀던 잘못을 떠올리는 나는.. 그 친구에게 다시 다가갈 용기가 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정신없이 지나왔으니까..


그렇게 중요한 순간을 지나쳐버리고 말았으니까....



"오빠?"


"아. 현주야.."


여동생이 일어나있었던 모양이다.


벌써 밤이 지났던 걸까..


급작스럽게 집을 옮겨서 얼마나 당황했을까.


그런 동생을 신경써줘야했지만... 지금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괜찮아? 살이 많이 빠졌어.. 피부도 거칠어지고..."


그렇게 내 얼굴에 손을 대는 여동생의 관심이 달갑지 않았다.


어떻게 동생을 되돌려보낼수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있었다.


진심어린 그 표정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든다는건 모르고있는걸까?



"미안."


상처받은 듯한 눈동자를 끝으로 도망치듯 방으로 사라진 여동생.


나는 도대체 어떻게 했어야했던걸까?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기전에 내가 할수있는것이 있었던 걸까?


내 주변의 상황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내가 다른걸 생각할 자격이 있을까?


내가 가지고있던것의 대부분을 빼앗긴 경험은 사람자체를 짓누르는듯한 아픔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움직였다는 건가."


내 친구의 족적을 쫓는다.


무의식에 각인되어있던 기억들을 불러온다.


과거 내가 단정지으며 넘어갔던 여러 상황들을 재해석한다.



사실.. 그때.


그 많은 상황들속에서 달라질수있는 기회가 있었던것은 아닌가 생각하게된다.


결국 상황을 해결한것은 내가 아니었고,


문제가 일어나도 뒤늦게 알아차렸을 뿐..


어쩌면.. 나는 친구를 보고 부러움을 느끼고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진심어린 그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일수없었다.



내가 틀렸다는 듯이 바라보는 그 눈동자를 도저히 인정할수없었다.


그 잔잔하면서도 단단한 그 모습이 내게는 공포로 다가오기까지했다.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는줄도 모르고 상처입히고 말았다.


마지막 믿었던 것에 배신당했다는 듯한 충격을 받자마자 순응했던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다.


어떻게 해도 나는 나의 잘못을 친구의 잘못으로 덮을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됬다.


나는 어쩌면 짐승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나 밖에 생각할줄 모르고 나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것.


그것이 가장 나은 길이라고 생각하고있었는데..


내 친구라는 놈은 내게 틀렸다고. 결과를 통해 내게 증명하였다.


그것이 의도한것이든 아니든 말이다.



그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항상 혼자있던 그의 모습이 익숙했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내 주변이 변하는것이 무서워 억지를 부렸던 나는 결국 단단한 만큼 간단히 꺾이고말았다는것도 뒤늦게 알았으니까.


떠올려보면.. 지금의 나도... 그를 떠나지 못하고있다.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계속 생각하고있다.



이런 나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수있는게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그래서 생각하려고했다.


지금의 불길한 예감이 나를 넘어서 내 친구에게도 닥쳐올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망설이고 있었다.



남의 호의를 이용하는것.


내가 밥먹듯이 한것이고, 너무나 잘하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하고싶지 않았다.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는.. 비슷한 상황을 만들고싶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져버릴것같았으니까.



그렇지만.. 그와 비슷한 상황을 다시 마주하는것이 내가 할수있는 속죄라고 한다면..


그렇게라도 내가 도움이 될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이라고


두가지 의견이 첨예하게 내 머릿속에서 싸운다.


머리를 감싸며 책상에 머리를 가져다덴다.


그런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나는 반문했다.



"지금 뭐하는거야."


"그러게.. 뭐하고있는거같아?"


깜짝놀랐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지금 얼굴을 보이면 감정이 있는그대로 드러날것같았기 때문에..


여동생인줄 알았던 손길은 내가 상처입힌 또다른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의 목소리에 차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바보네. 뭘 그렇게 고민해."


"이제 무거운 짐도 다 사라지지않았어?"


"나도 원하고 너도 바라는걸 하면 되잖아."


"이제와서 그러는거 너 답지 않아."



"하지만!"


나를 유혹한다.


나의 본심 속으로 비집고 들어와.. 나를 또 글러먹게 만들려고한다.


어떻게 여자 하나로 나라가 망하냐는 말이 지금만큼은 이해가 될것같은..


그런 혼란스러움이었다.



"말만 해줘. 나는 너에게 어떤것이든 줄 준비가 되어있어."


"그러니까 내 손을 피하지 말아줘. 나를.. 피하지 마."


내가 친구를 떠올리고 있는 동안.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한 한명의 여학생이 있었다.


겪어보니 알것같았다.


비슷한 입장이 되어보니 알것같았다.


나는 배려라는 것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미안."


그 말 밖에 할수없었다.


어떤말을 해도.. 닿지 않을테니까.


서로 맞지 않을테니까..



"...너."



"그래.."



"하지만, 널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내 책상에 올려놓은 편지봉투 하나와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고는.. 인기척이 사라졌다.


그러나, 문이 닫히기전..



"기다릴거야. 언제까지고."



기약없음을 받아들이겠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는 애절하다 할 로맨스 소설의 한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공포스러운 스릴러 영화일수있다는것이 우스웠다.


그리고 그런 도움이라도 받아야 상황을 타개할수있는 스스로의 처지에 대한 자학을 하면서도


나는 내가 정한 목적을 달성하기위해서 그녀가 두고간 편지봉투를 열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하고있었지만..


정보를 공유하기위한 연회는 여전히 열리고있었던 모양이다.


나를 제외한 대부분에게 초대장을 돌리는 형태로 말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를 그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느끼는 수준이 다른것처럼..


나는 상상하고말았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을 바라보는 그들의 차가운 시선들을 말이다.


그녀의 사심담긴 초대장을 받고 나는 가려받을 처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그래.


두번째 왈츠를 춰야 할 순간이 왔다.


이번에는 부러움과 두려움이 아닌 경멸과 조롱의 시선을 받으면서


내 목적을 이루기위해 고개를 숙이며 돌아다녀야하겠지..


어릴적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내가 나의 가치를 증명하기전의 반응은 한결같았으니까.



그래.


다시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다짐을 품고서 나는 의도가 분분한 초대에 응하기로했다.




약속의 날.


약속의 장소에서 그녀를 만나고


연회장에 들어섰다.


이제는 실세들의 모임이 된 이능기구 주최의 연회 초대장을 그녀가 어떻게 구한것인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나는 오늘 참석하는 중요인물들의 명단을 떠올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주요 인물들은 도착하지 않은 모양..



그런 나를 발견한 질나쁜 지인이 점차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를 라이벌시하며 항상 2등으로 있던 윤씨 가문의 독녀 윤하림.


내옆에 있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날선말을 던지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이게 누구야? 한.때. 잘나가던 정씨 가주님 아니야?"


그 목소리에 주변의 모든 시선이 내게 모였다.


그들은 당혹스러움보다는 황당함을 담은 시선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알고있었지만.. 긴장한 내 옆을 지탱해준것은 묵묵히 미소를 유지하고있는 이미나였다.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째려보다 다시 나를 쳐다보는 윤하림.



"정가주가 여자 치맛자락을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네. 이럴줄 알았으면 내 밑으로 들어로라고 할걸 그랬나봐."


주변에서 드문드문 비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그들중 몇몇은 내게 질투의 시선을 보내고있었다.


마치 전쟁을 준비한 군인처럼 최선의 무장을 하고온 그녀의 덕일것이다.


차마 그녀를 까내리지 못하는 저 자존심많은 여자의 정확한 평가는 저 여자를 저 위치까지 끌어올려준 원동력이었으니까.



내가 대답을 하기도전에.. 내 팔을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릴만큼 가져다 대면서 주변을 압도했다.


"그럴리가요.. 저는 정가주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잘난게 없는 여식이랍니다."


"다만. 제가 친애하는 가주님을 모욕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보잘것없지만 제 재주를 보여드릴수밖에 없을것같네요."


순간 흩날리는 꽃잎과 짙은 향기에 몸이 굳어버린것은 나만 그런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사과해주시겠어요?"


그 말과 동시에 자신의 의도가 아니라는 듯이 억지로 고개를 숙이는 윤하림의 모습이 모두에게 피로된다.


"잘하셨어요~"


그말을 끝으로 몸의 통제가 풀리는것을 느꼈다.



얼굴을 문어보다 붉게 하고는 두고보라는 삼류 악당의 대사를 하고 도망치는 윤하림을 떠나보내고,


부러움과 시샘의 눈초리를 받는것에 어색함을 느꼈지만,


미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싶었다.


나는 이만큼 유능하고 도움이 된다고 놓치면 후회할것이라고..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알고있는 사실을 다시 선보이는 그녀의 집착에 허망한 웃음을 짓는 것도 잠시..



곧.. 그들이 들어온다는 힘찬 경비의 목소리와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국제 이능 기구 의장에게 쏠렸다.


그 뒤로 연구소 수석 소장과 용병대 참모가 좌우를 따라 들어왔고, 뒤로 초인협회 임시 회장과 마녀들의 우두머리 겪의 여인도 함께 등장했다.


저 유력자들중 셋이나 내 친구와 가족관계라는것이 여전히 믿기지가 않는 사실이지만..


그들은 친목을 유지하는 시늉을 하고서 흩어졌다.


각자 맡은 일이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어떻게 할거야?"


내게 묻는 미나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장 머리 된 국제 기구 의장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갔다.


나는 여전히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겠으나..



"어머.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지냈니?"


"신경써주신 덕분에 이렇게 인사드릴만큼은 되었습니다."


그녀는 나를 반갑다는듯이 맞아주었다.


그녀가 반갑게 맞아주지않았다면.. 주위의 그들이 돌려말하며 나를 밀어내었을것이다.


그러나.. 나는 묻지 않고는 있을 수 없었다.


나의 예상이 맞다면.. 내가 있는 공간은 또 다시 큰 변화를 맞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의논할 것들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온거니?"


"조금이라도 견문을 넓히고자 찾아왔을 따름입니다."


"그래? 그러렴"


그말을 끝으로 내게는 어떤 관심도 가지지않는 다는듯이 상황을 주도해나간다.


지금만큼은 의장의 무관심이 너무나 감사했다.


내용에 집중할수있도록 침묵을 지켜준 미나의 행동에도 고마움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 의도들을 알고있기에 마냥 표현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내가 해결해야한 것에 쌓여 버거워하는 일개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요. 이번에 조직의 전체적인 개편에 대해서..."


생각해왔다.


우리를 방해하던 이들이 사라지고, 시나브로라는 일개 부활동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과연 이 부활동을 그저 부활동의 영역으로 놔두려할것인가에 대한 부분.


어떻게든 이 가치를 이용하려 할것이 자명했다.


그것이 아니라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일개 학교의 관리 하에서 운영되던 것과 달리 의무와 책임도 늘어날것이라는 사실도..


주성이는 집중관리대상이 될것이고, 같은 부원임에도 많은 감시를 받을것이 뻔했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는 친구와 마주할 기회조차 쉽게 주어지지않을것이기에..


다시 이전과 같은 관계로 되돌려지기 전에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것을 가만히 두고볼수없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소속이 변경되며 담당 선생님의 권한이 줄어들게 된다면..


그것은 보다 큰 분쟁을 일으킬수있는 씨앗이 될것이며, 지금의 체제를 뒤흔드는 커다란 변수가 될것이었다.


이전.. 내 아버지에게 불법적인 실험을 지시했던 그들이 언제 수면위로 떠올라 습격을 할지 모르는 이때.


나는 그들의 위험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는 사람으로서 일을 막아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게라도 과거를 청산하고싶다고 한다면.. 너무 이기적인 것일까?


아직은 그 답을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간다면..


나도 언젠가 내 친구처럼 일어설수있는 날이 찾아오지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담고서


시기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벌어지게될 위협으로부터


내 주위를 지키기위해서


적어도 과거의 잘못을 변제하기위해서라도


내가 할수있는 부분들을 해결해 나가기로했다.




연회가 마무리되고, 돌아가는길.


잠시 기다려달라며 사라진 이미나를 기다리는 중.


나는 불길함을 느꼈다.


마치 여기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될것같은 느낌을 말이다.


나는 미나가 향했던 방향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달려나갔다면 분명 위험한 일이었을것이다.


나는 그녀의 자연스러운 이유에 의문을 품지 않았지만..


그날 그 사람같지않은 신비에 닿고 나서부터 느껴지는 기감은 내게 달려나가라 하고있다.


지금 내 주변에 위협이 다가오고있다고 격하게 경고하고있다.



아직은 드러나지 않았으니까.


위협이 찾아오기에는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언제부터 준비하고있었던 것일까.


달려나가는 상황.


머리에 피가 쏠려 생각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두가지 행위를 멈출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 두 행위가 결과를 찾아낼 무렵.


나는 최악이라 가정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어 내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최악은 지금당장 나에게 찾아올것까지도..


그러니까.. 이게, 도대체...



사람이 많지 않을것같은 좁은 통로에 쓰러져있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받아들이고싶지 않았지만, 오늘 나와 함께 왔던 미나였다.



"..미안,"


머리카락마저 진홍으로 물들인 끈적한 액체와 쓰러진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떻게든 상황을 파악하려 다가가 그녀의 팔을 어깨에 얹어 들어올리려는데.


귓가에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도망.. ㅊ"


그 말과 동시에 뒤쪽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리가 점점 커져왔다.


등뒤로 다가오는 위협에 대비하지도 못하고...




커헉...





몸이. 뜨거웠다.



이제야.


내가 무언가 할수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의 손을 빌리고 이용해서 얻은 결말이 고작 이런것이었던걸까.



이럴줄알았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했던 걸까....



그때.



"괜찮아."



들려서는 안될 목소리가 들렸다.



희미하게 꺼져가던 목소리가 선명하게..



다시 일어선 여인은



붉음을 가득 두른체 다시금 일어선다.



희미해지는 시야.



그 사이로 보이는 선명한 미소가 내 눈을 감기게 했다.



그 때 숨어있던.. 결국 피어난...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는 감히 알지도 못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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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유리세공. 24.04.14 2 0 17쪽
178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는 문제가 아니게 되는 것 처럼... 24.04.08 5 0 16쪽
177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이유. 24.04.01 5 0 17쪽
176 기적을 만들어내는 사람. 24.03.24 5 0 16쪽
175 이미 지나가 버린 이야기지만. 24.03.17 5 0 16쪽
174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24.03.11 5 0 16쪽
173 그래도 꽃은 피어날 준비를 했다. 24.03.03 5 0 16쪽
172 감정이 넘치는 순간. 24.02.26 7 0 16쪽
171 긴급경보. 24.02.18 5 0 16쪽
170 갈망. 24.02.13 4 0 17쪽
169 전달. 24.02.05 4 0 16쪽
168 귀환. 24.01.29 4 0 17쪽
167 멀어질까봐 숨기지 말아줘.. 나는 이미 당신을 떠날수없으니까. 24.01.22 4 0 16쪽
166 이루어질수없는 꿈이니까. 벗어날수없는 꿈이니까. 24.01.15 5 0 16쪽
165 꾸준히 성실하게 멈추지 않는것 만으로도... 24.01.08 6 0 16쪽
» 수면 밑의 징조. 24.01.02 7 0 17쪽
163 처음 피어난 꽃의 이름은 알수없다. 23.12.25 4 0 16쪽
162 상황이 바꾸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이라는것은.. 23.12.20 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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