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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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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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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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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290화 - 수호천사

DUMMY

이수는 공기가 맑고 쾌청한 고장 진해, 세혁과 장우의 사가가 있는 고향에 내려 왔다. 육친이나 다름없는 이모, 앨런이 함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특히 사복으로 무장한 머큐리의 최정예 무적함대, 군사50명이 반경 100미터 구간안에 위장한채로 24시간 눈을 떼지 않고 철저하게 호위하고 있다.


엠브리 로이의 이름이 한국에 떠들썩 해질 무렵, 정부와 국토부에서 여러 적대국가에서 테러를 일으킬 조짐이 보였는지 개인민항기 운항 승인요청을 단번에 거부 당했다.


이수가 건강이 회복 할 때까지 잠시 고국땅에 머물기로 했다.


암부들이 있어서 이수의 신변과 안위는 문제 없을 것이다. 그녀의 집에 하숙하는 사람들은 성격이 매우 잔혹하고 살벌한 무시무시한 칼잡이들이 존재하는데 늠름하고 듬직한 쿠바에서 온 무기명인, 알랜과 네오가 사랑채에서 머물고 있다. 나머지 암부들은 선암사에 머물고 그곳은 제2의 임시 아지트로 정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에서 싸울 일이 없어서 그런지 요즘 들어 그들은 지루해서 죽을 맛이다. 호위를 담당하고 있는 보좌관이 아니라 마치 가정부와 같다.


네오는 때 되면 밥을 짓고 알랜이 가사일을 도우며 빨래와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더욱 대단한 것은 누군가의 권유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였다.


그리고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묵으며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밥만 축내는 행객 중에 케인과 제이드 커플, 윈턴스가 가끔 번갈아가며 불쑥 불쑥 찾아온다. 이 농땡이 피우는 친구들 때문에 네오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다.


휘파람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이수가 울음소리가 바뀌자 바로 알아챈다. 대청마루에 앉아있던 이수가 총총 앞으로 걸어와 대추나무 아래를 내려다 본다.


갓태어난 휘파람새가 날개짓을 연습을 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진 모양이다. 이수는 아기새가 부상을 입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어쩌지 어쩌지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사각사각/


이수의 가는 모발이 보드랍게 얼굴을 스치고 간지럽히며 어디선가 명지바람이 싱그럽게 불어온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천천히 누군가 일부러 기척을 내보이며 이수 뒤에서 성인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들려오며 자기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이수는 그가 누군지 바로 알아챈다. 마치 연령퇴행으로 시간을 거슬러서 6살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불의의 사고를 겪고 외상 뿐만 아니라 내상도 상당히 심했는데 몸 전신에서 70%가 멀쩡한 곳이 없을 정도로 부서지고 머리에 두 발의 총상을 입고 대수술을 여러 차례 받게 된다.


그녀의 정혼자 이혜성과 사랑의 결실로 이루어진 뱃속에 있던 어린생명을 잉태하고 유산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한채 코마상태에 빠진 이수가 2년만에 의식이 돌아온 것은 정말 기적이나 다름 없었다.


양평 요양원에서 인연이 되어 한동주는 이수의 담당주치의가 되고 뇌손상으로 인한 후유증(TBI)을 본격적으로 치료하게 된다. 동주는 이수에게 아주 감동적인 세레나데 한 곡을 선사를 하는데 나비 송을 불러주면 패닉이 자연스럽게 진정이 되고 완화 되었다.


“이런.. 아기새가 저 나무 둥지 위에서 떨어졌나보네요?”


“한 박사님?”


이수는 온화하게 미소 짓고


백색 슈트와 회색 정장바지가 잘 어울리는 동주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서 있었다.


“혹시 저한테 따로 어떤 부탁이나 도움을 받으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저 나무 위로 올라가고 싶어요?”


이수는 수줍게 웃으며


동주는 여전히 환자의 상처와 마음을 치유하는 국내 최고 심리 테라피스트, 언어의 마술사다. 그녀의 부탁이라면 모든 흔쾌히 들어주겠다는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동주는 무릎을 굽히고 아기 휘파람새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잡아 눈이 안 보이는 이수의 손에 올려준다.


“저기?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네오는 멀리서 동주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다가왔다.


“뭐야?”


동주는 재킷을 벗어 한쪽에 내려 놓고 엎드린다.


네오는 두뇌가 빨라서 이수의 작은 두 손에 아기 휘파람새를 보고 의중을 바로 알아챈다.


“하여간.. 못 말리는 녀석이야.”


네오는 삐딱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무 타는 거야 자기한테 식은죽 먹기지만 이수가 고집이 얼마나 센지 잘 알기 때문에 별수 없이 양보했다. 이수는 원래 이처럼 천성이 때묻지 않고 순수하고 어여쁜 마음을 가졌다.


둥지를 잃은 아기새가 이수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전과기록이 많은 중범죄자, 종신형을 선고 받은 무기수, 현 정부의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지도자를 찾는 혁명을 꿈꾸는 무리들, 사회에서 매장 당한 자, 고국 땅에 발을 들일 수 없는 불법체류자로 시민권이 박탈 된 유민을 거두는데 메이큐레이제국의 있는 백성들이 약 7만명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수의 소박한 꿈이 이렇게 거창하게 변할 거라는 것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네오 고마워.”


네오의 도움으로 이수가 동주의 등을 밟고 오를때 손을 잡아 주었다. 나무를 어디에 디뎌야 하고 두 손과 두 발을 어느 쪽 힘을 줘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이수는 안전하게 나무에 올라타더니 둥지 안에 휘파람새를 내려 놓는다.


어미새가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 것처럼 청아한 울음 소리를 내며 이수 머리 위로 빙글빙글 배회 했다. 이수가 나무 위에서 내려올 때 왠지 떨어질 것 같아 불안해 보였는지 허우대 좋은 네오가 나무 홈을 밟고 중간에 올라서서 이수는 네오 두 팔에 의지 한채 안겨서 안전하게 바닥으로 내려 올 수 있었다.


동주도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정다감하게 미소 짓는다.


**


한편, 한국 상위권을 달리던 막강 그룹인 조선, 철강제조기업 JK중공업은 주가가 떨어지고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 건조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다. 해상에서 일어나는 전복 사고가 비일비재한 원인이 질이 현격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크루즈선 기반기술 및 핵심부품 개발을 하기 위해 220억원 이상의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노르웨이에 협조를 받아야 할 만큼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선박 건조사업 1위를 차지하던 일본 경제가 자연재해로 잦은 지진 현상으로 다물적피해를 입어 장기 침체와 이에 따른 재정적자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며 복구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며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일본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로인해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일본이 뒤쳐지면서 유럽이 확고부동 1위를 차지하며 잠수함과 대형유조선 대형호화크루즈선을 노르웨이 ASA에게 우선권을 빼앗겼다.


Jk중공업과 H중공업이 MOU를 맺어 주도권 독점 계약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한국과 아커빈야즈가 협력사가 되어 비지니스를 같이 하게 되면 해외수출량이 늘어나고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MBA 커리어를 쌓으며 한국에 돌아온 장민성은 본부장으로 취임한다. JK그룹이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다.


환갑을 넘기고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인지 30년부터 달고 살았던 협심증이 악화 되어 장일국 회장은 은퇴할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경영권을 조만간 아들에게 넘겨 주워야 하는데 민성이 머리가 영특하기는 하지만 ‘오너’ 자리를 물려 줄 만큼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지 요즘 장일국은 걱정이 태산이다. 큰 태산을 짊어지기에 민성은 나이도 어리고 특히 50대 실무 경영진들을 따라 오기에는 민성은 식견과 연륜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민성은 아버지로 부터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한다. 하나뿐인 아들을 무척 사랑하지만 회사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친구가 운영하는 종합병원에서 장일국은 혼자 진료를 받고 안박사와 마주보며 테이블에 앉아 있다.


“일국아? 요즘 회사가 많이 힘들지?”


안박사는 진료차트를 보며 애꿎은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왜 또 안 좋아졌냐?”


일국은 웃으며


“하루에 총 몇시간 자?”


“4시간?”


“2시간만 더 늘려..”


“음주는?”


“주3회 정도? 요즘은 술모임은 자제 하는 편이야.. 내 집 사람 하고 저녁때 한 두 잔 정도 가볍게 해.”


“저번에 처방해준 약이 잘 맞아서 다행이야? 저번 검진 때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데.. 간수치도 조금 높아..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니까.. 조심하라고....”


“알았으니까.. 바쁜 사람 병원에 그만 들락거리지 않게 해줘.”


“네가 하도 부탁해서 참고 있지만 그래도 제수씨한테 말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안박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언젠가는 알게 될테지.. 하지만 지금같은 평온한 일상들이 오래 갔으면 좋겠어.. 내가 숱하게 고민하는 것들은 회사 하나만으로 충분해.. 내 집 사람은 생각보다 여린 구석이 있거든... 난 지금 그 힘으로 버티고 있어.”


장일국이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언제 갑자기 예고없이 터지는 게 협심증이야?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약 빠트리지 말고 매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어?”


“순 돌팔이.. 알았어! 극성맞은 잔소리 좀 그만하게.”


장일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원장실 문밖을 조용히 퇴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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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90화 - 수호천사 +3 20.08.21 49 3 10쪽
290 제289화 - 새로운 마음 +3 20.08.20 46 3 8쪽
289 제288화 - 태석의 미소 +3 20.08.19 40 3 10쪽
288 제287화 - 미션완수 +5 20.08.19 48 3 12쪽
287 제286화 - 형사는 이제 그만 +2 20.08.18 50 3 7쪽
286 제285화 - 막상막하 +4 20.08.16 58 2 15쪽
285 제284화 - 돌아온 박영주 +1 20.08.15 40 1 12쪽
284 제283화 - 몸살 +3 20.08.15 42 1 12쪽
283 제282화 - 영주의 고통 +1 20.08.14 42 1 12쪽
282 제281화 - 특별한 승객 +2 20.08.13 35 2 14쪽
281 제280화 - 자살폭탄테러 +2 20.08.13 34 2 10쪽
280 제279화 - 복남vs가영 (중) +3 20.08.12 40 2 14쪽
279 제278화 - 복남vs가영 (상) +2 20.08.11 38 1 14쪽
278 제277화 - 참회의 대가 +5 20.08.11 47 3 10쪽
277 제276호 - 기적 +2 20.08.10 35 2 14쪽
276 제275화 - 협력자 찾기 +2 20.08.10 34 2 7쪽
275 제274화 - 하이에나 등장 +2 20.08.09 35 2 15쪽
274 제273화 - 만찬 +2 20.08.08 38 2 8쪽
273 제272화 - 진실을 밝히다 +2 20.08.08 44 2 13쪽
272 제271화 - 세번째 재회 +5 20.08.07 37 2 9쪽
271 제270화 - 위기 +2 20.08.07 46 2 14쪽
270 제269화 - 선우의 고변 +7 20.08.06 48 3 8쪽
269 제268화 - 프로젝트 +2 20.08.06 40 2 12쪽
268 제267화 - 용서하라 +2 20.08.05 49 2 8쪽
267 제266화 - 영접하라 +3 20.08.05 58 2 13쪽
266 제265화 - 사랑하는 가족 +2 20.08.04 46 2 8쪽
265 제264화 - 브로맨스 +2 20.08.04 47 2 14쪽
264 제263화 - 독안에 든 검객 +2 20.08.03 45 2 8쪽
263 제262화 - 노숙자가 된 영주 +2 20.08.03 57 2 9쪽
262 제261화 - 숨바꼭질 +4 20.08.02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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